은빛 현 - 슈테판 츠바이크 시집 츠바이크 선집 (이화북스) 6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육혜원 옮김 / 이화북스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통해 작성한 리뷰

 

은빛 현 _슈테판 츠바이크 시집 | 츠바이크 선집 (이화북스) 6

_슈테판 츠바이크 (지은이), 육혜원 (옮긴이) / 이화북스(2026-06-01)

 

 

너는 아는가

 

문득-글을 쓰거나 생각에 잠겨 앉아 있을 때

벽들이 소곤거리며 가까이 밀려오는 순간을

_() ‘도피일부

 

위의 시를 읽다보니, 오래 전에 읽은 책 중 벽은 속삭인다라는 소설이 생각났다. 프랑스의 작가 타티아나 드 로즈네의 장편소설이다. 소설은 '공간'에 바치는 슬픈 발라드이자 그 공간 속에 숨 쉬고 사랑하며 살아갔을 사람들을 기억에 새기겠다는 진중한 뜻이 담겨있다. 츠바이크의 벽들은 그에게 무슨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 했을까?

 

 

슈테판 츠바이크는 전기(傳記)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마리 앙투아네트』 『메리 스튜어트등이 유명하다. 그러나 츠바이크가 시()를 통해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은빛 현1901년에 출간되었다고 한다(츠바이크의 20대 초반). 책에는 80여 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작가는 이 책에 실린 시들을 통해 사랑, 희망, 절망, 비애 등을 그렸다.
거친 물결은 잦아들고/ 내 심장의 불꽃도 꺼져버렸다/ 이제는 어떤 태양도 위에서/ 내 영혼의 넓은 대지를 비추지 않는다// 다만 때때로 가장 깊은 심연 속에서는/ 무언가 속삭이듯 고요 속을 지나간다/ 마치 꿈결의 목소리들이 기쁜 부활을 부르고 있는 듯이”_‘새로운 갈망전문. 1연에선 빛이 없는 암묵이다. 다시 일어설 힘을 찾지 못할 것 같다. 그러나 다행히 2연에서 기쁜 부활을 꿈꾼다.

 

 

시도 좋지만, 프롤로그는 더 좋았다. “책은 늙지 않는다. 책은 사라지지 않는다.” 앞으로도 책의 생명력이 길게 이어질 것이라 기대한다. 츠바이크는 책에 대한 애정의 글을 듬뿍 쏟아놓았다. “책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은 자기 눈으로만 세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인간의 영혼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p.08). 깊이 공감한다.

 


츠바이크는 위대한 작가이기 이전에 감성이 풍부한 젊은 시절을 지냈다. 츠바이크는 종전 후에도 언론인 겸 작가로 활발히 활동했지만 나치즘이라는 거대한 폭풍을 비껴갈 수 없었다. 아돌프 히틀러가 1933년 독일에서 집권한 이후 오스트리아에서도 오스트리아 나치당을 비롯한 극우세력들이 득세했다. 극우세력들이 조국전선 활동을 강화하자 츠바이크는 이를 피해 1934년 런던으로 망명한다. 그러나 그곳도 안전지대는 아니었다. 츠바이크는 다시 미국으로 망명을 떠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아예 남미의 브라질로 거처를 옮긴다. 디아스포라의 삶이 계속된 것이다. 전황은 여전히 독일에게 유리했고, 이런 현실에 츠바이크의 절망감은 점점 깊어져갔다. 1942년 2월 23일 츠바이크는 아내와 함께 숨진 채로 발견됐고, 사인은 자살, 정확히는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밝혀졌다. ‘기쁜 부활’이 되지 못했다. 안타깝다. 



 

#은빛현

#슈테판츠바이크시집

#이화북스

#쎄인트의책이야기202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