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그노벨상 읽어드립니다 읽어드립니다 시리즈
김경일 외 지음 / 한빛비즈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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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그노벨상 읽어드립니다

_김경일외 / 한빛비즈

 

 

 

욕을 하면 고통이 줄어든다고? 욕은 누가 나를 화나게 했을 때도 하지만, 자기가 실수를 했을 때 스스로에게 하는 경우도 있다. 욕을 한 번도 안하고 사는 사람이 있을까?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입을 통해서 욕을 안 하더라도 (소리를 안내거나 남이 안 듣게)궁시렁 거리면서 식빵이나 동물을 찾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내 이야기이다. ‘을 주제로 한 논문은 2010년 이그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욕과 평화상이라, 아이러니하지만, 일면 욕이 더 큰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욕으로 일이 더 커지는 경우도 있지만)평화상을 준 것이 아닌가 생각도 든다. 혼자서 욕을 하다보면, 화가 좀 풀려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여지가 줄어 들것이다. 논문의 제목은 고통에 대한 반응으로서의 욕이다. 욕을 하는 타이밍에 어떤 메커니즘이 숨어있을까? 과연 무엇 때문에 욕을 할까? 욕이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욕의 쓸모를 살피는 연구였다.

 

 

연구의 시작은 논문의 대표저자인 영국 킬대학교의 사회심리학자 리처드 스티븐스 박사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시작된다. 박사는 어느 날 망치에 손을 찧었는데, 자신도 모르게 욕을 하고 나자 기분이 한결 나아지는 느낌을 느꼈다. 이후 그의 아내가 출산을 하게 되었는데, 난산으로 고생을 하던 아내가 출산 과정에서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든 욕을 했다고 한다. 아내가 아기를 낳고 난 뒤 박사는 의료진에게 대신 미안하다는 말을 전했는데, 의료진은 아무렇지 않게 늘 있는 일이에요라고 대답했다. 이런 일들을 계기로 박사는 사람들이 극도의 고통을 느낄 때 욕을 하고, 욕이 고통을 덜어주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실험(대학생 67)을 통해서 얻은 데이터는 확실히욕을 한 사람들이 고통을 잘 참는 것으로 나타났다. 욕을 했을 때 고통이 감소하는 효과는 여성에게서 더 크게 나타났다. 여성은 대체적으로 평소에 욕을 잘 안하기 때문에 효과가 더 좋았던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평소 욕을 사용하는 빈도가 높은 사람들은 같은 조건하에서도 효과가 미미했다고 한다. 약을 잘 안 먹던 사람이 모처럼 약을 먹으면 약효가 빠른 편으로 이해된다.

 

 

이그노벨상은 더할 나위 없이 시사하는 바가 많은 무언가를 해낸 사람에게 주기로 했다.” 이그노벨상은 1991년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발간하는 유머 과학잡지 기발한 연구연감 Annals of Improbable Research에서 노벨상을 패러디해 만든 상이다. 기발하고 남다른 생각, 통렬한 풍자나 기상천외한 해석이 담긴 논문, 재미있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다른 사람들이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권장하고 싶지 않은) 싶은 연구에 주는 상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그노벨상 위원회는 기발한 연구연감의 편집진을 비롯해 노벨상 수상자를 포함한 상당히 많은 과학자, 기자 등으로 구성된다는 것이다. 상금은 없다. 결정적인 것은 시상식에는 반드시 노벨상 수상자가 참석하고 시상자로 나선다는 점이다. 어떤 노벨상 수상자는 자신이 노벨상을 받을 때보다 이그노벨상을 시상할 때 더 좋아하고 즐거워했다고 한다.

 

 

심리학자 3인이 풀어주고 들려주는 이그노벨상 이야기는 이야기 외에도 저주인형, 소변 참는 것과 의사결정 관계, 인지능력이 발달하면 거짓말도 는다? 비싼 약이 효과도 좋을까? 설명서를 읽지 않는 인간의 심리는? 사랑과 강박은 종이 한 장 차이? 수면과 인간의 어두운 특징의 연관성, 눈썹을 보면 자아도취 성향이 보인다? 하품을 따라 하지 않으면 사이코패스다? 등 흥미롭고 재미있는 주제들이 심리학적 설명과 함께 이어진다. 책 앞에서 머뭇거리는 당신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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