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는 이렇게 쓴다
나카무라 구니오 지음, 이현욱 옮김 / 밀리언서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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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는 이렇게 쓴다

_나카무라 구니오 / 밀리언서재

 

 

하루키의 자전적 에세이집인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를 읽다보면 하루키의 창작론과 생활론이 뒤섞여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소설가란 어떤 사람인지, 소설가인 본인은 세상의 어떤 지점에 주목했는지에 관해서도 이야기하지만, 책의 많은 부분은 하루키의 날것 그대로의 삶 자체가 그대로 담겨있다. 일본 내에서도 호불호가 갈리는 하루키지만, 이 책을 읽은 비호감 일본인들이 하루키를 호감 하는 쪽으로 잠시나마 기울어지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이 책의 지은이 나카무라 구니오는 프리랜서 영상 디렉터로 소개된다. 2008년부터 도쿄에서 북 카페 로쿠지겐(6차원)’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로쿠지겐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팬들이 자주 찾는 곳으로 유명하며 노벨문학상을 발표할 때 TV중계를 하는 곳이기도 하다. 아마 이번 노벨문학상 발표 때도 하루키에 대한 기대감으로 사람들이 많이 몰렸으리라 예상된다. 저자는 이미 하루키에 대한 책을 쓰기도 했지만, 이 책을 통해서도 하루키 책과 문장을 낱낱이 해부하고 있다. 가히 하루키 마니아로 인정할 만하다.

 

 

책은 크게 두 파트로 구성되어있다. -33가지 작법으로 무라카미 하루키 읽기. - 무라카미 하루키의 문체의 힘 등이다. 책을 대하다보니 비록 하루키의 작품을 많이 읽지는 못했지만 그렇긴 하네하며 끄덕이게 되는 대목을 자주 만나게 된다. 예를 들면, ‘수수께끼 같은 긴 제목을 붙인다’ _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연결이 잘 안 되는 단어의 조합 _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장소에 대해 상세하게 묘사한다든가, 갑자기 전화가 걸려온다던가 _회전목마의 데드히트미스터리한 숫자를 숨겨둔다던가 _애프터 다크.

 

 

저자는 하루키 문장의 힘을 어디에 두고 있을까? 여러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리믹스력, 망상력, 국제력, 오마주력, 인용력, 대화력, 엔터테인먼트력 등등에 두고 있다. 하루키의 베스트앨범으로 평가받는 기사단장 죽이기를 저자는 이제까지 하루키 작품에 들어있던 요소를 전부 재이용한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마치 가수가 예전에 히트한 대표곡을 자신이 직접 리메이크한 앨범 같다. 작가 자신의 작품을 재료로 삼아 셀프 패러디를 한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저자는 하루키의 작품을 통해 문장을 쓰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글쓰기의 노하우를 중요한 것은 테마가 아니라 규칙을 가지고 쓰는 것이라고 적었다. 이 책은 하루키의 소설을 즐겨 읽는 독자이거나, 읽고 싶은 마음이 일어나는 독자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하루키의 작품을 이해하는 참고서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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