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로 축구를 한 날
조시온 지음, 이덕화 그림 / 찰리북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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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로 축구를 한 날 】   

_조시온 (지은이), 이덕화 (그림) | 찰리북 | 2018-08-17

 

    

이번 여름 방학에 캄보디아에 다녀왔어. 내 특별한 캄보디아 여행 이야기 한 번 들어볼래?”

 

여름방학이 시작됐다. 수민이는 삼촌이 또 캄보디아로 간다는 이야길 듣고, 엄마의 권유에 따라 삼촌이랑 캄보디아에 가기로 했다. 삼촌은 봉사 팀의 일원으로 참여한 캄보디아 방문이 벌서 여덟 번째 라고 한다. 수민이는 삼촌과 함께 떠나는 캄보디아 행에 기대 만땅이다. 우선 삼촌을 믿기 때문이다. 삼촌은 기술자다. 거의 맥가이버 수준이다. “그런 삼촌이 자주 가는 곳이니까 분명 굉장한 곳이겠지.”

 

 

수민이가 집을 떠나면서 좋아하는 일은 또 있다. 엄마의 잔소리와 학원, 숙제로부터 해방되기 때문이다. 생각만 해도 신이 난다. 드디어 캄보디아 행 비행기를 탔다. 비행기를 타고 5시간 25분을 가고, 버스를 타고 4시간을 가고, 또 배로 30분을 더 가서 드디어 목적지인 봇뱅 초등학교에 도착했다.

 

 

뭔가 멋지고 근사한 일을 예상했던 수민이는 막상 캄보디아에 도착하자마자 실망감이 가득 몰려왔다. 오토바이만 가득한 길거리, 소떼를 뚫고 지나가야 하는 도로, 차로 갈 수 없는 곳이기에 탄 배는 금방이라도 가라앉거나 뒤집어질 것 같아 불안하다. 해외여행이 처음인 수민이는 낯선 환경과 풍경에 마음이 심란해진다. 수민이가 살아왔고, 살아온 환경과 자꾸 비교를 해보게 된다.

 

 

삼촌과 함께 한 봉사팀은 모두 24명이나 됐다. 의료팀, 교육팀, 기술팀으로 구성됐다. 삼촌은 기술팀 소속이다. 봇뱅 초등학교가 있는 마을에 지도를 만들어주고 싶다고 한다. 봇뱅 초등학교 아이들이 축구를 하고 있었다. 근데 모두 맨발이다. “수민아, 너도 같이 해봐, 애들이 엄청 빠르다!” 삼촌이 수민에게 축구를 권했다. 그때 수민의 입에서 마음에 담고 있던 말들이 불쑥 튀어나왔다. “싫어요. 더럽잖아요!” 무심코 튀어나온 말이라, 금방 후회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삼촌의 인상이 구겨졌다. “, 여기서 잘 지낼 수 있을까?” 수민은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 그림책의 글을 쓴 조시온 선생님은 그림책을 사랑하고, 학생들에게 책을 읽어줄 때 행복한 11년차 초등학교 교사이다. 학생들에게 책 읽어주기 운동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그림책으로 수업도 한다. 조 선생님은 실제로 캄보디아 봇뱅 초등학교를 다섯 차례 방문하면서 진정한 나눔을 배우고, 그 계기로 이 그림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수민의 시선을 통해 캄보디아를 소개해주고 있다. 이 그림책의 그림을 그린 이덕화 작가는 대학에서 애니메이션을 공부했고 지금은 일러스트레이터이자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쓰고 그린 책이 여러 권이다. 특히 뽀루뚜아 아저씨그림책은 2010 볼로냐 국제 어린이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었다.

 

 

맨발로 축구를 한 날의 그림은 두 가지 색깔만 사용했지만 여느 그림책에 비해 그 화려함이 뒤지지 않는다. 그림이 매우 생동감 있게 펼쳐진다. 독특한 느낌이다. 특히 수민이와 삼촌이 오토바이를 타고 시장에 가는 길은 마치 드론으로 찍은 사진처럼 리얼하다. 초록나무 숲 사이에 난 흙길을 달리는 삼촌의 오토바이가 움직이는 듯하다.

 

 

수민의 나머지 캄보디아 생활은 어땠을까? 수민이가 살고 있고 살아온 환경과 사뭇 다르지만, 수민은 곧 그곳 아이들과 친해진다. 수민의 이해의 폭이 넓어진 것이다.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한 아이가 물소를 몰고 삼촌과 같이 탄 오토바이 곁을 지나간다. 그 순간 수민은 한 가지 착한 생각이 떠올랐다. 물소와 나란히 가보고 싶어진 것이다. “삼촌, 조금만 천천히 가요.” 진정한 나눔은 물질만 건네주는 형식적인 나눔이 아니라, 수민이처럼 물소의 걸음걸이와 호흡을 맞추듯, 그들의 삶과 일상을 나누는 것이다. 호흡을 맞추는 것이다. 자세를 낮추는 것이다. 이러한 마음을 심어주는 계기가 된다. 이 그림책 맨발로 축구를 한 날이 그렇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한 깨우침을 준다.

 

 

마을 아이들과 친해진 수민은 아이들과 함께 축구를 한다. 맨발의 아이들 앞에서 잠시 으쓱댔던 운동화를 벗고 맨발로 같이 뛰었다. 그래서 그림책의 제목이 맨발로 축구를 한 날이다. “맨발로 축구를 한 날, 좋아하는 친구들을 닮게 된 날. 정말로 기분 좋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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