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가에 미루나무를 심고 길가에는 무궁화를 심어야 한다.'

 

미루나무는 병충해의 천적인 무당벌레, 거미류의 서식처로 이용되며, 미루나무에 서식하는 무당벌레는 성충이 되기 전에는 무궁화나무의 진딧물을 먹고 자란다고 한다. 이 진딧물을 먹고 자란 무당벌레는 벼멸구, 매미충 등 벼의 해충들을 왕성하게 잠식하는 능력을 갖추게 되기 때문에 미루나무와 무궁화를 심으면 평화로운 공생이 이루어지고 해충도 없애는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고 한다.

 

20여 년 전만해도 논가에 미루나무가 있었던 것을 본 기억이 있다. 경기도 안성에서 였다. 그리고 그전엔 길거리 곳곳마다 무궁화나무를 쉽게 볼 수 있었다는 것도. 다 이유가 있었는데 이제야 알게 되다니...

 

*대규모 산불이 나면, 자연을 하루라도 빨리 되살리기 위해서는 인공조림이 아니라 곡물 씨앗을 뿌려야 한다.

 

'식물의 특성을 적용시키면 자연 상태로 방치하거나 인공조림을 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복원'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한두 꼭지만 읽었는데도 기존에 지니고 있던 상식을 되새겨보게 하는 책이다. 당장 귀농이나 귀촌을 할 처지가 아니라서 더 이상 읽지는 않지만, 나중에 혹여 시골에 가서 살게 된다면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그것도 매우. 뭔가 근본을 다루고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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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덜투덜 뉴욕, 뚜벅뚜벅 뉴욕 - 꼰대 감독의 뉴욕 잠입 생존기
박원영 지음 / 미래를소유한사람들(MSD미디어)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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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활동무대의 뉴욕이 아닌 생활근거지의 뉴욕 이야기. 덜하지도 더하지도 않을 것 같은 살아가는, 살아있는 뉴욕. 박상미의 뉴욕과 이 책을 동시에 읽으면 뉴욕에 대한 환상과 낭만이 중화되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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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을 또 얻어 먹는다. 

배추김치, 총각김치, 갓김치, 깍두기.

올케로 부터, 강원도 양양의 지인으로 부터.

충남 유구의 배추, 양양의 배추, 홍천 고춧가루

충남 김치는 새언니의 남동생 배추.

양양 김치는 동해 바닷물로 절인 것.

 

이렇게 살아도 되나.

 

이 다음에 딸아이 김장은 어떻게 하나.

에이, 얻어 먹는 김에 딸에게서도 얻어 먹어야지.

딸, 너는 김치를 제대로 담가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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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그림에 나오는 게. 게의 껍질을 나타내는 '갑(甲)'이라는 글자가 과거시험에서 최고 등급을 나타내는 '갑'자와 같다고 하여 합격을 기원하며 그림에 게를 그려 넣었다고 한다.

 

하필 왜 게일까. 앞을 보고 당당하게 걷는 게 아니라 옆으로 슬금슬금 걷는 모습에서 뭘 닮으라는 것인지...게다가 겁은 얼마나 많은지 제 구멍에서 함부로 밖으로 나오지도 않는다.

 

게를 나타내는 멋진 별명인 횡행개사(橫行介士)는 옆으로 걷는 강개한 선비란 뜻으로 천하를 마음껏 주릅 잡으라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점입가경이다. 겁이 많아 눈치보기 바쁜 게에게 이런 멋진 이름을 붙여주고 합격을 기원하는 상징물로 쓰고 있다니...

 

수능을 앞둔 딸에게 먹이라고, 오늘 옆자리의 동료에게서 게장을 선물로 받고, 게가 상징하는 바를 비로소 알게 되었다. 수능 1등급도 좋고 천하를 주름 잡는 것도 좋지만, 겁이 많은 게의 속성이 먼저 생각을 사로 잡는다. 조심조심, 혹여 바람이 불세라, 감기가 들세라, 사고가 날세라, 그간 쌓은 공부가 날아갈세라, 조심스레 사방 팔방에 걸쳐 눈치를 보라는 의미로 다가온다. 미역줄기볶음을 먹으면서도 조심스럽게 눈치를 살피는 날들이다.

 

 

 

권샘,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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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bina 2014-10-07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게에 그런 깊은 뜻이 있는지 처음 알았네요.
입신양명에 전력투구하던 선조들의 절절함이 얼마나 컸으면 게에게까지 그런 영광을
안겼을까 생각하니 수능기원의 뿌리깊음에 탄식이 절로 나옵니다.
방년18세 꽃다운 나이에 홍역처럼 치뤄야하는 수능.
모쪼록 실력발휘 만땅하고 대박운까지 함께하기를...

nama 2014-10-08 19:06   좋아요 0 | URL
대박은 무슨....제 그릇 크기대로 사는 거지요.
 

30대부터 쓰던 299리터 냉장고는, 지금은 LG의 G자에 그 흔적이 남아 있는 예전의 금성제품이다.

23년간이나 나와 생사고락을 함께 해 온 이 냉장고가 드디어 수명을 다했다. 동백꽃 떨어지듯 아무 예고없이 어느 한순간에 생명줄을 놓아버렸다. 그저께였다.

 

새 냉장고가 집으로 들어오기 전 급하게 마지막 모습을 사진기에 담았다.

 

 

딸아이가 초등학교 때 그린 토끼그림, 묵나물 해먹는 방법을 알려주는 종이, 신문에서 오린 간단한 레시피, 세계사 연표 등이 안쓰럽게 붙어 있다. 이 냉장고는 가족이었다. 냉동, 냉장 보관 기능에다 세계사의 굵직한 사건들에 대한 정보와 지식, 딸아이의 재롱까지 모두 담고 있는 듬직한 가족이었다. 23년 동안이나.

 

결혼 전 한때는, 내가 출근한 사이 새언니가 와서 냉장고 청소와 더불어 밑반찬을 해놓고 간 적도 있었다. 결혼 후, 시어머님과 함께 살 때는 시어머님의 고된 손길이 많이 닿았었다.

 

300리터에서 1리터가 모자라는 이 냉장고가 작다고 생각해본 적은 거의 없었다. 김치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는 김장김치도 다 수용했었으니, 김치냉장고를 사용한 후부터는 공간이 여유로울 때가 많았다.

 

80년대 초반 무렵, 그때는 전자제품하면 금성을 최고로 치던 시절이었다. 수명이 제일 오래간다고 해서 우리집에서는 무조건 금성제품만 사용했었다. 부모님 생각이 난다.....

 

 

잘가라. Gold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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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4-09-26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저까지 서운한 마음이 들죠? 저도 친정에 가면 아직 GoldStar 로고가 있는 선풍기가 있어요. 엄마 말씀에 의하면 제 나이와 동갑이라더군요.
냉장고, 그만하면 오랜 동안 제 임무를 충실히 다 했네요.

nama 2014-09-27 08:16   좋아요 0 | URL
고등학교 때 배운 <조침문>이 내내 떠올랐어요. 바늘 하나 가지고도 사람 마음을 울릴 수 있다는 게 신기하고 이상했었어요, 그 당시에는.
그게 이제는 이해가 되네요.

sabina 2014-09-26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GoldStar...오랫만에 보는 로고가 정겹게 느껴지네요.
올해 초, 저도 23살 딸아이와 동갑인 삼성 세탁기와 이별했죠. 기사분이 그러더군요.
부속을 구할 수 없고 더구나 삭아 구멍이 나서 물이 새는 상태라고.
이정도면 환갑 진갑 아니, 백수를 다한 셈이겠죠?
사람만큼은 아니래도 내곁에서 오래지낸 물건에게도 일말의 애정이 생기나 봅니다.
가끔은 못쓰게되어, 버린 물건들이 생각날 때가 있으니...

nama 2014-09-27 08:21   좋아요 0 | URL
삼성도 오래가네요. 어제 새것을 들여놓으면서 기사분에게 물었더니 요즘것은 수명이 7~8년이라고 하네요. 가격이 많이 내려간 대신 부품을 그에 맞게 저렴한 걸 사용한다나요.
사람은 살다보면 미울 때도 있는데, 오히려 그런 면에서는 이런 물건이 더 듬직할 때가 있어요. 늘 묵묵하게 인간한테 헌신하고 있으니까요.

qualia 2014-09-27 0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마음 아프셨겠어요. 〈23년간이나 나와 생사고락을 함께 해 온 이 냉장고가 드디어 수명을 다했다. 동백꽃 떨어지듯 아무 예고없이 어느 한순간에 생명줄을 놓아버렸다.〉 23년 동안이면 사람 마음이 깃들어서 냉장고도 사람이 다 되었을 텐데요. 사람한테 마음껏 베풀어주고 떠나가네요. 귀여운 토끼 그림도 넘 안타까워하는 듯해요.

저도 금성 GoldStar 전기밥솥을 한 20여년째 쓰고 있답니다. 보온이 안 돼 찬밥 먹을 때가 있긴 하지만 아직도 밥은 잘 돼요. 20여년 동안 쌀이 저 전기밥솥 몸속을 거쳐, 밥으로 제 몸속을 지나 에너지나 의식으로 연소되고, 다시 다른 물질이나 흙으로 돌아간 것이죠. 저 전기밥솥이 저한테 언제까지 밥을 해줄 수 있을지 살살 걱정돼요. 그렇지만, 동생이 사다준 새 전기밥솥 박스를 몇 년째 뜯지 않고/못하고 있어요.

nama 님 〈잘가라. Goldstar!〉 마지막 작별인사 때문에 마음 짠해지네요.

nama 2014-09-27 08:29   좋아요 0 | URL
GoldSta라는 단어를 들으니 왜 이렇게 정겨운지요...님의 전기밥솥도 장수하기를 빌어요^^ 물건을 수명이 다할 때까지 사용하는 건 아름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저는 아직도 현관문을 번호키가 아닌 예전 열쇠를 쓰고 있어요. 간혹 열쇠를 챙기지 못해 사단이 일어나기도 해서 늘 딸아이의 원성을 사고 있어요. 그럴 땐 제가 그러지요. ˝아직 열쇠가 살아있잖아.˝

수양 2014-09-27 0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냉장고란 이런 존재로군요! 이제 막 하나둘 살림 장만하기 시작한 예비새댁인데요 새삼 냉장고의 의미에 대해 곱씹다가 갑니다. 냉장고... 이거이거 함부로 살게 아니네요^^ 냉장고 사진 보며 아우라를 느껴보기는 첨입니다 *_*

nama 2014-09-27 08:38   좋아요 0 | URL
냉장고 아우라...이렇게나 감동적인 표현을...가슴이 벅차올랐어요.
제 생애 처음으로 구입한 냉장고여서 더욱 애정이 깊었었지요.
새 냉장고를 구입하려고 매장에 갔는데, 글쎄 모두 크고 비싼 냉장고만 진열되어 있었어요. 결국 저는 카타로그를 보고 주문해야 했어요. 작고 저렴하다는 이유로 매장에 진열 조차 되지 않는 냉장고지만, 우리집에서는 단연 눈에 띄는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어요.
반갑습니다.

hwan 2014-10-06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기계는 안써도 오래되면 고장이 쉽게 나더군요 qualia님! 새 전기밥솥 아끼지 말고 사용하세요

nama 2014-10-06 16:12   좋아요 0 | URL
쓰지 않고 모셔둔 새우산을 몇 년 지나 쓰려고 꺼내보았더니 만지는 순간 플라스틱부분이 부스러지던 경험이 있어요. 책을 며칠만 안 읽어도 문자에 낯설어지고, 영어발음을 며칠만 쉬어도 입안이 깔깔해져요. 하물며 기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