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막이 오른다 - 초원에서 찾아낸 12개의 이야기
김주연 지음 / 파롤앤(PAROLE&)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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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를 소개하는 마중물 같은 기행문으로 술술 읽히면서 관련 도서에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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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읽은 책이라서 뒷북 치는 기분,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어서 아주 조금만 베껴놓으려고 한다.
















p.38~39

 "어머니와 그 스티븐이라는 사람 - 그들이 정말로 사랑했기 때문에 슬퍼요. 그들은 어렸고, 깊은 사랑에 빠져 있었어요 - 아이를 낳으면 이름을 뭐라고 지을지 이야기하고, 그런데 그의 어머니가 두 사람을 갈라놓았고, 두 사람은 결코 서로를 잊지 못했죠. 그래서 어머니가 아버지와 결혼해서 살았던 내내 아버지가 어머니의 마음에 들지 않는 뭔가를 하면, 그때마다 어머니는 스티븐을 떠올리고는 그가 그 상황에서 얼마나 훌륭했을지 생각했을 거예요. 그리고 스티븐의 아내라는 그 루스라는 여자도 - 아마 같았을 거예요. 그녀가 그를 실망시킬 때마다 그는 예쁘고 발랄했던 사라를 떠올리며 두 사람이 같이하는 삶은 얼마나 멋졌을지 생각했겠죠. 그러니 두 부부는 평생 방에서 이 유령들과 함께 살았던 거예요. 그래서 그것이 슬퍼요. 모두에 대해 슬프지만, 특히 유령과 함께 살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한 당신 아버지와 루스가 슬퍼요."


p.429

 "아니, 그건 악이 아니야, 래리. 부서진 사람들이지. 부서진 사람이 되는 것과 악이 되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어. 혹시 네가 그걸 모른다면 말이다. 그리고 모두가 어떤 식으로든 부서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건 네가 잘못 생각한 거야. 내가 네게 이걸 말해주는 이유는, 너는 그런 부서진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조차 모를 정도로, 살면서 운이 아주 좋았기 때문이야,"


p.433

 "이 글을 읽었던 게 잊히지 않는데 - 오래전에 읽은 거지만 - 그 글에서 유명한 영화감독이 말했어. 대화보다 더 섹시한 건 없다. 나는 늘 그걸 기억하고 있어. 그리고 너와 루시가 하는 게 그거야 - 대화를 하지. 좋아, 이제 잘 들어, 보비. 그녀에게 사랑한다는 말은 하지 마. 그런 대화는 하지 마. 그렇게 하면, 서로 마음을 고백하기 시작하면, 토끼처럼 섹스를 하게 될 테고, 너희의 세상 전체가 무너져내릴 거야. 마거릿이 그것 때문에 죽게 될지도 모르고, 심지어 윌리엄도 죽게 될지 몰라. 그러니 하지 마, 보비. 그럴 만한 가치가 없어. 그러지 마."

 "알고 있어. 하지만 그녀를 원해, 지미. 오, 맙소사."

 "이겨내야 해. 진지하게 하는 말이야. 내 말 새겨들어. 내가 유경험자야. 그리고 너를 아는데, 너는 그 사실을 끌어안고 살 수 없을 거야. 아주 어렵겠지만, 그녀를 계속 사랑하면서 살 수는 있어. 하지만 그녀를 안으면, 그런 너로는 살 수 없을 거야. 너는 밥 버지스야. 나는 너를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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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56
존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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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맛 소설. 카사노바의 추락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역사소설로 읽히는 짜릿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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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한 문장으로 말하면,


부모조차 편이 되어주지 못했던 한 불우한 남자가 누군가의 편이 되어주기 위해 긴 여정에 나선 이야기.( 이 문장을 생각해내느라 며칠 잠을 설쳤다.)



다음은 가장 상징적인 대목.


p. 264~265

  렉스가 말했다. "내가 엘리자베스를 잃고 가장 아쉬워하는 게 뭔지 아시오?"

  모린은 고개를 저었다.

  "내가 제대로 싸우지 않았다는 거요."

  "하지만 엘리자베스는 뇌종양이었잖아요, 렉스. 렉스가 어떻게 싸울 수 있겠어요?"

  "의사들이 엘리자베스가 죽을 거라고 말했을 때 나는 아내의 손을 잡고 포기했소. 우리 둘 다 포기했지요. 결국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었으리란 건 나도 알지만, 엘리자베스를 내가 얼마나 붙들고 싶어하는지 보여 주었으면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나는 그때 분노했어야 옳아요, 모린."

(중략)


  그 대화가 모린에게 오래 남았다.



아내(혹은 남편. 혹은 아들, 딸. 혹은 엄마, 아버지. 혹은 친구)가 치명적인 상황에 처했을 때 비겁해지지 않는 것에 대해서 곰곰 생각해본다. 누군가의 편이 되어주는 것에 대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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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은 공짜라서 보는 사람이 있다. 내 얘기다. 교보문고 디지털도서관 앱을 깔고 국회도서관과 강원도 교육청 도서관을 검색하며 책을 조금씩 살펴보고 있다. 거의 완독을 하지 않으니 '살펴본다'가 어울리는 독서 행위이다. 그래도 도움이 된다. 수많은 책을 다 만져볼 수는 없으니 이렇게라도 접하는 게 어디인가. 접해보고 마음에 들면 구매하면 되고. 책장에는 책이 쌓이지 않아서 좋고. 여행 안내책자도 필요한 부분만 참고할 수 있고. 전철을 탈 때 덜 심심하고....이 복음을 전파하고자 친구들을 몰고 국회도서관으로 향했다. 국회도서관 장기열람증을 만들어야 하는 구체적인 목표가 있었다. 공항에서 만나는 것도 좀 지겨워질 때가 되기도 했다.




국내에서 발간되는 신문은 여기에 다 있는 듯하다. 언젠가 날 잡아서 진득하게 신문을 펼쳐 볼 때가 있으리라.






그리고 장담하건데 그간 내가 먹어본 도서관 밥 중에서 국회도서관 점심밥이 가장 가성비가 좋다. 그래서인지 점심밥을 먹으러 온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책 보러 온 게 아니라 밥 먹으러 온 우리 같은 사람도 더러 많이 보였다. 잠시 다른 세계에 불시착한 느낌이 들 정도였는데 내가 시골쥐여서 그럴 수도.... 널널한 공간과 쾌적한 분위기가 무엇보다도 인상적이었는데, 이 부러움을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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