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 - 박찬일의 이딸리아 맛보기
박찬일 지음 / 창비 / 200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칠리아의 한 식당에서 수습기간을 보낸 저자의 맛깔스런 이야기이다. 이딸리아의 요리 세계를 살짝 엿볼수 있었고 무엇보다 저자의 입담을 읽는 맛이 좋았다. 한겨레 ESC 에서는 읽는 둥 마는 둥 했었는데 역시 책으로 엮여져야 한꺼번에 읽는 맛이 있다. 중대 문창과 출신이라...술집에서 어울려  노닥거리며 떠드는 한담처럼 혹은 자랑처럼, 혹은 모험담처럼 구수하게 풀어가는 솜씨가 일품이다. 문창과의 흥겨운 술판이 그려진다고나 할까. 그립다.  

시칠리아, 하면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와 김영하. 그곳에서 한 철을 보낸 후 엮어낸 책들을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이 책과는 무관한 생각이겠지만, 시칠리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히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리산 스님들의 못 말리는 수행 이야기
천진 지음, 현현 엮음 / 불광출판사 / 200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12쪽.  티벳 밀교 수행에는 다음과 같은 관상법이 있다. 

"숨을 들이 쉴 때마다 세상의 모든 고통과 괴로움이 검은 연기로 내 안으로 들어오고, 숨을 내 쉴 때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자비스럽고 평온한 에너지가 흰빛으로 나간다." 

114.  상대방이 화를 내면 당신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행동할 것인가? 화를 화로 되돌려주지 말고 연민심과 자비심으로 바꾸어서 돌려주어야 할 것이다. 늘 맑은 기운만 받아들이고 탁한 기운은 내 보내려는 사고는, 다른 사람에게서 자비와 사랑의 에너지는 착취하면서 자신은 세상에 도움이 안되는 생각들만 쏟아내는 것과 다르지 않다......숨을 쉴 때마다, 어떤 사람은 세상을 해롭게 하고, 반대로 어떤 사람은 세상을 이롭게 함과 동시에 자신의 자비와 지혜를 점차적으로 확장시켜 나간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아직도 맑은 기운을 받고 싶은가, 아니면 맑은 기운을 내 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은가. 

 

한 권의 책에서 한가지 만이라도 행동으로 옮겨봐야겠다는 다짐이랄까, 그런게 생긴다. 가끔씩은 이런 책을 읽고 정신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점점 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길은 학교다 - 열여덟 살 보라의 로드스쿨링
이보라 지음 / 한겨레출판 / 200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학교를 벗어나 배움을 찾는 과정을 참 잘 썼다. 스무 살 나이에 이렇게 쓸 수 있는 것은 그가 학교라는 테두리를 벗어났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다. 학교를 벗어나면 아이들은 꽃을 피울 수 있다. 각기 제 나름의 꽃을 피울 수 있다. (내가 선생 맞나?) 

내가 어렸을 때 감히 엄두도 내보지 못한 것, 학교를 그만두는 일을 당당하게 해내고 스스로 자기의 길을 모색해본다는 것....이런 가슴 벅찬 삶을 이끌어간 이 책의 저자인 보라에게 마음으로부터 응원을 보낸다. 

이 글을 쓰면서 드는 생각 하나. (학교는 둘째치고 )대한민국 학부모들이 단합해서 한 달 간만이라도 (그것도 동시에) 학원의 사슬을 끊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딱 한 달. 그러면 세상이 많이 달라질텐데.  

학부모 여러분, 학원 안보내기 운동 한 번 해보시렵니까?

나도 지금은 학원을 끊은 지 한 달이 되어가는 딸내미를 옆에서 지켜보고있다. 솔직히 학원을 보내는 것 만큼 학원을 보내지 않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소신이라면 소신이랄까. 생의 중요한 시기를 똑같은 교복을 입고 똑같은 생각과 행동을 하도록 교육받은 사람으로서 남들이 다 하는 일을 벗어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걸 쉬운 말로 소신이라고 말하지만 우리가 언제 소신의 뜻을 키울 수 있어왔나? 주위의 여간한 눈초리를 무시할 수 있는 배짱 같은 것은 흔히 치기라고 치부해버리기 십상이다. 학교 교육의 폐해다.  

학교를 벗어나서, 학원에서 해방되어 아이들이 맘껏 기를 펴고 자랄 수 있다면.... 이 일을 해내고 있는 보라에게 응원의 꽃다발을 보낸다. 

나의 딸아이가 이런 길을 가고 싶다고 내게 물어온다면? 자신있게 말할 수 없다. 학원 안보내는 것도 대단한 결단을 요구하는 데 학교까지 끊겠다면, 그동안 덕지덕지 쌓인 쓰레기 마냥 내 머리 속에 무슨 진리처럼 떠받들고 있는 어떤 고정 관념 같은 것을 인정사정없이 파헤쳐서 다시 태어나지 않는 이상 무척 괴롭고 힘든 일이 될 것이다.   

그래도 나는 한편으로 기다린다. 나의 딸아이가 한번쯤이라도 "학교를 그만두겠다" 고 저항하는 것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 - 프랑스 남자와 결혼하지 않고 살아가기
목수정 글, 희완 트호뫼흐 사진 / 레디앙 / 200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울림이 있는 책이다. 당차고 야무지다. 그리고 자유롭다.

p.163 한우물을 파야한다... 집단의 관점에서 보면 사람들이 한 영역씩 맡아서 한우물을 죽어라 파주는 것이 효율적이다. 그러나 각 개인의 관점에서 보면, 그건 어쩌면 지루하기 짝이 없는 인생일 수도 있다. 난 이 거대한 사회의 나사가 아니다. 나 혼자서도 하나의 거대한 우주를 구성할 수 있다. 여러 우물을 파면서, 세상의 모든 재미를 두루 즐기면서. 

194. 한국사회에는 결혼이라는 제도를 겹겹이 둘러싼 허물들이 있다. 결혼전까지는 간신히 모르고 살다가도 결혼을 하고 단 몇 년 만에 완전히 온몸으로 체득하고 뼈저리게 부딪히며, 저항할 수 없이 미끄러져 들어가 투항하게 되는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의 다양한 기제들. 

289. 모든 진정한 예술작품은 시대에서 튕겨져 나간다. 시대를 저항하고 조롱하고 비판하며 앞서 나간다. 우파는 오른쪽으로 가기 보다는 주어진 길을 가는 사람들이며, 좌파는 현상을 까뒤집어보고 다른 각도에서 삐딱하게 보는 사람들이다. ...우파는 사람들을 얌전히 성냥갑 안에 넣어놓고 통제하려 들며, 좌파는 어떻게 해서든 그 통제의 틀을 뛰쳐나오려 한다. ..최근 들어 깨달은 좌와 우에 대한 가장 명확한 정의는 전자는 생명을 지향하고 후자는 죽음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정신의 무한한 자유를 추구하고 모든 살아있는 것들과 조화로운 상생을 꿈꾸며 깨어있는 존재가 좌파라면, 텔레비전 앞에서 일생의 대부분을 보내면서 일찌감치 자신의 영혼을 무덤 속에 파묻고 보수언론의 선동을 묵묵히 받아들이며 개발이라는 미명 하에 생태를 파괴하는 것이 발전이라고 믿는 쪽이 우파다. 우파가 가장 싫어하는 좌파의 부류가 생태주의자라는 사실이 어떻게 우연일까.

얼마 전 읽은 김점선의 책이 떠오른다. 경계를 넘나드는 자유로운 정신들이 있고, 그 삶을 조금이나마 들여다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