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변화무쌍한 나라에 살아서 그런가. 내 마음도 덩달아 늘 변화무쌍하게 바람을 탄다.  

읽고 싶은 신간에세이를 처음 쓰기 시작할 땐 나름 즐겁더니 이제는 그 기분도 시들시들해진다. 내가 거론한 책들이 그간 별로 선택을 받지 못해서인가. 이번에도 별 기대감없이 몇 권을 뽑아보지만 누군가 내 손을 들어주리라고는 애초부터 마음 먹지 않기로 한다.  

 

나는, 꼭 행복해야 하는가. 나는, 꼭 남들처럼 살아야 하는가. 나는, 꼭 조직에 충실해야 하는가. 나는, 꼭 부모에게 효도해야 하는가. 나는, 꼭 자식을 훌륭하게 키워야 하는가. 나는, 꼭 나다워야 하는가...이렇게 질문을 던져보게 하는 이 책이 무척 마음에 들지 않나요? 

 

 

 

 

나는 이 분을 볼 때마다 우리 큰 오빠가 생각난다. 몸집도 비슷하고 몸 재주 많은 것도 비슷하다. 얼굴은 우리 오빠가 조금 더 잘 생겼는데...때를 만나지 못했다. 그보다 꿈이 없었다. 이 분의 꿈을 엿보고 싶다. 

 

 

 

 

산 속에서 사는 사람들 얘기도 궁금하지만 세상을 무대 삼아 걸릴 것 없이 사는 사람들 얘기는 더욱 매혹적이다. 잠시 고민해본다. 산 속에서 살까, 세계를 무대로 누빌까. 이 두 세계를 한꺼번에 살아보는 건 어떨까. 하여튼 재밌을 성싶다. 

 

 

 

 

 

그래도 아직은 세계를 누비고 싶다. 온갖 나라에서 온 사람들과 친구가 되는 꿈을 아직도 꾸고 있다. 

 

 

 

 

 

기행집이다! 그래도 사람 얘기가 제일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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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생김새를 한번 정리해보고 싶었다.

1. 정수기 회사에서 기사가 나왔다. 말은 서비스차 나왔다고하나 7년된 정수기를 새 것으로 교체하라고 은근히 설득하기 위해서 나온 걸로 보인다. 기사가 정수기를 체크하는 동안 그 옆에 서있기도 뭣해 방으로 들어와 인터넷이나 할까하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기사 왈, 

" 인터넷도 하실 줄 아세요?" 

" 인터넷이 다 뭐예요. 블로그도 운영하는데요..." 

자꾸 내 얼굴을 들여다보는 걸로 보아 못믿겠다는 표정이다. 믿거나 말거나. 

2. 퇴근 길에는 늘 걷다보니 매일 비슷한 시간대에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있다. 한번은 내 또래의 어떤 아줌마가 말을 걸어온다. 

"아줌마, 매일 보네요. 어디 다니세요?" 

"예, 음....저기 학교에 근무해요." 

"아, 청소하세요?" 

"아니요. 아이들 가르쳐요. 아줌마는 어디 다니셔요?" 

"좋은 일 하시네요. 저는 저쪽에 있는 00아파트에서 청소해요." 

3. 식구들과 어떤 이야기를 하다가 6촌 동생 얘기가 나왔다. 건강이 좋지 않아 직장에 다니지 못해서 안타깝다는 말 끝에 형제 중에서 인물이 닮은 사람이 별로 없고 좀 처지는 것 같다고 말했더니, 얼마나 못생겼는지 궁금해하는 딸이 한마디 물어온다. 

"엄마 보다?" 

4. 몇 년 전 일이다. 이것도 퇴근 길에 만나는 사람과의 대화다. 종종 마주치는 한 아주머니(나보다 10년 연상쯤된다)가 뭔가 궁금했는지 말을 걸어온다. 

"아줌마는 어디 다니시우? 00공단에 다니우?" 

"아니요, 저~기 학교에 다녀요." 

"거기서 뭘하우? (혹시 학교 식당에서 일하우?)" 

"그냥.... 아이들 가르쳐요." 

"그러면 선생이우?" 

"예. 아주머니는 무슨 일 하셔요?" 

"그전에 00공단에 다니다가 지금은 쉬고 있다우." 

5. 그간 연락도 뜸하던 대학 동창이 오랜만에 전화를 했다. 얼마전 대학 총동문회에 다녀왔다며 동창들의 소식을 물고왔다. 그중에는 벌써 세상을 떠난 친구들이 둘이나 있었다. 내 기억에 그들은 인물이 곱고 상냥한 성격으로 여자인 내가 봐도 괜찮은 외모를 갖고 있었다. 가족에게 그 얘기를 하며 "역시 미인은 박명인가봐."라며 혀를 쯧쯧 찼더니, 가만히 듣고 있던 딸내미가 한마디 던진다. 

"엄마는 걱정마. 엄만, 불사조야." 

6. 가족이랑 <혹성탈출> 영화를 즐겁게 봤다. 뭔 얘기 끝에 남편이 그런다. 

"당신은 영화에 나오는 침팬지의 (얼굴은 물론) 눈도 닮았네그려. 노랗고 초록빛이 나는 게 똑같아. 흐흐흐흐흐"

7. 이건 푸릇푸릇한 내 20대의 얘기다. 친동생 같은 이종사촌동생이 어느 날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누나, 누나는 말야. 이모와 이모부의 안 좋은 부분만 닮은 것 같애." 

그러고 세월이 흘러 각각 자식을 한 둘씩을 둔 중년이 되어가고 있는데, 어느 날 이 이종사촌동생의 처되는 사람, 그러니까 올케가 이런 말은 하는 거다. 

"고모, 00(내 딸아이)는 고모와 고모부의 좋은 점만 닮았어요." 

 

진화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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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전당>에 갈 일을 별로 만들지 않고 살지만 어쩌다가 갈 일이 있다. 왠만한 거리는 그냥 걸어주는 게 습관이다보니 <예술의 전당>에 갈 때도 당연 3호선 남부터미널에서 내려 걸어가는 게 내게는 상식이다. 5번 출구로 나와서 걸어가면 기껏 5~10분 정도 걸리는 거리를 버스를 타는 게 우습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걸어다니는데... 

그런데 이상하다. 전철역에서 나와 이곳을 찾아가는데 작은 표지판 하나 없다. 이 유명한 곳을 안내하는 표지판 하나, 혹은 작은 화살표 하나가 없다니... 지방에 있는 유적지 같은 곳을 가게 되면 길을 잃을세라 입구까지 길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차례로 나와주는데 말이다.  

얼마 전 고흐전에 가려고 내가 앞장서서 걸어가니까 남편이 날 못믿는 눈치를 보냈다. 어렴풋한 기억을 더듬어 가는 중에 남편의 의심의 눈초리를 보고는 이내 기가 죽어버렸다. 아, 정말 화살표 하나 없다. 뿌르퉁한 내 눈에 그리고 남편의 눈에 온통 들어오는 건 외제 자동차의 물결! 

이럴 땐 내 마음도 거칠어진다. 역시 비싼 동네다. 안내표지판 하나 붙여놓으면 집 값이라도 떨어지나,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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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자연요리연구가인 산당 임지호를 주인공으로 한 로드푸드 다큐멘터리'  잡초라고 여겨지는 풀들을 먹을거리로 탄생시키는 이 분을 텔레비전에서 보고는 탄성을 질렀다. 아, 드디어 이런 분을 보게 되는구나!, 하고. 

 

 

 

 

언젠가는 가보고 싶은 나라, 부탄.  

가보지도 않고 그리운 나라, 부탄.  

 

 

 

 

소소하고 말랑말랑한 감동을 받을 준비가 되어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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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처럼 동네 도서관에 놀러갔다가 발견한 시 한 수가 긴 여운을 남긴다. 문예지도 오랜만이다. 예전엔 이것 저것 많이 접했었는데...그래서인가, 옛 친구를 만난 기분이다. 

시인 이원규에 대한 글이 몇 편 실려있어 살랑살랑 넘기다가 만난 시이다.  

 

족 필(足筆)   이 원 규   

 

노숙자 아니고선 함부로 

저 풀꽃을 넘볼 수 없으리 

  

바람 불면  

투명한 바람의 이불을 덮고 

꽃이 피면 파르르  

꽃잎 위에 무정처의 숙박계를 쓰는   

 

 세상 도처의 저 꽃들은 

슬픈 나의 여인숙 

 

걸어서 

만 리 길을 가 본 자만이 

겨우 알 수 있으리 

발바닥이 곧 날개이자 

 

한 자루 필생의 붓이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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