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중인 갈대

 

 

 

엉겅퀴

 

 

 

병꽃

 

 

 

해당화

 

 

 

해당화

 

 

 

마가렛

 

 

 

개망초

 

 

 

너는 누구니?

 

 

 

아카시

 

 

 

 네잎 클로버

 

 

 

붓꽃과 소금창고

 

 

 

이팝나무

 

 

 

이팝나무

 

 

 

붓꽃

 

 

 

찔레꽃

 

 

 

토끼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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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에게

 

3월. 갓 입학한 너를 상담실 선생님께 의뢰해서 상담실로 보낸 거, 우선 미안하다. 기대와 걱정,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조잘대는 다른 친구들과는 달리 너의 얼굴빛은 마치 지옥에 들어온 듯한 처절한 표정이었거든. 금방이라도 뭔가를 저지를 것 같은 우울하고도 무서운, 그러면서도 고독한 표정이었지. 한마디로 중1짜리 얼굴이 아니었거든.

 

내가 몇마디 말을 붙여보았지만 돌아온 반응은 '관심없음. 귀찮음.'이어서 20년 경력이 넘는 내가 잠시 무안해져버렸지. 그래서 벼르다가 어머니께 전화드렸더니 그렇잖아도 담임인 내게 부탁하시려고 했다는 말씀이야. 상담실에 의뢰하는 거에 대해 흔쾌히 동의하셔서 너를 상담선생님께 보내게 되었던거야.

 

그런데  조금씩 시간이 흐르면서 너의 표정이 많이 부드러워지고 조용히 웃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처음에는 옛친구를 찾아 쉬는 시간마다 다른 반으로 가더니 언제부터는 우리반 친구들과도 티격태격 장난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어. 조종례 시간이나 수업 시간에 집중도 잘하고 말야.

 

너희들은 알까? 너희들이 눈을 반짝이며 내가 하는 말에 집중하면서 다음 말이 무엇일까, 하는 그런 기대에 찬 눈빛을 보내면 내 마음이 살짝살짝 흔들리면서 행복감이 마구마구 밀려든다는 것을. 연애감정 비슷한 그 기분을. 아니, 아직 너희들은 모르겠다. 부모가 되어서 자식을 낳아봐야 알 수 있는 거거든.

 

너희들은 존재자체가 참 사랑스럽고 기특해. 물론 성적에 관계없이 말야. 그리고 나는 특히 표정이 맑은 친구들을 더욱 더 좋아해. 물론 더 좋아한다는 표시는 안 내려고 노력하지. 그것도 일종의 편애잖아. 누구나 편애는 싫어하잖아.

 

그래서하는 얘긴데...네 표정이 그리 나쁘지 않아. 너는 표정관리만 잘해도 일단 남들에게 호감을 받을 수 있는 얼굴이야. 거기다가 약간의 자신감만 보태면 나무랄 데가 없어. 아직은 어리지만 너가 지식을 쌓고 지혜로운 사람이 된다면 분명 너는 주위를 밝고 환하게 만들거야. 네 얼굴에서 그런 게 읽혀져. 그래서 참 아까워, 너가 너를 볼 수 없다는 것이. 너의 이런 지적인 외모를 이제부터 키워보지 않을래? 물론 실력으로 말이지.

 

그리고, 시력이 좋지 않다며? 그래서 앞자리에 앉고 싶은데 감히(?) 말하지 않는다는 거, 오늘 알았단다. 사실 눈이 나쁘다고 해서 자리를 앞자리로 바꿔주기는 쉽지 않아. 많은 아이들이 앞자리를 선호하다보니 특별히 봐줄 수도 없구말야. 너도 이런 사정을 알고 있기에 말을 하지 않는 것이겠지. 신중하고 남을 생각할 줄 아는구나.

 

아니면 말을 해봐야 거절당하고 무시당할 것 같아 아예 생각지도 않는 건.....아니겠지? 담임인 내가 네게 그렇게 보였다면 몹~시 서운한 걸.

 

이런 편지, 참 낯설고 간지럽다. 너희들처럼 선생님들도 이따금 숙제를 해야하거든. 사실 이 편지 숙제야. 그런데 반가운 숙제였어. 너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싶은데 너는 지레 겁을 먹고 나를 피하는 눈치였거든. 이럴 때 마침 너에게 편지를 쓸 기회가 온 거야.

 

답장을 바라면 안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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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백호의 사진을 보고 딸아이가 그런다. "엄마와 아버지 얼굴을 묘하게 섞어놓은 것 같아."라고. 아마도 흰머리 때문이리라. 내 흰머리와 남편의 흰머리를 합성한 것 같긴하다. 머리의 하얀색 때문에 얼굴빛이 좀 더 맑게 보이는 모습도 공통점일 게다. 얼굴빛과 더불어 마음도 맑아진다면 늙을 만도 한데...

 

최백호의 cd를 처음 구입했다.

 

젊은 아티스트인 말로, 기타리스트 박주원, 하모니카 연주가 전제덕 등과의 어우러진 곡들이 참 들을 만하다. 기존의 성향과는 다른 시도가 참신해서 좋다.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무엇인가를 새롭게 해본다는 것에 가치를 두고 싶다.

 

듣다보면 경쾌한 탱고리듬에 몸을 맡기고 가볍게 흔들어보기도 한다, 하루종일 들어도, 잠들기 전에 들어도, 낮에 과도하게 섭취한 카페인 때문에 잠을 설치는 새벽에 들어도 좋긴한데, 좀 지나치게 회고조로 흐르는 게 약간 질린다. 그게 콘셉이라면 뭐 할 말은 없지만.

 

그러나 좀 더 솔직한 감상은, 젊은 아티스트들과의 작업이 그리 자연스럽거나 매끄러워 보이지 않고 장식적인 효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는 점이다. 최백호의 노래도 강한 호소력은 있지만 변화가 적고 단선적이어서 지루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자연스러움이 아쉽다.

 

이 cd에 실린 엇비슷한 분위기의 노래에 젖다보면 어느 새 레너드 코헨의 노래들이 떠오른다.

 

 

 

 

 

 

 

 

 

 

 

 

 

 

 

 

구입해놓고 한두 번 들어본 레너드 코헨의 노래들을 일삼아 다시 들어보았다. 가사도 한번씩 음미해본다. 속삭이듯 하면서 무언가를 늘 뒤돌아보는 듯한 그러면서 철들지 않는 장난기도 느껴지는 듯한 분위기도 여전했고, 악기 소리 같기도 한 잘근잘근 씹는 듯한 읊조림도 더욱 매력적이었다. 노래인지 시인지 흐느낌인지 모를, 그 모두를 아우르는 묘한 색조의 노래들이 여전했다.

 

무엇보다도 단순한 가사가 다시 보였다.

 

I caught the darkness

Drinking from your cup

.

I got no future

I know my days are few

The present's not that pleasant

Just a lot of things to do

.

I used to love the rainbow

I used to love the view

I loved the early morning

I'd pretend that it was new

But I caught the darkness baby

And I got it worse than you

 

두 거장의 노래 가사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가사집을 꼼꼼하게 들여다봐야 한다는 점은 동일하다. 우리말이건, 영어건. 우리말 가사는 좀 더 애절하고 아름답긴 한데 약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미안한 얘기지만 가사면에서는 최백호의 노래보다 레너드 코헨의 노래가 훨씬 간결해서 이해하기 쉽고 듣기도 편하다. 레너드 코헨이 손수 쓴 가사들이라는 점에 마음이 더 끌리기도 하고.

 

모처럼 한가한 한때를 레너드 코헨과 최백호를 비교해가며 듣는 맛이 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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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수치 오두막. 지하수가 얼었는지 수도꼭지를 아무리 비틀어도 물이 나오지 않는다. 밥은 연못에서 물을 길어다 해먹으면 되는데 당장 화장실을 사용하지 못하니 자연 야생적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이럴 때는 차라리 변비라도 걸렸으면 좋으련만 다른 때 보다 장운동이 더 활발해지니... 내 속은  나도 모르겠다.

 

새벽녘의 찬공기는 머리를 띵하게 해서 잠을 설치고 만다. 창 밖의 하늘에는 별이 총총하다. 별빛 바라보며 잠들었는데... 왠지 별들이 나에게 할 말이 많은 것처럼 보인다.  흠, 잠이 덜 깼는데 잠이 쉬이 오지 않는다. 여름이라면 밖에 나가 잔디밭에서 잡초로 자란 쑥과 한바탕 씨름이라도 하련만. 눈사람이라도 만들어 봐?

 

 

얼마전 비가 내릴 때 '봄 비' 운운했는데 봄은 아직 멀~~었다.

 

 

 

 

오두막으로 가는 길. 차량 진입이 불가능하다. 애초엔 자동차가 드나들 수 있을 정도의 너비를 갖춘 소로가 있었으나 태풍으로 유실된 후 다시 원래의 자연상태로 돌아갔다. 길이라는 게 꼭 필요한가, 를 계속 묻게 한다. 쌓인 눈길을 가볍게 걷는다. 발이 깊이 빠지지 않는다. 여기가 히말라야라면 이렇게 얼어서 만년설이 되는 것이겠지, 아마.

 

 

 

좀 더 가까이 다가가서 사진을 찍고 싶은데 행여 개울에 빠질까 두려워 이쯤에서 카메라에 담는다.

언제였던가. 캄캄한 한겨울 밤에 저 개울을 맨발로 건너간 적이 있었는데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는다.

 

 

 

뭔가 뿌듯해지는 기분. 마음에 더운 기운이 솟는다. 햇볕 때문!

 

 

 

 

나무는 겨울에도 살아서 숨을 쉰다. 그 숨이 나무 주변의 눈을 녹인다. 카메라를 손에 들고 있으니 사물들이 새롭게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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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목적강당을 신축하며 이름을 공모했는데 다음이 수상작이다. 나의 순간적인 영감으로 만들어진 "다부짐"이 2등으로 당선되었다. 다부지고 당차게 체력단련하는 체육관(gym)의 의미를 가졌노라고 주창했지만 아무래도 일상적으로 쓰이기에는 역부족했나보다. 그래도 2만원의 상품권을 받게 되었는데 <노자타설>을 살까 생각중.

 

--학생부문

1등  꿈비터

2등  해인관

3등  남동관 / 라온제나

 

--교사부문

1등 남현재

2등 다부짐

3등 중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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