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본 후 인터넷을 검색해 보았더니, 와우 이 영화가 대단한 화제를 일으킨 영화였다. 이것도 모르고 2012년을 마감할 뻔했다. 이제라도 알게 되어서 다행이다 싶다.

 

그간 학교라는 공간에서 많은 아이들을 만났고 이 영화의 주인공 '이샨'과 비슷한 아이들도 많이 만났기에 이 영화를 경건한 마음으로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숨 죽이고 보았다. 나로 인해 상처 받았을 많은 아이들이 떠올랐다.

 

주의 산만, 집중력 결핍, 책임감 회피, 학습의욕 저조, 타인에 대한 배려 부족,...등 이런 아이들을 설명하는 수많은 단어들을 지금도 늘 입에 달고 살고 있잖은가.

 

그래서 이 영화의 말미 부분에 나오는, 이샨의 아버지에게 던지는 니쿰브 선생님의 다음의 대사에 가슴이 턱 막혀왔고, 죄인이 된 심정이었다.

 

" 솔로몬 제도에선 원주민들이 농사를 지으려고 숲을 개간할 때 나무를 베지 않죠. 그냥 나무 주위에 모여 욕을 퍼부어요. 저주를 하죠. 그럼 며칠 후에 나무는 말라 시들고 스스로 죽죠."

 

 

이 영화를 추천해주신 분이 반드시 이 영화를 두 번 보라고 했는데, 영화 상영 시간이 너무 길다.

2시간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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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퇴근길. 퇴근하기 위해 출근한다고 할만큼 이 길은 매력적이다.

 

평소 한 시간 걸리는 퇴근길이 폭설 때문에 한 시간 십 분이나 걸렸다. 걸어도 걸어도 길이 줄어들지 않았다. 겨우 공원 출구가 보이는 지점에 이르니 가로등이 켜지기 시작했다. 이런 날은 공원에 산책나온 사람도 드물다.

 

 

사진이 흔들렸군. 눈길을 걷는 내 발걸음도, 인적 드문 공원을 걷는 내 마음도 이렇게 흔들렸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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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 중에서 가정사에 얽힌 문제가 제일 고질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족이란게, 일단 문제를 안고 있으면, 예를 들어 우환 같은 게 있으면, 그 세대가 끝나기 전까지는 해결될 수 없는 난제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풀리지 않는 난제에 압사당하지 않기 위해 몸부림 치다보면 세상사에 일정한 거리감 내지는 무심함이 자신을 대신하게 된다. 가정사에 빠져있으면서 세상을 돌아보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새삼, 진짜 새삼 깨닫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런 와중에 세상을 향한, 세상의 변화를 촉구하는 진지한 책을 읽는 다는 것은 마음에 또 하나의 바윗덩어리를 얹는 것처럼 무게를 더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독서라는 게 무게에 무게를 더하는 일이지만 그래도 가정사에, 세상사에 압사당하지 않기 위해서 부단히 자신을 투사해야 할 일임을 그저 묵묵히 실천할 뿐이다.

 

  참다운 이 책을 요렇게밖에 소개하지 못하는 게 무척 아쉽다. 그래도 이나마 끄적거리는 이유는 이 책을 잊지 않기 위해서다.

 

  (215쪽) 시민이 자신이 속한 집단과 계층의 진정한 이해에 눈을 뜨면 그것이 날줄이 되고, 이해의 한계를 넘어서 연대의 필요성을 각성하면 씨줄이 된다. 날줄과 씨줄이 촘촘하게 그물처럼 엮이면 빈곤선 이하로 추락하는 약자를 보호하는 사회 안전망이 되고, 기득권을 가지 이들로부터 양보와 동의를 받아내는 압력 수단이 될 것이다.

 

 

 

무거운 마음에서 벗어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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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평가단 10기 활동을 마무리합니다.

일 년 동안 신간평가단에서 활동했다. 따끈따끈한 신간 서적을 공짜로 받아보는 맛은 별미였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작가나, 읽어보고 싶은 책이 선정되었을 때는 입가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았으며, 즐거울 일이 별로 없는 일상에서 이런 책들은 박카스 같은 청량제 구실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갈수록 리뷰 쓰기가 만만찮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언제부터였을까. 지난 해 10월, 무릎인대가 늘어나고 그 여파가 드디어는 족저근막염까지 몰고왔다. 여러 군데의 병원 치료도 그때뿐이어서 오늘은 큰마음 먹고 멀리 있는 전문한방병원에 다녀왔다. 통증이 심한 건 아닌데 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출근의 유일한 목적인 퇴근 산책을 할 수 없다는 것은 굉장히 우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때부터였으리라. 걷는 게 시원찮아지면서 삶도 쓸쓸해졌고 리뷰쓰기도 조금씩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평소 지론인 <걷듯이 읽고, 읽듯이 걷고>를 철저히 실천하게 되었다고나 할까. 언행일치의 완벽한 삶을 구가하고 있다니...겨우 산책 정도 가지고 이렇게 앓는 소리를 하게 되는 게 좀 부끄럽긴 하지만.

 

하여간 걷는 것이 시원찮아지면서 리뷰 쓰기가 숙제처럼 다가오기 시작했다. 글을 제대로 쓰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어떻게든 숙제는 해야 한다는 강박이 더 심했다. 타고난 성실성이 미적 감수성과 예술적인 노력에 앞섰다고나 할까. 재미 보다 성실성이 앞서는 건 유쾌한 일이 아님을 절감하며 꾸역꾸역 10기 신간평가단 마지막 리뷰를 쓰고, 11기 신간평가단에는 일말의 희망도 품지 말자고 생각했다.

 

속절없이 비처럼 떨어져 내리는 벗꽃을 물끄러미 지켜보듯, 눈 앞에서 스치고 지나가는 신간평가단 공지는 내 굳은 의지와는 별도로 내 마음 한 구석을 쓸쓸하게 적셔왔음을, 그래서 이 짧은 봄이 더 아쉬웠음을 숨기고 싶지 않다. 허나 숙제에서 벗어나니 한편으로는 기쁘기도 하다.

 

그러면 마지막 미션!

 

1) 10기 신간평가단 도서 중 가장 좋았던 책으로는  <빌 브라이슨의 대단한 호주 여행기>를 꼽고 싶다. 내가 호주를 여행한다 해도 절대로 이런 책을 쓸 수 없기에.

 

 

 

 

 

 

 

 

 

2) 10기 신간평가단 도서 중 내맘대로 베스트 5:

 

 

 

이 책에 소개된 <나스타샤>라는 소설을 만날 수 있었다.

 

 

 

 

 

 

 

일상의 삶에 대한 어떤 통찰 같은 게 느껴졌다.

 

 

 

 

 

 

 

사는 대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생각하는 대로 살아야 겠다는 다짐을 하게 하는 책.

 

 

 

 

 

 

 

 

새삼 내게도 이상형의 인간이 있었으니, 그 이름 호시노 미치오!

 

 

 

 

 

 

 

무라카리 하루키의 책 중에서 기대에 못 미친 책이라 골라보았다. 기대에 못 미친 책이어도 선정되다니 무라카미는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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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리의 도시락

 

알라딘이 조금씩 싫어지고 있다. 얼마 전만 해도 상단에 있는 알라진 메인에 마우스를 갖다대면 국내도서, 외국도서, 전자책....등등이 보이면서 '영화'도 다소곳이 끼여 있었다. 그런데 어제 이 영화를 보고와서 몇 줄 끄적거릴까하여 밤 늦은 시간에 컴퓨터를 켜고 낯익은 친구같은 알라딘에 들어왔더니 '영화'라는 글자가 깜쪽같이 사라져버린 거다. 결국 이 곳에서 영화리뷰를 못쓰게 된 것인지 아니면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인지, 하여튼 리뷰대신 페이퍼를 쓰자니 갑자기 공간이 옹색해진 기분이다.

 

잘 나온 영화 포스터 구하기가 갑자기 어려워졌다. 그간 알라딘에 들어와서 영화제목만 검색하면 포스터가 단번에 나왔었는데, 아, 그건 이미 끝나버린 마술 같은 것이었다.

 

그럴 수 밖에 없을까. 연말에 책을 많이 구입하면 공짜로 주던 머그컵과 달력을 언젠가부터는 약간의 댓가를 지불해야만 얻을 수 있게 되었고, 어느날 문득 블로그를 살펴보니 원하지도 않는 북스토어 글자가 떡하니 들어와있질 않나, 드디어는 영화라는 메뉴마저 사라지게 되었다. 하기야 영화를 상영하는 것도 아니고 판매하는 것도 아닌데 공간만 차지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겠지. 저간의 사정이야 없지 않겠지만, 그러면 얼마전까지 유지해온 건 뭔가. 혹 미끼 같은 건가?

 

인심이 점점 야박해져가는 알라딘이 그래서 조금식 싫어지고 있다.

 

 

어제 시내출장을 끝내고 귀가하다가 혹시나 아직도 상영중인가 싶어 cgv에 들렀다가 시간이 맞아서 인도 영화 <스탠리의 도시락>을 보았다. 평일 오후 2시대와 5시대에 상영하는 영화라서 보는 사람이 적을 수 밖에 없겠지만 그래도 그렇지, 나 포함해서 관람객은 전부 3명이었다. 영화의 흥미, 작품성 등등을 떠나서 이런 영화를 내가 계속 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확실해졌다. 나같은 사람이라도 봐줘야지 그렇지않으면 이런 인도영화는 수입조차 않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 영화는 소박함 그 자체다. 내용이나 형식도 그렇고, 경제적으로도 아마 몇 푼 들이지 않고 찍었음에 분명하다. 마치 대학의 졸업작품 같은 면모를 보이고 있다. 그래서 더 귀한 작품이지 싶다. 꼭 비싼 돈을 들여야 제대로 된 영화를 만드는 건 아니지 않은가.

 

돈이 되지 않는 것은 점점 외면당하는 세태에, 그 단면을 서서히 보여주는 알라딘을 보면서, 이 영화의 의미를 잠시 생각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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