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베네치아

 

□ 재료 : 강하게 볶은커피100cc,그래뉼당 약간,브랜디 5cc,초콜릿시럽 20cc,휘핑크림 큰술 2

■ 방법 :

① 컵에 그래뉼당을 넣는다.

② 브랜디를 따른다.

③ 초콜릿시럽을 넣는다.

④ 커피를 따르고 함께 섞어준다.

⑤ 휘핑크림을 띄워 놓는다.

※ 베네치아는 베니스를 말하며 이곳에서 유럽의 커피문화가 시작되었다. 카페 베네치아는 300년의 역사를 지닌 고전적인 커피메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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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스(Eros)와 프쉬케(Psyche) Ⅱ - 프쉬케의 시련



 곡식의 여신 데메테르

프쉬케(Psyche)는 남편의 행방을 찾아 밤낮 먹지도 않고 자지도 않으면서 그리스 온 땅을 누볐다. 하지만 사람들은 에로스가 신이라서 그 행방을 알지 못했다.
신들은 알지 모르지만 프쉬케는 신들을 만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산꼭대기에 있는 어느 신전을 보았다. 누구의 신전인지도 모른체 프쉬케는 남편인 에로스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몇 날 며칠을 그 신전을 깨끗하게 정리하였다.

신전의 주인은 곡식의 여신 데메테르(Demeter) 였다. 데메테르는 며칠동안 프쉬케가 열심히 신전을 정리하는 것을 보고 불쌍히 여겨 프쉬케에게 에로스를 만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프쉬케는 데메테르의 충고대로 에로스의 어머니인 아프로디테(Aphodite)에게 직접 용서를 구했다. 아프로디테는 여전히 분노가 풀리지 않은 상태였고, 프쉬케를 종으로 삼아 여러 가지 시련을 부과했다.

첫번째 시련은 창고에 산더미처럼 쌓인 비둘기의 모이(밀, 보리, 양귀비, 좁쌀)를 같은 종류끼리 가려 놓으라고 했다.
엄청나게 많은 일거리에 손댈 엄두도 못내고 프쉬케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프쉬케가 가엾다고 생각한 에로스는 개미들에게 프쉬케를 도와주도록 하였다.
일이 모두 끝난 것을 보고 아프로디테는 프쉬케에게 남편을 꾀어냈다고 화를 내었다.

두번째 시련은 황금으로 된 털을 가진 사나운 양의 털을 깎아 오는 일이었다. 양의 수도 너무 많고, 그 양들은 인간세상의 순한 양이 아닌 인간을 공격하는 양이었다.
프쉬케는 절망하여 강가에 앉아 차라리 죽어버리면 이 고통이 끝나리라 생각하고는 강물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

이때 그녀를 측은하게 생각한 강의 신이 갈대를 흔들면서 양이 물을 먹는 장소를 가르쳐 주고는 저녁에 그곳에 가면 가시나무 가지에 많은 황금 털이 걸려 있으니 이를 모아 가면 된다고 일러주었다.


 저승의 뱃사공 카론과 애원하는 프쉬케
세번째 시련은 발디딜 곳이 없는 천길 만길 계곡으로 떨어지는 폭포로부터 물을 길어오라는 것이었다. 날개 달린 새라면 모를까 불가능한 일이다.
프쉬케는 넋을 잃고 눈물을 흘리면 폭포만 바라보았다. 때마침 독수리 한 마리가 날아와 부리로 물 항아리를 채어 가더니 폭포에서 물을 떠다 주었다.

네번째 시련은 명계(冥界)에 내려가서 페르세포네로부터 '아름다움'을 얻어 오라는 명령이었다. 프쉬케는 이번에야 말로 죽었다고 생각했고 스스로 목숨을 끊을 결심으로 높은 탑 꼭대기로 올라가 떨어지려고 했다.

그때 탑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는 프쉬케에게 지하세계로 가는 길과 위험을 피하는 방법, 다시 지상으로 돌아오는 방법들을 알려주었고 절대 페르세포네의 상자를 열어보아서는 안 된다는 충고를 해주었다.


탑의 가르침대로 온갖 위험을 이겨낸 후 천신만고 끝에 지하의 여왕 페르세포네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다행히 페르세포네는 프쉬케에게 친절하게 대해 주면 선뜻 '아름다움'이 들어있는 상자 하나를 내주었다.


 '아름다움'이 들어 있는 상자를 열어 보는 프쉬케
절대로 도중에서 열어봐서는 안 된다는 말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움'을 직접 두 눈으로 보고 싶은 욕심에 프쉬케는 상자 뚜껑을 열었다.
그러자 달콤한 '잠'이 빠져 나와 프쉬케를 잠들게 했다. 프쉬케는 잠자는 시체가 되었고 지각도 움직임도 없는 시체가 되었다.

천상에서 자기를 찾기 위해 온갖 고생을 감수하는 프쉬케의 모습을 빠짐없이 보고 있던 에로스는 잠을 끌어 모아 다시 상자 속에 가두고, 자기의 화살로 프쉬케를 가볍게 찔러 깨웠다.
잠에서 깨어난 프쉬케는 그렇게도 그리워하던 에로스를 발견하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에로스는 곧장 올림포스로 가서 제우스에게 프쉬케와 자기가 정식으로 결혼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애원했다. 제우스는 두 연인을 위해 아프로디테를 설득하여 마침내 그녀도 승낙하였다.

제우스는 프쉬케를 천상의 회의에 참석케 했고 불로 불사의 음식인 암브로시아를 주었다.
이리하여 지고지순한 사랑을 한 프쉬케는 마침내 에로스와 결혼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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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스(Eros)와 프쉬케(Psyche) Ⅰ- 아름다운 프쉬케



  이 이야기는 기원전 2세기경 로마 작가 아플레이우스의 '황금 나귀'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아플레이우스가 쓴 것인지, 기원전 2세기에 그가 지어서 쓴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작가가 로마 사람이므로 신들도 로마 이름으로 되어있다.
 



 사랑에 빠져 청년이 된 에로스

옛날 어느 왕국의 왕에게 아름다운 세 딸이 있었다. 세 딸이 모두 미인이었으나, 특히 막내딸 프쉬케(Psyche)의 아름다움은 먼 나라에까지도 소문이 날 정도로 뛰어났다.
그녀의 아름다움을 보기위해 모여든 사람들은 그녀의 아름다움에 반해서 최고의 찬사(讚辭)를 아끼지 않았다.

자연히 아프로디테(Aphrodite)의 신전을 참배하는 자들의 수가 급격히 줄더니, 급기야는 제단을 돌보는 사람도 없게 되어 향불은 꺼지고 제단은 황폐해졌다.

몹시 노한 아프로디테는 아들 에로스(Eros)에게 프쉬케가 가장 비천한 사내를 사랑하도록 하여 세상의 웃음거리로 만들라는 명령을 했다.

어머니의 명령은 받은 에로스는 우선 잠든 프쉬케의 입술에 쓴물(있는 것을 없게 하는 물) 두어 방울을 떨어뜨렸다.
이로써 프쉬케의 입술은 어떤 사내의 얼굴도 붉히게 할 수 없었다.
그런 후에 에로스는 다시 프쉬케의 어깨에 금화살촉을 살며시 갖다 대었다.


 에로스와 프쉬케

마침 그때 자고있던 프쉬케가 큰 눈을 뜨고 에로스쪽을 바라보았다. 에로스는 한편으론 놀라고, 또 한편으론 너무 아름다워 무심결에 프쉬케을 찌르지 못한 화살을 치운다는 것이 자신의 손을 찌르고 말았다.

그 순간 에로스는 프쉬케를 보고 사랑에 빠져서 쓴물로 제 상처를 해독하는 것도 잊고 오히려 프쉬케의 머리카락에 단물(없는 것을 있게 하는 물)을 뿌려, 그 아름다움을 거두기는커녕 한층 더 아름답게 해주었다.

프쉬케는 나날이 더욱더 아름다워지는데 이상하게도 누구 하나 그녀에게 청혼을 하지 않았다.
모두들 그녀의 아름다움을 칭찬했으나 그것은 숭배에 가까운 사랑으로써 감히 아내로 삼을 생각을 아무도 하지 못했던 것이다.

평범한 아름다움을 가진 두 언니들은 모두 왕자와 결혼하여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프쉬케는 사랑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자신의 미(美)에 싫증을 느끼기 시작했고, 그녀의 운명을 두려워한 부모들은 아폴론의 신탁에 문의했다.

신탁의 대답은 그녀의 남편은 날개가 달린 무서운 괴물로써 바위산 꼭대기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프쉬케를 떠나는 에로스

신탁이 내린 이상 그대로 따를 수 밖에 없었다. 프쉬케는 운명에 순종하기로 하고 산에 올라갔다. 산에 혼자 남게 되어 두려움에 떨고 있던 프쉬케를 서풍의 신 제퓌로스(Zephyros)가 꽃이 함빡 핀 골짜기로 인도해주었고 그녀는 점점 마음이 진정되었다.

그곳은 아름다운 숲이 있었고 더 들어가자 굉장한 궁전이 있었다. 궁전에 들어간 프쉬케는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고 목소리로 그녀를 안내하는 하인들의 시중을 받았다.
프쉬케의 남편은 어두운 밤에만 찾아왔고 날이 밝기 전에 떠나갔다. 그러나 그의 음성은 사랑에 충만하였고 그녀의 마음에도 같은 애정을 불러일으켰다. 그녀는 남편의 얼굴을 보고자 하였으나 그는 그 간청을 들어주지 않았다.

행복한 날들이 계속되면서 프쉬케는 부모님과 언니들이 자신의 소식을 듣지 못해 괴로워하고 있을 것을 걱정하였다. 그래서 어느날 밤 남편에게 그것을 이야기했고 그는 언니들이 프쉬케를 보러 오는 것을 허락했다.
언니들이 궁전에 찾아왔을 때 프쉬케는 목소리만 들리는 수많은 시종들로 하여금 언니들의 시중을 들게 하여 목욕도 하고, 음식도 먹고, 여러 가지 보물도 자랑하였다.

동생의 화려한 생활에 질투심을 느낀 프쉬케의 언니들은 남편에 대해서 의심을 품게 만드는 질문을 계속했고, 남편은 무서운 괴물이며 언젠가 프쉬케를 잡아먹을 것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언니들의 말에 개의치 않으려 했으나 프쉬케는 호기심을 억누를 수 없었다.


 남편을 의심하는 프쉬케

밤이 되자 그녀는 등불과 칼을 준비했다. 그리고 남편이 잠들었을 때 등불로 남편의 얼굴을 보았는데 그녀의 눈앞에 보인 것은 무서운 괴물이 아니고 신들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고 매력 있는 신이었다.
그의 금빛 고수머리는 눈과 같이 흰목과 진홍색의 볼 위에서 물결치고 어깨에는 이슬에 젖은 두 날개가 눈보다도 희고, 그 털은 보들보들한 봄꽃과 같이 빛나고 있었다.

프쉬케는 남편의 모습을 넋을 잃고 보다가 그만 등잔의 뜨거운 기름 한 방울을 에로스의 어깨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잠에서 깬 에로스는 말 한 마디 없이 흰 날개를 펴고 창 밖으로 날아가 버렸다.
프쉬케는 정신없이 남편을 따라 나갔다. 그러자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남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자기가 사랑의 신 에로스라는 걸 밝히고, 슬픈 어조로 이별의 말을 했다.

"이제는 영원히 그대와 이별할 수밖에 없소. 사랑이란 신뢰가 없는 곳에서는 자라날 수 없는 것이니까."

에로스가 떠나간 뒤 그녀가 있던 자리는 궁전은 없어지고 정원도 사라지고 그녀는 넓은 벌판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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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이 된 악타이온(Actaeon)


 목욕하는 아르테미스를 훔쳐보는 악타이온
어느날, 카드모스왕의 아들인 악타이온(Actaeon)은 많은 친구들과 함께 사냥을 나갔다. 한참동안 사냥을 하다가 지친 그는 함께 온 친구들과 잠시 쉬기로 했다.

그들은 울창한 나무에 둘러싸인 골짜기에서 쉬고 있었다. 그 골짜기 끝에는 자연적으로 만들었으나, 마치 사람이 꾸며놓은 것처럼 아름다운 동굴이 있었다.
동굴의 한쪽 구석에는 맑은 물이 솟아나오고, 주위에 싱그러운 풀이 우거져 있는 샘이 있었다.
달의 여신이자 사냥의 여신인 아르테미스(Artemis)는 사냥에 지치면 이 샘에 들러 목욕을 하며 사냥의 피로를 풀곤 했다.

이날도 여신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사냥을 한 후 샘에 들러 목욕을 하고 있었다. 한편 악타인온은 친구들 곁을 떠나 이것 저곳을 거닐다가 우연히 동굴을 발견하고 동굴 입구까지 오게 되었다.

무심코 동굴 안을 들여다보던 악타이온은 님프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여신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갑자기 나타난 사내를 보고 놀란 님프들은 비명을 지르면서 자기들의 몸으로 아르테미스의 몸을 가렸지만 키가 컸던 여신은 얼굴을 들키고 말았다.


 개에게 물어 뜯기는 악타이온
악타이온에게 나체를 보인 여신은 활을 쏘려고 했으나 옷을 멀리 벗어 놓았기 때문에 이 침입자의 얼굴에 물 을 끼얹으며 말했다.

"가서 아르테미스의 나체를 보았다고 말할 수 있으면 말해 보아라."

이 말이 끝나자마자 악타이온은 머리에 뿔이 솟고, 온몸이 털이 나더니 사슴으로 변해 버렸다. 어찌할 바를 몰라 숲 속을 방황하던 악타이온은 사냥개들이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것을 보았다.

결국 사냥개들에게 잡혀 온몸이 물어 뜯기는 아픔을 느끼며 그는 사냥감을 찾은 친구들이 그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들었고 이내 숨이 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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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4-07-02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르테미스 무서워... ㅡ..ㅡ;; 실수로 본 거구만 좀 봐주지.
말 안하기로 맹세한 다음에 막 떠벌리고 다녔음 몰라도.. 그죠?

꼬마요정 2004-07-02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아르테미스는 칼리스토도 곰으로 만들어버리구... 제우스나 곰으로 만들지..ㅋㅋ
 

이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잘 만들어진 사극 한 편, 내지는 17세기 우리네 삶을 세세하고, 친밀하게 보여주는 다큐를 한 편 보고 난 기분이랄까? 아주 생생한 글맛과 술술 풀어가는 옛 이야기 속으로 나도 모르게 스르르 빨려 들어가고 만다. 그러나 그렇게 스르르~~흘러들지만 결코 여유부리며, 마냥 옛이야기 읽듯 흐느적거리면서 읽을 책은 아니였다. 다름아닌 한 여자의 자살을 둘러싼 시대적 이야기이니 말이다.

이 책은 향랑 사건으로 본 17세기 서민층의 생활사와 가족사를 면밀하게 보여줌과 동시에 당시 급변하던 당시의 결혼제도와 그것으로 수많은 여자들이 불이익을 감수하거나, 향랑처럼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도록 만든 시대적 이야기가 이 책을 주를 이룬다. 그리고 중간 중간 향랑의 이야기와 연결되는 다른 옛이야기들이 버무려져서 책 읽기의 맛과 방대한 자료들만으로도 아주 좋은 책임에 분명하다 하겠다.

향랑이 살았던 선산은 오늘날로 보면 구미시 형곡동에 위치하고 있고, 현재는 거대한 주택단지를 이루고 있는 지역에서 살던 옛 여인이였다. 그곳은 일반 백성만이 아니라 짐승들까지도 절의를 지킬 줄 안다고 자부하는, 다른 지역에 비해 유교적인 성향이 매우 강한 지역이였다. 그런 지역이다보니....그런 지역답기 위하여 알게 모르게 그 마을 사람들의 뇌리엔 절의에 대한 강한 억압이 자리하고 있을 터이다. 사실, 향랑이 또한 망나니같은 서방과 이혼하고 다시 재가를 할 수도 있는 신분이였음에도 그러지 않고 결국 죽음을 선택한 것을 보면 향랑 스스로도 그런 억압을 무의식적으로 가지고 있었는듯 하다. 물론 향랑이가 몸 붙힐 곳이 하나 없을만큼 가족들이나 시집에서 그녀를 내 몰은 이유도 있었지만 말이다.

요즘은 많이 나아졌다곤 하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에선 이혼한 사람, 특히 이혼한 여자들에 대한 시각이 곱질 못하다. 이혼한 여자가 다시 결혼을 하고, 게다가 계모가 된다면...그것은 주위 사람들 입방아의 소재거리로 오르기 일쑤인 시대가 부끄럽지만 아직 우리 시대다. 물론 일부에선 나아졌다고 말하지만 아직 그런 시각으로 고통받는 여자들이 어디 한 둘이냔 말이다. 그런 사람들의 잘못된 인식의 시작을 이 책은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서 난 아주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다. 원래 우리나라 혼인 풍속은 남자가 여자의 집으로 가서 혼례를 치루고 그대로 처가에 눌러 사는 '남귀여가'와 '처가살이'였다고 한다. 자식들이 다 큰후에 시집으로 돌아가 살았기에 아들만을 선호하지도 않았고, 친손주, 외손주를 차별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이런 결혼 풍속은 고대삼국, 고려, 조선을 망라하고 계속 이어져 왔는데, 조선조에 와서 중국의 '주자가례'가 도입되면서 이른바 친영론(親迎論)이 제기되고, 태종은 남귀여가를 비판하고 친영을 실시하도록 주장하게 되고, 점점 가부장제도가 정착하면서 여자들의 재가금지가 되고, 이전시대엔 활발하던 여성들의 예술이나 문학활동이 집안으로 축소화되면서 가문보조자의 역할만 수행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얼마나 안타깝고, 아까운 일인가!!

그런 시대의 이혼하거나, 이혼 당한 여자들은 갈 곳이 없었다. 친정엘 가면 출가외인이 되고, 시집에선 내몰리고....재가를 하면 평생 사람들로부터 '더러운 년' 소리 듣기에 딱이였다. 자존심도 강하고, 자기 주장이 강하던 향랑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만다. 이것은 그녀 스스로 자살한 사건이라고 하기 이전에 사회의 결혼제도와 그 제도들로 만들어진 사람들의 인식들이 만들어낸 집단적 타살이기도 하다.  사회적 타살 사건!!!

그러나 선산의 양반과 벼슬아치들은 향랑의 자살을 두고, 자기 고장의 이미지답게 재가하지 않고 목숨을 끊은 하나의 지아비만을 섬기려한 열녀로 포장하려 든다. 지금도 고소설이나 고문서에는 향랑은 열녀로 전해진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당시의 시대적, 지역적 요소들을 고려하여 향랑을 열녀라는 어색한 포장 대신 억울하게 죽음을 선택한 인간으로 다시 제대로 돌려 놓았다고 본다. 그것이 이 책의 가장 큰 가치라 하겠다.

향랑이 죽기전 노래한 [산유화]는 원래 백제 망국의 한을 노래한 것이지만 향랑의 마음도 고스란히 담긴 노래이기도 하다. [산유화]를 끝으로 리뷰를 마친다.

하늘은 어이하여 높고도 멀며

땅은 어이하여 넓고도 아득한가.

천지가 비록 크다하나

이 한 몸 의탁할 곳이 없구나.

처라리 이 강물에 빠져

물고기 배에 장사 지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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