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스(Eros)와 프쉬케(Psyche) Ⅱ - 프쉬케의 시련



 곡식의 여신 데메테르

프쉬케(Psyche)는 남편의 행방을 찾아 밤낮 먹지도 않고 자지도 않으면서 그리스 온 땅을 누볐다. 하지만 사람들은 에로스가 신이라서 그 행방을 알지 못했다.
신들은 알지 모르지만 프쉬케는 신들을 만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산꼭대기에 있는 어느 신전을 보았다. 누구의 신전인지도 모른체 프쉬케는 남편인 에로스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몇 날 며칠을 그 신전을 깨끗하게 정리하였다.

신전의 주인은 곡식의 여신 데메테르(Demeter) 였다. 데메테르는 며칠동안 프쉬케가 열심히 신전을 정리하는 것을 보고 불쌍히 여겨 프쉬케에게 에로스를 만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프쉬케는 데메테르의 충고대로 에로스의 어머니인 아프로디테(Aphodite)에게 직접 용서를 구했다. 아프로디테는 여전히 분노가 풀리지 않은 상태였고, 프쉬케를 종으로 삼아 여러 가지 시련을 부과했다.

첫번째 시련은 창고에 산더미처럼 쌓인 비둘기의 모이(밀, 보리, 양귀비, 좁쌀)를 같은 종류끼리 가려 놓으라고 했다.
엄청나게 많은 일거리에 손댈 엄두도 못내고 프쉬케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프쉬케가 가엾다고 생각한 에로스는 개미들에게 프쉬케를 도와주도록 하였다.
일이 모두 끝난 것을 보고 아프로디테는 프쉬케에게 남편을 꾀어냈다고 화를 내었다.

두번째 시련은 황금으로 된 털을 가진 사나운 양의 털을 깎아 오는 일이었다. 양의 수도 너무 많고, 그 양들은 인간세상의 순한 양이 아닌 인간을 공격하는 양이었다.
프쉬케는 절망하여 강가에 앉아 차라리 죽어버리면 이 고통이 끝나리라 생각하고는 강물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

이때 그녀를 측은하게 생각한 강의 신이 갈대를 흔들면서 양이 물을 먹는 장소를 가르쳐 주고는 저녁에 그곳에 가면 가시나무 가지에 많은 황금 털이 걸려 있으니 이를 모아 가면 된다고 일러주었다.


 저승의 뱃사공 카론과 애원하는 프쉬케
세번째 시련은 발디딜 곳이 없는 천길 만길 계곡으로 떨어지는 폭포로부터 물을 길어오라는 것이었다. 날개 달린 새라면 모를까 불가능한 일이다.
프쉬케는 넋을 잃고 눈물을 흘리면 폭포만 바라보았다. 때마침 독수리 한 마리가 날아와 부리로 물 항아리를 채어 가더니 폭포에서 물을 떠다 주었다.

네번째 시련은 명계(冥界)에 내려가서 페르세포네로부터 '아름다움'을 얻어 오라는 명령이었다. 프쉬케는 이번에야 말로 죽었다고 생각했고 스스로 목숨을 끊을 결심으로 높은 탑 꼭대기로 올라가 떨어지려고 했다.

그때 탑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는 프쉬케에게 지하세계로 가는 길과 위험을 피하는 방법, 다시 지상으로 돌아오는 방법들을 알려주었고 절대 페르세포네의 상자를 열어보아서는 안 된다는 충고를 해주었다.


탑의 가르침대로 온갖 위험을 이겨낸 후 천신만고 끝에 지하의 여왕 페르세포네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다행히 페르세포네는 프쉬케에게 친절하게 대해 주면 선뜻 '아름다움'이 들어있는 상자 하나를 내주었다.


 '아름다움'이 들어 있는 상자를 열어 보는 프쉬케
절대로 도중에서 열어봐서는 안 된다는 말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움'을 직접 두 눈으로 보고 싶은 욕심에 프쉬케는 상자 뚜껑을 열었다.
그러자 달콤한 '잠'이 빠져 나와 프쉬케를 잠들게 했다. 프쉬케는 잠자는 시체가 되었고 지각도 움직임도 없는 시체가 되었다.

천상에서 자기를 찾기 위해 온갖 고생을 감수하는 프쉬케의 모습을 빠짐없이 보고 있던 에로스는 잠을 끌어 모아 다시 상자 속에 가두고, 자기의 화살로 프쉬케를 가볍게 찔러 깨웠다.
잠에서 깨어난 프쉬케는 그렇게도 그리워하던 에로스를 발견하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에로스는 곧장 올림포스로 가서 제우스에게 프쉬케와 자기가 정식으로 결혼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애원했다. 제우스는 두 연인을 위해 아프로디테를 설득하여 마침내 그녀도 승낙하였다.

제우스는 프쉬케를 천상의 회의에 참석케 했고 불로 불사의 음식인 암브로시아를 주었다.
이리하여 지고지순한 사랑을 한 프쉬케는 마침내 에로스와 결혼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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