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궁전 천지왕이 하늘과 땅을 만들고 아들들인 대별왕과 소별왕이 각각 저승과 이승을 다스린다. 삼승할망은 아기를 점지하고 돌봐주며 할락궁이가 꽃감관으로 있는 서천꽃밭에서 필요한 꽃들을 취한다. 가믄장아기는 스스로의 복으로 살아남은 운명의 신이며 자청비는 이 책에서 다루는 신 중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를 가진 농경신이다. 남장도 하고 남편도 찾으러 가고 머슴을 죽였다가 살리기도 하는 등 꾀도 많고 멋진 신이다.
다시 얻은 시간은 지난 시간과 달랐다. 살고 싶은 의지는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요즘 사주나 mbti, 타로 등이 유행하는 것이 종교나 가족이 불안을 잠재워주지 못하기 때문이라는데, 무엇이든 그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면 좋겠다. 이름은 다를지라도 그것이 곧 사랑이고 자비이자 신이고 친구이고 가족이란 의미일테니. 그나저나 다음편 빨리 나오면 좋겠다.
인간은 자신과 닮은 것을 좋아하고 미워한다. 자신과 닮지 않은 것은 우러러보거나 두려워한다. 신도 결국 자신과 닮아야 이해할 수 있겠지. 목적에만 치우치지 말고 가는 길에 피어있는 이름 모를 꽃들도 보면서 웃어보면 좋겠다. 어차피 모든 것은 찰나이자 영원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