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지나간다 싶더니, 벌써 추석입니다. 연휴가 긴 건 좋지만 시간이 너무 빨리 흐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 더 추워지기 전에 다녀왔습니다, 북다이제스터 님 추천인 '변가네 옹진냉면'에 말이죠. 북다이제스터 님 고맙습니다!!
백령도까지는 거의 9시간이 걸리지만 인천까지는 반의 반도 안 걸리니까요. 9월 20일... 이미 가기로 되어 있기에 가긴 했는데 그 날.... 태풍도 아닌데 비가 미친듯이 왔습니다. 식당에 앉았는데 안전문자가 오네요, 돌풍 조심하라고. 날씨가 그러해서 그런지 사람은 별로 없었습니다.
냉면 가격이 착하네요. 까나리액젓이 기본으로 들어가는 건 아니지만 필요하면 말하라고 해서 당당하게 달라고 했더니, 직원분이 그렇게 추천하지는 않는다고... ㅎㅎㅎ
부산에서는 느낄 수 없는 거친 메밀이 느껴져서 너무 좋았습니다. 육수는 일반 평냉보다는 좀 달달한 편이었구요. 둘이 잘 어울려서 맛있게 먹었어요. 그리고 까나리 간장을 조금 넣었는데 생각보다 맛있었어요. 싫어하는 사람은 싫어하겠더라구요. 약간 엔쵸비 파스타 느낌도 나고, 쥐포 생각도 났어요. 남편은 못 먹겠다고 해서 저만 넣어먹었습니다.
여기 다녀왔다니까 주짓수 도장에서 같이 운동하는 동생이 해병대 출신인데 백령도에 있었다고 하더라구요. 긴 시간 들여서 갈만큼은 아니지 않냐고 ㅋㅋㅋ 그런데 반가워하더라구요.
이 날 비가 오는 바람에 냉면 먹고 여의도 더 현대 서울 갔어요. 테일러 커피랑 에그 슬럿이랑 소금집 가서 또 먹었습니다. 소금집에서는 잠봉뵈르 샌드위치 몇 개 포장했구요, 에그 슬럿은 입에 안 맞았구요, 테일러 커피는 너무 좋았어요. 그리고 초록초록한 공간들을 구경하고 메종 마르지엘라 향수 팝업에서 향수를 샀는데, 마침 직원분이 부산분!!! 샘플 하나 더 받았답니다. ㅎㅎ
9센티미터짜리 힐을 신고 만 오천보 걸었네요. 어쩐지 발이 아프더라... ㅋㅋㅋ
이번 연휴에 읽을 책들을 샀는데, 왜 샀는지 잠깐 생각했습니다. 집에 읽을 책이 많은데 말이죠? 왜 샀지??
<딩씨마을의 꿈>을 읽고 너무 좋아서 옌롄커 책 샀어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는 이북으로 읽고 있는데, 이 책도 좋아서 종이책을 사야 하나 고민 중이구요. <일광유년>도 한 마을에서 대를 잇는 가문의 흥망성쇠를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기대하고 있습니다. 길어야 마흔까지밖에 못 사는 병에 걸린 마을 사람들이라는데... 도대체 무슨 저주 같은 병이길래, 무슨 사연이 있길래 그런 병에 걸린 걸까요.
이 책은 <발자크와 바느질 소녀>를 읽고 궁금해서 산 책입니다. 두 권짜리인데, 1권이 900쪽이나 되네요. 이번 연휴에 다 읽지는 못 할 것 같고... 올해 안에는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띠지에 이 책에 대한 찬사가 어마어마합니다. 난리네요. ㅋㅋㅋ 온갖 시련 고난을 극복하고 대작곡가로 성공한다는데, 그 고난과 시련이 얼마나 어마어마하길래 쪽 수가 이렇게 어마어마할까요?
바람돌이 님 리뷰 보고 산 책입니다. 재밌을 것 같아요. 그리고 얇아요!! 한국 작가이기도 하고요. 표지가 너무 귀여워요. 지금 우리의 가족 제도를 들여다보는 책이라고 하니 좀 열도 받겠지만 그게 현실이니까요. 내 머리 속 생각 혹은 내가 가진 상식과 현실이 다르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연습이 필요한 요즘인데 괜찮을 것 같아요.
생각이나 판단할 여지도 없이 사건이 발생하면 그 사건에 흥분했다가 다시 다른 사건으로 이동하는 게 일상인 것 같은 요즘. 그 즉시성이 좋은 점도 있겠지만 좋은 점을 살리지는 못하고 모든 것이 사라지고 마는 것이 안타까워요. 스쳐지나가기만 하면 결국 아무것도 남지 않고 분노만 남게 될테니까요.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떠오르는 지점이 있어서 사게 됐네요. 얇지만 만만치 않을 듯 합니다. 세상에, 쉬운 게 없어요!!! (그러니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건지도...)
벌써 또 한 해가 지나가네요. 이 책이 벌써 나오다니... 2023년도 이제 입에 붙는가 하는데, 2024년이 다가옵니다. 빠르기도 하지...
올 가을은 올드 머니룩이 유행이라고 하는데, 올드 머니는 내년 대표 트렌드인가 봅니다. 미묘하게 바뀌는 트렌드들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또 어떤 경향성이 사람들의 삶을 이끌게 될까 궁금하네요.
정보라 작가 책이니까 샀습니다!!! 말이 필요없죠!!
(너무 말이 없나...)
두 권이라도 읽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ㅋㅋㅋㅋ
커피 한 잔 드실래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