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나 잘 하세요. 부인이 있으면서 여러 여자 울리지 말고. 부모 잘 만나 편하게 살면서 다른 사람의 노력을 하찮게 여기고, 배움의 정도가 다른 이들을 못 배웠다 멸시하고… 여러 여자 만나 품평하니 재미가 좋은 모양이다.

갱의를 지켜주지 못한 겐지의 아버지도 마음에 안 들고, 아버지의 여자인 후지쓰보 여어를 맘에 두는 겐지도 마음에 안 들고… 계속 읽어야 하나…

요즘 들어서야 흔잡을 데 하나 없이 이상적인 여자가 그리 흔치 않다는 것을 알았네. 겉으로야 정을 주는 척 달필로 편지도 술술 쓰고, 상대방이 하는 이야기를 잘 이해한다는 듯 재치있는 대답도 하는 정도의 여자는 제법 많지. 그러나 본격적으로 한 가지 재능을 꼭 집어 골라내자면 급제할 만한 여자는 찾아보기 어렵단 말일세. 뭐 하나 잘한답시고 제멋대로 자랑하고거만을 떨고 다른 사람을 경멸하는, 그런 몰염치한 여자들만많아.
부모 슬하에서 오냐오냐 응석을 부리며 장래가 양양한 처녀시절에야, 하찮은 재주를 소문으로 전해 듣고 마음을 빼앗기는남자도 있을 터. 용모가 반듯하고 성품도 단정한 젊은 여자가달리 소일할 일이 없을 때에는, 사소한 재주 하나라도 남이 연습하는 것을 보고 듣고 흉내내어 자기도 열심히 하게 되는 일도있으니 한 가지 재주 정도야 저절로 터득하게 되는 법이지 않은가. 허나 그 여자의 시중을 드는 시녀들이야 그녀의 좋은 면만과장하여 떠들고 다니게 마련이니까, 본인을 직접 만나기 전에는 설마 그렇게 대단한 정도는 아니겠지 하고 폄하할 수도 없지않은가. 그러니 정말인가 보다 생각하면서 정작 여자를 만나다보면 거짓이 드러나 실망하지 말란 법도 없지."
개탄하듯 이야기하는 모습에 겐지가 압도될 정도로 두중장은그 방면에 경험이 풍부한 모양이었습니다.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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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06-23 20: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이 작품은 10세기 말, 11세기 초, 그러니까 지금부터 천년 전에 씌어진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장편소설이라고 일컬어지는 작품입니다.
너나 잘 하세요, 라는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백년도 아니고 천년 전 이야기임을 감안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물론 읽다보면 복장 터지시겠습니다만.

꼬마요정 2021-06-24 15:04   좋아요 2 | URL
그렇죠… 천 년 전이니까요ㅜㅜ
하지만 일본식 연애는 정말 복장 터집니다ㅜㅜ 집에 갇혀 있는 여자들과 그녀들을 보러 다니는 한량 같은 남자들 정말 싫어요. 다른 나라는 적어도 본부인을 존중해야 한다는 마음이라도 있잖아요. 물론 서양 애들은 실컷 정부랑 놀다가 죽기 전에 종부성사로 놀아난 것을 다 없던 걸로 하지만요. 동양도 처첩들을 거느린다지만 조강지처라는 게 있잖아요. 적다보니 여러모로 감안할 것들이 많네요. 그나마 이 시대에 태어난 걸 고맙게 여겨야 할 것 같습니다ㅠㅠ

coolcat329 2021-06-24 10:45   좋아요 1 | URL
이 소설이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장편소설이군요...
천년전 이야기라니

꼬마요정 2021-06-24 11:16   좋아요 1 | URL
쿨캣님.. 그렇다고 하네요. 묘사가 아름답다고 해서 시작했더랬죠. 권력 가까이 있으나 잡지 못하는 이들이 그렇듯 풍류를 즐기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그 풍류가 당연히 여자인 것을 왜 미처 생각하지 못했을까요. 부럽기도 하네요. 할 수 없다면 다른 것들을 하면 되니까요. 나름의 좌절감도 있겠지만 말이죠.

잠자냥 2021-06-23 22: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으아 이거 읽으시는군요…. 저는 여러 번 뒷목 잡았습니다. 끝까지 읽긴 했으나…. 욕 나오는 부분이 한두군데가 아닙니다. 일단 겐지가 후지쓰보 여어하고도 문제지만 그 다음에 무라사키노우에하고의 관계는 지금으로 보자면 완전 양육해서 잡아먹는 형태라… 으으 암튼 이것 말고도 진짜 복장 터져요. 중간중간 묘사나 문장이 아름다운 부분은 있습니다만.

Falstaff 2021-06-24 11:10   좋아요 2 | URL
니옙.
저도 누가 이 책 읽어보려 한다면 도시락 쌀 거 같아요. 쫓아다니며 말리려고요.
그래도 내용 일부는 기억하시네요. 전 뭐 무대만 대충....

꼬마요정 2021-06-24 11:12   좋아요 2 | URL
일단 겐지가 아름답다고 해서 상상하니 뭔가 소년미 넘치는 햇살 같은 아름다움을 연상하고 싶은데 퇴폐미가 물씬 풍기는 나른한 어른 남자가 연상 되네요ㅠㅠ 이 책이 술술 넘어가는데 참견하게 만드네요 ㅎㅎㅎ 무라사키노우에 기억해 두겠습니다. 복장 터질 준비하고 계속 읽어야겠어요. 전 아직은 음양사의 세이메이가 좋아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