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 무비 포스터'에 대한 남다른 애착.

 

 

 

 

 

 

 

 

 

 

 

 

 

 

 

 

 

 

 

 

 

 

 

 

 

 

 

나는 줄곧 앤서니 버제스와 월리엄 버로스'를 혼동했다. 앤서니와 윌리엄'이 닮았고, 버제스와 버로스는 더욱 닮았다. 그들은 도플갱어'였다. 내가 그들을 동일인물로 착각한 이유에는 비슷한 작품 성향'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 둘 다 반문화적 인간'을 다루었기 때문이었다. < 시계 태엽 장치 > 에서의 이유 없는 폭력과 노골적인 성 묘사는 윌리엄 버로스의 < 네이키드 런치 > < 퀴어 > < 정키 > 에서는 마약과 섞이면서 더욱 노골적인 것이 되었다. 일일가족드라마'에 혀를 내둘렀다면, 잭 케루악의 < 길 위에서 > 를 읽고 눈물 흘렸다면 추천한다.     윌리엄 버로스가 자신의 경험담을 담아서 마약 체험을 소설화했다면 , 피터 바스킨트의 < 헐리웃 문화 혁명 > 은 헐리우드판 비트시대'를 다룬다. 부제가 < 어떻게 섹스 - 마약 - 로큰롤 세대가 헐리웃을 구했나 > 이다. 하지만 헐리우드의 더러운 권력투쟁을 다루었다기보다는 황금광시대에 대한 향수를 담았다. 650페이지'라는 분량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매우 재미있다. 끝으로 < 바우하우스 > 미술 사조'에 대한 언급을 잠시 하도록 하자. 바우하우스 운동의 중심은 장식미'를 걷어내자는 것이었다. 사회주의 좌파 성향의 예술가들이 이 운동에 뛰어들었다. 그들은 장식미를 최소화해서 디자인의 힘이 민중에 기여하기를 원했다. 사실 현대의 간소한 의자들은 모두 그들의 공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물난리가 난 적이 없는데, 작년에는 천장에서 물이 샜다. 예전과는 달리 시간 당 무시무시한 집중호우 때문에 그렇다. 올해에도 물을 받을 생각을 하면 가난한 乙의 삶이라는 것이 참 지랄같다. ( 누구처럼 페이스 오프 해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甲 흉내를 내며 여우 짓을 할 수도 있으나, 나는 그것이 체질적으로 맞지 않다. ) 그 영향으로 천장 벽지에 커다란 얼룩이 졌는데, 그때부터 나의 오랜 강박적 습관이 발동하기 시작했다. 물 얼룩을 보며 얼룩 무늬'와 비슷한 것을 연상하는 것이다. 저 얼룩은 만근이 새끼, 닮았구나 ! 안 본 지 꽤 되네, 그 녀석 자지가 꽤 컸었어. 멀리 오줌 싸기 경기에서 그 녀석은 나보다 1미터는 더 멀리 보냈을 거야. 크면 뭐해. 바본데. 그래도 얼마나 부럽던지. 오홋 ! 저건 트랜스포머의 옵티머스'를 닮았네 ! 으, 하하하.

 

이런 집요한 연상은 어릴 때부터 그랬다. 벽지를 몇 시간 동안 넋 놓고 보고는 해서, 사람들은 나를 정신이 이상한 아이'인 줄 알았다고 한다. 이런 괴상한 집착'이 강해서 그런가 신문에 나오는 숨은 그림 찾기'는 그냥 똥구멍 긁다가도 1분 안에 모두 찾고는 했다. 우우(하지 말고) 와와(합시다.) 그리고 배운 적은 없지만 캐리캐쳐 비슷한 낙서'를 자주 그렸다. 쓰윽, 쓱 그리면 아이들이 박장대소하고는 했다. 똑같다는 것이다. 한번은 별명이 미친개'인 지리 선생'을 수업 중에 그렸다가 짝꿍이 대포 소리'처럼 펑 하고 웃어서 들킨 적이 있다. 아, 뒈지게 맞았다. 이런 캐리캐쳐 비슷한 것을 취미삼아 그렸으나 한 묘령의 여인 사건'으로 인해 다시는 그리지 않게 되었다. 캐리캐쳐란 무엇인가 ? 특이한 부분은 과장해서 그리는 방식이다. 코가 매부리면 독수리 코로 그리고, 광대뼈가 약간 튀어나오면 광대뼈가 팔 할인 그림을 그린다. 결국은 그 사람의 숨기고 싶은 결점을 과장해서 그리는 것. 내가 그린 그 묘령의 아가씨는 내 그림을 보더니 갈기갈기 찢고는 화장실 가서 한 시간 동안 울었다고 한다. 그 묘령의 아가씨는 코가 크고 약간 휘어졌는데, 나는 인간의 코 대신 수도꼭지 모양처럼 생긴 코를 선사했다. 그 여자가 보기엔 나는 이명박보다도 꼴도 보기 싫었으리라. 그 이후로는.......

 

캐리커쳐는 과장의 미학 같지만 결국은 단순화'다. 여기 내가 그린 기린 그린 그림이 아닌 내 얼굴 그림 하나 소개한다.

 

 

 

그동안 자화상'을 여럿 그렸지만, 개인적으로 낙서'처럼 그린 첫 번째 그림이 가장 애착이 간다. 단순하지만 말이다. 아무래도 나는 단순한 선의 형태를 좋아하는 것 같다. 그 이유로 미니멀 영화 포스터'를 좋아한다. 아트지'로 제작된 오리지널 영화 포스터 산더미'에서 직장 생활을 한 적도 있지만 그 영화 포스터를 보며 예술적이라며 감동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친구들이 내게 오리지널 포스터를 달라고 구걸할 때마다 나는 코나 팠다. (오열) 그럴 때마다 어머니는 코나 파지 말고, 땅을 파라고 하셨다. 땅 파다 보면 동전 나온다고 말이다. 내가 좋아하는 미니멀 포스터'를 소개하기로 하겠다. 동전 하나 벌 수 없는 글 노동이지만 그냥 이런 지껄임이 좋다.

 



b무비'의 전설적 감독인 조지 로메로의 좀비 시리즈1,2,3 이다. 색감과 타이포그라피 그리고 통일성'이 무척 흥미롭다. 원은 페쇄공포적 느낌을 잘 전달한다. < night of the living dead > 에서의 원은 왜곡된 광각 렌즈의 결과로 나타난 왜상'이다. 이러한 과잉의 광각 효과는 기괴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반면 < dawn of the dead > 는 원을 망원경의 표적'으로 재치 있게 비튼다. 다음의 작품은 미니멀 영화 포스터의 걸작이다.

 

 

 

 

 

영화 < 드라이븐 > 포스터는 노란 중앙분리대'를 넘는 위험한 자동차'를 보여준다. 도로 위에 스키드마크'가 있는 것으로 보아 급제동을 걸어 좌회전 했다는 정보를 우리에게 전달한다. 스키드마크'는 이 영화의 장르적 정보를 제공한다. 빠른 놈이다. 영화는 빠르게 진행되는 영화다 ! 그리고 중앙분리대'를 넘었다는 것은 이 영화 속 주인공의 상황을 보여준다. 그 모든 것이 이 포스터에 담겨 있다. 하지만 이 포스터의 백미'는 중앙분리대와 좌회전 하는 차'의 이미지에서 연상되는 망치'다. 망치 하면 생각나는 영화는 < 올드보이 > 와 < 드라이븐 > 이니깐 말이다. 지금 우리가 이 포스터에서 보고 있는 것은 망치이기도 하다. 드라이븐'처럼 스키드마크'로 만들어낸 또 하나의 포스터'가 있다. 바로 <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 이다. 내가 지금까지 보아온 미니멀 포스터 중에서 인문학적 텍스트가 가장 풍부한 걸작이다.

 

오른쪽 포스터는 아서 펜 감독의 <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 다. 검은색 차'는 좌우로 심하게 흔들리면서 흔적'을 남긴다. S자 형태'는 곧 불안한 도주'를 형상화한다. 붉은 바탕'이 그것을 증명한다. 그들은 쫓기고 있는 것이다. 이때 두 발의 총알'이 차를 향한다. 차의 스키드마크'처럼 총알은 자신의 주행거리'를 직선으로 표시한다. 차의 스키드마크와 총알의 주행거리'를 합치면 $' 다. 달러 표시'다. 그러니깐 검은 차 안에 있는 사람-들'은 달러'와 연관이 있는 사람'들이다. 은행강도 ?! 이때부터 자신이 보아온 영화 목록'을 나열하면 된다. 멀리는 < 대열차강도 > 서부터 가까이는 < 오션스일레븐 > 까지. 하나는 버리고 하나는 취하라. 목록을 좁히다 보면 결국 < 보니 엔 클라이드/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 가 올가미에 잡힌다. 빙고 !

 

 

우리가 흔히 달러'를 불'이라고 말1하는데 이 말은 틀린 표현이다. -불'은 중국식 번역인데 $ 와 弗'의 유사성 때문에 파생된 것이다. 그러므로 육백만 불의 사나이'는 육백만 달러 사나이'로 수정되어야 한다. 이 포스터가 재미있는 점'은 쫓기는 차의 스키드마크와 총알의 탄착거리'를 통해서 도주자가 은행강도'라는 것'을 도상화 했다는 점 외'에도, 영화의 주제'를 매우 훌륭하게 포착했다는 점'에서도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아시다시피, 영화 속 주인공 클라이드'는 성불구자'로 나온다. 여자를 밝히는 바람둥이'로 나오지만 유감스럽게도 그의 페니스'는 아... 지미럴, 발기하지 않는다. 아서펜 감독은 클라이드의 성 트러블'을 사회에 대한 잔인한 폭력'으로 치환한다. 그러니깐 클라이드의 이유 없는 폭력'은 성 트러블에 대한 대리만족인 셈이다. 이쯤에서 영민한 이웃이라면 지금 내가 하고 싶은 말의 핵심을 꿰뚫었을 것이다.

 

 

포스터에서 도상 S'는 SEX의 머릿글'이다. 영화는 은행강도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사실은 < 섹스, 거짓말 그리고 은행강도 >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바람둥이 은행강도'라는 매력적인 영화가 아니라 성 트러블'에 시달리는 욕구불만의 은행강도 이야기다. 그래서 이 포스터의 디자이너'는 알파벳 대문자 S에 수직으로 줄을 긋는다. 이 압축을 풀면 SEXLESS'다. 그러므로 " $ " 는 달러'이면서 동시에 섹스리스'다. 이 미니멀 포스터 하나'가 영화 전체'를 보여준다. 그것이 바로 디자인의 힘'이다. 다음의 작품은 시각적 아이디어가 훌륭한 작품이다.

 

 

 

 

 

 

 

디자이너'는 영화 < 죠스 > 에서 가장 강렬했던 스틸 컷'을 확대했다. 백상어'의 구체적인 묘사는 전혀 없지만 우리는 이 포스터'에 압도당한다. 만약에 JAWS'라는 부분을 지웠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 이 디자인은 모호한 형태로 남는다. 고슴도치인가 ?! JAWS를 복원하자 ! 순간 모호했던 형태'는 매우 강렬한 이미지로 다가온다. 디자인 집중도 차원에서 이 작품은 최고다. 이처럼 사선으로 이루어진 형태'는 폭력적이며 위압적이다. 반면 곡선은 휴머니티'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 사이코에 대한 글은 스크롤 압박의 이유로 링크를 걸어둔다. http://myperu.blog.me/20179744747 )

 

 

 

 

 

 

한때 스텐리 큐브릭의 < 클락워크 오렌지 > 를 놓고 말이 많았다고 한다. 왜냐하면 이 영화 제목은 사실 사전에 없는 단어이다. " 시계장치 오렌지 " 가 말이 되나 ? 지금이야 이 단어가 " 과학에 의해서 개성을 상실하고 로봇화한 인간 " 을 의미하지만, 이 사전적 의미'는 이 영화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나보코보의 < 롤리타 > 이후 " 롤리타 " 의 의미가 그 롤리타'가 되었듯이 말이다. 여기서 의문이 든다. 감독은 왜 Orange''라는 단어를 선택했을까 ? Apple도 있고, Strawberry도 있지 않은가 ! 원작의 제목은 < 조직과 인간 > 인데 감독은 왜 굳이 < 시계장치 오렌지 > 라고 제목을 지었을까 ? 그'가 이 세상에 없으므로 물어볼 수는 없지만 나는 그가 알파벳 O 때문에 오렌지를 선택했다고 확신한다. 감성 촉촉 애니메이션'이 주로 곡선을 사용하는 이유는 곡선이 가지고 있는 부드러움 때문이다. 곡선은 곧 감성적인 것과 연결된다. 이 영화는 따스한 곡선을 기계적인 직선과 사선으로 만드려는 시스템의 공포를 다룬 영화로 요약할 수 있다.

 

 

 

 

< 쇼생크 탈출 > 포스터는 직선과 곡선을 상징적으로 요약한 좋은 본보기'다. 벽에 구멍을 뚫고, 그 위에 리타 헤이워드의 포스터로 가려서 탈출에 성공한 탈옥수'를 다른 이 영화의 포스터'는 직선'을 남성성, 규율, 복종, 힘, 규제, 억압으로 대표되는 감옥'으로 형상화한다. 감옥이란 각에 살고 각에 죽는 마초들의 폼생폼사가 아니었던가. 반면 포스터 너머의 공간은 원'으로 표시한다. 원은 여성성'을 의미한다. 직선이 남근이라면 곡선은 자궁이다. 그들은 모두 모성적 원형을 그리워한다. 저 푸른 해원을 향해 흔드는 노스텔지어의 손수건인 것이다. 원의 세계는 자유, 자유, 자유 그리고 또 자유를 상징한다.

 

사실 디자이너'는 디자인 감각'만 뛰어나다고 해서 좋은 디자인'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카피라이터'도 마찬가지다. 인문학적 지식'이 바탕이 될 때 훌륭한 미학적 결과가 탄생하는 것이다. 물론 당신은 <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 라는 포스터를 보며 이 디자인이 달러와 섹스'를 의미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시계장치오렌지'에서 왜 오렌지'가 사용되었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다. 굳이 알 필요가 없기 때문에 그렇다. 오히려 비싼 명함'이 당신을 선전하기에는 더 효과적이기 때문에 그렇다. 하지만 알면 보다 더 풍부해지는 법이 아닌가. 알면 보이는 법이다. 지금까지 영화 포스터에 대한 이야기'였다. 글이 조금 길었다. 존나 미안하다.

 

 

 

 

http://myperu.blog.me/20179925610  - 액박 뜨는 분은 이곳으로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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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애니비평 2013-03-20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액박이 뜹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3-20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왠지 이곳은액박이 떠도 참고 읽을 것 같습니다...ㅎㅎㅎ

맥거핀 2013-03-20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액박 안에 있는 게 궁금하군요. (네이버 이미지가 여기가 연결이 안되는 모양입니다.) 시간되시면 올려주시면 감사...뭐 못참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3-20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다 그렇군요. 그럼 제 블로그로 연결시켜드리겠씁니다. 네이버 블로그입니다.
http://myperu.blog.me/20179925610

소나기 2013-03-21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이버 주소를 가진 그림과 음악은 네이버 밖에서는 모두 꽝이에요.
이곳에 맞게 이미지 정리하시려면 힘들겠어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3-03-21 12:13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다시 수정했는데 보이시나요 ?
 

 

 

 

 

책을 읽다가 좋은 문장이 나오면 밑줄을 긋는다. 책을 다 읽은 다음에는 노란색으로 밑줄 친 부분만을 빠르게 다시 읽는다. 책을 덮는다. 봄 그리고 겨울, 여름, 가을’이 지나간다. 일 년, 이 년, 삼 년’이 흐른다. 책을 다시 펼친다. 다시 밑줄 친 문장을 읽는다. 읽다 보면 어느새 밑줄을 치지 않은 문장’만을 골라서 읽는 자신을 발견한다. 궁금한 것이다. 너희들은 그때 왜 내 맘에 쏙 들지 않았던 것이더냐.간택 받지 못한 문장’을 읽는다. 좋은 문장을 발견한다. 기쁜 마음에 밑줄을 긋는다. 책을 덮는다. 밥을 먹는다. 밥을 먹다가 영화를 본다. 영화를 보다 보면 종종 밑줄을 긋고 싶은 장면’을 발견하게 된다.

 

 


 

 

밑줄 긋고 싶은 영화(들)

밀리언 달러 베이비 : 스승이 제자의 간절한 부탁을 받고 병실을 찾아와 산소 호흡기’를 떼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은 극의 절정이다. 별다른 양념 없이도 맛을 낼 수 있는 몇 안되는 장면’이다. 관객을 펑펑 울리면 스코어’는 좋아진다. 이 장면에서 욕심을 내지 않는 감독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은 무뚝뚝하게 이 장면을 진행한다. 잠깐의 참회와 어두운 병실을 걷는 늙은 남자의 뒷모습만 보인다. 감독은 관객들이 펑펑 울지 않도록 이 씬’을 간결하게 묘사한다. 감독이 이 장면에서 원했던 것은 슬픈 동정이 아니라 아픈 공감’이다. 그래서 나는 이 장면’을 좋아한다. 아마도... 이 늙은 감독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 펑펑 울 것 같다.

실미도 : 밑줄 아닌 밑줄을 긋고 싶은 영화’도 있다. 밑줄이 문장 밑에 그어지지 않고 땅에 그어지면 광기의 이데올로기’로 변한다. 영화 <실미도> 는광기어린 반공 이데올로기에 대한 고발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대중의 반공 이데올로기’를 돈벌이’에 이용한 영화’다. 나는 실미도’라는 제목에 밑줄을 긋고 싶다. 그러니까 지우개 대신 사용하는 경멸의 밑줄 말이다. 나에게 있어서 실미도는실미도가 아니라 실미도’다.

거울/안드레이타르코프스키: 여자는 직녀이고 남자는 견우’이다. 그들은 단 한 번 만난다. 남자가 여자의 집을 방문한다. 날이 밝으면 다시 떠난다. 여자는 남자’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바라본다. 갈대 숲 너머의 남자는 점점 작아진다. 그때 거친 바람이 분다. 바람은 갈대를 흔든다. 순간 갈대가 파도처럼 출렁거린다. 그리고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다시 평온을 되찾는다. 그 사이 남자는 보이지 않는다. 이 장면은 너무 아름다워서 기적’처럼 느껴졌다. 나는 평생 이 장면을 잊지 못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이 장면 속에 등장한 바람은 어떤 바람일까 ? 대형 선풍기를 동원했을까 ? 아니면 특수효과를 동원했을까 ?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기계적 장치의 도움을 받기에 숲은 너무나 광대했고, 특수효과’를 사용하기엔 지나치게 아름다웠으니깐.

타르코프스키의 자서전을 통해서 안 사실이지만 그 장면’은 우연이었다고 한다. 예상하지 못한 바람이었으며, 그 계절에 그런 바람이 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고 한다. 바람은 그렇게 느닷없이 영화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것은 낯선 사람이 생방송 중인 스튜디오’로 뛰어들어와 내 귀에 도청장치가 달렸다고 외쳤던 것과 비슷하다. 어떤 것은 해프닝이 되고, 어떤 것은 예술이 된다. 그게 인생이다. 고다르의 말을 빌리면 그것은 자연이 예술을 위해 마련한 작은 선물’과 같은 것.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 해리와 샐리는 서로 앙숙이다. 해리는 샐리가 꼬리를 빳빳하게 세우는 꼴을 이해하지 못하고, 샐리는 해리가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꼴’을 천박하게 생각한다. 앙숙인 그들이 연인이 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그들은 우연히 자주 마주치지만 이 우연이 운명이 될 것이라는 것에 대해서 확실하게 선을 긋는다. 그럴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아요, 손에 장을 지지지요 ! 그들은 결국 그 선을 넘어 결혼하게 된다. 해리는 손에 장을 지지지지지지진다..

아라비아의 로렌스: 책에 밑줄을 긋는 행위’는 역설적이게도 밑줄’을 칠 문장보다 밑줄을 치지 않을 문장이 더 많을 때 밑줄을 긋게 된다. 만약에 첫 페이지 첫 문장 첫 음절에서 시작해서 마지막 페이지 마지막 문장의 마침표’까지 밑줄을 그어야 한다면, 우리는 아예 밑줄을 긋지 않을 것이다. 밑줄이 길면 길수록 밑줄은 그 의미’를 상실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밑줄이 단 한 번도 그어지지 않은 책은 둘 중 하나다. 정말 형편없거나 너무 위대하거나. 나는 영화 < 아라비아의 로렌스> 에 밑줄을 긋지 않겠다. 4시간 40분 동안 밑줄을 긋고 있을 내 자신을 상상하면 골치가 아프기 때문이다.

http://myperu.blog.me/20112485211

베티블루 37.2 : 자신의 몸에 밑줄을 긋는 사람도 있다. 자살’이란 인생이라는 이름의 마지막 페이지의, 마지막 문장의, 마지막 마침표’에 밑줄을 긋는 행위’이다.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은 문장 대신 마침표에 주저흔’을 남기는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몸에 밑줄을 긋는다.

러브레터:소수의 문장에 밑줄’을 긋는 행위’는 사랑 고백을 닮았다.그것은 지지, 동감, 환호, 동맹’이며 당신을 향한 연정이다. 밑줄은 혜진’이고, 문장은 민식’이다. 혜진은 민식’을 사랑한다. 그녀는 쇼바 잔뜩 올린 민식의 오토바이’와 개 짖는 소리’보다 우렁찬 배기통의 부르릉 소리와 평범한 경적’을 경멸하는, 적적한 밤 거리를 화려하게 수놓는빠라빠라빠라빰’을 사랑한다. 영화 < 러브레터 > 는 편지를 뒤늦게 발견한 소녀의 이야기다. 편지는 너무 늦게 도착했고, 사내는 너무 일찍 떠났다. 여기서 편지는 사랑 고백이 담긴 하나의 문장’이다. 그녀는 잘 계시나요 ? 라는 문장 아래 밑줄을 긋는다. 그 문장에 밑줄을 긋는다는 것은 저도 잘 있습니다, 라는 뜻이다. 사랑합니다 라는 문장에 밑줄을 긋는 것은 저도 당신을 사랑합니다 라는 뜻이다. 파인 탱큐, 앤드 유 다. 그들은 서로 화해한다. 손으로 쓴 글씨’를 통해 서로의 마음씨’를 읽는다.

http://myperu.blog.me/20127455827

 

*

좋은 책은 좋은 여자’와 같고, 좋은 독서는 사랑하는 여자와 함께 걷는 산책과 같다. 그녀와 남산에 오른 적이 있다. 우리는 말없이 남산을 향했다. 걸으면서 그녀의 옆모습을 훔쳤다. 그녀는 아름다운 문장’이었다. 그 문장에 밑줄을 긋고 싶어서 그녀의 손을 잡았다. 나는 입 대신 손으로 사랑 고백’을 했다. 봄 그리고 겨울, 여름, 가을이 지나갔다. 일 년, 이 년, 삼 년이 흘렀다. 세월이 흘렀다. 책을 펼치는 날보다 덮는 날이 많아졌다. 문득 그 책 속에 있던 문장이 다시 읽고 싶어서 책장을 뒤졌으나 보이지 않았다. 그 문장이 담긴 책을 잃어버린 것이다. 내가 밑줄 친 문장들이 생각났다. 땀에 젖은 귀밑머리, 왼쪽 젖가슴, 숱이 적은 거웃, 촉촉한 동굴, 검은 머리, 앙상한 어깨, 무릎, 팔, 무릎, 팔. 나의 리타헤이워드, 나의 검은 동굴, 나의 예상치 못한 바람, 나의 러브레터. 내가 사랑한......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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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무겁다.

 DEXTER Season 1 by Travis English

 

1.

사람은 누구나 한 번쯤 누군가를 죽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한 대 패주고 싶다는 욕망의 과다한 표현이지만, 한국인은 " 죽이다 " 라는 말이 붙어야 입말이 제대로 살아난다. 배 고파 죽고, 배 불러 죽고, 보고 싶어 죽는 것이 한국인의 언어 습관이다. 사랑도 죽도록 사랑한다고 해야 비장해지고, 미움도 " 미워 죽겠어 ! " 라고 말해야 실감이 난다. 대한민국은 死의 공화국'이다. 그렇다면 누군가를 죽이고 싶다는 이 화끈한 상상'은 남성과 여성 중에서 어느 쪽이 더욱 간절할까 ? 내가 굳이 말 안 해도 짐작이 가능하다. 폭력의 주체인 가해자는 주먹을 휘두르지만 피해자는 상상 속에서만 칼을 휘두른다. 아무래도 가부장 사회에서 당하는 쪽은 여성이 아니던가. 이 칼부림이 타자를 향하지 못하고 자신을 향하는 것이 바로 자살'이다.

 

살인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은폐'는 어렵다. 더군다나 당신이 여성'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 이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것 중 하나가 살인에 공모자를 끌어들이는 방법이다. 똥 눌 때와 살인 할 때는 오로지 혼자여야 한다. 그 어떤 도움도 없이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남성의 평균 몸무게는 70kg이다. 40kg인 당신이 이 시체를 처리한다는 것은 어렵다. 설령 커다란 여행용 가방에 넣어서 낑낑거리며 옮긴다고 해도 증거는 곳곳에 남는다. 엘리베이터 안의 시시티븨가 창백한 당신의 얼굴과 거대한 여행용 가방을 비출 것이다. 용케 피한다고 해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 대한민국만큼 곳곳에 시시티븨'가 깔린 곳도 없기 때문이다. 가장 멍청한 살인자는 빅 사이즈 여행용 가방을 거리에 끌고 나오는 것이다. 강력계 형사들은 당신이 이 커다란 가방을 끌고 돌아다닌 흔적'에서 빙고를 외칠 것이다.

 

똑똑한 독자라면 내가 곧 말할 내용을 간파했을 것이다. 여행용 가방은 안 되지만, 이스트팩 가방'은 매의 눈과 같은 형사의 감시에서 자유롭다. 왜냐하면 사람은 이스트팩 가방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코끼리를 냉장고 안에 넣을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조각 조각 잘라서 넣으면 가능하다. 기리노 나쓰오 여사의 말을 인용하면 토막 살인은 남자보다는 여자에게 적합한 작업이다. 시체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무겁다. 두 팔을 쓰러진 남자의 겨드랑이에 넣어 힘을 줘도 꼼짝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이 < 무겁다 > 는 곧 < 무섭다 > 로 바뀌게 된다. 어떻게 할 것인가. 무거운 냉장고를 옮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냉장고 안의 반찬통을 꺼내는 일이다. 다음의 목록'은 여성을 위한 지침서'다. 윤리적인 문제는 잠시 접어두자. 난 당신과 논쟁하고 싶지 않다.

 

 

 

 

 

 

 

 

 

 

 

 

냉장고'를 옮길 때는 냉장고 속 내용물을 모두 빼야 한다. 힘이 장사라면 상황은 달라지겠으나 당신은 연약한 여자다. 더군다나 두려움에 떨고 있다. 수고스럽지만 냉장고 문을 열고 그 속에 있는 것들을 빼내야 한다. 그 방법은 기리노 나쓰오의 걸작 하드보일드 범죄 소설 < 아웃 > 에 자세히 나온다. 기리노 나쓰오의 표현을 빌리면 손질하는 작업은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적합한 작업이다. 리플리 시리즈의 하이스미스는 < 낯선 승객 > 에서 교환살인'이라는 기묘한 방식'을 제안한다. 서로 죽이고 싶은 대상을 대신 살인을 하는 것이다. 그러니깐 피해자와 가해자의 연결고리'는 그 어디에도 없다. 바로 이 철저한 익명성'은 완전범죄'를 완성시키는 주요 요소'로 작동한다. 그런가 하면 미저리에서는 납치, 감금이라는 방법을 사용한다. 수많은 방법이 있다. 선택은 당신 몫이다.

 

 

 

 

2.

 

며칠 동안 책 정리'를 했다. 책장 7개 분량의 책을 다섯 개의 책장 안에 구겨넣어야 하다 보니, 이게 만만한 작업이 아니다. 이십 년 전 어머니는 보유한 주식이 이틀 연속 상한가를 치며 하루에 백만 원의 시세 차익'을 남기자 들뜬 나머지 통 크게 오동나무 책장 하나를 사주셨다. 당시 어머니의 회고에 의하면 벼락 부자'가 되는 줄 알았단다. 뜬구름 위를 걷는 심정이요, 무지개와 장밋빛 인생이 보였다고 ! 결과는 1억 탕진'이었다. 현찰로만 1억을 주식으로 날렸으니 그때 화폐 가치'로 따지면 아파트 한 채 날아간 것이다. 어머니가 주식으로 남긴 재산은 이 오동나무 책장 하나가 전부였다. 내가 이 책장을 기특하게 여기는 이유는 칸막이의 변형이 없다는 점이다. 책장이 깊어서 책장 두 개 분량의 책을 수납할 수가 있는데 20년 동안 이 엄청난 무게'를 잘 견디는 것으로 보아 오동나무'가 맞긴 맞는 모양이었다.

 

반면 나머지 싸구려 책장들은 몇 년을 못 버티고 칸막이가 늘어지기 일쑤였다. 하루는 술에 취해 잠을 자다가 천둥소리에 벌떡 일어났더니 천둥소리가 아니라 책장 칸막이가 부서져서 책이 쏟아질 때 나는 소리'였다. 당신은 내 말을 믿을 지 모르겠지만, 화가 잔뜩난 나는 책장을 없애기 위해서 책 400권을 팔았다. 내가 받은 돈은 70만 원이 조금 넘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다시는 7만 원짜리 책장은 사지 않으리라 ! 하지만 이 굳은 맹세'는 파기되었다. 책 판 돈으로 배 터지게 삼겹살'을 사 먹고 남은 돈 7만 원으로 다시 싸구려 책장을 샀다. 내 인생은 베니어합판'이구나 ! 아, 나란 존잰 이런 존재.......

 

후배 중에 음악'을 하는 녀석이 있었다. 음악을 하다 하다 안 되니깐 진로를 바꾸었는데, 놀랍게도 의료기기 판매상이었다. 고가의 의료기기'를 파는 것이다. 팔기만 하나 ? 기기 작동법을 의사에게 가르쳐주어야 한다. 그래서 그 친구는 날마다 수술실에 들어가서 뼈를 자르고, 살을 찢는다. 어때요, 뼈가 잘 잘리지요 ? 음악하던 놈이 그짓을 하고 있는 거다. 곰곰 생각하니, 사람 일이라 것은 한 치 앞을 모르는 것. 누가 그 녀석이 수술실에서 사람 뼈나 자르고 있을 거라 생각이나 했나.

 

만약에... 만약에 말이다. ( 사람 일이란 모르는 것이니깐 ! ) 어쩔 수 없는 사건으로 인해 당신이 누군가를 죽였다고 치자. 도덕적 인간이라면 자수를 하는 것이 마땅하나, 당신은 일주일 후면 대기업 사장의 딸과 결혼하게 되어 있다. 곧 아내가 될 여자는 아름답다. 절세미인이다. 누워도 젖가슴은 싱싱한 계란 노른자'의 형태를 유지한다. 장인 어른은 간암 4기 말기다. 외동딸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 ? 자수하는 순간 결혼은 없던 것이 된다. 당신이 생각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사건을 은폐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단 한번도 시체를 처리하는 방법'이나 범죄를 은폐하는 방법에 대해 배운 적이 없다. 그래서 준비했다. 다음 독서 목록은 불한당의 독서 목록'이다.

 

대부분의 선량한 사람들에게는 쓸모없는 목록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이 목록이 매우 유익할 것이다. 완전범죄'를 위해서는 반드시 참고해야 될 책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목록의 도움으로 당신은 완전 범죄'에 성공할지도 모른다. 당신은 차가운 철창 안의 딱딱한 바닥 대신, 누워도 퍼지지 않는 싱싱한 계란 노른자 같은 젖가슴을 주무르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명심할 것 한 가지 ! 이 목록은 완전 범죄'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목록이지만, 역설적이게도 범죄의 유형을 일목요연하게 폭로한 목록이기도 하다. 범죄자의 필독서이면서 동시에 탐정의 필독서이기도 하다. 누가 이길까 ? 모를 일이다.

  

 

 

 

 

 

 

 

 

 

 

잔혹과 매혹은 실화'를 다룬 기록물'인데 문학 작품보다 더 문학적'이다. 여기에는 근친과 도플갱어, 계급과 동일시가 묘하게 섞여서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눈여겨볼 만한 작품이다. 그리고 < 살인자들과의 인터뷰 > 와 < 마인드 헌터 > 는 전직 프로파일러'의 기록들이다. 끝으로 리 고프의 < 파리가 잡은 범인 > 은 곤충 법의학자'의 책이다. 생각보다 흥미진진하다.

 

 

그 수많은 살인들 , http://myperu.blog.me/2014856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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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장대결 : 섹스피어냐, 스티븐 킹이냐 !

 

 

 

 

 

Fight Club by Dee Choi
Society6, Tumblr, Twitter.

 


 

 

2010년 1월'이었다. 가입된 철학 문학 카페'에서 오프라인 모임'을 주선한 것이다. 2009년 연말 망년회'가 밀리고 밀리고 밀리다가 결국은 연초'에 뒤늦은 연말 망연회가 열린 것이다. 평소 이런 모임'에 참석하는 성격은 아니었지만 카페 회원 중 친하게 지내는 문청 L 때문에 그를 만나기 위해 참석을 하게 되었다. 열 명 남짓 모였다. 문학 카페이다보니 " 그 흔하고 흔하고 흔한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 되시겠다. 그중에서 자신을 명문대 영문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K라고 소개한 사람이 있었다. 내가 이 친구를 또렷이 기억하는 이유는 잘난 척을 너무 고상하게 했기 때문이었다. 대화의 5할은 이 친구의 몫이었다. 특유의 평론가 말투로 모더니즘에서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하여 이야기하더니 셰익스피어에서 토마스 핀천까지 줄줄줄. 신형철스러운 말투로 좌중을 압도하니 그날 모임의 슈퍼스타였다. 여성들이 눈을 반짝이며 그를 바라보았으니깐.

 

나는 그냥 테이블 한 모퉁이에 앉아서 맥주만 홀짝이고 있는데 K가 나를 동물원 원숭이 보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쳐다보았다. 손가락에 반지를 네 개 끼고, 목걸이는 다섯 개를 걸고, 팔찌는 왼쪽 오른쪽 네 개에 그 특유의 치요를 썼기 때문이었다. < 세상에 이런 일이에나 나오시지 왜 이런 문학의 향기에 나오셨어 ? > 이런 눈빛이었다. K가 대뜸 내게 말했다. " 혹시 좋아하시는 영문학 작가 있으세요 ? " 밤하늘에 높이 뜬 인공위성 같은 사내를 바라보던 눈들이 그 사내의 말에 온통 내게로 쏠렸다.

 

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셜록 홈즈와 스티븐 킹'이라고 말했다. 당시 나는 한 달 전에 알라딘에서 홈즈 전집 반값 세일을 하길래 사서 열독 중이었기 때문이었다. K가 웃었다. 웃었다. 시니컬하게 웃었다. 왜 좋아하냐는 후속 질문도 없었다. 그냥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식으로 더 이상 말을 섞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처럼 보였다. 경제를 이야기하는데 파리가 나는 것처럼 고고한 영문학을 이야기하는데 대중 추리소설 작가 얘기가 웬 말이냐, 이런 식이다.

 

속에서 부글부글 끓다가 내가 L에게 물었다. " 혹시 좋아하시는 영문학 작가 있으세요 ? " 내 질문에 그는 이렇게 말했다. " 전공 과목이 과목인지라 셰익스피어 고전에 관심이 많습니다. 지금 쓰고 있는 논문도 그에 대한 눈문입니다. " 하하하하하하. 내가 웃었다. 나는 하하하하, 라고 웃었지만 그에게는 " 지랄하고 자빠졌네 " 로 읽혔을 것이다." 왜요 ? " 그가 대뜸 물었다. 말투에 독이 서렸지.

 

- 아, 네에... 미안해요 ! 하하하. 전 셰익스피어 싫어하거든요 !

- 어떤 텍스트 말씀하시는 거죠 ? ( 말투가 꼭 책은 읽고 말씀하시는 겁니까, 라는 투였다. )

- 전부 다요. 제국주의자의 앞잡이 같아서 싫습니다. 으하하하하.

- 제국주의자의 앞잡이요 ?

- 네에, 알랑방구 대마왕 ! < 베니스의 상인 > 보세요. 그 재판이 무슨 세기의 재판입니까 ?

 

오고가는말대답'이 한참 이어졌다. ( 설전은 링크로 걸어둔다. ) 셰익스피어는 그런 분이 아니십니다. 됐거든요. 셜록 홈즈도 그런 분 아니시거든요 ? 제임스 조이스 님은 그런 분 아닙니다. 됐거든요. 스티븐 킹 님도 그런 분 아니십니다. 분위기는 험악까지는 아니었으니 약간 우중충해졌다. 대화에서 밀리지 않으니깐 그가 철학으로 문학을 이야기하며 셰익스피어와 제임스 조이스'를 옹호했다. 철학이라는 게 그렇다. 계보학을 꿰뚫은 놈이 이긴다. 철학의 창세기'를 읊는 놈이 이긴다.

 

깊게 아는 놈이 얕게 아는 놈을 이기리라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그것은 문제가 안 된다. 무조건 창세기 잘 읽는 놈이 이긴다. 소크라테스에서 알랭 바디우까지 누가 더 많이 철학 노선도를 암기하느냐의 차이. 물론, 나는 졌다. 반격을 가할 수는 있었으나 재미없고 지루한 대화에 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 자식의 눈이 다시 한밤의 인공위성처럼 반짝거렸다. 반짝 반짝 반짝. 와와, 와와와와. 모임에 참석한 아가씨들은 다시 그에게 박수를 쳤다. 다시 토론의 주도권은 k에게 돌아가고... 한편 웅이네 가족은......

 

K가 스티븐 킹을 비판한 것 중 가장 어이없는 것은 주장은 킹의 다작'을 문제삼은 것이었다. 하긴 스티븐 킹은 어마어마한 다작의 작가'다. 심농, 세이초, 킹 세 사람은 어마어마한 분량의 소설을 쏟아낸 장본인들이다. 이들 셋이 출간한 책은 대한민국 전후 작가들이 출한한 모든 책을 합쳐도 다작 3인방의 책이 더 많지 않을까 싶다. 농담이다. 하여튼 K는 킹의 몇몇 작품이 좋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빈약하다는 논리를 폈다. 셜록 홈즈나 킹의 작품은 문학적이기보다는 마니아적 현상으로 고찰해 보아야 한다고 친절하게 지적질을 하셨다. " 문학을 소비 상품으로 이해하시는 건 아니시겠죠 ? 허허허. " 라는 질문에 " 소비 상품으로 이해한다. 시부랄 놈아 ! " 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싸우면 질 것 같아서 해해해 웃었다.

 

쪽수에서 밀린 나는 할 수 없이 말문을 닫았다. 순문학 모임에서 대중문학 팬이 홈즈와 킹이 최고라고 우기는 것도 예의는 아닌 듯 싶어서 그냥 술만 마시고 나왔다. 가끔 교수들의 회식자리를 상상하고는 한다. 이런 놈이 전부 다 모여서 재미없는 이야기를 재미있는 것처럼 말하는 것을 상상하면 끔찍하다. 허허허. K 선생, Y 선생, P선생 하면서 말이다. 교수 사회 참 재미없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나는 홈즈의 문장력은 후졌다에는 동의하지만 홈즈의 작품이 후졌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고, 셰익스피어의 문장력이 킹의 문장력보다 월등하다는 주장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자 카페 회원들이 몇몇 더 모였다. 나와 L은 그 자리를 나와서 2차로 종로 굴보쌈집에 갔다. 셰익스피어를 좆나게 욕했다. 제임스 조이스도 덩달아 욕을 먹었다.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함이 없다. 셰익스피어보다는 스티븐 킹'이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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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혹하는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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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잇 2013-04-22 15: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섹스피어의 저주문에 놀라곤 합니다. 어쩜 그리 독하게 저주를 일삼던지...당시 유행이었을랑가요??...전공자들은 좀 재미있고 흥미로운 얘기들을 해주면 오죽 좋겠습니까...
곰곰발님 글이 워낙 많으셔서 미처 못읽은 게 많네요^^ 천천히 읽어보겠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4-22 17:37   좋아요 0 | URL
네이버 하도 지랄 같아서 폭파시킬려고 하루종일 자료 옮겼씁니다...ㅎㅎㅎㅎ


생각해 보니... 정말 섹스피어는 저주하는 대사'가 자주 나오죠. 복수'는 역시 모든 스토리텔링 중에서 갑인 거 같아요... ㅎㅎㅎㅎㅎ.

섹스피어 섹스 사전'도 있어요. 섹스피어'가 성적 은유를 즐겨 사용해서 아예 그것들로만 설명이 가능한 사전이 있다고 합니다. 햄릿도 보면 사실 거의 성적 도발'입니디ㅏ.

대단한 양반이기는 한가 봐요... 전 딱히 동하지는 않더라고요.. 후후..
 

 

 

 

내가 밑줄 친 문장들.

 

 

책에 밑줄을 긋는 행위는 상대방의 손을 잡는 행위와 비슷하다. *장정일은 밑줄을 두고 “ 당신도 내 생각에 동의하느냐는 물음 곧 대화 “ 라고 말한다. 밑줄은 독자가 저자에게 보내는 공감, 동의, 지지, 환희’를 나타낸다. 그것은 “ 아아,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사랑하는 나의 사람아 !“ 라는 부분을 부를 때의 감정적 동화와 같다. .

하지만 밑줄 친 문장’이 우리를 항상 매혹시키는 것은 아니다. 오래 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펼쳐서 읽다 보면 밑줄 친 문장’을 발견하게 되는데, 지금에 와서 다시 그 문장을 읽으면, 내가 왜 이 문장에 밑줄을 그었는지 도무지 모를 때가 있다. 화려했던 문장이 지금에 와서는 평범한 문장으로 보이는 것이다. 어릴 적 흠모의 대상’은오래 전에 밑줄 친 문장과 비슷하다. 매혹적인 주체였던 대상’은 지금 보면 초라하기 그지없다. 추억 속에서는 화려하지만 현실 속에서는 초라한 것’이 바로 그 옛날 흠모의 대상’이다.

반대로 처음 읽었을 때는 평문처럼 보여서 밑줄을 긋지 않았다가 다시 읽을 때 좋아지는 문장이 있다. 권정생의<몽실언니> 가 좋은 예’이다. 권정생의 글’은 피카소의 드로잉’처럼 보인다. 예술가가 보기엔 그것은 예술처럼 보이지만 문외한이 보기엔 낙서’처럼 보이는 것처럼, 권정생의 글도 문외한이 보기엔 초등학생 일기’처럼 보인다. 바로 그것이 좋은 문장이다. 쉬운 문장이 좋은 문장이다. 쉬운 문장을 난해한 문장으로 만드는 것은 쉬우나, 어려운 문장을 쉽게 설명하는 것인 어렵다. 오랜 사색 끝에 내놓는 간결한 문장은 깊이 우려낸 녹차의 맛과 비슷하다.

문장의 곁가지에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 있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의 문장’에 자신감이 없다는 것을 나타낸다. 딱지처럼 딱지딱지 붙어있거나, 포도처럼 포동포동한 문장은 수상한 문장이다. 지금 이 문장처럼 말이다. 나이가 들면 단순한 것이 좋아진다. 화두란 버리고 버리고 남은 벼린 칼’을 말한다. 단순한 질문 하나가 남지만 그것은 매우 치명적인 것’이다. 밑줄 친 문장도, 사랑도, 사람도 마찬가지다. 단순하지만 벼린 칼 하나를 가슴에 품은 사람이 좋다.

 

 


 

 

 

밑줄 친 문장(들)

 

 

 

 

 

 

 

 

 

 

스티븐 킹 산문 :나는 그의 글이 셰익스피어의 글’보다 좋다. 적당히 천박하고, 꽤 웃기며, 약간 무섭다. 그의 글쓰기 창작 강좌인 <유혹하는글쓰기> 는 지금까지 내가 읽은 소설 창작론 중에서 가장 훌륭한 입문서였다. 그는 젠 체하는 먹물들’을 신랄하게 조롱한 다음, 십 분 후에 다시 꼬집는다. 그리고는 다시 씹고, 다시 조롱하고, 다시 비웃는다. 칭찬도 여러 번 들으면 짜증이 날 만도 하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신난다. 그의 잡담은 늘 재미있다. 그게 바로 그의 치명적 매력이다.

김애란의 소설 : 나애리’는 나쁜 계집애’다. 캔디는 좋은 계집애다. 하니는 나애리 때문에 종종 울지만, 캔디는 이라이자 때문에 울지는 않는다.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다. 오히려 캔디는 우리에게 참고 참고 또 참지 울긴 왜 우냐 ?참치냐 ?라고 당돌하게 반문한다. 어라?!이쯤되면 우리는 캔디의 씩씩한 명랑’에 홀린다. 김애란의 소설이 좋은 점’은 아버지의 부재’를 자신의 트라우마’로설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김애란 소설의 주인공들은 아버지가 있으나 없으나 똑같다. 캔디가 등장하는 김애란’식 가족 서사에서 아버지’는 주인공이 아니라 < 지나가는 행인 3> 에 불과하다. 김애란 소설이 빛나는 점은 바로 그것이다. 그녀의 문장은 신경숙처럼 지지리 궁상’도 아니고, 은희경처럼 맹랑하지도 않다. 김애란은 명랑하다.

롤랑바르트에세이 : 우리가 에세이’를 싸구려 분야’라고 인식하게 된 결정적 이유는 신달자나이어령 같은 사람들의 에세이 때문이다. 에세이란 본래 신변잡기 류의 글이 아니라 깊은 사색’을 요구하는 철학서다. 나는 그들이 거리 청소부’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부지런한, 대한민국 성공 신화의 일등 공신’이라는 식으로 미화하지 않았으면 한다. 대한민국 불평등 사회에서 직시해야 될 것은 부지런한 일꾼에 대한 예찬이 아니라 계급 모순에 대한 분노다. 롤랑바르트나 파스칼 키냐르의 에세이’를 읽으면 대한민국에서 에세이’라는 이름을 달고 유통되는 텍스트가 지나치게 천박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키냐르의 에세이는 우아하고, 바르트의 에세이는 에로틱하다.

함민복의시 : 아무리 지랄을 해도, 내게 있어서 시의 본질은 < ~ 타령’> 이다. 타령이란 본질적으로 신파이고, 한탄이며, 유행가 가사’이지만 그래도 시는 멜랑꼴리하게 만드는 힘을 가질 때 위력을 발생한다. 미래파 시인들이 모던보이’처럼 보일지는 몰라도, 시인은 좀... 지지리 궁상이어야 멋있다. 함민복의 시’는 지지리궁상’이다. 가난 때문에 어머니’를 버려야 하는 아들의 투가리에 어미가 자신의 설렁탕 국물’을 부어줄 때, 시인’은 눈물은 왜 짠가 라고 묻는다. 닝기미.... 캔디도 울지 않는데, 이라이자가 괴롭히지도 않는데, 나애리도 없는데 왜 우냐고 말하고 싶지만 묘하게 이 신파’는 깊은 울림을 준다.

정말 좋은 멘트: 그 사람의 방송 멘트’가 하나의 문장’이었다면, 나는 당장 노란 색연필로 밑줄을 그었을 것이다. 역에 도달하기 전까지 역 이름’을 친절하게 방송하던 철도 기장’은 그만 다음 역 이름을 까먹고 말았다. “ 다음 역은...“ 침묵. “ 다음 역은...“ 또 침묵. “ 다음 역은...“ 다시 침묵! 방송을 듣고 있던 승객들이 오히려 긴장하기 시작한다. 빌어먹을, 다음 역은 신림이라구요. 승객들은 모두 아는데 기장 혼자 모르는 상황이다. 다시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 다음 역은...“ 승객들의 귀가 토끼처럼 쫑긋 ! 드디어 기장이 말을 이었다. “ ....... 어디 일까요 ? “ 기장의 멘트’를 들은 승객들은 박장대소했다고 한다. 내 친구가 직접 경험한 실화다. 사람들은 < 어디일까요 역 > 에서 내렸다. 가끔 신림 역’에 갈 일이 있으면 킥킥 웃게 된다. 신림의 다른 이름은 어디일까요 역’이기도 하다.

 

 

http://myperu.blog.me/20110667235

 

 

 

 

 

 

 

 

권정생의동화 : 내가 가지고 있는 그의 책’에는 밑줄을 그은 흔적이 없다. 그의 소설 첫 문장’을 읽었을 때 깨닫게 되었다. 첫 문장의 첫 음절부터 마지막 페이지 마지막 문장의 마침표’까지 이어지는 그 끝없는 길 위에 밑줄을 그어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래서 포기하기로 했다. 남들이 보기엔 밑줄이 그어지지 않은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내 눈에는 매우 긴 밑줄이 선명하게 보인다.

갠이치로의소설 :갠이치로의 소설은 황당무계’하다. 엽기 만화 <이나중 탁구부 > 를 소설’로 만든 것 같다. 소설 속 주인공 이름도 <아침에배아파서알낳어> 라는 식이다. 야구를 잘하기 위해서는 포르노’를 열심히 보아야 하고, 얼음 주스 냉장고’는 너무 열심히 일한 나머지 일사병에 걸려 죽는다. 사람들이 보기엔 미친 정신병자’가 쓴 글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그렇게 생각했다면 당신의 판단이 옳다. 갠이치로’는 제정신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의 글에 열광하는 이유’는 매우 독하게 슬프기 때문이다. 착란은 종종 찬란한 법이다. 나는 그 사실을 갠이치로’를 통해서 배운다.

김훈의 기행문 : 김훈이 쓴 문학 평론’은 그저 그렇고, 그렇고, 그렇다. 하지만 기행문’은 황홀하다. 그가 자연과 인간을 하나의 유기체로 보고 사색할 때의 문장력은 압도적이다. 소설’보다는 기행문이 더 좋다.

제품 사용 설명서 :아이폰 4 제품 사용 설명서’에 쓰인 지시문’을 읽으며 감탄하는 사람이 있을까 ? 없을 것이다. 사용 설명서에 쓰인 문장은 지극히 사무적이며, 냉정하고, 예의바르지만, 무뚝뚝하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 없는 문장이 바로 제품 사용 설명서 문체’다. 하지만 모두 그렇지는 않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15,000원짜리 쿠스코 바르셀로나 스타일의 옷’을 하나 샀다. ( 쿠스코 티’는 보통 몇 십만 원 한다. 내가 입고 다니는 쿠스코 바르셀로나는 짝퉁이 아니라 디자인 문양만 흉내낸 옷이다.

가짜라기보다는 디자인을 카피한 것이다. ) 포장지 속에는 옷과 함께 제품 사용 설명서’가 있었는데 펼쳐 보니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다. “자신있게거리를 활보합시다 !“ 태어나서 제품 사용 설명서 읽고 감동한 적은 처음인 것 같다. 싸구려 가짜 동대문 옷이지만 기죽지 말고 당당하게 워킹하라는 말. 이 정도면 참... 센스 있으신 분이다. 그런데 얼마 후 온라인 쇼핑몰은 문을 닫았다. 쿠스코바로셀로나 스타일’의 옷을 찾는 사람은 대한민국 0.1%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미치지 않고서는 쿠스코 스타일의 옷은 입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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