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목 길 접 어 들 때 에 :
바리케이드 공성전
빈병에 물을 채우기 위해 댐 수문을 여는 경우가 있을까 ? 설령 댐 수문이 열린다 한들, 빠른 물살 때문에 물을 주둥이가 좁은 빈병 속에 채우는 속도는 물바가지에 물을 담아 빈병을 채우는 속도보다 빠를 것이 없다.
그따위 짓은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는, 아아.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꼴. 나폴레옹 3세에게 있어서 좁은 골목길은 병 주둥이가 좁은 빈병과 같았다. 대도시에서 폭동이 발생하면 시위대는 통로가 막힌 길고 구불구불하며 좁은 길을 거점 삼아 골목 초입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장기적인 바리케이드전(戰)을 준비했다. 나폴레옹 입장에서는 대군을 시가전에 투입하여 폭동을 한방에 진압하고 싶겠지만 그게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올시다. 좁은 골목이 제약이었다. 빈병을 채우기 위해서는 물바가지 한 그릇이면 충분하듯이 대군이라 한들 좁은 길 안으로 투입되는 군인 수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시위대 입장에서는 싸워볼 만한 전투이다. 그들은 칡뿌리처럼 곁가지를 사방에 뻗은 골목 지리에 익숙할 뿐만 아니라 건물 자체를 성곽으로 이용할 수도 있었다. 빅토르 위고의 << 레 미제라블 >> 시가전 장면이 그 사실을 증명한다. 비록 바리케이드 수성에는 실패했으나 정부군과 맞짱을 떴다는 점에서 실패만은 아니었다. 이 실패는 1848년 2월 혁명으로 이어진다. 시민군은 탁, 치면 어 ? 억, 하고 무너지는 당나라 부대가 아니었다. 빅토르 위고가 소설 소재로 삼았던 프랑스 6월 시민 봉기 이후에 정권을 잡은 나폴레옹 3세는 대로를 건설하기 위해 대대적인 도시 개조 계획을 세우고 실행한다. 그는 도시 계획 설계자 오스만 대공에게 이렇게 말했다. " 길(大路)을 뚫어라 ! "

오스만은 주군의 명령에 따라 곡선 소로를 없애고 직선 대로를 설계하기 시작했다. 그는 골목길 연쇄살인범이었다. 즉, 대로(大路)의 탄생은 권력을 유지하고 강화하려는 목적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나폴레옹 3세 치하에 있던 시기인 제2제정의 파리(1852~1870) 때 건축된 도시는 잔혹할 정도로 아름다움을 결여하고 있었다. 대로는 어느 것 하나 생-탕투안 거리의 멋진 곡선을 갖고 있지 않았으며, 이 시대에 건축된 집 중에서 어디에서도 엄정하고 우아하게 배열된 18세기식 정문이 주는 은근한 기쁨을 맛볼 수는 없었다. 게다가 이 비논리적인 도시는 견고하지 않았다1). 이처럼 권력자들은 권력을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해 도시 개발을 이용한다.
도시 개발은 권력자에게 권력을 유지하고 연장시키는 도구이며, 거대한 땅을 소유한 지주에게는 벼락부자를 만드는 로또이며, 원주민은 쫓겨나서 외지인이 되었다. 이 시절, 벼락부자에게 어떻게 재산을 모았습니까 _ 라고 재태크 비결을 물으면 매우 심플한 대답이 돌아오고는 했다. " 토지가 (정부에 의해) 수용되었습니다. 하하하. " 2) 도시 개발로 인해 이익을 나누는 집단은 토건족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건물을 세워도 신축 건물로는 토지를 수용당한 사람들을 다 수용할 수가 없어서 임대료가 두 배로 뛰었고 이 도시에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임대료를 감당하느라 기름기 없는 음식을 섭취하기 시작했다.
얼핏 보면, 위 단락 글은 이명박과 그 아들 5세 훈이'가 설계한 뉴타운 건설'이라는 이름으로 자행한 죄악을 나열한 것 같지만 놀랍게도 레미제라블에 등장하는 영광의 3일 이후에 벌어졌던 일이다. 18세기 파리와 21세기 서울이 놀랍도록 닮은 꼴이다. 이명박(과 그 아들 5세 훈이)은 한국판 오스만 도시 개발 설계자'이다. 오스만은 자랑스럽게 말하곤 했다. " 파리는 주민들에게는 커다란 소비 시장, 거대한 노동 현장, 온갖 야심의 투기장 아니면 그저 즐기는 장소일 뿐입니다. " 이 말에서 파리'라는 단어를 서울'이라는 지명으로 대체해도 달라질 것은 없다. 이명박은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 서울은 주민들에게 커다란 소비 시장, 거대한 노동 현장, 온갖 야심의 투기장 아니면 그저 즐기는 장소일 뿐입니다. 제가 그동안 지금까지 여러분에게 약속한 대선 공약들. 이거 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 거짓말인 거 아시죠 ? " 나는 가족범죄단 이명박을 생각할 때마다 가끔 18세기 발명품인 기요틴이 21세기에도 여전히 필요한 도구라는 생각이 든다 ■
1) 아케이드 프로젝트, 발터 벤야민 < 오스만식 도시 개조, 바리케이드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