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면 에 김 치 가 없 었 더 라 면 :
푸드 나쇼날리즘
비만을 방지하고 혈압을 낮추며, 암을 예방하고 노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음식은 무엇일까 ? 정답은 김치란다. << 식품 라벨 꼼꼼 가이드 >> 라는 책에서 가이드가 내놓은 김치에 대한 정의다.
전문가들이 내놓은 해설이니 불만을 품고 토를 다는 놈은 배반, 배신, to부정사 취급 당하기 십상이다. 이 설명이 맞는다면 김치는 불로초를 능가하는 음식이다. 김치 먹고 암을 극복했습니다아 ~ 백 번 양보해서 그렇다고 치자. 하지만 과다 나트륨 섭취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김치(김치를 짠지라고도 한다. 말 그대로 김치는 소금 덩어리 짠 음식이다)가 비만을 방지하고 혈압을 낮춘다는 설명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짠맛이 비만과 혈압을 높인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김치는 비만과 혈압을 높이는 주요 음식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책에서는 나트륨에 대한 경고를 잊지 않고 지적한다는 데 있다.
서울환경연합이 밝힌 라면 한 개당 평균 나트륨 함량은 2,075mg으로 우리나라 1일 성인 섭취 상한선인 3,500mg의 59%에 해당하며, 세계보건기구에서 정한 1,968mg을 훌쩍 넘어선다. 라면 한 개를 먹는 것만으로도 1일 상한선을 넘어서는 나트륨을 섭취하게 되므로 영양성분표에서 나트륨 함량을 꼭 확인하자.( 59쪽)
왜 이 책의 저자들은 음식을 섭취할 때 나트륨 함량을 꼭 확인하자면서 김치의 과다 나트륨 함량에 대한 지적은 안 하는 것일까. 나트륨이 건강의 적이라면 라면에 김치가 없었더라면...... 더욱 좋겠죠 ? _ 라는 친절한 해석 정도는 붙여야 하는 것 아닐까 ? 그리고 이 세상에서 비만을 방지하는 음식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음식은 열량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래기 같은 내용을 읽고 있자니 헛웃음만 난다. 그래도....... 여러분은 김치는 비만을 방지하고 혈압을 낮추며 암을 예방하고 노화를 억제한다고 주장해야 한다. 대한민국에서 to부정사(취급을 받으며) 산다는 것은 고달픈 일이니까. 우리 모두 합창합시다. 김치 없인 못 살아, 정말 못 살아아 ~
이 귀한 보물을 일본이 " 기무치 " 라는 이름으로 소비하고 있으니 한국인 입장에서 보면 열불 날 일이다. 김치 예찬론자이자 자나 깨나 나라 걱정을 하는 이들은 " 기무치 " 라는 명칭이 원조(한국)를 감추고 궁극에는 일본화하려는 고도의 개수작이라는 주장을 한다. 인도에서는 " 마샬라 " 라고 부르는 음식을 한국에서는 " 카레 " 라고 부르는데, 그렇다면 카레라는 명칭은 한국인의 개수작'일까 ? 원조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라도 그 나라 발음으로 발음해야 한다면, 우리는 왜 " 오뎅 " 을 " 어묵 " 이라고 가르치는 것일까 ? 나는 한식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숭배하는 이들을 볼 때마다 징그럽다는 생각이 든다.
한식이 슬로푸드의 대명사이기에 건강식이라는 논조에 대한 반박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삼겹살이 불판에서 익는 속도를 감안하면 삼겹살은 패스트푸드가 아닐까 ? 직장인으로 붐비는 식당에 앉자마자 주문한 음식이 나온다면 그것도 패스트푸드가 아닐까 ? 햄버거가 패스트푸드라면 삼겹살도 패스트푸드다. 또한 짜장면이 패스트푸드라면 김치찌개도 패스트푸드'다. 음식은 음식일 뿐이지 열등과 우등을 가르는 문화-리트머스紙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