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분 교수



                              개차반이란 말이 있다. 개의 차반'이라는 뜻인데, 여기서 차반은 < 밥 > 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개차반이란 개가 먹는 밥으로 똥을 뜻한다. 그 옛날, 개들은 똥이 밥이었으니까. 최근에 개차반 같은 교수가 등장했다. 언론에서는 고상하게 < 인분교수 > 라는 그럴싸한 별명을 지었던데, 와 닿지가 않는다. 개차반 교수라고 표현하는 게 맞다. 일을 못한다는 이유로 제자에게 똥을 먹인 양반 ! 수많은 갑질 교수가 등장하고 사라졌지만 개차반 교수 사건'은 지구 최강을 떠나서 우주 최강이 되었다. 설상가상 그가 새누리당 정책 자문 위원으로 활동한다는 점 때문에 더욱 화제가 된 인물이다. 타임 라인을 훑으니 대체로 중평이 " 저런 인간은 처음 본다 " 라는 뉘앙스다. 그런데 < 저런 인간 > 은 흔하다. 엽기적인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사람들은 인간의 탈을 쓰고 어떻게 저런 짓'을 할 수 있느냐고 말하지만, 저 표현은 어불성설'이다. 인간은 결코 짐승의 탈을 쓰고 악행을 저지르지 않는다. 인간은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의 탈을 쓰고 악행을 저지른다. 개차반 교수의 엽기 행각'보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조력자들이다. 개차반 같은 놈은 개차반 같은 놈이니깐 그려려니 하자. 문제는 조력자들이다. 왜, 피해자의 동료들은 개차반 교수의 충견'이 되어서 인권 유린에 동참했을까 ? 역설적이지만 그들은 당신보다 도덕적으로 해이하거나 비윤리적인 사람이 아니다. 그들은 그저 평범한 사람이다. 평범하기 때문에 명령에 복종하는 충견이 된다. 악인은 평범하지 않다. 하지만 악인을 따르는 사람들은 평범하다. 만약에 당신이 개차반 교수의 조력자였다고 가정한다면 잘못된 명령에 반항했을까 ? 그럴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인류를 파괴하는 것은 " 악당들 " 이 아니라 " 악당 " 이다. 다시 말해서 복수가 아니라 단수'다. 한 명이면 족하다. 독일은 히틀러 한 명 때문에 독일인 전체가 조력자가 되었다.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대다수가 선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나쁜 세상을 만드는 데에는 히틀러 같은 악당 한 사람만으로 충분하다. 전자는 전염성이 약하지만 후자는 전염성이 강하다. 사람들은 쉽게 나쁜 명령에 복종한다. 이런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나라면 어떤 행동을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아무래도 나는..... 성악설을 지지할 수밖에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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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5-07-24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에 꼭 맞는 책이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입니다. 안 읽으셨다면 한 번 읽어보시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7-24 20:04   좋아요 0 | URL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마립간 2015-07-24 20:48   좋아요 0 | URL
저는 댓글을 당일에 달지 말아야겠습니다.^^ 제 댓글 이후는 댓글 없는 ... 편견인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7-24 22:41   좋아요 0 | URL
그럴리가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원래 제 블로그가 댓글이 별로 없습니다.
원래 댓글이란게 주거나받거니해야하ㅡㄴ데 저도 댓글을 잘 안다는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