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몰라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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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일성이 자주 써먹는 설레발 가운데 하나가 " 빠따 " 휘두르는 타이밍을 예측하는 것이다. 그는 전지적 작가 시점을 바탕으로 미래에 일어날 일을 예언한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하일성 해설 위원 목소리를 머릿속으로 떠올리며 말풍선을 터뜨리기 바란다. " 곰곰발 선수 ! 타석에 들어서죠 ? 노련한 선수니까 이번 타석에 공 노리고 들어올 겁니다. 욕심내겠죠 ? " 곰곰발 선수가 방망이를 휘두르면 일단 하일성이 던진 예측은 맞아떨어진다. 호들갑이 이어진다. " 제 말이 맞죠 ? 제가 말했잖아요. 이번 타석에 욕심낸다고 말이죠. " 비록 헛 스윙'을 했다 해도 방망이를 휘둘렀으니 " 노린 " 것이 된다. 와와, 야구에 대해 좆도 모르던 시절 ! 우리는 하일성이 내놓은 예측과 결과에 환호했다.
결론은 버킹검이지만 아이스크림은 해태고, 껌은 롯대이며, 야구 해설을 대표하는 이는 하일성이었다. 그가 하는 말은 진리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심한 말장난을 한 하일성보다는 와와, 했던 시청자가 병신 같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 나는 병신이었어 ! 전세계 야구 선수 가운데 타석에 들어서기 전부터 볼을 골라서 출루할 작정으로 타석에 들어서는 선수가 과연 몇이나 있을까 ? 볼 카운터'가 타자에게 유리하게 돌아가면 그때 가서 생각할 문제이지, 타석에 들어서기 전부터 이미 볼을 골라 출루할 생각을 갖는 타자는 이 세상에 없다. 모든 타자는 안타를 치겠다는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선다. 비록 일 할이 안되는 팔 번 타자라고 해도 말이다.
그렇다면 타자가 방망이를 휘두를 생각도 없이 우두꺼니 서 있다가 삼진 아웃을 당하게 되는 상황이 되면 하일성은 어떤 말을 할까 ? 하일성, 우습게 보지 마라. 대동강 물도 팔아먹을 위인이다. 독자여, 이번에도 넙데데하며 텁텁한 하일성 톤으로 말풍선을 터뜨리기 바란다. " 투수가 좋은 공을 안 주네요. 투수 노련해요. 타자의 초조한 심리를 간파했어요. 지금 급한 건 타자예요. 역으로 가는 거죠. 좋은 투수네요. " 와와, 다시 한번 울려퍼지는 전지적 작가 시점. 마음을 뚫고 앞을 보니 미래가 보이나니 예언자의 포스가. 나는 < 예언자' > 라 쓰고 < 못 먹는 감 찔러나 보는 사람 > 이라고 읽는다. 그렇다면 동일한 상황이라고 했을 때 메이저리그는 어떤 식으로 해설할까 ? 일단 정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확률만 제시한다.
" 곰곰발 타자, 2B 1S 이후에 오는 다음 공을 쳤을 때 타율이 4할 2푼입니다 ! 타자가 유독 좋아하는 볼 카운터입니다. 노릴 가능성이 충분히 있겠죠 ? " 라고 말한다. 하일성이 오징어가 되는 순간이다.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 야구해설가는 그때그때 상황에 맞는 데이터를 제시한다. 각종 데이터를 그때그때 신속하게 제공하는 중계 노하우가 큰 몫을 차지하겠지만 무엇보다도 해설가 스스로 " 데이터 " 에 대한 철저한 공부와 이해를 바탕으로 하지 않으면 정확하고 신속한 분석을 할 수 없다. 누누이 하는 말이지만 가구는 과학이고 야구도 과학이다. 야구 해설은 예언이 아니라 분석이 우선되어야 한다. 하지만 하일성은 공부를 하고 중계석에 앉는 것 같지는 않다. 시험 보는 시간에 연필을 굴려 답을 찍을 뿐이다.
휘뚜루마뚜루 예언에 타자가 방망이를 막 휘뚜르면 다행이지만 실패했다고 주눅들 어른은 아니다. 실패하면 야구 어렵네요, 라고 말하면 된다. 참..... 쉽다. 하일성 해설은 귀에 걸면 귀걸이요, 목에 걸면 목걸이요, 코에 걸면 피어싱'이다. 유식하게 말하자면 아전인수 격이다. 자기 논에 물 대고, 한여름에 버스 타면 자기 쪽으로 에어콘 송풍기 방향을 맞출 인간이다. 하일성에게 있어서 그라운드는 부처님 손바닥 안. 그라운드가 부처님 손바닥 안이니 선수들은 뛰어야 벼룩 같은 존재가 되는 것이다. 내가 하일성을 다시 거론한 이유는 박근혜 대통령 각하 님 때문이다. 오랜 침묵 끝에 힘과 용기를 얻은 모양이다. 여의도 밖에서는 일베들이 닭다리 잡고 삐약삐약 하는 폭식 투쟁으로 힘을 주고,
여의도 안에서는 민주당이 " 그네 " 타다 뒤로 자빠져서 뒤통수 깨지는 꼴을 연출해 힘을 준다. 칼을 쥐고 " 朴 " 을 타도 모자랄 판에 " 그네 " 타고 놀고 있으니 결과는 자멸'이다. 여의도에서 << 춘향전 >> 찍습니까 ? < 당 > 이 존재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 집권 > 을 하기 위해서다. 당은 집권'이라는 목표를 향해 모든 전략과 전술을 총동원'한다. 소수 정당이어서 집권할 확률이 어렵다고 해도 모든 행위는 집권 시나리오를 향해 무조건 전진'한다. 일 할 타율이 안되는 팔 번 타자라 해도 " 노리고 " 타석에 들어서는 것처럼 말이다. 집권을 포기하면 당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민주당은 < 집권 > 에는 관심도 없고 < 당권 >에만 관심이 있다. 나라가 있어야 장군이 있는 것인데 나라를 되찾을 생각은 않고 장군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온갖 술수를 쓰는 중이다.
이러니 " 망하지 " 않고 살 수 있겠니 ? 백성이 경주에서 승리하라고 경주마를 뽑아주었더니, 알고 보니 " 망아지 " 였다. 엄마 젖이나 더 빨 놈들을 뽑았으니 " 망하지 ! " 이런 와중에도 말놀이를 하는 심보를 이해하시라. 나는 라임에 살고 라임에 죽는 힙합 전사'다. 쿠아앙 ! 불화살 삼킨 기분으로 여당에 악담을 퍼붓자면 : 지금은 엉덩이에 뿔난 망아지 때문에 희희낙락喜喜樂樂 : 즐길 락 하지만 언젠가는 희희낙락喜喜落落 : 떨어질 낙 할 날이 올 것이다. 웃다가 울면 ? 그렇다, 엉덩이에 털 난다. 왁싱 잘못하다가는 존나 아프다. 다리 털 왁싱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어떻게 아냐고 ? 묻지 마라. 눈물이 앞을 가린다. 대장항문과 검진을 위해 엉덩이 털을 뽑아 보지 않은 인간은 인생을 논할 자격이 없다.
그리 생각하련다. 기세등등한 박근혜가 이 기회를 놓칠 리가 없다. 드디어 세월호에 대해 입을 열었다. 세월호 유가족이 주장하는 기소권과 수사권은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란다. 했던 말 또 하는 말이지만 새누리 의원 입에서 나오는 말과 대통령 입에서 쏟아내는 말은 의미 자체가 다른 법. 변협'에서 세월호 유가족이 주장하는 기소권과 수사권'은 법적 문제가 전혀 없다고 확인했는 데도 박근혜는 들은 척도 안한다. 승기를 잡았다는 뜻이다. 고삐를 바짝 당기고 유리조각 섞인 채찍을 휘둘러 경기를 단박에 끝내겠다는 소리다. 빈 깡통이 요란하다더니 통빡 굴리는 소리 한번 시끄럽구나. 오호, 통재라. 박근혜와 하일성의 공통점은 엉터리'라는 점이다.
당연한 것을 대단한 것처럼 말하거나 잘못된 결과에 대해 변명으로 일관한다. 조삼모사'다. 엉터리가 먹히면 " 와와 ! " 다행이고, 안 먹히면 " 우우 ! " 아, 정치 몰라요, 라고 하면 끝 ! 새누리가 잘하는 것은 자기 논에 물 대는 것과 남의 몸에 손대는 것'이다. 하일성 해설을 곧이곧대로 듣지 마라. 모든 타자는 안타를 노리고 타석에 들어선다. 야구 모르면 야구판을 떠나야 한다. 박근혜가 하는 말도 곧이곧대로 듣지 마라. 민주당에게도 한마디 하련다. 듣는 시늉도 안 하겠지만 정치 모르면 정치판을 떠나야 한다. 그네 타지 말고 朴을 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