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여, 네 멋대로 해라 !
내가 처음 본 고다르 영화는 << 네 멋대로 해라 >> 였다. 시네필에게 << 네 멋대로 해라 >> 는 << 시민 케인 >> 과 함께 만신전(판테온)에 오른 작품이었다. " 신라면 " 을 먹은 적 없는 이가 오뚜기 " 진라면 " 을 논하면 안 되듯이, 시네필이라면 반드시 고다르 영화'를 거쳐야 했다. << 시민 케인 >> 이 기술적 진화'였다면, << 네 멋대로 해라 >> 는 혁명적 진보'였다. 그는 총 대신 카메라'를 들었다. 이 영화 원제는 << A Bout De Souffle >> 인데 직역하면 " 숨가쁨 " 이다. 그래서 헐리우드 리메이크 작품 제목이 << breathless / 숨 가빠 >> 였다. 원작에서 정치색만 쏙 뺀 이 영화는 그저 그렇고 그런 시시한 섹스 영화'가 되었다. 기억나는 건 오로지 리처드 기어의 가빠(갑바)가 전부였다.
위대한 원작을 생각하면 민망하여라 ~ ( 노파심에서 하는 말이지만 < 숨가 ~ > 를 < 슴가 > 로 착각하지는 맙시다 ) 원제목과는 동떨어진 제목'이지만 이 영화는 한글 번역 제목이 더 근사한 경우다. 영화 << 죠스 >> 를 << 아가리 >> 로 번역한 경우를 생각한다면 " 네 멋대로 해라 " 는 신의 한수'에 가까웠다. 어제 김명수 청문회'를 보다가 문득 고다르 영화 << 네 멋대로 해라 >> 가 떠올랐다. 청문회 내내 " 정신줄 " 놓은 김명수 후보는 타는 가슴으로 청문회 위원장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 30초만 쉼쉴 시간을 주시겠습니까 ? " 그렇다, 그는 뭍에 오른 붕어'였다. 대한민국 甲의 생얼 앞에서 갑갑한 사람 많았으리라, 또한 횡설수설에 동문서답이니 답답한 사람 많았으리라 ! 그는 말귀 자체를 알아듣지 못하는 후보였다. 정점은 " 5.16은 쿠데타냐 ? " 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 5.16은 < 쿠데타 > 는 아니지만 < 정변 > 이라고는 생각합니다아 ~ " 그는 < 쿠데타 > 와 < 정변 > 이 같은 뜻이란 사실을 몰랐다. < 정변 > 이라는 뜻이 " 혁명이나 쿠데타 따위의 비합법적인 수단으로 생긴 정치상의 큰 변동 ( 네이버 국어사전에서 인용 ) " 이라는 사실조차 모르고 답변한 것이다. 일반인이 " 정변 " 이라는 단어를 모를 수는 있다. 하지만 김명수는 교육부 장관 후보'다. 요즘 박근혜 정부 청문회에서 후보자에게 5.16에 대한 견해를 묻는 것은 상식인데 그는 뻔한 예상 질문에 대한 준비마저 제대로 하지 못했다. 선거의 여왕'이라며 잔뜩 기대했던 박근혜는 알고 보니 우왕좌王'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는데 교육부 장관 후보마저 동문서답에 횡설수설에 우왕좌왕하니 초록은 동색이라는 말이 마음 깊이 와 닿는다.
우왕좌왕하는 삼천포 출신 신하가 우왕좌王을 모시니 앞으로 돌아갈 꼴이 우왕, 대박 ! 문창극이 1인 창극'으로 끝났다면 김명수는 << 네 멋대로 해라 >> 라는 제목의 1인 촌극'으로 끝날 것이다. 박근혜 수첩은 알고 보니 데쓰 노트'였다. 윤창중으로 시작한 줄줄이 알사탕 낙마 앞에서 우왕좌王은 가슴을 치며 외칠 것이다. " 미안하돠아 !!!!! " 한국 축구와 김명수의 공통점은 폐'가 허약하다는 점이다. 현대 축구는 본질적으로 폐-싸움'에서 결정난다. < 폐 > 가 튼튼한 조직이 이긴다. 차두리는 간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한국 축구가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 몰락한 이유는 허파(폐) 때문이었다. 한국 축구는 실력도 없고 정신력도 부족했으며 체력도 부족했다. 헉헉대기 일쑤였다.
같은 이유로 김명수 후보 또한 세 가지'가 없었다. 실력도 없고 양심도 없으며 체력도 부족했다. 헉헉대기 일쑤였다. 여기에 청력'마저 추가되면 4가지가 없는 후보가 된다. 의리보다 중요한 것은 윤리'이고, 딴청보다 중요한 것은 경청이다. 그가 청문회에서 했던 말이 자꾸 맴돈다. " 30초만 쉼쉴 시간을 주시겠습니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