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의 시작은 정말 무()한 도전이었다. 대한민국 평균 이하의 좌충우돌을 전면에 내세운 오락프로그램이었다. 쉽게 말하자면 이 프로는 띨빵과 띨띠리의 만담-였다. 원숭이 똥구멍은 빨개요. 빨간 것은 사과예요 ! 사과는 맛있어요. 맛있으면 바나나예요 ! 바나나는 길어요. 길면..내 거시기네요 이제 그들은 더 이상 평균 이하 헐렁이들이 아니다. 유재석 사단은 방송 3사의 모든 오락 프로를 점령했으니, 이제 평균 이하 찌질이라는 말은 이미 옛말이 되었다. 그들은 대한민국 평균 이상이다. 오락프로의 진일보한 진화란 이런 것일까 ? 그들이 변했다. ()한 도전은 이제 무()한 도전으로 업종 변경한 지 오래이다. 스포츠댄스 경연 대회에서 경연을 하고, 봅슬레이 국제 경기에서 선수로 경기를 펼치며, 프로레슬링 경기도 소화한다. 그리고 이제는 조정 경기에 도전장을 내민 모양이다. 말 그대로 무한한 도전이다. 고생 끝에 눈물이 맺힌다. 감동이란 이런 것입니다 ! 강열한 임팩트, 긴 여운 ! 긴 건...

    내 거시기'라니까요 !

 

- 무한도전 中

 

 

 


 

 

 

홀로서기'

  

< 홀로서기 > 라는 시집'을 읽은 적은 없다. 가끔 라디오'에서 청취자 엽서 사연'을 소개할 때 종종 들은 것이 전부였다. 그리고 차 안에서 3040세대'를 겨냥한 라디오 프로그램이 흘러나올 때 DJ가 " 에코빵빵사운드 " 로 시 낭송을 하는 것이 내가 서정윤 시를 접한 전부였다. 들을 때마다 시가 시시해서 고개를 도레도레 쳤다. 시적 서정성의 확립은 사실 미미한 수준이었다. 내 평가가 너무 도도한가 ? 미레가 창창한 시인에게 너무 야박한 평가다 싶어 작품을 진지하게 파도 파도 결과는 시시한 시였다. 어찌되었든, < 홀로서기 > 는 문학도를 열망하는 사춘기 소년이 일기장에 썼을 법한 아우라'였다. " 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 라는 구절은 연애편지 쓰기에 딱이다. 나는 나중에 이 시집이 300만 부'나 팔렸다는 말을 듣고는 기절초풍할 뻔했다.

 

이 기록은 < 실미도 > 가 1000만 관객을 동원했다는 불행한 결과보다 더 충격적이었다. 가난에 대한 낭만적 접근에 성공한 함민복 시집이나 피고름을 짜서 완성한 김신용의 완성도 높은 시집이 3000부도 안 팔리는 판국에 < 홀로서기 > 가 300만 부'나 팔렸다니 놀라운 결과였다. 그렇다고 잘 팔렸던 < 홀로서기 > 를 비난하는 것은 아니다. 영화 < 디워 > 의 흥행'을 비판할 생각은 없지만 < 지구를 지켜라 > 의 흥행 결과가 < 디워 > 와 바뀌었다면 한국 영화 산업이 조금 더 성숙했을 것이란 믿음처럼, 시집 판매량이 전자와 후자가 반대로 나왔다면 대한민국은 문화 강국이 되었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바이다. 어찌되었든 서정윤과 홀로서기 시집에 대한 이야기는 모두 풍문으로 들었고, 알음알음 들은 것이 전부였다. 그런데 어제 깜짝 놀랄 만한 소식을 접했다.

 

서정윤이 여중생을 성추행했다는 소식이었다. 익명'이 아닌 실명'으로 공개된 것을 보면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한 모양이었다. 중앙일보가 시교육청과 경찰서에서 얻은 내용을 종합하면 " 가슴이 얼마나 컸는지 만져봐도 되나요 ? " 라고 묻거나 볼에 두 번 입술에 세 번에 걸쳐 입을 맞췄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반항하는 제자에게 " 가만히 있어 보세요 ! " 라고 말했다는 것.  여학생은 가마니'가 아니었기에 가만히 있을 턱이 없고, 자신의 가슴은 젖을 뗀 지 일주일이 지난 통통한 강아지가 아니니 얼마나 컸는지 만져보겠다는 제안에 화가 잔뜩 났을 것이다. 서정윤은 격려 차원'이라고는 하나 이 정도가 < 격려' > 면 피해 여학생 입장에서는 이 < 갈려 > 할 사안이다. 솔직히 내가 깜짝 놀랄 만한 소식이라고는 했으나 사실 나는 이 사건이 충격적이지는 않았다.

 

사람들은 유명 시인'이 어쩌면 저럴 수 있는가 라고 한탄하지만 범성론자인 내가 보기에는 시인'이라고 별다른 것은 없다. 나는 시인에 대한 환상이 전혀 없다. 시인이 고고하고 단아할 것이란 것은 착각에 불과하다. 시인이란 순수의 결정체가 아니다. 그냥 인간은 모두 도 긴 개 긴이다. 물론 이러한 말이 < 내 그럴 줄 알았다니깐 ~  > 이라는 식으로 싸잡아서 특정 집단을 비판할 때 생기는 오류라는 사실을 잘 안다. 하지만 문학판 술자리'에 몇 번 가본 사람은 대충 돌아가는 꼴을 짐작할 수 있다. 문인들이 색기 있다는 말이 아니다. 모든 인간이 색기 있다는 소리'이다. 특히 수컷의 성욕은 본능이다. 후속 보도에 의하면 2008년에는 남학생들을 성적이 안 오른다는 이유로 골프채로 때려서 징계를 먹은 기록도 있는 모양이다.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고 때릴 수 있는 자유를 당연한 권리라고 착각하면 안된다. 

 

이 사건과는 관련없지만, 말이 나와서 하는 소리지만 < 어르신 이데올로기 > 에 사로잡힌 어르신들이 있다. 이런 인간들은 항상 어른 대접을 받으려고 한다. 그들은 전철이나 버스 안에서 자리 양보'를 하지 않는 년/놈을 모두 싸가지없다고 취급한다.  어르신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것은 미덕이 될 수 있지만 어르신이 그것을 집요하게 강요하면 추태와 주접'이 된다. 어르신이 피죽 먹으며 피똥 싸서 이룩한 풍요로운 결과 때문에 너희들이 배부른 것 아니냐는 말 같지도 않은 소리는 하지 말자. 어른이라고 아이를 때릴 권리는 없다. 그런 어른은 어른 대접할 필요 없다. 국가와 꼰대가 강요하는 어른 대접은 개나 줘라. 어른들은 요즘 아이들이 욕을 잘한다며 혀를 끌끌차는 모양이던데 내가 보기에는 그냥 자연스러운 입말'이다. 그들에게는 욕도 소통의 한 방식'이다.

 

오히려 " 요즘 아이들은 입만 열었다 하면 욕을 해서 걱정이에요. "라고 교양 있게 말하는 그 자세야말로 꼰대스럽다. 요즘 아이들이 싸가지가 있건 없건 그것은 당신이 걱정할 일이 아니다. 어른이여, 아이들에게 지적질하지 마라. 너나 잘해라.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은 법이다. 내가 보기에는 동일 계통 속에서 오고가는 욕보다는 위 아래 서열이 명확한 수직 계급 속에서 일방적으로 쏟아내는 반말'이 더 심각하다. 어리다고 놀리지 마세요. 수줍어서 말도 못하고가 아니라 더러워서 말을 안 하는 것이니깐 말이다. 그러니까 나이 많다고 반말 찍찍거리지 마라. 쥐새끼도 아니면서 왜 찍찍거리나. 범성론자인 내가 보기에 < 홀로서기 > 에서 " 서다 " 라는 동사는 우리가 그동안 알고 있었던 그 뜻이 아닌지도 모른다.

 

 

서다

 

1. 사람이나 동물이 발을 땅에 대고 다리를 쭉 뻗으며 몸을 곧게 하다.

2. 처져 있던 것이 똑바로 위를 향하여 곧게 되다.

3. 계획, 결심, 자신감 따위가 마음속에 이루어지다.

4. 무딘 것이 날카롭게 되다.

5. 질서나 체계, 규율 따위가 올바르게 있게 되거나 짜이다

6. 아이가 배 속에 생기다.

7. 줄이나 주름 따위가 두드러지게 생기다.

8. 물품을 생산하는 기계 따위가 작동을 멈추다.

9. 남자의 성기가 발기되다.

 

서정적인 감성을 가진 사람은 < 서다 > 를 ① 로 생각할 것이다. 진취적인 사람은 ③ 으로 판단할 것이다. 성모 마리아를 믿는 사람은 ⑥으로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나처럼 범성론자는 ⑨로 이해할 것이다. 어쩌면 시인은 " 그것의 참을 수 없는 성욕 " 에 대한 번뇌를 호소하기 위해서 홀로 서기'에 대한 고충을 토로하려던 행간은 아니었을까 ? 그래서 이제는 만나야 한다, 고 끝을 맺은 것은 아닐까 ?  라임에 욕심 내서 한번 디스하련다.  " 홀로 선다는 것은 죄 없다. 가장 좋은 해결책은 다들 아시리라. 하지만 교사실'에서 여학생과 둘이 있을 때 해소하려고 하면 안된다는  그사실'은 명심했으면 ! "  서면, 다 나쁜 것은 아니다. 서면 가면 밀면 좋다. 알면 좋은 정보이니 초행길에  챙겼으면. 아, 그리고 돼지국밥도 맛있다. 맛있으면 역시 바나나다. 바나나는 길다. 길면..... 

 

성욕에 의한 범죄는 어쩌면 원숭이 엉덩이'에서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하필 왜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서 사과 → 바나나 → 거시기'로 진화했으냔 말이다. 사과가 맛이 없고, 바나나도 동그란 모양이었다면 거시기'는 없었을 것이다. 내가 전지전능한 신이라면 원숭이, 사과, 바나나'를 공범죄'로 엄히 다스릴 것이다. 원숭이와 사과는 종북 세력으로 몰아서 국가보안법'으로 처단하고 바나나는 공연 음란죄로 그리고 뼈도 아니면서 뼈 흉내를 내는 거시기는 명의 도용에 의한 사기죄로 다스릴 것이다. 그래야 지구에 평화가 찾아온다. 독수리 오형제는 집에 가서 발이나 닦고 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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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3-11-14 0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홀로서기.. 서면.. 밀면... ㅋㅋㅋㅋ 으핳 하고 웃었네여. 제가 알고지내는 중학교 2학년 남학생들은 stand 뜻이 뭐냐며 낄낄거리고 웃지요. 참 귀여워요. 성의 /도 모르는 제가 이들을 진심으로 귀엽다고 생각할 수 있는 건 다 페루애님 덕분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삼 감사. 이런 글을 자주 올려주셔서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11-14 03:01   좋아요 0 | URL
아니 이 시간에 안 주무시고 뭐합니다. 진짜로 서면 가서 밀면 먹고 싶네요. 돼지 냉족발이었던가요 ? 고것도 별미라 하던데 아직 못 먹었습니다. 이런 글 자주 올리면 즐겨찾기 수가 절반으로 감소가 되어서요.. 헤헤헤...

푸르푸르 2013-11-14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돼지국밥 정말 맛있습니다 아 해장으로 그거 먹고 싶네요~
아이 속쓰려~

곰곰생각하는발 2013-11-14 10:31   좋아요 0 | URL
선생님은 왜 항상 술에 쩔어 사십니까 !! 이 댓글에 대한 답글도 뻔해보이지만...
3일째 달렸어염... 요런 거 달릴 거 뻔함..

푸르푸르 2013-11-14 15:27   좋아요 0 | URL
왜 그러십니까 전 선생이 아닙니다
그리고 술이야 늘 마시는 거니 왜 숨쉬고 사냐고 묻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질문 같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11-14 15:43   좋아요 0 | URL
사실 그 표현이 이미 예상했었습니다 ~

나탈야 2013-11-14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역시 페루애님은 이시대의 진정한 범성애자이십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11-14 15:43   좋아요 0 | URL
범성애자가 아니라 범성론자입니다.

엄동 2013-11-14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곰발님은 오픈형 범성론자 즉 인퍼블릭"형!
곰발님외 수컷은 체면상아닌척"형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3-11-14 15:44   좋아요 0 | URL
아닌 척하는 놈들은 꼴도 보기 싫습니다.

히히 2013-11-15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여고생 때 [홀로서기] 정말 인기 많았는데.
TV 없애고 난 뒤 소식통이 많이 늦습니다.
이외수 혼외아들 사건도 얼마전에 알았습니다.

최악의 사기죄 공범 히히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11-15 08:29   좋아요 0 | URL
티븨 없애길 다행입니다.
보면 볼수록 병신 같은 기계가 티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