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심리학 - 선택하면 반드시 후회하는 이들의 심리탐구
배리 슈워츠 지음, 형선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짜장면이냐 짬뽕이냐 !

 

 

 

 

나는 친구들과 함께 그 녀석이 일하는 일터를 찾아간 적이 있다.  비록 그가 손수 만든 매운 짬뽕 때문에 내 똥구멍에서는 불이 났지만 맛은 < >좋았다. 친척이었던 중국집 사장님의 배려로 우리는 밤 늦도록 문 닫은 가게에서 술을 마셨다. 얼큰하게 취했을 무렵 그의 여자친구가 와서 함께 술을 마셨다. 친구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누군가가 망치질을 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친구는 그 말에 몇 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렸다. 한때 뽄드를 불며 007 제임스 뽄드 흉내를 내던 철없던 놈이 철이 든 것이다.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오고갔다. 오빠야 성깔이 화끈해서 좋아예, 뒤끝 없어예, 밤에는 더 화끈해예, 야광봉이라예, 캡사이신보다 더, , 더 화끈해예. 오래 쓰는 건전지라는 말에 기분이 좋아진 천맹기 씨는 마작을 하자고 했다. 내가 모른다고 하니 가르쳐주겠다고 했다. 마작을 하다가, 고스톱을 치고, 포커 게임을 했다. 술기운이 올라왔다. 나는 화장실에 가서 설사를 했다. 닝기미, 짬뽕이 너무 매웠다.

 

-  짬뽕과 딤섬 中

 

 

 

중국집에 가서 짜장면을 주문하게 되면 곧 후회를 하게 된다. " 짬뽕을 시킬걸...... "  칼칼한 짬뽕 국물 생각을 하니 짜장면은 느끼하다. 와신상담하여 다음에는 자신있게 짬뽕을 주문하게 된다. 하지만 이때에도 다시 후회하게 된다. 앞 테이블에서 후루륵 소리를 내며 짜장면을 먹고 있는 사람을 보면 짜장면이 더 맛있어 보인다. 짬뽕은 어째 그냥... 맵기만 할 뿐이다. 두 번의 선택과 두 번의 실패 ! 하지만 여기서 끝날쏘냐 ! 다시 한 번 와신상담. 실패를 교훈 삼아 다음에는 영리하게 < 짬짜면 > 을 주문한다. 잘못된 선택에 따른 기회 손실을 최소화해서 자기 만족'을 극대화하려는 심리이다. 그렇다면 짬짜면'은 탁월한 선택이었을까 ? 그렇지 않다 ! 지금 내가 먹는 음식이 짜장면 맛인지 아니면 짬뽕 맛인지 알 수가 없다. 이 맛이야말로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웃기는 짬뽕 맛이 난다. 우리는 늘 중국집에 가면 햄릿'이 되어 선택에 따른 고민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잘못된 선택에 따른 기회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 간단하다. 짜장면만 파는 음식점이나 짬뽕만 파는 음식점을 찾으면 된다. 아니면 두 음식 가격이 최소한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중국집에 가면 된다. 우리가 항상 짜장면이냐 아니면 짬뽕이냐 를 놓고 고민하다가 후회하게 되는 이유는 두 음식의 조건이 엇비슷하기 때문에 그렇다. 짜장면 값이면 짬뽕을 먹을 수 있고, 짬뽕 값이면 짜장면을 먹을 수 있다. 만약에 짬뽕 가격이 짜장면보다 2배 정도 비싸다면 자신이 선택한 짜장면 맛에 대하여 적어도 후회는 하지 않을 것이다. " 짬뽕이 더 맛있겠지만 대신 짜장면은 저렴하잖아...... " 짜장면을 선택한 사람은 맛을 포기하는 대신 저렴한 가격으로 배를 채웠다고 생각하며 스스로 자위를 할 것이다. 짜장면을 주문한 것은 탁월한 선택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후회할 만한 선택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만약에 선택해야 될 메뉴가 두 가지'가 아니라 백 가지'라면 어떻게 될까 ? 배리 슈워츠의 < 선택의 심리학 > 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 우리는 늘 선택을 원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선택을 할 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데 우리는 살아가면서 점점 더 많이 그리고 더 자주 선택을 해야 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P.120) " 이처럼 선택할 수 있는 자유'는 생각보다 유쾌한 것은 아니다. 러시아 사람들이 공산주의 국가였을 때에는 자유를 갈망하다가 정작 공산주의가 붕괴되자 그 옛날을 그리워하는 이유는 바로 선택의 자유가 주는 스트레스 때문일 것이다. " 박정희 향수 " 도 마찬가지 이유로 설명할 수가 있다. 인간은 겉으로는 자유, 자유, 자유를 외치지만 한편으로는 책임에서 자유로운 구속,구속,구속을 원하기도 한다.

 

자본주의 사회가 공산주의 사회'보다 눈에 띄게 많은 것은 수많은 구두와 정신병원 그리고 연쇄살인자의 머릿수'일 것이다. 대부분의 연쇄살인자는 자본주의가 발달한 사회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진 통설이 아니었던가.  선택의 폭이 넓을수록 자신이 원하는 상품을 골라서 자기 만족도가 높을 것 같지만 사실은 그 반대일 수가 있다.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을수록 포기해야 될 상품'도 늘어나게 된다. 검정 고무신과 흰 고무신이 있을 때에는 두 가지 가운데 하나만 선택하면 되지만,  진열장에 놓인 수많은 하이힐'은 무엇을 고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깊게 만든다. 여기에 힐 길이도 골라야 한다. 5센티, 7센티, 10센티... 여기에 가격도 따져야 한다. 지금 당신은 백여 개 정도 되는 구두 진열장 앞에 있다. 인간이란 기본적으로 밑지고는 못 참는 손실 혐오와 이 손실 혐오를 피하기 위한 만족 극대화 심리가 작동하게 된다.

 

당신이 100 개의 구두 가운데 선택한 1 개의 구두는 역설적이게도 99개의 근심을 줄 수도 있다. 내가 선택한 A보다는 B가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 ? 빨간 구두는 너무 원색적이지 않을까 ? 10% 세일을 할 때 장만한 이 가격은 과연 합당한 것일까 ? 다음날 사장이 미쳐서 90% 세일을 하게 된다면 ? 이처럼 선택의 폭이 넓으면 넓을수록 실패에 따른 우울은 깊어진다. 현대적 감각으로 말하자면 우울증은 선택과 관계가 깊다. 선택은 반드시 후회'라는 값을 치뤄야 한다. 올림픽 경기 시상대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은 동메달을 딴 선수가 아니라 은메달을 딴 선수이다. 억지가 아니다. 시상대에 오른 선수들 얼굴을 보면 알 수 있다. 2등을 한 선수는 대부분 낯빛이 어둡다. 조금 더 힘을 냈다면 금메달을 딸 수도 있었을 것이란 아쉬움이 남기 때문이다. 2등이란 결국 기회 손실에 따른 결과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높다.

 

반면 동메달을 딴 선수들은 대부분 방긋 웃는다. 자칫 잘못했으면 동메달을 놓칠 수 있었는데 운이 좋아서 이 자리에 올랐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기회 손실 혐오는 인간을 불행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답은 무엇일까 ? 선택할 수 있는 폭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다. 백여 가지'나 되는 하이힐 진열장 앞에 있는 것보다는 차라리 화개장터에서 파는 고무신 가게 앞에 있는 것이 당신의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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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3-10-23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 관계에서 수평적인 관계보다는 수직적인 관계가 더 보편적인데, 그 이유가 만약 수평적인 관계가 지속적으로 유지된다면 (또는 유지하려면) 관계에서 발생되는 사안마다 협상과 조율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에 대해 에너지 소모되고, 이것을 회피하려는 인간 성향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10-24 01:32   좋아요 0 | URL
에너지 효율성 차원에서 보면 수직적 일처리가 신속하죠. 그래서 삼성 같은 대기업은 수직성을 기업 가훈으로 받아들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보스주의자들이잖아. 이건희 한 사람을 위한....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수평적 관계가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는 건설적이란 생각은 합니다.
요즘 검찰 돌아가는 꼴을 보면 정말 수직적 관게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고는 하빈다.

새벽 2013-10-23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어제 오늘 곰곰발님 포스팅이 흥미롭고 좋습니다.
바로 이런 거죠.. 이렇게 세밀한 사람 심리, 정치 권력.. 그런 걸 주류경제학에서 받아들여야 합니다.
모델링하기 어렵다고 그런 인간 심리 저변을 도외시하고 계속 합리적 인간 운운하며 수식 그래프로 장난만 치다간 주류경제학은 영영 헛소리만 해댈겁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10-24 01:35   좋아요 0 | URL
그래프는 정말 장난입니다. 상승 곡선 부분을 확대하면 가파르게 오르는 거 같지만
역으로 하향 곡선을 그을 때 포인트를 잡아 그걸 확대하면 가파르게 내려갑니다.
어느 것에 촛점에 맞추느냐에 따라...
그걸 이용하는 사람이 마낳아요.. 주류 경제학이 상아탑 책상에 앉아서 그래프 놀이만 할 때 엉망이 되죠.
얼마전에 사당동 25인가... 란 책이 나왔는데 이 사람은 한 사람의 25년을 추척한 책이었습니다.
직접 발로 뛴 사회학자가 쓴 책이죠. 전 아직 대기중인데 곧 읽을 생각입니다. 칭찬이 자자하더라고요...

루치아 2013-10-23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여전하군요 페루에...
한동안 개인사정 으로 블러그에 못들어 왔었는데..궁금했습니다
잘 지내고 계시죠...??

곰곰생각하는발 2013-10-24 01:36   좋아요 0 | URL
아, 루치아 님.... 반가워요. 요즘 뭐하시나 궁금했습니다.
그넣지 않아도 조만간 모임 함 가질까 하는데
시간이 아주 많이 남으시면 내방하여 소맥 한잔 드십셔 ~

루치아 2013-10-24 0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인지 연락주세요~~
시간 되면 나들이 함하죠^^

2013-10-24 16: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엄동 2013-10-25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우유부단하고
선결정+후후회하는 제 성격탓인줄 알았는데
그거슨 기회손실혐오"였군요.

무언가를 선택해서 얻는 결과보다
무언가를 선택할때 빠져나가는 에너지와
이후 선택하지 않아서 받는 스트레스가 더 크니.

나이를 먹어가며
점점 넓어지는 선택의 폭과 자유는 증말
. 싫어예

2013-10-25 15: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0-25 16: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0-25 16: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0-25 17: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0-25 19: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0-26 1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0-26 13: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즐거운 인생 2013-10-29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역시 잼나게 잘 읽었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10-29 18:49   좋아요 0 | URL
어, 즐거운인생 님 오셨군요. 갑자기 샌드위치 먹고 싶네요. 딸기잼 바른 식빵먹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