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릿의 자기반영적 인물은 오필리어’다. 뜬금없는 소리처럼 들리지만 햄릿은 오필리어‘와 동일 인물’이다. 혹은 햄릿의 그림자‘다. 라캉은 햄릿’을 분석하면서 오필리어‘라는 이름에 주목한다. 그는 O 와 phelia 사이에 쉼표를 넣어서 분리한다. ( O, Phelia ) 분리하면 다음과 같다. < O !  +  Phelia > 는  < Oh !  Phallos >다. 여기서 펠루스’는 권력지향적인 단단한 페니스‘를 뜻한다. 뜻을 풀이하자면 “ 오, 위대한 권력욕망이여 ! ” 다. 햄릿'은 겉으로 보기엔 나약하고 우유부단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왕 = 팔루스'가 되고 싶은 욕망을 교묘하게 숨긴 사내다. 더군다나 < oh ! > 라는 감탄사'는 그가 왕의 자리'를 얼마나 애타고 갈구하고 있었는지를 명백하게 보여준 증후‘가 아닐까 ?  그렇기 때문에 햄릿과 오필리어는 겹친다. 동일 인물’이다. 그는 미친 척‘하는 영민한 왕자가 아니라 펠루스를 좇다가 미친 왕자이다.

 

- 햄릿 < 유령의 기막한 복수극 > 中

 

 


 

 

 

 

프로이트여, 당당하게 말하라 !  :  10대 대중가요'에 대한 이해

 

 

 

 

 

 

1. 크레용팝 < 빠빠빠 > 의 경우.

 

 

" 꿈에 막대기가 나오면 페니스라고 말해 ! 안 그러면 프로이트에게 따귀를 맞을 테니깐 ! " 

 

- 들뢰즈, 가타리 < 앙티 오이디푸스 >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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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같이 원/ 빠빠빠빠 빠빠빠빠

날따라 투/ 빠빠빠빠 빠빠빠빠
소리쳐 호 (호)/ 뛰어봐 쿵 (쿵)/
날따라 해(해) 엄마도 파파도 같이 Go/ 빠빠빠빠 빠빠빠빠
신나게 Go/ 빠빠빠빠 빠빠빠빠
소리쳐 호 (호)/ 뛰어봐 쿵 (쿵)/ 날따라 해(해)
팝! 팝! 크레용팝! Get, Set, Raedy Go

점핑 예 점핑 예 Everybody 점핑 예 점핑 다 같이 뛰어뛰어
점핑 예 점핑 예 Everybody I don't want to stick at home, now
점핑 예 점핑 예 Everybody 점핑 예 점핑 다 같이 뛰어뛰어
점핑 예 점핑 예 Everybody I don't want to stick at home,
now I don't want to stick at home, now

걱정은 No/ 빠빠빠빠 빠빠빠빠
고민도 No/ 빠빠빠빠 빠빠빠빠
웃어봐 호(호)/ 더크게 예(예)/ 날따라 해(해)
Get, Set, Raedy Go

점핑 예 점핑 예 Everybody 점핑 예 점핑 다 같이 뛰어뛰어
점핑 예 점핑 예 Everybody I don't want to stick at home,
now I don't want to stick at home, now

날 따라 Follow/ 두 손을 올리고 뛰뛰뛰 뛰어보고/ 맘껏 소리 쳐보고
Hey, You Guys/ 벗어나 Day Life 다같이 Let's say Ready Go

점핑 예 점핑 예 Everybody 점핑 예 점핑 다 같이 뛰어뛰어
점핑 예 점핑 예 Everybody I don't want to stick at home, now
점핑 예 점핑 예 Everybody 점핑 예 점핑 다 같이 뛰어뛰어
점핑 예 점핑 예 Everybody I don't want to stick at home,
now I don't want to stick at home, now

One, Two, Three 예 

 

 

펼친 부분 접기 ▲

 

 

크레용팝은 기존 걸그룹'이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가볍게 전복시킨다. 우선 전체적 분위기'는 어린이날 특별 편성된 에스에프 어린이 영화 같다.  쫄쫄이에 오토바이 헬멧을 쓴 주인공이 떼거지로 나오는 어린이 티븨 영화 말이다. 아, 그것은 파워레인져 ! 대중 문화를 소비하는 연령대가 점점 저돌적으로 어려지다 보니 초등학생은 이제 매우 중요한 고객이 되었다.  

 

크레용팝은 1317세대를 넘어 철저하게 1017세대를 겨냥한 것처럼 보인다. 우선 의상은 < 빠빠빠 > 전체 이미지에 맞게 좀더 어려졌고, 가사는 반복된다. 음악 제작자'는 영악하다.  텔레토비'를 보고 자란 아이들은 이제 < 반복 > 에 익숙하다는 사실을 무엇보다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했던 말 또 하고, 했던 말 또 하고, 했던 말 또 하는 그 지긋지긋한 반복을 받아들인 텔레토비 세대는  짧은 문장과 반복적 리듬에 거부감이 없다. 우스개'로 < 아이, 좋아 ! > 를 두 번 연속으로 들었을 때 짜증을 내면 성인이고, 열 번을 들어도 무표정한 얼굴로 반응을 하지 않으면 청소년이며, 방긋 웃으면 오세훈( 다섯 살 세후니 ) 세대'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물론 이 우스개를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을 것이다. 내가 방금 지어낸 따끈따끈한 우스개'이니 말이다.

 

그리고 안무는 걸그룹이라면 기피했을 우스꽝스러운 춤으로 승부를 건다. 마빡이 춤이 등장하는가 하면, 중요한 사비 부분에서는 개다리춤도 등장한다. 요즘 추세가 시도 때도 없이 골반을 흔들고 엉덩이를 들이미는 추세에 비하면 크레용팝은 천진난만하게 학다리춤을 선보인다. 무엇보다도 안무는 노골적으로 가사 내요에 충실하다. 점프 할 때는 점프를 하고 두 손을 올리라고 하면 두 손을 올리는 식의 안무다.  기존 걸그룹들의 안무가 변화구였다면, 크레용팝은 돌직구'다.

 

여기까지 읽으면 댄스곡 < 빠빠빠 > 는 떡볶이에 환장하는 코 묻은 애들 돈까지 노리는 철저한 기획 상품쯤으로 이해할 것이다. 하지만 이 노래는 한국 사회를 비판적 시선으로 바라본다.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 빠빠빠빠 > 는 사전 검열을 피하기 위한 은폐의 결과이다. < 빠빠빠빠 > 는 < 바빠 바빠 > 에서 바'를 빠'로 격음화한 것. 대한민국 빨리빨리 사회'에 대한 조롱이 읽힌다. 아이들은 갑갑한 갑질에 답답하다. 나인 투 파이브'는커녕 세븐 투 일레븐'이다. 아침 7시부터 밤 11시까지 학교에서 학원으로 이리저리 뛰어다닌다. ( 수업 끝나면 학원으로 ) 바빠바빠 ( 피아노 끝나면 바이올린을 배우러 ) 바빠바빠. 데한민국 청소년, 여유라고는 없다.  

 

그래서 그들은 갑이 만들어놓은 답답한 경쟁 사회'를 벗어나서 " 신나게 " 뛰어다니며  / 소리치 " 고 싶다. < 갑 > 을 향한 최초의 돌팔매'다. 이러한 분노는 다음과 같은 가사로 압축된다. " now I don't want to stick at home, now "  여기서 스틱'은 꾸어다 논 보릿자루'( 빗자루 ) 에 대한 은유가 아니다. 스틱은 " 빠빠빠빠 " 와 마찬가지로 검열을 피하기 위한 장치'처럼 보인다. 여기서 < 스틱 > 은 남근'이다. 정확히 말하면 팔루스( 권력 ) 이다. 꾸어다 논 보릿자루'가 되기 싫다는 말은 아버지가 욕망하는 남근'따위는 되지 않겠다는 굳은 결의이다. 이 선언'은 아버지에 대한 도전이며 도그마이다. 마이 웨이'다. 카프카도 하지 못했던 아버지에게 쓰는 편지를 크레용팝은 아버지에게 메시지'를 띄운다.  

 

아, 그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속에 담긴 응어리'를 고백하고 나서 1015세대들은 무거운 가방을 던져버리고 " 두 손을 올리고 뛰뛰뛰 뛰어보고/ 맘껏 소리 쳐보고 " 싶다고 말한다. 이 소박한 고백에 눈물이 앞을 가린다.  자유에 대한 갈망'이다. 크레용팝'은 은유적 방법을 동원해서 정치적 메시지를 숨긴 채 혀 짧은 목소리와 어설픈 안무로 위장을 한다. 이제 시작이다. 어느 순간이 오면 그들은 예쁘고 귀엽고 깜찍한 걸그룹 이미지를 벗고 밥 말리'가 되어 돌아올 것이다. 그들은 아마존 여전사'가 될 것이다. 건투를 빈다.

 

 

 


 

 

 

 

2. 오렌지 카라멜 < 립스틱 > 의 경우.

 

 

 

 

 

하하 ! 샴푸의 요정 같은 오렌지 카라멜은 < 립스틱 > 에서 과감하게 첫경험'에 대해 말한다. 노래 속 화자인 소녀'는 이상형인 남자와 풋풋한 첫 섹스'를 한다. 이 첫경험은 설레임과 함께 두려움을 동시에 표출한다. 다음은 핵심어'로 풀어보는 프로이트적 분석'이다. 믿거나 말거나 !

 

 

lip + stick : 꿈에 빌딩'이 나오면 그것은 페니스의 은유이다, 꿈에 기차가 나오면 그것은 페니스의 은유이다. 여기까지는 프로이트의 해석이었다. 들뢰즈와 가타리'는 프로이트의 말장난에 화가 나서 < 앙티 오이디푸스 > 에서 이렇게 말했다. " 꿈에 막대기가 나오면 그냥 페니스'라고 말해 ! 안 그러면 따귀를 맞을 테니깐... "  프로이트 범성론에 대한 신랄한 조롱이다. 그렇다면 나는 누구의 편에 설까 ? 프로이트인가, 들뢰즈인가. 오랜 고민 끝에 프로이트'에게 줄을 서겠다. 오렌지 카라멜의 < 립스틱 > 에서 스틱'은 남근이다. 여기에 lip이 만나서 구강성교 욕망과 겹쳐진다. 립스틱 세우고 :  노래는 시작하자마자 립+ 스틱 세우고, 스틱 세우고'를 반복한다. 스틱이 남근이라고 가정한다면 남근을 세운다는 뜻이 된다. 아, 발기'다. 이 도발적인 프로이트적 해석에 자신의 눈을 의심하지 마라. 궐기가 아니라 발기'다.

 

짜릿짜릿, 오똑한...  : 성적 은유는 점점 노골적으로 구체적 진술에 의해 실체가 드러난다. < 오똑한... > 은 오뚜기'를 연상시키는데 오뚜기'라는 오브제의 가장 강력한 특징은 7전 8기 아닌가 ? 불사'다. 날마다 일어난다. 지금 당신이 보고 있는 저 남자는 남자가 아니라 남근이다. 남자이 아니라 남근'다. 구리빛 피부가 달콤해 보여 : 그렇다, 페니스는 까무잡잡한 남근이다. 하얀 와이셔츠에 몰래 묻히고 : 립스틱을 상징하는 색깔은 붉은색이다. 이 붉은색은 하얀 옷에 몰래 묻힌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 그렇다. 이제 당신은 서서히 프로이트의 범성론, 나아가 곰곰생각하는발의 음란한 범성론'에 익숙해져 있다. 처녀의 상실을 의미한다. 첫경험이다.

 

어머어머, 어, 어머어머, 어어어ㅡ 어머어머 : 어머'라는 감탄사는 검열을 피하기 위한 감탄사'처럼 보인다. 사실 어머어머'는 여성의 신음소리'를 의미한다. 원시적 < 아 ! > 다. < 아 ! > 란 딱히 배워서 나는 소리이기보다는 내제된 태초의 아' 다. 기모치 야메떼 구다사이다. 원시적 신음소리 < 아 ! > 는 발단, 전개, 절정, 결말의 서사 구조'를 가지고 있다. 처음 발단 단계에서는 아, 라는 단음절로 시작해서 전개 부분에서는 아아아, 그리고 절정 부분에서는 끝없는 아아아아아아아아아.... 로 클라이막스에 다다랐다가 결말에서는 묵음'으로 처리된다. 어쩌다 그리됐는지, 사연이 있는 건지, 살짝 화가 나... 미안하지만 즐기는 거 다 알아 : 그녀는... 처녀성의 상실에 살짝 화가 났다 !

 

 

 

 

결론 : 검열이 강화되면 될 수록 은유는 점점 교묘해진다. 끗.  상기  내용은 그냥 웃자고 쓴 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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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3-07-23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킨스와 굴드의 논쟁이 떠오르네요. 일부는 의도된 것 (또는 목적), 일부는 차후에서 해석된 것 (또는 귀결).

곰곰생각하는발 2013-07-23 15:34   좋아요 0 | URL
도킨스와 굴드의 논쟁 한창 뜨거웠죠. 레비스트로스와 사트르트릐 논쟁처럼 말입니다.
윗 글은 단순히 웃자고 쓴 글입니다. ㅋㅋㅋ.

히히 2013-07-24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큰딸이 방학식날 친구들이랑 냇가에 가서 물놀이 하면서
빠빠빠춤을 췄는데 괴~엥~장히 재밌더랍니다.
저도 친구들이 그리워요.
여고생때 축제에서 허슬경연대회 1등을 거머쥔 가이네들입니다.
자야, 숙아, 경아, 희야 ~~~ T T




곰곰생각하는발 2013-07-24 14:12   좋아요 0 | URL
오, 허슬..... 잘 추시나 봐요 ?
담에 만나면 함 보여주십시요.
애들이 추면 정말 재미있을 거 같아요.
빠빠빠 말입니다. 우리 조카들은 사내새끼여서 엄청 내숭을 떨어서 재미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