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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산어보를 찾아서 2 - 유배지에서 만난 생물들
이태원 지음, 박선민 그림 / 청어람미디어 / 2002년 12월
평점 :
품절
[ 사어 鯊魚 ]
대체로 물고기는 난생이며 암수의 교배에 의해서 새끼를 낳지 않는다. 수놈이 먼저 정액을 뿌리면 암놈은 여기에 알을 낳고, 이렇게 수정된 알이 부화하면 새끼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유독 상어만은 태생이며, 특별히 새끼를 배는 시기가 없다는 것도 물속에 사는 생물로서는 유별난 점이다. 상어의 수놈에게는 밖으로 드러난 두 개의 생식기가 있고, 암놈의 뱃속에는 두 개의 태보가 있다. 또 각각의 태보 속에는 4~5개의 태가 들어 있다. 이 태가 성숙해지면 새끼가 태어난다.
- 자산어보, 정약전
여기서 사어'는 상어'를 말한다. < 현산어보를 찾아서 2 > 는 " 상어박물지 " 라는 꼭지를 따로 두어 80페이지 넘게 상어에 대해서만 다룬다. ( 바다 생물에 대한 고른 배분'보다는 편애'다. 정약전의 편애가 아니라 저자인 이태원의 개인적 관심사인 듯하다. 하긴, 사내들이란 상어와 공룡에 대한 판타지를 영원히 간직한 어른이 아니었던가. ) 상어는 피부 비늘이 매우 거칠고 날카롭다. 손에 베일 정도이다. 옛날에는 나무를 다듬는 사포 대용으로 상어 껍질을 사용했다고 한다. 심지어는 칼을 벼리는 데에도 사용했다고 하니 성격만 거친 것이 아니라 피부 또한 매우 거친 녀석이라 할 수 있다. 짐승의 가죽이 쇠를 죽이는 것이다. 상어는 3억 5천 년 전 모습 그대로라고 한다. 이는 진화가 덜 된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완벽한 상태였음을 의미한다.
鯊 : 상어 사. 모래 沙 에 고기 魚가 합친 한자'다. 한자 조합만으로도 상어 껍질이 모래처럼 거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상어는, 그러니깐...... 애정 결핍'이다.

프로이트 이론에 의하면 < 흡혈귀 > 는 구순기‘에 고착된 존재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구순기’는 아기들이 젖을 빠는 시기‘를 말하는데 막장의 대가답게 프로이트‘는 이 아이가 엄마 젖을 빠는 행위’를 1차 쾌락 욕망이라고 정의했다. 그 다음 단계‘가 항문기다. 아이가 커서 < 오럴의 쾌락 >을 상실하자 아이’는 똥‘을 쌀 때 쾌락을 경험한다.
똥을 쌀 때마다 아이’는 도무지 알 수 없는, 괄약근을 밀치며 쏟아져 나오는 가래떡 때문에 묘한 쾌락에 젖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2차 쾌락인 항문기’이다. 그리고 그 다음이 남근기인 < 성기 중심의 쾌락 > 이다. 프로이트에 의하면 쾌락’은 구순 - 항문 - 남근기‘를 거쳐 완성된다. 뭐, 여기까지 말하면 마치 이 과정이 유아 - 소년 - 어른의 과정이라고 착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남근기는 이미 초등학생이면 마스터하는 커리큘럼이다. 하여튼,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사히 단계별 쾌락 과정’을 완료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참, 잘했어요!

그런데 모두가 정상적인 성장 과정을 거치는 것은 아니다. 성장이 어느 시기‘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러니깐 4호선은 오이도’에서 당고개’까지 가야 무사히 안전 운행을 마치는 것인데, 그만 서울역‘에서 멈춰버린 것’이다. 이것을 정신분석 용어‘로 고착이라고 한다. 곰곰생각하는발 식 말대꾸로 설명하자면 도착의 반대말이 고착이다.
고착’이라는 개념을 고장 난 기차’에 빗대어 예로 들었지만 실제로는 환자는 자신의 머릿속 기차가 고장 나서 멈춰버렸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 육체적 성장은 트래픽 없이 정상적으로 성장하니깐 말이다. 다만 기차가 멈춤으로써 멘탈 속 교통’은 일대 혼란을 가져온다. 몸은 정상적으로 성장을 마쳤지만 정신은 고장 난 그 시점 그대로 머문다. 그 고장 난 시점‘이 구순기’라면 그가 어른이 되었다고 해도 그는 성적 쾌락을 입‘으로 강하게 느끼게 되어 식욕과 성욕이 섞이게 된다.
영화 < 고스터바스터즈 > 에 나오는 먹보 귀신’은 모두 구순기 괴물‘이다. 이 괴물들은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는데 이 식욕은 왕성한 성욕의 은유’이다. 그놈들은 “ 먹는 ” 것이면서 동시에 “ 씹 ”는 것이다. 입은 곧 성기'다. 서두에서도 밝혔듯이 구순기 고착'의 대표적 인물이 바로 흡혈귀'다. 소설가이자 시인인 에리카 종’이 멋들어지게 표현한 말을 빌리면 그들은 " 바지 지퍼‘를 내리지 않고 성교를 하는 종 " 이라 말할 수 있다. 흡혈귀는 사람들을 부들부들 떨게 만들지만, 따지고 보면 구순기 어린 놈‘이다. 흡혈귀는 입으로 섹스’를 한다. 대부분의 영화 속 괴물(들)’은 이 범주 안에 있다.

상어'도 구순기 성애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짐승이다. 영화 < 죠스 > 에서 백상아리'는 닥치는 대로 문다. 내가 보기엔 상어‘는 굶주렸다기보다는 애정 결핍’에 의한 과잉 행동 장애인 것 같다. 그것은 배가 불러도 엄마 젖가슴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는 갓난이의 심리이다. 상어 입장에서 보면 인간은 달콤한 엄마의 젖가슴’이다. 애착을 넘어서는 집착이라 할 만하다. 혹시 영화 속 백상아리'는 엄마에게 버림받았던 아픈 과거라도 있는 것일까 ? 최근에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른 고종석'은 퇴행성 구순기 고착 환자'라고 말하고 싶다. 그는 백상아리'이다. 그가 진술한 불행한 가정사'에서 주목할 점은 새엄마의 등장 시기'이다.

주변 이웃이 전하는 말에 의하면 고종석은 7살 때부터 새엄마'와 함께 살았다고 한다. 이 말은 그 이전부터 엄마 없는 유년 시절을 보냈다는 의미가 된다. 사랑받지 못하고 자란 유년은 언제나 비극으로 치닫는법. 이 세상 모든 비극은 사랑의 결핍이 아니었던가. 공교롭게도 피해 아동의 나이도 7살이었다. 이 우연한 일치는 그가 과거 속에서 사는 인물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고종석이 구순기 고착 환자'라는 사실은 몇몇 흔적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는 피해 아동'에게 깊은 치흔을 남길 정도'로 입으로 아이를 물었는데 그것은 그가 구순기 쾌락에 집착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된다. 눈여겨보아야 할 점은 고종석의 치아 상태'가 틀니를 해야 할 정도로 치아 건강이 최악이었다는 점이다. 이처럼 구순기 괴물'은 젖을 빨던 그 옛날의 입-쾌락'에 강하게 끌리는 짐승이다.
상어는 괴물이 아니지만 영화 속 죠스'는 괴물이다. 물면 놓지 않는다. 구강 구조를 보면 낚시바늘보다 더 정교해서 빠져나갈 수가 없도록 설계되었다. 고착은 집착을 낳는다. 결핍이 원인이다. 햇병아리 같은 황당한 삐약( 비약 ) 을 용서하신다면, 사람을 잡아먹는 식인상어'의 나쁜 입은 뒷거래로 점철된 정치가들의 나쁜 손'과 동일하다. 나쁜 손'은 탐욕스럽게 부정한 돈을 움켜쥐고는 놓을 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나쁜 손과 아가리는 동일하다. 대한민국에는 백상아리 천국이다.
- 이미지 출처, 구글
더 보기 : 항문기 괴물.
항문기 괴물들 : 똥구멍‘은 성감대다 !
반면 기차‘가 항문기 역’에서 고장 나 멈추면 그는 각종 배변 장애‘를 앓는다. 그들은 젖가슴보다 엉덩이에 관심이 많다. 장정일 소설’에 나오는 대부분의 성적 인간들은 대부분 항문기 소년들‘이다. 그들은 엉덩이’를 학대한다. 엉덩이‘를 때리고, 침을 뱉고, 항문 섹스’를 하고, 혀로 핥는다. 엉덩이‘는 모든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서 그들은 사랑하는 사람이 오줌이나 똥을 누는 장면’을 직접 보기‘를 원한다. 이러한 도착의 극단적 형태가 < 스캇 > 인데, 그들은 섹스를 하면서 연인의 오줌이나 똥을 먹는다. 이야, 흥미진진하다 ! 야호. 그들은 똥이라는 단어에 민감하다. 똥만 보면 까르르 웃는다. ( 파스빈더의 살로소돔120일’을 참조할 것 ! 내가 똥이라는 단어를 상당히 좋아하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나의 정체성은 항문기 꼬마 한스 류‘인 것 같다. 하지만 오해는 마시라. 화장실 몰카는 딱 질색이다. )
당신은 피터팬‘을 천진난만한 사내아이’라고 생각하지만 천만의 말씀 ! 당신이 귀엽다고 피터팬의 볼을 꼬집을 때, 피터팬은 당신의 치마 속 엉덩이‘가 몹시 궁금하다. 피터팬이 팅커벨’을 거들떠도 안 보는 이유는 엉덩이와 젖가슴이 너무 작기 때문이다. 항문기의 그가 원하는 것은 거대한 엉덩이와 젖가슴이다 ! 이 시절에 초소형 디지털 카메라’가 있었다면, 피터팬은 후크 선장과 싸우기는커녕 몰카로 처녀들의 치마 속 엉덩이‘를 찍느라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의 저자 루이스 캐롤‘은 어떤가? 비공식적 루트’에 의하면 그는 유아성욕자‘였다. 이 소설’은 그가 성적 욕망의 대상으로 느낀 앨리스‘의 관심을 받기 위해 쓴 책’이라고 한다. 모두 쉬쉬하지만 문학판 찌라시 정보‘에 의하면 그렇다. 영화 속 인물 중 가장 유명한 항문기 집착 환자’는 사이코의 노먼 베이츠‘다. ( 노먼 베이츠와 쌍벽을 이루는 항문기 소년은 < 꼬마 한스 > 다. 프로이트’는 그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았다 ! ) 그는 항문기 쾌락의 원천인 화장실 겸 욕실’을 훔쳐보면서 쾌락을 느낀다. 그는 자넷 리‘의 엉덩이’를 보자마자 괄약근이 단단해진다 ! 그 유명한 살해 장면인 욕실 바닥‘에 있는 수챗구멍’으로 핏물에 빨려 들어가는 시퀸스는 마치 변기 속 물이 내려가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노먼 베이츠’는 항문기에 고착된 잘생긴 사내‘이다.
하지만 누가 뭐라고 해도 가장 유명한 항문기 괴물은 스핑크스이다. 이야기는 길 위에서 시작된다. 오이디푸스는 길에서 사소한 시비 끝에 초로의 남자를 죽인다. 아버지 라이오스 왕'이었다. 한편 왕이 죽자 왕비'는 스핑크스'라는 괴물을 죽이는 자가 곧 이 나라의 왕이 됨과 동시에 자신의 남편'이 될 것이다라고 선포한다. 많은 영웅들이 도전했으나 모두 다 스핑크스가 낸 문제를 풀지 못하고 죽고 만다. 하지만 영웅의 운명이란 가혹해서 오이디푸스'만이 스핑크스를 죽이고 왕이 된다. 물론 그는 아버지'를 죽인 아들이면서 어머니와 성관계'를 하는 아들이 되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아, 누군들 알았으랴 ! 이 가혹한 저주를.
이렇듯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이 비극에 대해 슬퍼할 때, 단 한 사람'만이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프로이트'다. 그는 오이디푸스'가 자신의 두 눈'을 도려내는 장면이 나올 때엔 유레카'를 외칠 정도였다. 그래, 시바 ! 이거야. 그는 오이디푸스'가 자신의 눈을 도려내는 행위'를 거세- 행위'로 치환하면서 오이디푸스가 중심이 된 욕망의 삼각형'을 창조한다. ( 이 오이디푸스 컴플렉스'에 대해 질 들뢰즈'는 앙띠 오이디푸스에서 다음과 같이 비아냥거린다. " 이봐, 기다란 것이 꿈에 보이거든 그냥 남근이라고 말해 ! 안 그러면 프로이트에게 따귀를 맞을 테니깐 ! " ) 전무후무한 발견'이었다.
여기서 우리가 눈여겨 보아야 할 점은 스핑크스'의 외형이다. 스핑크스는 아름다운 미모의 얼굴에 봉긋한 가슴( 내가 보기엔 스핑크스는 b컵이다. 신화 속의 모든 여성의 젖가슴은 b 컵이다. 놀라운 관찰인가 ? ) 그리고 독수리의 날개와 사자의 다리'를 가진 괴물'이다. 그렇다면 스핑크스는 여자인가, 독수리인가, 사자인가 ? 가장 근사치에 가까운 답은 여자이면서 독수리이면서 동시에 사자'인 괴물'이라고 말하는 것이 가장 합당할 듯 하다.
우리가 스핑크스 신화'에서 잘못 알고 있는 사실 중 하나'가 바로 오이디푸스가 스핑크스'를 죽였다는 부분이다. 하지만 오이디푸스'는 스핑크스'를 죽인 적'이 없다. 자신이 낸 수수께끼'를 오이디푸스가 모두 풀자 화가 난 스핑크스'는 벼랑에 몸을 던져 스스로 죽는다. 타살이 아니라 자살인 셈이다. 그렇다면 스핑크스'는 왜 자살했을까 ? 지나가는 길손'이었으니 그냥 길'을 양보하면 되지 않았을까 ? 이 문제의 핵심'은 바로 숨겨진 스핑크스의 정체'에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스핑크스'는 초월적 어머니이며 원초적 어머니'를 상징하는 대문자 the M'이기 때문이다. 왕비 이오카스테'는 남편 라이오스'를 죽인 아들'을 응징하기로 마음먹는다. 이것은 프로이트가 말하는 아버지 살해 개념과는 정반대'에 위치한다. 어머니는 완전 범죄'를 노리기 위해서 자신의 대리자 스핑크스'를 내세운다. 왜냐하면 스핑크스'가 낸 수수께끼'를 푼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깐 스핑크스'는 이오카스테의 도플갱어이자 스핑크스'를 연기하는 이오카스테'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오카스테의 도플갱어가 스핑크스라는 사실은, 스핑크스 / Sphinx의 어원에서 찾아볼 수 있다. 스핑크스의 어원은 괄약근'이다. 똥구멍 ?
이 글'을 읽는 독자여 ! 타임머신을 과거로 돌려서 구순기와 항문기 사이의 과거를 떠올려 보라. 그곳엔 자신의 배변 습관'을 가르치고 있는 어머니'가 존재할 것이다. 청결, 씻기, 똥누기, 똥 닦기 등 자신의 신체'를 지배하는 사람은 아버지가 아니라 어머니'다. 항문을 지배하는 자'다. 그러므로 스핑크스의 정체'는 어머니가 된다. 그렇다면 이오카스테'가 연기하는 스핑크스의 아들'은 누구인가 ? 바로 오이디푸스'다. 하지만 이 완전범죄 계획'은 실패'로 돌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스핑크스'는 이 운명적 비극'에 스스로 몸을 던져 죽는다. 이오카스테'도 자살로 삶을 마감한다. 여기까지가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그 어느 책에서도 들을 수 없었던, 내가 상상하는 스토리'다.
여기서 너무나도 도발적 질문을 하나 던져 보자 ! 하나님은 남성인가 ? 아니면 여성인가 ? 상당히 불경스러운가 ? 남성은 생산 주체'가 될 수 없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하나님은 오히려 남성보다는 여성'에 가깝다고 보아야 하는 것이 옳다. 그는 대-생산자'이다. 프로이트'는 거세자'를 아버지/남성'으로 보았다. 왜냐하면 거세자'를 절대권력을 가진 자'로 이해했고, 당시의 기독교 문화는 절대 권력을 가진 자로 하나님 아버지/남성'이라는 사실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깐 아들의 거세 공포는 아버지가 자신의 페니스'를 거세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했다. 하지만 3세에서 6세 사이의 신체'를 지배하고 관리하는 자는 아버지가 아니라 어머니'다. 몰래 자신의 페니스'를 주물럭거리는 것을 발견하는 것도 어머니'였으며, 자꾸 만지면 고추 떨어진다고 경고하는 사람도 어머니'였다. 그러므로 거세자 주체'는 어머니'다.
위의 신화 속 이야기'에서 살펴보았듯이 스핑크스'는 남성의 페니스를 거세하는 자'이다. 항문을 관장하는 어머니이며, 이빨 달린 질'을 가진 여성이고, 눈알을 파먹는 새'다. 프로이트는 거세자 주체'를 아버지'로 오인했지만 눈이 파이는 행위'를 거세 행위'로 정의한 것'은 매우 정확했다. 새'는 거세'를 끊임없이 상기시키는 오브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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