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괴물, 억압과 위반 사이 - 영화, 페미니즘, 정신분석학, 개정판 여이연문화 3
바바라 크리드 지음, 손희정 옮김 / 여성문화이론연구소(여이연)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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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스 덴타타 : 이빨 달린 남근





바바라 크리드의 << 여성 괴물, 억압과 위반 사이 >> 는 기존의 영화 비평과는 달리 여성 괴물을 중심에 놓고 이야기를 전개한다. 그 중심은 바기나 덴타타(이빨 달린 질) 서사이다. 탁월한 비평서다. 이런 질문이 가능하다. 바기나 덴타타가 있다면 페니스 덴타타는 없는가 ? 









장르마다 그 장르를 대표하는 아이콘이 있다. 서부 영화를 대표하는 아이콘은 존 웨인이고 마카로니 웨스턴 장르를 대표하는 아이콘은 클린트 이스트우드'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악당을 향해서만 총을 겨룬다기보다는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쪽을 선택하는 ㅡ, 조금 애......매모호한 영웅이다.  그는 인상을 찡그리며 말한다. 머니머니해도 현상금이 최고여 ~  


장르마다 그 시대에 어울리는 배우의 얼굴이 있기 마련이지만 이상하게도 슬래셔 장르(피범벅 난도질 영화 장르)를 대표하는 배우는 없다. 왜냐하면 우리가 열광하는 슬래셔 괴물들 : 할로윈, 13일밤의 금요일, 스크림, 나이트메어 의 얼굴은 가면으로 가려졌기 때문이다. 익명의 괴물인 셈이다. 가면으로 가려진 슬래셔 괴물 중에서도 압도적인 비주얼을 자랑하는 것은 토비 후퍼 감독이 연출한 << 텍사스 전기톱 대학살, 1974 >> 에서 인간의 살가죽을 뒤집어쓴 채 괴성을 지르며 달려오는 " 레더 페이스 " 일 것이다. 그는 전기톱을 하늘 높이 쳐들고 당신을 향해 달려온다. 시바, 모두 다 절단낼껴 ~  


이 전설적인 영화는 슬래셔 무비의 시작을 알리는 영화'로 알려져 있다. 슬래셔 장르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 총보다는 (살을 찢고, 살갗을 벗기고, 신체를 절단하는) 날카로운 도구를 사용할 것. 쉴 틈 없이 죽일 것. 가면으로 얼굴을 가릴 것. << 텍사스 전기톱 대학살 >> 의 내용은 단순하다. 전기톱을 든 살인마가 마을에 도착한 젊은 여행객들을 아무 이유 없이 죽인다는 내용이다. 내가 관심을 가진 것은 레더페이스가 손에 들고 있는 전기톱이었다. < 그 > 가 허리춤에서 전기톱을 추켜올렸을 때 나는 그것이 마치 발기한 페니스가 어퍼컷(?)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렇다면 전기톱은 발기한 남근에 대한 노골적인 은유가 아닐까 ?  무엇보다도 나의 말초신경을 건드린 것은 전기톱에 붙어있는 톱니였다. 전기톱 몸통이 강철로 된 페니스라면 톱니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때 번개처럼 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 것이 있었으니 덴타타(: 이빨 달린ㅡ)라는 단어였다. 전기톱은 페니스 덴타타(이빨 달린 페니스)닷 !!!  아, 불알한 너의 그것. 페니스 덴타타 괴물인 레더페이스의 탄생은 1970년대 미국의 불안정한 상황과 맞물려 있다(미국 연쇄 살인 사건은 대부분 1970년대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테드 번디, 골든스테이트킬러, 존 웨인 게이시, 에드 컴퍼는 모두 70년대 미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여성을 살인했던 연쇄살인범들이다. 극영화는 물론이고 실화를 바탕으로 연쇄 살인범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나 다큐)조차 거의 대부분 7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은 결코 놀라운 우연이 아니다. 그 당시 여성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연쇄 살인마에 의해 도륙 당했고 신체는 절단된 채로 발견되었다. 바기나 덴타타 서사가 자신의 페니스가 거세될 지도 모른다는 남성의 막연한 공포에서 비롯된 환상이라면 70년대 여성들은 이빨 달린 페니스 괴물에게 자신의 신체가 두 동강이 날 것이라는 공포에 사로잡힌 결과가 레더페이스다. 


그것을 반영한 것이 70년대 슬래셔 장르의 유행이었다. 모든 현상은 작용과 반작용의 결과이다. 70년대에 이르러 스크린에 이빨 달린 페니스 남성 괴물이 등장해서 여성 신체를 슬래시(거세,토막)하는 현상은 60년대에 대한 70년대 남성의 백래시가 원인이다. 그렇다면 60년대 주류 담론은 무엇이었을까. 60년대 시대 정신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 아버지, 아버지 쌥새끼. 너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없어 !  젊은 68세대들이 주장했던 것은 아버지의 억압에서 벗어난 완전한 해방'이었으며  그 중심은 여성 해방 운동이다.  


70년대 남성들은 68세대들이 광장에서 외쳤던 아버지 조까 _ 라는 외침에 충격을 받는다. " 허허허. 나의 페니스가 슬래시 당한다는 것이 이런 느낌이로구나. 에헴. " 그 반작용이 레더페이스다. 최근 대한민국 사회를 강타하는 여성 혐오는 여성에 대한 남성의 명백한 백래시'다. 이대남 현상을 볼 때마다 나는 전기톱을 들고 돌진하는 페니스 덴타타 괴물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리고 그 젊은 레더페이스 등에 올라탄 것은 국민의힘이다. 윤석열이 어퍼컷을 할 때 전기톱을 높이 쳐들고 괴성을 지르며 뛰어다니는 몸집이 큰 레더 페이스가 떠오르는 것은 나의 과대망상일까 ?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발기(어퍼컷) 세레머니하는 K-레더페이스는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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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2-03-15 12: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에게는 이대남 현상이 전쟁에서 전리품처럼 취급 당하는 여성을 떠올리게해 암울합니다. 여성 정책에 관한 뉴스 댓글을 보면 익명에 숨어 멸칭과 혐오를 쏟아내는데 정작 정책에 관한 구체적이고 근거있는 비판은 찾기 힘들거든요.

곰곰생각하는발 2022-03-15 12:53   좋아요 3 | URL
미미 님이 지적했듯이 여성할당제도 얼마나 웃깁니까. 오히려 남성들은 여성할당제 때문에 득을 봤습니다. 수치가 그대로 나오는데도 그것을 인정하려 하지 않으니....

청아 2022-03-15 21:34   좋아요 1 | URL
과연 성별을 떠나서 능력에 따라 평가하게될지 두고볼 일입니다. 정작 사회.구조적차별이 존재함을 인정해 만든 제도 하에서도 본래 취지대로 작동하지 못할정도의 기울어진 운동장이. 이제 허울뿐인 그 제도마저 없앴을때 공정할꺼라는 믿음이 아이러니라는겁니다. 말씀하시는 상식과 공정의 중심에는 이미 남성들이 쩍벌하고 앉아있단 말씀입니다ㅋ

청아 2022-03-15 21:51   좋아요 1 | URL
대한민국의 남녀차별지수는 OECD기준에서도 평균은 커녕 하위권에 속해있습니다.
남녀임금격차는 15년째 꼴찌예요.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공부를 못하는것도 아니고 능력이 부족한것도 아니란게 사회적으로 인정되고있는데도 말입니다. 여성할당제는 제가 알기로 우리나라에서 아이디어를 낸 것이 아니라 해외에 있는 모델을 적용한 것입니다. 이름과 표현이 다를 뿐 다른 선진국에서도 여성할당제를 시행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남녀 비율이 반반입니다. 일부 보수가 어거지 부리는것처럼 여성은 ‘소수‘가 아니예요. 대의 민주주의니까 절반인구인 여성의 대의를 이루기위해 이런제도를 애초에 만든것이죠. 성평등이 우리보다 잘 이루어지는 나라들에서 앞서 시행한 제도조차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다가 없애기까지 했는데 더 좋은 방법이 과연 나올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22-03-15 22:07   좋아요 1 | URL
제가 알기로는 (정확한 것은 아닙니다만) 여성할당제를 하지 않는 나라는 미개한 나라 빼고는 거의 하고 있죠. 전세계에서 여성할당제를 실시하는 나라가 100군데가 넘을 겁니다. 유럽은 거의 대부분 여성할당제를 실시하죠. 아마, 정확한 팩트일 겁니다. 핀란드였나 ? 그 나라가 여성 의원 비율이 가장 높나 그럴 겁니다. 공공영역뿐만 아니라 민간영역도 실시하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여튼 북유럽은 여성할당제가 40% 정도 될걸요 ? 아프리카도 여성 의원이 50% 정도 될 겁니다. 민간은 잘은 모르겠고 정치 쿼터제는 40% 정도.... 로 알고 있씀.

청아 2022-03-15 21:57   좋아요 1 | URL
대한민국 언론사 기사를 한번 뒤져보세요. 보수당의 말만 믿지 마시고요. 데이터는 여성에 대한 사회적 차별이 분명하다고 나옵니다. 저들이 사실을 왜곡하고 남녀갈등을 조장하는것은 공정하지 못한 이 사회구조의 고질적인 문제를 여성들에게 떠넘겨 자신들의 책임을 지우려는거예요.

곰곰생각하는발 2022-03-15 22:13   좋아요 2 | URL
님, 아프리카 국가들도 여성 의원이 남성 대비 50%에 육박해요. 아프리카 국가가 제조업 말고 3차산업이 발달한 국가도 아니잖아요. 제조업 비율을 생각해서 할당제를 해야 한다 ? 이거는 그냥 지나가는 개가 웃을 논리입니다. 세계적인 추세라니까요. 여성할당제는.. 제가 정확히 수치를 모르는데 국가라는 명색을 갖춘 나라들은 모두 다 여성할당제를 실시합니다. 아마 100나라가 넘을걸요 ? 이거 확인해 보세요. 전세계 적으로 봐도 한국은 남녀의원 대비 아주 매우 낮은 나라에 속합니다. 이건 누구를 편들려고 하는 말이 아니라 그게 팩트에요. 우리나라 여성의원 몇 퍼센트입니까 ? 10%인가 ??? 아니다. 조금 더 될 겁니다. 하여튼 20% 아래 정도 되는데.. 왠만한 나라들, 아프리카 나라들도(물론 아랍은 빼고요.. ) 여성 의원 수가 남성 대비 4,50% 정도입니다.

청아 2022-03-15 22:20   좋아요 1 | URL
군대도 남자들이 가고 전쟁도 남자들이 나가 싸우니까요? 그래서 남자들이 더 고생하니까 어느정도 차별해도 된다는건가요?

그런데 분명 ‘능력‘대로 뽑자고 하셨잖아요? 능력대로 뽑는데 거기에 남자는 산재사망자 성비높고 고강도 노동비율높고 당직도 남성이 더 서니까 남성을 더 위하는게 말씀하시는 ‘능력‘ 인가요? 그건 여성들이 그렇게하자고, 힘드니까 도저히 못하겠다고해서 그렇게 만들어진건가요? 여성의 의사가 반영되서 남자만 군대를가고 공학계열로 더 가고 산재사망도 여성들이 그 일을 피해서 그렇게 되었다고보세요? 일단 여기서부터 의견이 갈리죠? 이건 여성이 선택한게 아니예요. 그게 바로 구조적인 문제죠. 여성들도 그런 직종에 갈수 있어야하는데 받아들여주지 않는면도 있고 이익이 되지않는등 역사적으로 봐도 이렇게 된 이유들이 쭉 있었어요. 수십년만에 그리된게 아니죠?

그리고 우리가 처음 얘기한건 정치에서 여성할당제입니다. 능력대로 뽑자하셨는데 그럼 정치를 서울대 생들만 뽑아놓으면 되는거 아닌가요? 가장 똑똑하잖아요? 정치인 입시제도 만들어야겠네요? 그런데 정치는 국민의 권리를 대신 행사하라고 사람뽑는거지 능력제로 우수한 사람뽑는게 아니예요. 엘리트코스밟은 정치인들, 검찰출신 의원들이 지금까지 능력이 좋아 일 잘했나요? 국민절반이 여성인데 여성의 대의는 그럼 언제 실현될수있죠?

청아 2022-03-15 22:25   좋아요 1 | URL
인권위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평균 여성 의원 비율은 25.6%이고 지역별로는 북유럽 국가 44.5%, 아메리카 32.2%, 유럽(북유럽 제외) 29.1%, 아시아 20.8%인 반면, 우리나라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19.0%로 세계 평균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일본과 함께 유일하게 평균이하예요.

곰곰생각하는발 2022-03-15 22:33   좋아요 2 | URL
세계 평균 25% 에는 독재국가와 아랍국까지 포함되어서 나온 수치이지 정상적인 국가들만 포함하면 감안하면 30%는 됩니다. 한국이 유독 낮죠. 아프리카도 40%인데 말입니다. 중국 보면 여성 정치인 하나도 없을 것 같지만 ㅋㅋㅋㅋㅋㅋ 중국이 한국보다 여성의원비율이 훨씬 높습니다. 한국과 일본 그리고 러시아만 최저 수준이죠.

2022-03-15 12: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15 12:5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