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평 아파트, 오백충 리스펙1), 2000CC 자동차, 통장 잔고 1억
한 독일 심리학자는 세계대전 당시 포로수용소에 갇힌 포로의 자살을 연구하다가 주목할 만한 특이점을 발견했다. A그룹은 산더미처럼 쌓인 무거운 돌을 한 지점으로 나르고 나서 다 옮기고 나면 다시 원위치로 돌을 옮기는 일을 반복했다. 반면, B그룹은 독일군의 군복을 세탁하고 손질하는 일을 담당했다. 이 심리학자는 이 두 그룹의 자살률을 조사했는데 A그룹은 다른 작업군에 비해 자살률이 높았고 B그룹은 자살률이 매우 낮았다. 심리학자는 A 그룹 포로의 심리 상태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아무 의미 없이 반복되는 노동을 통해 포로들은 일에 대한 보람을 느끼지 못했다.
그리고는 삶에 대한 목표와 의미를 잃어버리고 자살을 선택한 것이다(반면에 B그룹은 단순한 일이기는 하나 일에 대한 보람을 느꼈다). 이 사례를 통해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노동이라는 것이 단순히 의식주를 해결하는 돈벌이 수단이 아니라는 점이다. A그룹의 포로들은 자신들이 존중받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왜 아니 그러겠는가, 시시포스의 노동 형벌은 조롱이자 무시이며 존재 부정을 뜻하는 형벌이었다 ! 결국, 그들은 인생의 목적을 잃고 자신이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존재라고 믿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나치 강제수용소에서 자살하는 유대인은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전쟁이 끝나고 아우슈비츠에서 생존한 유대인의 자살률은 매우 높았다. 아우슈비츠 생존 작가 프리모 레비는 강제수용소에 갇힌 유대인의 자살률이 낮았던 이유에 대해 " 수용자들은 죽는다는 것보다 자신이 어떻게 죽을지, 그 죽음의 과정에 관심을 뒀다. 죽음은 항상 가까이 있었고 그들은 죽음에 익숙해져 있었다. 그들에게 죽음으로부터의 유일한 탈출구는 다름아닌 삶이었다. 인생에서 목적을 가지는 것은 죽음에 대한 최선의 방어다 " 라고 말했지만 그 또한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수용소에서 존중받지 못했던 불안들이 그의 생을 사로잡았던 것이다.
이 사례를 통해서 우리는 기아와 빈곤으로 인해 발생하게 되는 생존 불안보다는 사회로부터 존중받지 못한다는 생각 때문에 발생하는 존중 불안이 영혼을 파괴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한스 로슬링은 << 펙트풀니스 >> 에서 빈곤 문제를 단순히 소득의 문제로 바라보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경제 불평등이다. 과학자에게 중요한 것은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실에 접근하는 태도'에 있다. 돈은 생존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이지만 그것이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다음은 프랑스의 19대 대통령인 조르주 퐁피두 대통령이 삶의 질에서 정한 중산층에 대한 정의이다.
1. 외국어를 하나 정도 할 수 있을 것
2. 직접 즐기는 스포츠가 있어야 할 것
3. 악기를 하나 정도 연주할 수 있을 것
4. 남들과는 다른 맛을 낼 수 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을 것
5. 공분에 의연히 참여할 것
6. 약자를 도우며 봉사활동을 꾸준히 할 것
다음은 미국 공립학교에서 가르치는 중산층의 기준이다. <미국의 중산층의 기준>
1. 자신의 주장이 떳떳할 것
2. 사회적인 약자를 도울 것
3. 부정과 불법에 저항할 것
4. 테이블 위에 정기적으로 받아보는 비평지가 놓여 있을 것
그렇다면 한국인이 생각하는 중산층의 기준은 무엇일까 ? NH투자증권에서 중산층의 기준을 조사한 대한민국 중산층 보고서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의 중산층 기준은 다음과 같다.
1. 부채 없는 30평 이상의 아파트 소유할 것
2. 월급이 500만 원 이상일 것
3. 자동차는 2000cc급 이상 중형차를 보유할 것
4. 예금액 잔고 1억 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을 것
5. 해외여행을 1년에 1회 이상 다닐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