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피해자의 엄마입니다










" 조주빈이 공익 근무 요원과 살해 모의를 한 여아의 엄마입니다 ㅡ " 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청원을 올린 피해자의 글을 읽었다. 지옥에서 보낸 9년의 삶은 A4 용지 한 장 분량으로 간략하게 서술되어 있지만 차마 작성하지 못한 문장의 행간을 읽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우리는 그 고통을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런 종류의 고통은 언어로 표현될 수 있는 범위의 감각이 아니다. 우리가 이 글을 읽고 나서 느꼈던 통증은 피해자 가족이 느꼈을 공포의 1%도 되지 않을 것이다. 비록 이 청원이 아무런 소득을 얻지 못한다고 해도 100만 동의를 넘어 1000만 동의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가해자에게 서사를 부여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듯이 피해자에게 서사를 부여하는 것도 아무 의미가 없다. 가해자-서사를 분석한다는 이름으로 작성된 사회적 외톨이, 상처받은 남성성, 불우한 가정사, 사회부적응 따위는 전적으로 가해자에게 서사를 부여한 결과인데 피해자 우선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법은 공교롭게도 가해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그것이 감형의 조건이 된다. 그렇기에 조주빈이 평범한 사람과는 다른 악마라는 서사에 마음을 빼앗겨서는 안되며 또한 조주빈의 피해자들에게 " 일탈 " 이라는 서사를 부여하며 범죄에 동조하는 행위도 의미가 없다. 오히려 그 행위들은 모두 가해자의 이해를 돕는 서사를 강화하는 힘으로 작용할 뿐이다. 바로 그런 점에서 미술평론가 반이정의 페이스북 글1)은 가해자의 변명을 강화하고 동조하는 미러링의 성격을 띤다. 내가 만약에 N번방 가해자여서 신분을 숨긴 채 자신을 옹호하는 글을 써야 한다면 반이정의 페이스북 글을 그대로 복사했을 것이다.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87335 (링크)








조주빈이 공익근무요원과 살해모의를 한 여아의 엄마입니다.

2012년부터 2020년 지금까지 9년째, 살해협박으로부터 늘 불안과 공포에 떨며 살고 있는 한 여자이자 한 아이의 엄마이자 중고등학교 교사입니다. 죽을 때까지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이 잘못된 고리를 어떻게 하면 끊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용기 내어 글 올립니다.

박사방의 회원이자, 개인 정보를 구청에서 빼돌린 공익근무요원이자, 조주빈과 저희 아이 살해모의를 한 피의자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제가 담임을 했던 저희 반 제자입니다. 평소 사람들과 사회적 상호작용을 잘 못하던 그 학생은 담임인 저에게 상담을 자주 요청했었고 저는 진심어린 태도로 대화를 하고 칭찬과 격려도 해주며 여러 차례 상담을 해주었습니다. 그러나 점점 저에게 의존하며 집착하기 시작하였고 일반적인 교사와 학생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제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게 되면서 저에 대한 증오가 시작되었습니다. 겉으로는 소심하고 성실하고 똑똑한 학생이었지만 SNS를 비롯한 사이버 세상에서는 입에 담지 못할 온갖 무섭고 잔인한 말을 서슴없이 하는 사람이었어요. 학교에서는 도저히 같은 반에 저와 그 학생을 같이 두긴 위험하다고 하여 반을 바꾸기로 권유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고 자퇴를 하게 되었습니다.

자퇴를 한 이후에도 학교에 커터칼을 들고 찾아와 교무실 밖에서 기다리기도 했었고 교실 게시판을 칼로 모두 난도질 하고 제 사진이 있는 학급 액자의 유리를 깨고 제 얼굴에 스테이플러로 심을 박아 저희 집 앞에 두고 가기도 했고요 아파트 복도에 빨간 색 글씨로 제 주민번호와 가족의 주민번호, 그리고 ‘I Kill You’ 등 크게 낙서를 하고 가는 건 기본이고 집 앞에서 소리를 지르거나 차 번호판을 떼어가고 사이드 미러를 부수고 가는 등 물리적, 정신적 협박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저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아내 저인 것처럼 글을 쓰거나 제가 없애버린 메일 주소를 똑같이 만들어 저에게 오는 메일을 확인하며 제가 어디서 무얼 샀는지 또 바뀐 전화번호와 집 주소를 모두 쉽게 알아냈고 저의 지인에게 온 메일을 읽고 저인척 하며 답신을 보내기도 했더라고요. 또한 문자와 전화와 음성메시지와 메일 등을 통해 평생 들어보지도 못한 욕과 협박과 잔인한 말을 들으며 저는 불을 끄고는 잠을 들지 못했고 정신과 치료도 받아야만 했습니다.

저에게 오는 모든 연락과 접촉시도를 무시도 해봤고, 경찰에 신고도 해봤지만 그 당시 미성년자여서 솜방망이 처벌이었습니다. 개명도 하고 전화번호를 바꿔도 제 지인보다도 먼저 제 번호를 알아내어 도망갈 수가 없었습니다. 나중에는 살살 달래도 보고, 전화가 오면 손을 벌벌 떨며 통화도 해줘보고, 만나달라고 하면 죽기보다 싫어도 만나 주었지만 정상적인 대화는 그때뿐 협박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결혼을 하였고 고통과 불안을 참다 못해 그 사람을 고소하게 되어 2018년 1월부터 2019년 3월까지 복역을 하게 되었지만 수감 중에도 계속적으로 협박 편지를 보냈습니다. 경찰서에 가서 진술을 하는 것조차 심리적 부담이 너무 크고 정신적으로 힘이 들어 더 이상 고소하지 못하였습니다. 출소하기 이틀 전 이사를 했고 하루 전 핸드폰 번호를 바꾸었습니다. 근무하는 학교도 바꾸었고 어디로 옮겼는지 모르게 하고 싶어 두 번째 개명을 하였고 개명한 이름으로 학교를 옮겼습니다. 주민번호도 6개월에 걸쳐 심의를 받아 바꾸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끝난 줄 알았습니다. 이제 모르겠지 못 찾아내겠지 하면서 5개월이 지났을 즈음.... 아파트 우체통에 새로운 저의 주민번호와 딸 아이의 주민 번호를 크게 적은 종이를 두고 갔습니다. 그 사람의 소름끼치는 글씨체를 여기서 또 보게 되다니... 누가 한 명 죽어야 끝나겠구나... 절망하고 또 절망하였습니다.

그 이후부터는 계속 문자와 카카오톡으로 저희 딸을 건드리기 시작했습니다. ‘애가 뛰어댕길 정도니까 팔다리 자르면 볼만 하겠네’ ‘오늘 네 딸 진료 보는 날이지?’ ‘니 가족 죽이는 건 합법이지? 기대해’ 등 너무나 익숙하지만 견딜 수 없는 불안과 고통은 끝이 없었습니다. 실형을 살고 나와도 달라진 것이 없는데 저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모든 협박이 말 뿐이 아니라 실제로 400만원을 주고 조주빈과 살해모의를 했다니요. 아이의 이름, 주민번호, 어린이집까지 모두 다 알고 있는데 이제는 어떻게 도망갈 수 있을까요. 저에겐 이름이 몇 개가 생길까요. 주차장에서 언제쯤이면 맘 편히 집에 들어갈 수 있을까요. 현관문을 열고 닫을 때 언제까지 불안해해야 할까요. 지금은 아이가 어려 부모가 옆에 있지만 나중에는 그 사람 얼굴도 모르는 우리 아이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면... 전 어떻게 살 수 있을까요. 언제쯤이면 발 뻗고 잘 수 있을까요.

출소를 하자마자 구청에 복무를 하게 된 것도 하늘이 무너질 일입니다. 우리 가족의 안전을 송두리째 빼앗아갔습니다. 개인정보 유출과 협박으로 실형을 살다 온 사람한테 손가락만 움직이면 개인 정보를 빼 갈 수 있는 자리에 앉게 하다니요. 60년 넘게 잘 살아오던 저희 부모님도 이름과 주민번호를 바꾸었고 평생 살던 지역에서 이사를 가셨습니다. 온 가족이 '마지막이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해보자'고 하면서 힘들게 노력했던 것들이 한순간에 무너져버렸습니다. 어떻게 책임지실 건가요.

교육청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교사의 사생활 정보가 왜 모두에게 공개되어야 합니까. 제가 어느 학교에서 근무하는지 이름만 치면 공지사항에 모두 볼 수 있게 해놓은 제도가 불합리하다고 민원을 넣었지만 현재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답변만 얻었고 그래서 학교를 옮기면서 또 개명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교사의 인권은 어디에서 보장받을 수 있나요. 조주빈 뿐만 아니라 박사방 회원들의 신상공개를 강력히 원하는 바입니다. 특히 여아 살해모의를 한 공익근무요원 강모씨 신상정보 제발 공개해주세요. 제가 고소를 할 때 강력처벌을 원한다는 탄원서를 썼다는 사실을 강모씨가 조회를 하고서 분노하여 이걸로 계속 협박을 했습니다. 신상공개가 되지 않는다면 지금 이 신상공개를 원한다는 국민청원글을 보고 또 저와 아이를 협박하겠지요. 그 다음에는 정말로 누군가가 이 세상에 없을 수도 있습니다. 저도 안전한 나라에서 평범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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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음은 반이정의 페이스북 글이다.




오해가 있는 타임라인이어서 의견 남깁니다. 흔히 '피해자'로 퉁쳐지는 70여 명의 여성은 보도처럼 순진하고 무고한 여성들이 아닙니다. '뿌리 깊은 가부장적 사고' 때문에 피해자에게 잘못이 있다고 주장하는 게 아니에요. 지금 한쪽으로 쏠린 분위기 때문에 여성의 잘잘못이 거론되지 않는 건데, 저도 이 사건 보도를 보고 처음 듣는 용어들이 있었어요. '일탈계'가 그겁니다. 검색해도 잘 안 잡혀요. 일탈계는 주로 젊은 여성들이 익명이 보장되는 트위터나 인스타에 자신의 성기나 자위행위 장면, 나아가 성관계 사진이나 영상을 올리고 '좋아요'를 받는 계정을 말합니다. 음란물 유포죄로 실정법 위반이에요. 그런 점을 악용해서 '방'을 개설한 남성들이 협박을 하거나 혹은 고액 알바 거래에 응하다가 걸려든 사람들이 언론에서 '피해자'로 소개된 이들의 실상입니다. 여성들의 위법행위라는 약한 고리를 악용한 이가 처벌받아야 하지만 , 형평성 차원 혹은 이번에 신상 공개를 요구한 이들이 내세운 명분처럼 '재발 방지 차원'에서라도 익명 뒤에 숨어 음란물을 유포한 이들도 피해자임과 동시에 당연히 처벌 대상도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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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20-03-30 11: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청원에 동참해 주십시오 !!

雨香 2020-03-30 12: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반이정은 왜 저럴까요? 글을 읽다가 반이정 이름을 확인하면 스킵한지 오래되었지만요

곰곰생각하는발 2020-03-30 12:27   좋아요 1 | URL
ㅎㅎㅎ 반이정은 왜 지랄하는걸까요, 라고 잘못 읽었네요. 글세요. 왜 저러는지 모르겠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