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실패의 연속








                                                                                                 SF작가 시어도어 스터전은 " SF문학의 90%는 쓰레기다. 하지만 모든 것의 90%도 쓰레기 " 라고 말했다. 이것을 < 스터전의 법칙 > 이라고 한다. 홧김에 내뱉은 요설처럼 보이지만 곰곰 뜯어보면 진실을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 주장은 작가가 SF의 90% 는 쓰레기라고 생각한 사람들, 혹은 장르 문학을 싸잡아서 비난하고 순문학을 숭배하는 사람과의 논쟁에서 반박용으로 마련한 말풍선이었다. 이 기준을 다른 곳에도 적용한다면, 영화, 문학, 상품, 매식(식당 요리) 따위도 90% 는 쓰레기라고 주장할 수 있게 된다. 시어도어 스터전이 강조하고 싶은 말은 하나다. 공상 과학 소설은 다른 모든 예술 장르와 동일한 가치를 가진다. 인간이라고 해서 스터전의 요설을 벗어날 수 없다. 인간의 90%는 쓰레기'다. 망언처럼 들리지만 달리 생각하면 특정한 인간은 다른 모든 인간과 동일한 가치를 가진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므로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또한 쓰레기일 확률이 높다. 우우, 하지 마시라. 나 또한 우주에 떠도는 쓰레기에 불과하니까. 쓰레기'라는 단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우주에 떠도는 티끌 정도로 해 두자.  내 독서 경험, 정확히 말하자면 책을 사는 소비 행위에 비춰 말하자면 10권을 사면 마음에 드는 책은 2권 정도에 불과하다. 영화도 그렇다. 한 편의 걸작(傑作)을 만나기 위해서는 아홉 편의 걸작(乞作 : 거지 걸)을 먼저 만나야 한다. 영화가 거지 같다고 징징거리며 울 필요는 없다. 훌륭한 영화를 만나기 위해서 징검다리 하나를 놓는 과정이라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우는 법이니깐 말이다.  스터전의 법칙에 순응하면 우리는 하자 많은 상품에 대하여 불같이 화를 낼 필요 없다. 어차피 인생이란 선택의 연속이고 그 선택이 성공할 확률은 10%에 불과하니깐 말이다.  백종원이 << 골목식당 >> 에서 음식 맛이 형편 없다며 씹던 음식을 휴지에 싸서 버렸을 때, 그가 정작 버려야 했던 것은 음식물 쓰레기가 아니라 그 사람의 썩어빠진 염통이었다.  우리는 돈을 주고 구입한 책이 재미가 없다고 해서 작가의 집을 찾아가 그 사람 면전에서 책을 찢어 버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영화가 재미없다고 해서 영화관 직원 멱살을 잡고 환불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선택 행위에서 필연적으로 따라올 수밖에 없는 실패를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맛이 없다고 해서 음식점에서 음식을 뱉는 행위는 버릇 없는 세 살 아이'나 할 짓이다. 우리는 이런 행위를 진상 짓이라고 부른다. 식당에서 파는 음식의 90%는 맛이 없다. 요식업이라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은 나머지 10%다.  살아남은 식당이 결국에는 맛집으로 등극하는 것이다. 맛 없는 음식은 쓰레기통에 버려야 할 음식물 쓰레기'라고 믿는 백종원은 과연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식당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을까 ? 


프랜차이즈 식당의 폐점률(가맹점 업주의 계약 해지 비율)을 살펴보면 백종원 프랜차이즈 식당은 다른 프랜차이즈 식당과 비교했을 때 대동소이하거나 오히려 조금 더 높다.  더본코리아가 운영하는 11개 프랜차이즈 폐점률은 6.7%로 치킨(6.6%)와 피자(6.7%) 분야의 주요 프랜차이즈 업종의 평균 폐점률과 유사하다. 가맹점 수가 많든 적든 폐점률 수치가 높다는 것은 기대한 수익보다 실제로 받는 수익이 적거나 본사에서 관리와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백종원이 다른 식당에 비해 맛의 우위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명백한 증거'다. 


<< 골목식당 >> 에 출연한 식당이 성공하는 이유는 백종원의 레시피 때문에 아니라 방송 과정에서 벌어지는 스토리텔링 때문이다. 맛을 결정하는 것은 요리가 아니라 단순한 허기'이다. 인생이 선택의 연속이라면, " 선택의 연속 " 은 곧 " 실패의 연속 " 이기도 하다. 돌고 돌아서 원점에서 다시 말하자. 다자이 오사무처럼, 도스토예프스키의 지하생활자처럼 징징거리며 말하겠다 : 인생이란 결국 실패의 연속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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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8 11: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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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8 12: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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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8 12: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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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8 13: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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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9-11-18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그냥 지저분한 쓰레기로 살래요. 완전 깨끗한 사람은 건강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어요. 적당히(이게 어느 수준이 저도 잘 모르겠고, 명확하지 않지만) 지저분하게 살아야 병균에 견디고 면역력이 생기니까요.. ㅎ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9-11-19 23:32   좋아요 0 | URL
그래요. 조금 지저분하게 사는 것도 숨통이 트이는 방식 아니겠씁니까..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