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주  얼    서  스  펙  트    :










고릴라는 생각하지 마



                                                                                                     반전이 훌륭한 영화는 자칭 / 타칭 자신을 홈즈의 후예'라 믿었던 관객의 뒤통수를 친다. 별 볼 일 없는 대낮에도 별 볼 일 있게 만드는 것이 바로 반전 영화의 묘미이다. 영화 << 유주얼 서스펙트 >> 는 << 식스 센스 >> 와 함께 이 방면에서는 전설로 통하는 반전 영화'이다.

악당들이 모여서 한탕 할 계획을 꾸민다. 무려, 9100만 달러 탈취 모의'이다. 하지만 계획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재미가 없는 법. 일이 꼬일 대로 꼬인다. 공황 상태에 빠져 앞으로의 일을 걱정하는 그들 앞에 코바야시(피트 포스틀스웨이트 분)라는 자가 나타나 5인의 일당에게 새로운 일을 시킨다. 버벌 일당이 반발하자 코바야시는 자신의 보스가 전설과도 같은 무시무시한 지하 범죄 조직의 두목 카이저 소제(Keyser Söze)이고, 또 버벌 일당이 예전에 저질렀던 죄들이 모두 카이저 소제에게 피해를 줬다며 카이저 소제를 위해 일할 의무가 있다고 협박한다. 카이저 소제 ?!  화장실 변기 광택제임 ?                

코바야시의 입에서 카이저 소제'라는 이름이 발화되는 순간, 우리 모두는 카이저 소제'에게 집중한다. 카이저 소제, 카이저 소제, 카이저 소제, 카이저 소제......  카이저 소제는 생각하지 마 !                               자칭 / 타칭 자신을 홈즈의 후예'라고 믿었던 나는 감독이 놓은 카이저 소제라는 이름의 덫에 빠지면 안된다고 생각했으나 그럴수록 점점 빠져들게 되었다. 상상할수록 점점 커지는 음란 마귀처럼 말이다. 결국 관객은 함정에 빠지고 만다. 박근혜의 그 유명한 어록을 빌려 리바이벌하자면 : 나도 속고, 관객도 속고, 수사관도 속고, 국민도 속았습니다. 지금 대전은요 ?!

화장실 변기 광택제 이름 같은 카이저 소제는 일종의 코끼리(조이 레이코프 <<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 ) 이자 고릴라( 크리스토퍼 차브리스 << 보이지 않는 고릴라 >> ) 를 섞어 놓은 캐릭터이다. 그러니까 이 영화의 주제는 고릴라는 생각하지 마 _ 이다.  보이지 않는 고릴라 실험은 심리학 역사상 가장 유명하고 독창적이며 흥미로운 실험으로 통한다.  실험 과제는 검은 옷을 입은 3명, 흰 옷를 입은 3명, 도합 여섯 명이 각각 팀을 이뤄 농구공을 패스하는 1분짜리 동영상을 보고 나서 흰 옷을 입은 팀의 패스 횟수만 세면 된다. 주의력이 필요하지만 그리 어려운 과제는 아니다.

패스 횟수는 총 16회 ! 그런데 실험을 주최한 교수는 엉뚱한 질문을 던진다. " 혹시 고릴라 보셨나요 ? " 실험 참가자 일동. 네에, 고릴라요 ????!!!!




동영상을 다시 보면 고릴라 한 마리가 농구장 중앙에서 가슴을 치며 춤을 추다가 사라진다. 못 볼래야 못 볼 수 없는 장면인데 실험에 참가한 사람 중에 절반은 고릴라를 전혀 보지 못했다. 이것이 바로 " 주의력 착각 " 이다. 집중이 맹시를 낳는 것이다. 이 실험의 교훈은 명확하다. 인간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영화 << 유주얼 서스펙트 >> 는 카이저 소제라는 이름의 고릴라가 등장한다. 영화가 끝나갈 무렵, 수사관 동료 제프 라빈(댄 헤다야 분)이 커피를 들고 사무실로 돌아오자 용의자를 심문했던 수사관 쿠얀(채즈 팰민터리)이 "사무실 참 엉망이네. 정리 좀 하지?"  라며 농담을 한다.

그러자 라빈은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지금 보면 그렇겠지. 하지만 멀리 떨어져서 보라고......"  얼큰한 순댓국 먹고 나서 식당 계산대에서 박하 사탕 씹을 때의 그 알싸함. 비로소 눈에 들어오는 사무실 풍경들. 쿠얀 형사는 나, 좆된 거임 ?! 이런 표정으로 카메라 정면을 응시한다. 이 메시지는 그대로 관객에게 전이된다. 나도 그와 똑같은 생각과 표정으로 영화를 보았다. 하, 나도 좆된 거임 ?!                        보이지 않는 고릴라 실험에서 농구공이라는 몰입 요소가 고릴라를 볼 수 없게 만들었듯이, 영화에서는 카이저 소제라는 몰입 요소가 진짜 범인을 놓치게 만들었던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청와대 자유한국당 해산 청원 동의에 200만 명에 육박했다는 사실'을 부정한다. 심지어 북괴 소행이라거나 여론 조작이라고 믿는 눈치이다. 설마, 백년 정당 역사상 언제나 1등이었던 우리를 국민들이 그토록 미워하겠어 ?                          인간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마찬가지로 듣고 싶은 말만 귀에 들어온다. 자유한국당에 대한 국민의 원성이 자자하나 그들이 듣는 목소리는 태극기 집회에서의 환호성이다.  이 환호성에 몰두하다 보면 망하게 되는 것이다. 차브리스 교수의 말에 의하면 "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 고 한다.  그것이 바로 심리학 용어로 < 자신감 착각 > 이다. 즉, 자신감이라는 이름의 고릴라'이다.

그런데 실력이 없는 인간일수록 자신을 향한 과대평가가 더 강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자유한국당의 꼴이 영락없이 그 꼴이다. 충고 한 마디 하자면 : 그러다가 언젠가 좆될 거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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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9-05-17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때는 이명박 밑에서 수하 노릇을 하던 정두언이 말하기를 장외집회라는 것이 (여야를 막론하고) 상당한 중독성을 지니고 있다고 하더군요. 국회나 청문회에 오면 입 아프고 골 아픈 일들이 숱하지만, 저런 종류의 집회에선 당 고위 간부들이 별다른 제스처를 취하지 않아도 다수의 참가자들이 열성적인 호응을 보내주니 ‘그 기분‘에 도취한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런 류의 집회가 정치인에게는 ‘어느 정도는 필요한 자극제‘인 동시에 ‘유해성이 상당한 환각제‘라는 것을 알아야 할 터인데, 현재 자한당은 환각제로서의 효과에만 탐닉하는 것 같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9-05-17 14:41   좋아요 0 | URL
한번 졸개는 영원한 졸개죠. 기껏 용트림해봐야 물개 정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