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카 콜 라 와  스 팸 에 게  : 

 

 





낙엽이 옥수수 떨어질 때  






 

                                                                                                        저탄고지식1)와 자연식물식(비건)은 서로 극과 극'이다. 자신이 속한 그룹에 대한 편애는 상대 진영에 대한 편견으로 이어졌고 서로 극단적인 편식을 실천하기에 이른다.

전자는 지방에 대한 편애와 상대 진영에 대한 편견에서 비롯된 편식이고, 후자는 탄수화물에 대한 편애와 상대 진영에 대한 편견에서 비롯된 편식이다. 이들은 지금까지 < 골고루 > 먹어야 한다는 상식을 완전히 벗어나서 < 골라서 > 먹어야 건강하다고 주장한다. 한쪽은 지방덩어리로 힘을 얻자고 주장하고 한쪽은 섬유덩어리로 힘을 얻자고 한다. 그들은 한발 더 나아가서 서로 양끝에서 상대방이 편애하는 영양소가 독성이라고 주장하며 으르렁거리지만, 신기하게도 저탄고지식과 자연식물식을 꾸준히 실천하는 그룹은 건강을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체중 감량에 탁월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왜 그럴까 ?  

내 호기심은 서로 양립불가능한 조건(서로가 상대방 식단을 독성이라 하니 한쪽만 승리해야 하지만...)에서 서로 양립가능한 조건이 성립한다는 데에서 출발한다. 미션임파서블을 미션파서블하게 만드니 가능을 능가하니 신기하지 않응가 ?  나는 이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서 그동안 많은 책과 정보를 얻었다. 내가 내린 결론은 야구는 팔이 중심이 되고 축구는 발이 중심이 된다는 점에서 스타일이 판이하게 다르지만 구기 종목이라는 점에서 스포츠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듯이, 저탄고지식과 자연식물식 또한 스타일이 다를 뿐 같은 원리가 작용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발견은 세계 최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내가 발견한 세계에 처음 발을 들이는 마르코 폴로'다.  이 글은 5분이면 충분히 읽을 수 있는 분량이다.  하지만 내가 이 글을 쓰기 위해 참고한 책은 50권이 넘는다.  일일일독'을 했다고 했을 때 50일 x 24시간'의 분량인 셈이다.  허투루 읽지 마시라.  당신은 누군가를 위해서 형설지공한 적이 있었느냐.  내가 건강과 식생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코카콜라'였다. 코카콜라는 나에게는 신이었으며 친구였고 검은 드레스를 입은 애인이었다. 그리고......                            씹새끼였고 개새끼였으며 내 영혼을 파괴한 시부랄 탱탱이였다.

 

내가 너에게 공개적으로 욕을 했다고 해서 사과할 생각은 없다. 내 변절은 정당하다. 어느 날, 잠을 자다가 깼다(계절이 겨울이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콧구멍에서 무엇인가가 쏟아지고 있었다. 마치 한겨울에 얼었던 마당의 수도꼭지가 봄볕에 녹아 느닷없이 녹물을 쏟아내듯이 말이다. 알고 보니 코피가 코카(콜라)였다. 그날 섭취한 맥주와 코카콜라가 식도를 역류한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날마다 365일 맥주 2,3병과 날마다 365일 코카콜라 500ml X 7병을 마시게 되면 생기는 현상이었다. 나는 술주정뱅이이자 코카콜라 중독자였다. 코카콜라가 치명적인 독극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계기가 발생했다.

1.5리터 대용량 코카콜라 두 병을 10분 만에 모두 마셔버린 적이 있었는데 몇 시간 후에 갑자기 심장이 마구 뛰며 어지럽더니, 이내 그 자리에서 먹은 것을 모두 바닥에 쏟아내고는 잠시 기절한 적이 있었다.  웃자고 한 소리가 아니라 내가 직접 겪은 경험이다.  동네 병원에 갔더니 고혈압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다는 전제 하에 시간을 두어 진찰을 진행했으나 지붕 뚫고 하이킥하는 혈압은 아스트랄한 우주 위에서 내려올 생각이 없는 듯했다. 고점은 평균 160에서 형성되었고 최고점은 180이었다. 의사는 신이 나서 말했다. 약으로 혈압을 내립시다아아아.            

나 또한 어디서 주워들은 이야기가 있어서 약을 한번 복용하면 계속 복용해야 되느냐고 물었더니 의사는 도끼눈을 하고는 토끼처럼 발랄하게 말했다. 당근이죠 !                     아, 시발 !  자료를 뒤지기 시작했다.  내 몸은 강산성 식품인 술(알코올)과 콜라 그리고 술안주로 육식을 즐겨서 산성 체질이 되었던 것2)이다. 핼액의 산도,  즉 ph 밸런스( : 용액의 수소 이온 농도 지수. 0에서 14까지 있으며, 7미만은 산성을, 7이상은 알칼리성을 나타냄 ) 가 무너진 것이다. 쉽게 말해서 그 당시 내 몸은 콜라와 맥주로 인하여 산(성)화되었다는 것. 참고로 가장 건강한 상태는 산도 ph 7.4 정도의 약알칼리성'이라고 한다.

옛날에는 쌀과 같은 곡물이 주식이고 채소 반찬은 부식이었다. 이 식단 속에는 기막힌 균형 감각이 숨어 있다. 곡물은 대표적 산성 식품이고 채소는 대표적 알칼리 식품이다. 그러니까 밥의 산성을 채소의 알칼리가 중화하는 작용을 했던 것이다. 옛 서구 사회의 식단도 알칼리식품과 산성식품의 절묘한 균형을 이룬다. 고기 스프(산성식품)는 삶은 감자(알칼리식품)와 균형을 이루고, 스테이크(산성)는 포도주(알칼리성)과 곁들인다. 그리고 지중해 식단도 고기와 생선의 높은 산성도를 낮추기 위해서 포도주와 올리브유로 중화한다. 이처럼 지구가 비만 인구로 넘쳐나기 전에는 알칼리성식품과 산성식품의 절묘한 균형을 이루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 균형은 먹거리가 풍부해지고 거대한 돈벌이가 되기 시작하면서 무너지기 시작했다. 한국인이 살이 찌기 시작한 시기는 " 흰 쌀밥에 괴기국을 먹기 시작 " 하면서 무너지기 시작했다. 고기는 강산성 식품이다. 흰 쌀밥에 붉은 고기를 곁들이는 식단은 과잉 산성 식품의 흡수를 의미한다. 이 원리를 이해하면 미국 농림부가 비만을 퇴치하기 위해 내놓은 60년대 식단표가 오히려 미국를 비만 공화국으로 만든 이유 또한 이지~ 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미국 농림부는 < 저지방, 고탄수화물 고단백질 식단 > 을 다이어트 식단이라고 선전했다. 쉽게 말해서 : 펫-프리 식단(지방 제한식)이다.

그런데 미국인이 즐겨 먹는 돼지고기와 소고기는 산성 식품일 뿐만 아니라 옥수수와 각종 곡물 플레이크 또한 대표적인 산성 식품이다. 여기에 더해 우유를 곁들이면 포도당과 젖산이 체내에 남는데 이 상태는 암세포가 제일 좋아하는 먹잇감이다(암세포가 제일 좋아하는 환경은 산성화된 몸이다). 특히 우유에 있는 IGF-1 호르몬은 암세포의 성장을 돕는다. 의사가 암환자에게 동물성 단백질을 철저하게 금지시키는 이유이다. 이 식단에 품위를 더한답시고 치즈 따위를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치즈야말로 진짜 강산성 식품이다. 끝이 아니다. 미국인은 야구를 보면서 맥주와 팝콘을 먹는다. 간혹, 콜라도 마시면서 !

맥주와 팝콘 그리고 콜라. 맙소사 ! 여기서 끝 ? 산성 식품의 저주는 계속된다. 미국인이 먹고 있는 소는 무엇을 먹을까 ?  옥수수'다.  과장을 조금 보태자면 소 = 옥수수.  이왕 허세를 떨었으니 보다 더 과장된 표현을 사용하자면 소 = 옥수수 = 미국인'이다.  미국인의 머리카락을 뽑아 성분을 조사하면 65%가 옥수수 성분이라는 충격적 결과가 나온다. 옥수수를 먹인 소를 먹고 옥수수로 만든 콘플레이크를 먹는 미국은 옥수수 공화국이다.  미국 농림부가 이 사실을 외면한 채 저지방 고단백질 고탄수화물 식단을 건강 식단이라고 내놓자  비만 인구는 미친 듯이 증가했다. 과연, 약알칼리성 체질을 가진 미국인은 과연 몇이나 있을까 ?

비만 문제에 있어서 핵심은 칼로리가 아니라 편중된 산성 식품의 섭취에 있다.  만약에 여러분이 저탄고지의 핵심을 탄수화물을 적게 섭취하고 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식단으로 이해한다면 오해하는 것이다. 저탄고지는 산성 식품과 알칼리 식품의 균형을 잡아주는 식단법이다. 이 식단은 당덩어리인 탄수화물뿐만 아니라 동물성 단백질(탄수화물 5% : 단백질 20% : 지방 75%)도 20%로 제한한다. 왜냐하면 동물성 단백질이 체내에 남으면 당으로 변해서 몸을 산성화한다. 저탄고지 식단이 말하는 것은 산성 식품을 제한해서 몸의 산성화를 막는 것이다.

주식으로 산성인 고기를 먹되 이를 중화할 수 있는 알카리인 잎채소와 아보카도, 올리브유 따위를 듬뿍 먹으라는 것이다. 채식주의도 마찬가지다. 주식으로 산성 식품인 밥을 먹되 부식은 채소 위주 반찬으로 꾸려서 ph의 균형을 맞추려는 식단이다. 이처럼 고지방 식단인 저탄고지와 고탄수화물 식단인 채식주의는 전혀 다른 방식을 선택하지만 원리를 보면 일맥상통하는 구석이 있다. 팔과 다리는 각각 다른 신체 부위를 지시하는 낱말이지만 팔다리(수족)라는 낱말이 사전에 있는 것처럼 같은 말이기도 하다. 아래 도표는 알칼리 식품과 산성식품을 구분한 표이다. 산성일수록 몸에 해롭다. 단,강산성 음식을 먹을 때는 강알칼리성 음식으로 중화시키면 좋다. 저탄고지의 핵심이다. 

이 도표를 보면 내가 콜라 마시고 기절한 황당한 이유를 알 수 있다. 콜라의 단맛은 아스파탐이다 !  콜라 먹고 맥주 먹고 고기 먹었으니 몸에 탈이 안 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콩은 멀리하는 것이 좋다. 나는 술을 마시면 다음날은 철저하게 알칼리 식단으로 차린다. 하루 종일 과일만 먹다가 종종 감자와 고구마를 먹기도 한다. 나 같은 경우는 1일1식을 한다. 과일을 주식으로 먹고 부식으로 흰쌀밥에 채소 반찬을 먹기도 하고, 반대로 주식으로 밥과 반찬을 먹고 부식으로 과일을 먹기도 한다. 산성인 탄수화물을 알칼리성인 과일이 중화하는 방법이다.

어제 내가 먹은 한 끼는 밥 한 공기에 고추, 고춧잎 무침, 호박 갈치조림 왕창, 바나나 5개, 고구마 2개, 떡 조금, 사과 1개, 커피 4잔'이다. 지나치게 탄수화물 중심의 당 섭취 식단이기는 하나 ph의 밸런스를 맞췄다는 점에서 매우 훌륭한 식단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간헐적 단식(20시간 단식)으로 인해 체내 흡수된 당은 모두 소진되어서 지방으로 쌓이지 않는다. 체중 변화는 없다. 그리고 혈당과 혈압 모두 정상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치료는 단식'이다.  









■  에필로그



깜빡 잊고 있었다. 스팸..... 잘 지내고 있니 ? 너는 나의 좋은 친구였다. 추석 때 선물로 스팸 선물 세트를 주면 다른 직원은 주둥이가 대발 나오고는 했으나 나는 기분 좋았었지. 너를 사랑했거든. 후후. 황홀한 나트륨이었으며 마약에 가까운 화학첨가제였다. 나, 너를 졸라 사랑했잖아. 일주일에 두 통씩 비우고는 했지. 그럴 때마다 나는 두통으로 만신창이가 되었고 말이야. 보고 싶다. 만나면 아구창 먼저 날리련다. 시부랄탱탱이 ! 나쁜 놈. 아, 개새끼 잊지 못해. 하지만 원망은 하지 않으련다. 너의 그 맛을 어찌 잊으랴. 하지만 두 번 다시 만나지 말자. 사랑한다. 아니..... 사랑했었다. 안녕 ~














참고한 책 :


독소를 비우는 몸 / 제이슨 펑 / 라이팅하우스

지방의 발견 케톤의 발견 / 무네타 테츠오 / 판미동

플랜트 패러독스 / 스티븐 건드리 / 쌤앤파커스

1일1식 / 나구모 요시노리 / 위즈덤하우스

우유의 독 / 프랭크 오스키 / 이지북

우유의 역습 / 티에리 수카르 / 알마

어느 채식주의자의 고백 / 존 맥두걸 / 사이몬북스

다이어트 불변의 법칙 / 하비 다이아몬드 / 사이몬북스

슈거 블루스 / 윌리엄 더프티 / 북라인

아침식사의 문화사 / 헤더 안트 앤더슨 / 니케북스

문명화과정1,2 / 노르베르트 엘리아스 / 한길사

욕망의 코카콜라 / 김덕호 / 지호 外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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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앳킨스 다이어트, 구석기 다이어트, 황제 다이어트, 렉틴프리 다이어트도 저탄고지 식단과 맥을 같이한다.


2)   알칼리 식품과 산성 식품 비교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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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2018-09-04 21: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콜라 1.5리터 두개를 10분 동안 마신다는것 자체가 가능한건지 의문이 가는군요.
곰곰발님 외엔그런 시도를 해 본 사람이 없었을듯,ㅋㅋㅋ
고기 종류를 먹고 난뒤 한잔의 콜라는 어쩐지 속을 좀 씼어 내려 주는 느낌이라 가끔 얘용하고 있는 사람입니다만 ,
최근에 완전소화 라는 책을 읽고 일주일째 실행해보고있는데 어쩐지 몸이 좀 가벼워 지는 느낌입니다.
연구 많이 하신글 건강에 참고가 되네요. 평소 님의 1일 1식에 대한 글을 자주 봤기 때문에 좀 설득 당하고 있는 중입니다.ㅎ ㅎ

곰곰생각하는발 2018-09-05 11:41   좋아요 0 | URL
10분은 좀 과장입니다. 그만큼 빨리 마셨다는 건데.... 제 기억으로는 30분 안에 모두 마셨던 것 같습니다.
실험을 위한 시도가 아니라 콜라는 그냥 일상이엇습니다. 속을 비운다는 것은 그만큼 장기의 휴식 시간을 늘려준다는 겁니다. 건강에 도움이 많이 됩니다.. 이 세상에서 제일 멍청한 행동이 복날에 삼계탕 먹는 겁니다..

무해한모리군 2018-09-05 12: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스팸이 좋은데 늘 건강하게 먹어야지 생각하지만 오늘도 매운 어묵을 점심에 잔뜩 먹었네요. 반성.

곰곰생각하는발 2018-09-05 22:04   좋아요 0 | URL
저도 가끔은 스팸을 먹긴 합니다. 지금 식품보관함에 스팸 두 개 있는데 한 육 개월 지났네요. 옛날에는 일주일에 두 개씩 먹곤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