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미인이라구 ?! :








 


손흥민 미인



 



                                                                                                       군대 있을 때 " 가는귀먹었다 " .   말년 6개월을 날마다 총만 쐈다. 군대에서 총을 쏜 경험이 있는 이라면 케이투 소총의 격발음이 천둥소리보다 크다는 사실은 다들 아시리라.

비극은 내 총 솜씨에서 비롯되었다. 대대장은 승진 욕심에 총을 좀 쏜다는 병사를 소집해서 아침에 눈을 떠서 침낭 속에서 잠이 드는 순간 직전까지 총을 쏘게 만들었다. 방독면을 쓰고 사격을 하는가 하면 캄캄한 밤 12시에는 야간 사격 훈련을 받았다. 그렇게 하루에 평균 200발은 쏜 것 같다. 귀마개 없이 총을 쏴야 했기에 가는귀먹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비극이었다. 군대에서 가는귀먹었으니 국가를 상대로 오는귀도 먹게 해달라고 법적 투쟁을 벌이고 싶었으나 이미 엎질러진 물. 하여, 나는 사람이 많은 식당이나 음악소리가 시끄러운 곳에서 술을 마시면 상대방 말귀를 알아들을 수 없는 지경이 이른다.

내가 충무로 노포-들을 전전하며 술을 마시는 이유도 노포들은 대부분 조용하다는 데 있다. 가는귀먹은 내가 말귀를 알아들을 수 있으니 회춘한 기분이라. 오는귀먹는 기분이 이런 것이로구나, 한다. 캬, 좋다. 술맛. 가는귀를 먹다 보면 일상 생활에서 불편한 점이 한두 개가 아니다. 지난 촛불 집회 때는 < 박근혜는 퇴진하라 > 라는 구호가 자꾸 < 박근혜는 태진아랑 ??! > 으로 들려서 고개를 자꾸 갸우뚱거렸다. 아니,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더니 최태민이 아니라 태진아랑 ?! 횃불을 든 시민들과 함께 청와대 근처를 배회하면서도, 이 숭고한 혁명의 밤에 나는 도대체 박근혜와 태진아는 어떤 관계인가를 두고 오랜 고민을 해야 했다.

도대체 두 사람은 무슨 관계냐 ? 김연자의 지루박 테크노 뽕짝 노래 << 아모르 파티 >> 도 그렇다. 가사는 대충 이렇다. 산다는 게다 그런 거지 / 누구나 다 빈손으로 와 / 소설 같은 한 편의 이야기를........ ( 후렴 ) 아모르 파티, 아모르 파티. 말해 뭐 해 쏜 화살처럼 / 사랑도 지나갔지만. 여기서 < 쏜 화살처럼 > 이라는 가사는 내 귀에는 < 손아섭(야구선수)처럼 > 으로 들린다. 어제 2107년 월드컵 축구 한국 vs 독일 경기를 다시 보면서 가는귀의 위력을 느낄 수 있었다. 손흥민이 두 번째 골을 넣자 해설위원들은 하나같이 손흥민을 목이 터져라 외쳤다.

손흥민 !!!!!!!!!!!!!!!!!!!!!!!!!!!!    그러나 내 가는귀에는 " 손흥민 미인 " 으로 들린다. 허, 저렇게 새끈빠끈한 멋진 남자를 미인이라고 하니 환장할 노릇이다. 손흥민이 미인이라니 동의하지 못하겠다.  이 글을 읽고 낄낄거리며 웃은 이 있다면 공감하리라. " 오독(착각) " 은 재미를 선사한다.  그렇기에 나는 수전 손택의 < 해석을 반대한다 > 를 지지한다. 몇몇 전문가들이 권위를 내세워서 해석을 독점하는 것은 재미가 없을 뿐만 아니라 그 해석에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행위는 기득권에 복종하는 노예 근성에 지나지 않는다. 텍스트는 항상 열려 있어야 한다. 좋은 문학은 다층적이다.

하여, 영화 << 킹콩 >> 에 대하여 : 이 영화는 거대한 남근을 가진 흑인에 대한 백인 남성의 콤플렉스입니다, 쪼다새끼들 _ 이라거나 성기 사이즈가 서로 맞지 않아서 발생하게 되는 연인의 섹스 트러블을 다룬 영화랍니다 _ 라는 내 지적에 대하여 크게 비난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내가 영화 << 디워 >>  에 대하여 직선과 곡선의 투쟁을 다룬 영화라고 말했다고 욕 먹은 것을 생각하면......      2017 월드컵 축구 한국 vs 독일 경기도 따지고 보면 오독이 낳은 즐거움이다. 전세계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서사가 흘렀다면 이처럼 지구촌이 희희낙락했을까 ?  누가 독일의 패배를 읽었으랴. 

어느 배팅 업체는 이런 말을 했다. 한국이 독일을 2 : 0 으로 이길 확률보다는 독일이 한국을 7 : 0 으로 이길 확률이 높습니다. 틀리면 손에 장을 지지겠소. 그들은 텍스트를 오독한 것이다. 그리고 모두의 오독(해석)을 깨고 한국이 반전을 엮을 때, 흥이 폭발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오독은 재미없는 서사를 재미있게 만드는 힘을 준다. 예상 가능한 해석은 재미없다. 해석과 착각의 공통점은 자유'다. 롤랑 바르트는 말했다. 저자는 죽었다. 독자여, 맘껏 즐겨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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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29 12: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6-29 2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와같다면 2018-06-29 16: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6강 꾸역꾸역 창피하게 올라간 일본의 경기 보셨나요?
정말 일본스럽다는 말 밖에는..
정의도 없고.. 도덕성도 없는

곰곰생각하는발 2018-06-29 22:00   좋아요 1 | URL
월드컵 끝나면 제일 인상깊은 경기로 아마 한국독일전 뽑겠죠 ?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