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참견하지 말지어다   :



 



否 :

 



        전근대성'은 근대 이전을 지시한다. 또한 현대는 근대 이후를 뜻한다.  황금 3분할 원칙(고대-중세-현대)으로 보자면 근대는 애매모호한 지정학적 위치이기는 하나 분명한 것은 근대는 중세에 뿌리를 둔 기생식물이라기보다는 현대에 뿌리를 둔 기생식물에 가깝다는 점이다.

근대는 현대와 가까운 시대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현대성은 근대 이후가 보여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 신권과 왕권 국가가 신과 왕이 중심이 된 전체주의국가라면, 근대는 " 개인의 발견 " 에 방점을 둔다.  근대는 개인을 독립된 주체로 인정한 문화였다. 이 과정에서 매너가 탄생했다. 매너는 자기(욕망) 통제와 타자에 대한 배려가 핵심으로 역지사지의 관점에서 자신을 보는 시점이다. 즉, 타자(성)를 발견하는 과정이다. 그런데 한국 사회는 급변으로 인해 근대가 생략되었다( 혹은 근대 시기가 매우 짧았다. 노르베르트 엘리어트가 < 문명화 과정 > 에서 증명했듯이 근대는 매우 오랜 시기를 거쳐 완성되었다.

유럽의 식탁 예절, 예를 들면 나이프 잡는 법과 식탁 앞에서 트림하는 에티켓은 11,2세기에서부터 시작해서 16,7세기에 와서 완성되었다). 그렇기에 근대 교육 과정도 생략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대한민국은 근대 없는 현대 사회'이다. 그러다 보니 한국인은 개인(타자)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타자의 몸(혹은 외모)에 대한 집요한 지적질과 오지랖도 근대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데에서 오는 무례'이다. 우리는 타자에 대해서 이래라 저래라 간섭할 자격이 없다. 개인이란 독립된 개체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 이래로 가장 끈이 가장 길다는 우리는 여전히 네 이웃에 대해 네 몸과 같이 참견한다.

개인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보니 개인주의를 이기주의로 혼동하기도 한다. 통탄할 만한 일이다. 이재명과 김부선의 오고가는 뾰족한 말풍선 논란에 부쳐, 나는 김부선이 허언증 환자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의 폭로는 사실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문제는 이 폭로 내용이 남녀상열지사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사생활의 영역이다. 여기까지는 좋다. 진짜 문제는 이 골치 아픈 말풍선을 터트려야 할 이재명의 태도이다. 부정이라는 카드를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거짓말이라는 카드를 선택할 것인가 ?  < 부정 > 은 상대의 말에 대하여 단순하게 아니다(不)라고 말(口)하는 것이고,

< 거짓말 > 은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꾸며서 상대를 공격하는 말이다. 이재명은 아쉽게도 후자를 선택했다. 그는 자신의 사생활 방어권 차원에서 김부선의 말을 부정하는 차원을 넘어서 허언증 환자라며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나는 그가 단순하게 부정하거나 묵비하는 전략을 취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방귀 뀐 놈이 모른 척하는 것은 괜찮지만 성을 내면 볼썽사나운 법이니 말이다. 경기도 유권자 입장에서 보면 혼란스러운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달리 생각하면 그리 어려운 선택은 아니다.

남경필이냐 이재명이냐를 놓고 선택하지 말고, 이홍우(정의당 후보)이냐 홍성규(민중당 후보)이냐를 놓고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 선택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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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8-06-13 10: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재명이 김부선과 어떠한 관계를 맺었는지는 그다지 알고 싶지 않습니다. 곰곰발님 말씀처럼 그건 어디까지나 남녀상열지사, 개인의 사생활 영역에 해당하니까요.
다만 (김부선의 말처럼) 이재명이 그녀의 대마초 전과를 문제 삼아서 부장검사를 동원해서 구속을 하겠다는 협박성 발언을 한 것이 사실이라면, 사실 그가 위력에 의한 간음을 한 이들과 그다지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8-06-13 11:01   좋아요 0 | URL
동의합니다.

뭐, 가끔은 악당이 좋은 정치를 하기도 합니다만..... 이재명의 딱 여기까지가 한계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