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은행에 다녀온 공과금 영수증을 정리하면서 가게부에 열심히 딱풀로 부쳤다.
거의 대부분은 자동이체를 신청했으나..
아파트 관리비와 용역 청소비와 전기요금은 매번 은행 창구에 가서 낸다.
부러 그렇게 하는것이 아니라 앞의 3차 아파트는 자동이체 신청이 되는데 내가 사는 2차 아파트는 아파트 관리비가 자동이체 신청이 안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처음엔 엄청 귀찮았다.
매달 제날짜를 맞춰 공과금을 내러 가는게 너무 신경이 쓰였다.
나같은 건망증이 심한 사람은 달력 날짜를 잘못보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뭐가 그리 정신이 없는지 날짜 감각이 없어진다.

그러다 요즘엔 전기세를 내야 하는 25일이란 날짜를 은근히 기다리게 되었다.
관리비는 말일이지만 한데 뭉쳐 25일에 다 낸다.
아들녀석은 내가 옷을 입고 있으면 "엄마 은행 가?"하며 좋아라 한다.
녀석의 관심사는 오로지 종이 자동 분쇄기 그기계에 혹~~ 해 있다.
처음엔 CD기를 이용하는 엄마가 뭐가 그리 부러운지 자꾸만 지가 통장을 꼽겠다..카드를 지가 꼽는다고 내놓으라고 난동을 부렸다...하긴 지금도 그러긴 한다.
그러다 혹시나 기계에 이상이 생기거나..돈이 나오다 에러가 나서 내돈을 못받을까봐 무서워 절대 CD기를 못만지게 한다....대신 순번호 대기표나 명세표를 일부러 찾아서 녀석에게 주면 녀석은 자동 분쇄기에 넣어 찌지직~~~ 종이가 말려 들어가는걸 보면서 재밌어 한다.
그리고 오는 길에 붕어빵을 사주거나 아이스크림을 사주거나 주전부리를 시켜주니 녀석은 더 신났다.^^

암튼.....그렇게 그날 은행을 다녀오면 이제 미뤄두었던 마트 영수증이나 카드 대금 청구서와 공과금 고지서를 가게부에 하나씩 부치면서 그달 돈이 나간걸 대충 확인한다.
나의 가게부는 영수증을 모아두는 보관함용이라고 신랑이 옆에서 핀잔을 주긴 한다만...
올해부터는 정말 가게부다운 가게부를 써보려고 노력중이다.
그래서 어젠 급여 통장과 생활비 통장과 자동이체 통장을 번갈아 보면서 이것 저것 계산기를 두드리느라 머리 아파 죽는줄 알았다..(통장이 이렇게 분리가 된것은 작년말에 신랑이 직장을 옮기면서 급여를 넣어주는 은행이 바뀌었기 때문이다...ㅡ.ㅡ;;..자동이체 한것을 모조리 옮기기가 뭣해서 놔둬버렸다...)

생활비 통장은 우리동네에 하나밖에 없는 은행인 농협을 주로 이용하는데...
나는 알라딘의 책을 주문하면서 결제를 무통장 입금으로 생활비 통장을 이용한다.
예전엔 카드로 결재를 했으나 작년 중순부터 카드 사용을 자제하기로 했다.
카드를 사용하다보니 돈의 개념이 자꾸 없어지고 자꾸 다람쥐 쳇바퀴 돌듯 이번달에 사용한 카드요금을 다음달 월급에서 결재하니 돈이 없어 또다시 카드를 사용하게 되고...그것이 오히려 과소비를 부추긴다는게 우리부부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하여 웬만하면 현금 박치기로 살아가자~~~ 라고 결정을 내렸으나....
현금 박치기를 한다고 돈이 더 많이 생기는건 아닌것 같다....ㅡ.ㅡ;;
그래도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버릇이 조금씩 나아져 가는것도 같다.
현금이 바로 바로 없어지니 돈이 없네?? 라는 개념이 생기는것 같다.
카드를 사용할시엔 카드 긁지 뭐~~~ 이런 마음에 또 카드를 북~~~ 또 북~~~
참 개념없이 살았다...ㅡ.ㅡ;;;

내가 지금 계속 딴소리를 하고 있네!...ㅡ.ㅡ;;
암튼....통장을 들여다보자니 이것 저것 무통장 입금시킨게 차례 차례 눈으로 들어오더란 것이다.
특히 눈에 들어온건 <알라딘 커뮤니케이션>이란 무통장 입금 내역이다.
바로 알라딘 책값이다....혹시나 싶어 여지껏 책값이 얼마나 들었나? 계산을 해보았더니
68만원이 넘어 70만원여어치의 책을 사들인것이다.
물론 이벤트를 통해 다른 알라디너분들에게 책을 사드린것도 있긴 하지만...나는 내가 이렇게 책을 많이 샀는줄 몰랐다.
더군다나 이책값은 이사온후 부터의 금액이니 2004년 6월부터 2005년 1월까지의 6개월여동안 사들인 책값이다...작년 상반기까지 포함한다면 백만원은 훌쩍 넘었지 싶은데.....ㅡ.ㅡ;;
음~~~~
뭐 입고 먹고 하는 쓰잘데 없는것에 돈을 쓴것보다야 무척 보람되고도 알찬 소비라고 할수 있겠다.
그리고 내책보다는 아들녀석 그림책값이 거의 다 일것이다.
내책이 삼분의 일..민이 그림책이 삼분의 이.. 이런식의 비율로 책을 주문해왔기 때문이다.
(필이 꽂히면 내책만 주문한적도 있긴 하다..ㅋㅋ)
나는 무척 보람된 소비라고 여긴다만....책을 읽지 않는 울신랑이 알면 아마도 기절초풍할만한 금액일지도 모른다...그래서 나는 이 통장을 맨날 꽁꽁 숨겨두기 바쁘다.

나는 예전엔 이렇게 과하게 책을 사는 성격을 지닌자가 아니었었다..헌데 책을 갑자기 사모으게 된 동기가 아이그림책을 사기 위해서 시작한 알라딘 서재가 큰 동기를 만들어 준것 같다.
다른 사람들의 리뷰와 페이퍼를 보면서 저책 읽어봐야겠구나~~ 란 생각으로 장바구니로 옮기거나 보관함으로 옮기면서 그달 그달 주문을 했었다.
헌데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알라딘 회원등급이 아닐까? 싶다.
실버..골드..플래티넘 회원등급제에 따른 1%..2%..3%의 특별 마일리지는 정말 구미를 땡기게 한다.
처음엔 쉽게 골드회원으로 등급한다...그러다 등급 자세히 보기란을 클릭하면
"골드회원으로 등급하기 위해서는 회원님은 55,350원의 추가금액이 필요합니다..."란 문구를 보면 정말 나도 모르게 그금액에 맞춰 다시 주문을 하게 된다.
책은 오버해서 구입을 해도 아까운 물건이 아니기에 자꾸 금액 초과가 된다.
그렇게 해서 골드회원으로 올라서 기분이 좋으냐?...그게 또 아니다.
또 클릭해서 들어가면...
"클래티넘 회원으로 등급하기 위해서는 회원님은 126,950원의 추가금액이 필요합니다.."란 문구가 눈앞에 버티고 있다.
이금액의 수치!....나에겐 서재달인의 30위 순위처럼 나를 갈등하게 만들고 옥죄게 만드는 수치라고 볼수 있다....그래서 나는 가을에 플래티넘 회원으로 올랐다...^^
쾌재를 불렀건만...아쉽게도 남편의 실직으로 인해 그혜택을 제대로 누려보질 못하고 삼개월을 그냥 흘러보냈다.....ㅠ.ㅠ...너무 안타까워 죽는줄 알았다.

그리고 현재 나는 골드회원이다.
역시 자세히 보기란에 들어가면 이런 문구가 보인다.
"플래티넘으로 오르기 위해서는 119,880원의 추가구매액이 필요합니다..."
끙~~~
나는 지금 또 갈등중이다...
또 질러 버린다면 나는 지난달부터 두달동안 36만원어치의 책을 샀다는 결론인데...플래티넘회원의 그혜택의 유혹을 뿌리칠수가 없다.
처음 내가 매달 책정한 책값은 3,4만원 선 이었더랬는데....지금은 5만원....그리고 이젠 10만원이 되어간다..월급이 많지 않은 월급쟁이들에겐 책값 10만원을 넘게 사들인다는건 좀 부담이 크다.
남들은 어떤지는 잘 몰라도 올해 나는 정말 저금이란걸 해보려 결정을 내린 상태에선 참 많이도 갈등스러운 부분이 바로 알라딘에서 책을 주문하는 순간이다....ㅠ.ㅠ

할수없다...
생활비를 줄이는수밖에..^^
나의 이 처절한 몸부림을 내아들녀석은 알고나 있을까?
먹을것 못먹고...입을것 안입고...아끼고 아낀돈으로 녀석의 그림책을 사준다는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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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마녀 2005-01-26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윽... 전 아직 실버도 아닌 일반회원인데... 책을 많이 안 읽는 다는 것처럼 느껴져서 좀 찔리네요. ^^

울보 2005-01-26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감 100%동감하는 글입니다.
저도 언제나 후회하지만 책 욕심이 많은 나로써는 .....
정말로 힘은유혹이지요,,,,,,,저와같은 고민을 하시는 분이 있다니....
님 용기를 내세요, 우리모두 화이팅하자고요..화이팅!~~~~~~~~~~~~~~~

책읽는나무 2005-01-26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녀님....님은 책을 안읽으시는것이 아니라 의지력이 강하신겝니다.
모든 유혹을 뿌리치고 내가 정한 금액의 한도내에서 책을 주문하시는건 어쩌면 내가 님을 본받아야할점 일지도 몰라요!
전 책을 읽지도 않으면서 무조건 사다놓기만 하고 있으니~~~
그래서 울신랑은 나한테 구박해요!...사놓은 책이라도 다 읽고 주문하라구요..ㅠ.ㅠ

울보님.....첨 뵙네요..^^
공감하는 글이다보니 이렇게 인연을 맺게 되어 전 더 기쁘네요..^^
정말 뿌리칠수 없는 유혹~~~ 모든 상업성을 띤 곳의 이러한 유혹들 쉽게 뿌리칠수 없는 제자신을 보면 참 귀가 얇다라는걸 많이 느낍니다..ㅡ.ㅡ;;
그래도....다른건 몰라도 책이니까!
그리고 내아이가 볼 책이란것을 생각하면 내가 잘하고 있는 행동이라고 위로를 합니다....님을 보면서 다시 한번더 화이팅을 해야겠군요..^^

明卵 2005-01-27 0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 정말 '뿌리칠 수 없는 유혹' 이예요. 한번 마일리지 맛을 보면 도저히 일반회원으로 내려갈 수 없는... (게다가 언급하셨듯이, OO으로 오르기 위해서는 얼마의 추가구매액이 필요합니다 라는 말도 한몫하고요.) 지금은 '읽어야만 하는' 책이 세 권이나 쌓여 있으니 책주문은 자제하지만, 그래도 역시 너무 사고 싶어진다구요! 지름신 강림...;; 가계를 이끌어가시는 책나무님께는 비할바가 못 되지만, 저 역시 돈 함부로 쓰면 안 되는 학생인데, 알라딘 너무 하는 거 아닙니까?! (결국 알라딘 탓으로 돌립니다^^;)
그리고 책나무님, 위로해주셔서 감사해요^^ 근데 저만 알라고 하시면서 공개로 코멘트를 남겨주셔서ㅎㅎ 많이 웃었어요, 역시 웃으니 암울함이 날아갔습니다~ 감사드려요^^

하이드 2005-01-27 0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멘트가 나오는군요. 전 반대로 플래티넘에서 끝도 없이 올라가는 금액. 일곱자리에서 내려올 생각을 안 하는 금액의 압박으로, 책 사는걸 줄이게 됩니다. -_-a

조선인 2005-01-27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이래뵈도 전 아직 실버라구요. (자랑일까요? 아닐까요? -.-;;)

책읽는나무 2005-01-27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란님.......내한몸 희생하야 님이 웃음으로 기분이 좀 나아지셨다면야~~ 기꺼이 희생합죠!...ㅋㅋㅋ
부리칠수 없는 유혹~~~ 아마도 이것은 알라딘과 인연을 맺는 시간동안은 계속 유효할것이라 봅니다...에구~~~
(차라리 그 얼마의 추가액의 그표지가 안보였으면 좋겠어요..ㅠ.ㅠ)

미스하이드님......아니~~ 또 님은 언제??..^^
내가 님의 서재에 댓글을 남긴다는게 매번 그냥 나왔더랬는데....^^
며느리도 모르는 회원이란 문구에 전 많이 웃었더랬습니다...ㅋㅋ
일곱자리라면??....백만원대의 책을 사신단 말씀이십니까?..헉~~
님께 무릎을 꿇었습니다....ㅡ.ㅡ;;
그래서 님은 며느리도 모르는 회원이셨군요..존경하옵니다..^^

조선인님......저한텐 자랑으로 보입니다요...ㅡ.ㅡ;;
어떻게 하면 그렇게 일관된 신념을 끝까지 유지하실수 있는지요?
비법이라도??...^^
살림하는 사람으로서 님의 노하우를 알고 싶습니다요..^^

부리 2005-01-27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유혹은 무시하는 게...사실 책을 읽으려고 알라딘을 하는거지, 등급 때문에 하는 건아니잖습니까? 경품 때문에 무리한 구매를 하는 것과 비슷한 걸로 생각해요. 이렇게 말은 하면서도 제 등급을 유지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는....

숨은아이 2005-01-27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옆지기도 저더러, 책도 빨리 못 읽는 주제에 지금 사논 책 다 읽으려면 평생 걸릴 거라고 해요. ㅠ.ㅠ 이번에 열심히 참아서 플래티넘에서 일반 회원으로 주저앉았는데, 등급을 유지하고픈 유혹이 어찌나 강하던지... ㅎㅎ

서연사랑 2005-01-27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511775

캡쳐하는 걸 배워서 첨 쓰는 댓글이에요. 알라딘 골드 회원은 영광스런 꼬리표 아닌가요?^^ 저는 아직 일반 회원....ㅠㅠ 2005년은 백화점에 쏟아부었던 열과 성을 이젠 알라딘에 쏟아붇기로 마음 먹었어요.일석이조의 효과가 되겠죠?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책은 많이 읽고...^^


책읽는나무 2005-01-27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리님....님도 플레티넘회원인걸 다 알고 있습니다...ㅡ.ㅡ;;
님 아닌척 하시지만...이런일에 목숨 거시잖아요...같은 편끼리 이러시면 안돼죠!

숨은아이님.....맞아요..맞아요!...^^
사다 놓은 책이라도 다 읽고 다시 사면 그나마 괜찮은데 말이죠!..ㅋㅋ
저도 지금 어젯밤부터 꾹 참고 있는데 말입니다...ㅡ.ㅡ;;
전 골드회원으로 만족을 하며 살려구요..^^

서연사랑님.....댓글이 첨이신가요?..^^
저도 예전엔 백화점 카드도 엄청 긋고 다녔거든요!...헌데 육개월전부터는 정말 백화점에서 한번도 물건을 산적이 없었어요!...오로지 알라딘에 다 쏟아부었다는거 아니겠습니까!..ㅋㅋㅋ...
이젠 조만간 서연사랑님도 플래티넘 회원으로 등극하시겠군요..^^

조선인 2005-01-28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은요, 개인적으로 아는 출판사가 몇 군데 있습니다. 그곳에서 나온 책은 방문해 직거래를 합니다. 가는 일도 만만치 않고, 직접 창고를 뒤지고 쓸고 닦고 다시 묶는 등 막노동도 해야 하고, 집까지 옮기는 일도 만만치 않지만, 옆지기나 제 책은 훨씬 싸게 살 수 있으니까요. 1년에 1-2번 정도 2-3상자씩 사오죠. ㅋㅋㅋ

책읽는나무 2005-01-28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러셨어요?..^^
그럼 알고보면 님이 오히려 저보다 책값을 더 많이 쓰시겠군요!..ㅋㅋ
두, 세 상자씩이면??..^^
그러고보면 님이 참 부지런하단 생각이 드네요...전 이제부터 제책은 도서관을 이용하고 모든 책값은 아이 그림책을 사주려고 생각중인데...도서관 가는것도 만만치 않더군요!...버스를 타고 한참 걸어야하니...ㅡ.ㅡ;;
책값 아끼는것도 보통 부지런을 떨어야 하는게 아닌가 봅니다.
헌데 님은 직접 창고를 찾아가 노동(?)을 하신다고 하시니~~~
마로는 부지런하고 뜻있는 일을 많이 하시는 엄마,아빠를 두어 참 부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