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월요일부터 신랑은 근무지가 바뀌었다.
신랑이 근무하는 분야는 건설분야라 건물을 다 완공하고나면 다른 건설현장으로 옮겨야만 하는 떠돌이 신세다. 그래서 성민이가 초등학교 입학하기전까지는 아빠와 함께 있고 싶어 몇 번의 이사를 감내할 작정을 하고 있다. 지금 현재 세 번의 이사를 했다.
부산으로 양산으로 다시 부산으로.....
부산에서는 양산으로 근무지를 발령받아 그곳으로 이사한지 얼마 안되어 다시 부산으로 발령을 받아버려 할 수 없이 출퇴근이 힘든 신랑이 숙소에서 잠을 자고 일주일에 한 두번씩 집에 오는 것으로 상의를 하여 그렇게 세월을 보냈었다. 그리고 다음 현장발령지를 기다리니 계속 같은 곳(부산)으로 발령을 받아 안되겠다 싶어 부른 배를 움겨잡고(그때는 둘째들 임신중!) 부산으로 이사를 왔다.
그것이 올 삼 월초였다. 신랑 회사 근처로 이사를 오게 되어 출,퇴근 시간이 단축된 신랑을 생각하면 내마음이 너무 뿌듯했었다.

 헌데 이건물도 다 완공이 되고...다시 재배치를 받았는데....읔~
도로 양산현장으로 가게 되었다는 것!
어떻게 이사를 하면 꼭 반대지역으로만 되는 것인지?
그래도 인천으로 가야한다는 말도 나돌던데 그것보다는 낫다라고 위로하고, 중간에 다시 부산으로 올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이번에도 이사는 하지 않고, 그냥 신랑이 일주일에 한 두 번씩 집으로 왔다, 갔다 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그렇게 신랑없이 혼자서 쌍둥이를 24시간 돌본지가 어언 일주일!
수요일에 한 번 신랑이 집에 왔다갔었고....그리고 일요일 오후에 집에 들어왔었다.
요즘 신랑도 회사일이 바쁜지 밤 열시쯤에나 퇴근하는 눈치다.
집으로 퇴근하지 않는다고 맘 놓고 일을 시키나보다..ㅠ.ㅠ

나는 나대로 집안일 마비상태였다. 이제 둥이들은 상황판단이 빤~ 한지라 화장실이라도 다녀오려고 엉덩이만 뗐다하면 이것들 얼른 고개를 돌리고 울어제낀다. 이럴땐 성민이 어릴때랑 똑같다.
아무리 발소리 죽여 잠깐 이동을 해도 어떻게 알고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울면서 기어온다. 화장실도 제대로 못가는 형편이니 이것 저것 집안일 하기는 더더욱 힘들다. 그래도 평일에 몇 번씩 시아버님이 다녀가시긴 하셨는데 그래도 집안일이 진척되지는 않는다. 집안일이라는게 해도 해도 매일 똑같은 일이지 않는가!
이생활들이 몸에 익지가 않아서인지 주말쯤 되니 짜증이 제대로 나려고 하던 찰나 신랑이 집에 들어왔다. 친정에 있는 성민이는 감기에 걸려 부산에 오지 못했던지라 신랑이 잠깐 친정에 들러 성민이랑 놀아주고 오다보니 늦게 집에 도착하였다. 집에 들어온 신랑은 날 보더니 일주일새 폐인이 되어버렸다고 한다.
하긴~ 애 키운다고 거울도 제대로 볼 시간이 없어 며칠째 못감은 더벅머리에 세수도 못했지~ 양치질도 못했지~ 몰골이 아주 형편이 없으니 폐인으로 보일 수밖에~~
하지만 신랑도 만만치 않은 몰골이던데 뭘~
밤늦게 일 마치고 숙소에서 잠을 자니 제대로 면도질도 못했는지 수염이 거뭇거뭇~~ 아주 까칠한 얼굴이다.
집에도 와봐야하고, 친정에도 가봐야하고........
집에 퇴근해 온다고 해도 늦게 와서 못다한 집안일 거들어줘야지~(내가 할때도 있긴한데...거의 내가 움직이면 두 녀석이 쌍으로 울어제껴 보다못해 애들 우는 것보다 차라리 신랑이 일하는게 낫다고 날더러 애들 보라고 한다..그래서 나는 그냥 앉아서 애들만 보고 있다..ㅡ.ㅡ;;), 둥이들 밤 12시까지 잠도 안자고 놀자고 덤벼대지~ 새벽 5시 30분에 출근을 해야하니 현재 신랑도 피곤이 제대로 쌓여 있다.

 어제는 문득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왜 이렇게 살아야만 하는 것인지? 회의감마저 든다.
만만치 않는 쌍둥이 육아에....거의 주말부부를 행하고 있는 신랑에.....혼자서 애 셋을 볼 수가 없어 성민이는 다시 내년 한 해도 친정에서 유치원을 다니기로 결정을 내려 요즘은 감기를 노상 달고 사는지라 이주에 한 번꼴로 보고 있는 성민이에.......ㅠ.ㅠ
일요일 잠깐 신랑이 성민이 얼굴을 보고 몇 시간 놀아주고 헤어지려고 하는 순간 울고,불고 난리를 피운 성민이때문에 친정부모님도 신랑도 그리고 나도 마음이 아팠다.
이럴때는 내가 괜히 우겨 쌍둥이를 낳아 모든 식구들이 힘든 것은 아닌가? 싶어 울적하다.
빨리 빨리~~ 이시기가 넘어갔으면 좋겠는데.....
시간은 참으로 더디게 흘러가는 것같다.
물론 이생활도 몸에 익숙해지면 또 괜찮아지겠지만....그냥 현재 마음이 좀 그렇다.

휴~
나만 힘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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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6-12-11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궁.. 힘드실만하지요. 아이 하나 키우는 것도 힘든데 둘 돌보랴, 집안 일 하시랴 왜 안 버겁겠어요. 부군께서 직장이 멀어 자주 못 보시는 것도 힘드실텐데.... 쌍둥이가 조금 엄마를 덜 찾고 잘 놀게 되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네요.

sooninara 2006-12-11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전 2년차이 나는 남매 키우면서도 죽을 맛이었는데..
나무님은 대단하신겁니다. 그래도 조금 더 고생하시면 어느 순간 쌍둥이 둘이 놀고 있을겁니다. 성민이도 고생하네요. 마음 굳게 먹고 집안일은 나 몰라 하시고..사세요. 집에 누가 올것도 아니고..보이는 곳만 청소하시고..주말에 밀린 빨래하시고..
성민엄마는 혼자 식사하시기 그러면 뭐라도 시켜서 드시구요. 잘먹어야 힘을 내죠.

바람돌이 2006-12-11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꾸 옮겨다니니 그런 어려움이 있네요. 많이 힘드시죠. 아이가 이쁘기 그지 없지만 그럼에도 힘든건 힘든거죠. 지금이 제일 많이 힘든 시기인 것 같네요. 힘내세요. 모든 걸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청소도 조금씩 밥도 시켜서도 먹고 하면서 자신에게 여유를 주세요. 곧 옛말 하며 좀 여유가 생길날이 오잖아요. 힘내세요.

ceylontea 2006-12-11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쌍둥이 키우는 동생한테 물어봤는데...(동생네 쌍둥이도 책나무님하고 비슷한 또래. 큰애는 민이도 한살 어린 상황.)
차라리 성민이 집으로 데려오는 것이 낫을 것 같다고 하네요.. 제 의견도 그렇고..
물론 처음엔 더 힘들겠지만...
민이 유치원을 종일반같은 걸로 알아 봐서 보내고..
성민이도 엄마가 그리울텐데.. 더 떨어져 있으면 정서적으로도 힘들고, 동생들과의 관계도 힘들 것 같아요.. 좀 더 지나면 어울려 놀고, 괜찮을 것 같아요.. 더구나 민이도 많이 커서 잠자고, 먹고 하는 것은 혼자 할 수 있을테고.. 동생들도 많이 돌봐줄 것 같아요..
3개월은 많이 고생하더라도, 그 다음엔 좋아질 것 같데요. 그리고 식기세척기는 꼭 사래요.. ^^ 필요하면 동생 연락처 알려드릴테니, 통화 한번 해보세요.. 나름 비슷한 입장이니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울보 2006-12-11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요 정말 많이 힘드실거예요
전 몸으로 안 느껴보았지만 옆에 쌍둥이 엄마들이 있는데 정말 장난아니라고 하더군요
성민이가 이제 6살이 되니까 아무래도 많이 의젓하겠군요
같이 있어도 좋을듯하네요 저도 실론티님 의견에 찬성,,,,하는데 아무래도 아이는 엄마품에서 키우는것이 좋잖아요
이다음에 동생들과 성민이와의 관계도 그렇고
저도 옆지기가 직장이 멀어서 일주일에 두번정도 집에 오는데 저야 류가 다 컸으니 상관없으니까 괜찮은데 님은 조금 힘드시겠어요
너무 집안일 못한것에 신경쓰지 마시고 아이들과 즐겁게 보내세요
그것이 가장좋을듯해요,,

세실 2006-12-11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공 힘든 나날이시군요..혼자 둘을 키우신다는 거 보통이 아닐듯...
그래도 맘 느긋하게 가지시고, 혼자만 고생한다는 생각보다는 그저 건강한것에 감사하고 집안일 대충 하세요..아이들 잘때 같이 주무시고....
식사 하시는것도 전쟁이시겠네요....한 2년만 고생하면 말 알아듣고 하니 조금 수월할듯. 나중에 둘도 없는 친구가 될터이니 그때를 생각하며 힘 내세요. 토닥토닥...

2006-12-11 14: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부리 2006-12-11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기르고 나면 좋은 날이 올 거예요...

水巖 2006-12-11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들어 하는 모습이 보이는것 같군요. 멀리서 힘내라는 말 밖에 못 보냅니다.

반딧불,, 2006-12-12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휴..애쓰십니다.정말.
한해만 넘어가면 될꺼예요. 올해는 힘들어도 성민이 데리고 있는 것은 어떨지..^^;;
조심스럽게 권해봅니다. 오히려 오빠가 있으면 더 나을겁니다.
제 경험으로도 노랑이는 파랑이가 많이 키워줬거든요. 가족은 부대끼며 살아야합니다..절실히 느끼는 점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