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적으로 어수선하고 심신도 피로하여 좀 쉬려고 했는데, 다른 날도 아니고 5.18에 올라온 기사 하나가 눈에 밟힌다. '국민화합을 위한 특별기도회'에서 조용기 목사가 했다는 설교를 요약해주고 있는 기사다. 한국의 대형교회들 또한 광우병 만큼이나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걸 새삼 일깨워준다(달리 종교가 아편이겠는가).

노컷뉴스(08. 05. 18) "광우병 괴담은 사탄의 계략"
조용기 원로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주최로 18일 서울 시청 앞에서 열린 '국민화합을 위한 특별기도회'에 설교자로 나서 "광우병 괴담은 국민에게 불안감을 주기 위한 사탄의 계략"이라고 지적하고 "대통령을 믿고 따르며 기도로 지원하자"고 주장했다. 다음은 '두려움과 형벌'이란 제목으로 전한 조용기 목사의 설교 내용이다.
■ 설교 요약
성경의 '욥기'에 보면 '어느 날 두려워하고 걱정하니 재앙이 임했다'고 말한 구절이 있다. 욥은 많은 재산과 재물도 잃고 온몸에 종기도 났다. 그때 욥은 "나의 두려워하는 것이 나에게 임하고...고난만 남았구나"라고 탄식했다. 이것이 바로 도적질하는 마귀가 하는 짓이다. 마귀가 좋아하는 것은 '부정적인 상상'이다. 욥도 얼토당토않은 부정적 생각하다가 그대로 재앙이 일어났다. 마음에 무서워하고 불안해하면 그것이 생활에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럴 땐 "원수귀신아 물러가라!"라고 대적해야 한다. 바로 오늘처럼 모여 기도하며 대적해야 한다. 비가 오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모여 간구하는 것이 바로 기도인 것이다. 오늘의 여러분의 간구를 통해서 축복이 오게될 것이다. 우린 항상 긍정적인 말을 해야한다. 예수가 있으므로 희망이 있고 두려움은 없다.
한국에 '광우병 공포'가 몰아닥치고 있다. 매스컴에 의해 과장되고 있다. 광우병 공포는 가정과 생활에 공포를 일으키기 위해 계획된 것이다. 사람의 마음속에 공포가 들어가면 이성이 마비되고 패배하는 것이다. 무엇 때문에 광우병 공포가 매스컴을 통해 이렇게 야단법석인가? 국민의 불안만 가속되고 있다. 한우고기까지 못 먹고 있다. 병보다 마음에 일으키는 공포가 더 무서운 것이다. 광우병 괴담은 병 자체보다 공포를 일으켜 우리를 패배시키려는 마귀의 계략인 것이다. 광우병 괴담은 또, 미국과 우리나라를 이간질하려는 정책이다. 우리는 미국과 교역하며 잘 살게 된것이다. '미국 물러가라!'고 하면 우리가 낙후될 뿐이다.
그리고, 광우병으로 공포심을 일으키려는 것은 현 정부를 무력화시키려는 것이다. 이것은 국민들이 결국 손해를 보는 것이다. 민주주의 절차에 의해 대통령 뽑았으면 지켜봐줘야 한다. 이같은 배후에는 특정 방송과 신문이 편파 보도로 반미사상, 정권 무력화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두려움 방치하면 재앙이 온다. 그럼, 우린 광우병에 대처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하나? 전문가와 과학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한다. 뜬 소문에 의한 소문, 근거없는 괴변에 귀를 기울여서는 안된다. 제가 아는 바로는 '전문가들은 미국소 먹어서 광우병 걸릴 확률이 없다'고 했다고 한다. 전문가들이 괜찮다면 그런 줄 알아야한다. 내가 아는 미국 변호사가 '미국의 많은 한국교포가 미국 소고기를 먹었는데도 광우병 걸린 사람 하나도 없다'고 했다.
광우병 괴담에는 배후가 있다. 투쟁이념을 가진 단체들이 국민을 선동하지 말아야한다. 특정 매스컴은 왜 옛날 필름 보여주고 또 보여서 불안감을 가중시키는가? 초, 중학생이 무엇을 아는가? 그들을 충동해서 밤에 벌벌떨며 나오게 한 것이 참된 이념인가? 우리는 감정을 가라앉혀야 한다. 우리가 대통령을 안믿고 어떻게 살아가겠는가? 대통령이 된지 석달도 안됐는데 어찌나 비난을 하는지 민망해서 볼 수가 없다. 이는 시집온 지 석달도 안된 며느리에게 왜 아들을 낳지 못하냐고 하는 것과 똑같은 것이다. 우리가 뽑은 대통령을 1년은 보고 이야기 해야 한다.
예전 박정희 대통령이 월남전에 우리 군을 파병하기 전에 기도부탁을 해왔다. 박 대통령은 "파병을 하면 우리의 많은 젊은이가 죽을텐데 마음이 너무 괴롭습니다. 나라를 생각하면 파병해야겠고 젊은이를 생각하면 하지 말아야겠으니 마음이 아픕니다"라고 한 적이 있다. 이렇게 예수 믿지 않는 박정희 전 대통령도 국민을 걱정했는데, 하물며 예수 믿는 장로가 국민을 못살게 할 리가 있겠는가? 대통령을 믿고 기도로 밀어주는 여러분들이 돼야겠다.
아마 날 욕할 사람들 많을 것이다. 나는 어떤 편도 아니다. 하나님 편이다. 우리 민족의 안정을 위해 현 정부를 짓밟지 말고 협력해야 한다. 하나님은 사망의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우리를 인도해주실 것이다. 오늘 주님과 대통령의 지도력을 믿고 기도하는 여러분 되길 기원한다.(조혜진 기자)
08. 05. 19.
P.S. 설교 요약을 읽으면서 한국교회의 고질인 '미국 제일주의' 혹은 '종미주의'를 다시 확인하게 되는데, 오전에 읽은 기사에도 이 문제를 지적한 것이 있어서 옮겨놓는다.

고뉴스(08. 05. 18) '종미(從美)파'가 쇠고기 파국 불렀다
쇠고기 협상은 들춰내면 들춰낼수록 그악하다. 협정문 곳곳에 독소조항이 진을 치고 있고, 그 독소조항을 들여다보면 SRM(광우병위험물질)이 그득하다.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해도 우리가 수입 중단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협정을 맺은 것은 나라의 주권을 포기한 것이나 진배없다. 거기에 협상 과정에서 영문 번역이라는 치명적 실수까지 더해져 도대체 협상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이런 중대한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또한 정부가 쇠고기 협상의 유일한 근거로 내세우는 OIE(국제수역사무국) 기준도 철저하게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SRM이 들어간 꼬리곰탕이나 티본스테이크, 수육(삼차신경절)을 먹을 가능성이 커졌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이번 쇠고기 협상은 이명박 대통령과 국무위원 그리고 청와대 내 이른바 ‘종미(從美)파’ 참모들이 주도한 작품이다. 청와대 곽승준(국정기획), 김중수(경제), 김병국(외교안보), 박재완(정무), 이주호(교육과학) 그리고 사퇴한 박미석 전 사회정책수석까지 모두 미국 박사 출신으로 이들은 한미동맹 강화를 외교·안보의 핵심가치로 여기고 있다. 국무위원들 가운데 강만수(재정경제), 이윤호(지식경제), 김성이(보건복지), 정종환(국토해양) 장관등이 대표적인 미국 유학파들로 이들은 교육·의료·환경 등 각종 정책 입안과정에서 미국식 모델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1급 이상 핵심 보직자들의 절반이 해외에서 유학이나 연수를 했고, 그중에 72%가 ‘미국파’다. 특히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정권 핵심 멤버들은 전 정권에서 ‘동맹파’로 불리는 사람들보다 한 발 더 나가 있는 ‘종미파’ 사람들로 한미동맹 강화를 통해 국제관계 뿐만 아니라 남북문제 나아가 우리의 국방과 경제적 문제도 풀어야 한다는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다. 한 마디로 ‘미국 제일주의’다.

쇠고기 협상은 미국 우선, 미국 제일주의이라는 정책의 연장선상에 비롯됐다. 지난 정부부터 수년을 끌다시피 해 온 한-미 쇠고기 협상이 협상시작 불과 일주일 만에 끝나버린 상황은 국민들에게는 놀랍기 그지없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내막을 살펴보면 이명박 정부는 출범 전부터 한미관계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쇠고기 문제를 화끈하게 풀어주려 했고 이를 총선 뒤 끝낼 공산이었음을 보여주는 정황은 곳곳에서 포착된다.
국민들에게 경제살리기에 대한 높은 기대만 잔뜩 품어준 상태에서 단시간 내 가시적인 효과를 내려면 한미FTA 비준을 연내 관철시켜야 하고, 그러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쇠고기 문제를 될 수 있는 한 빨리 끝내야 한다는 조급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 과정에서 ‘검역 주권’과 ‘국민 생명권’은 도외시 됐다.
지난 8일 청와대 수석들은 이례적으로 청와대 춘추관을 찾아와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익명으로 처리해 줄 것을 부탁한 이들 청와대 참모들은 “쇠고기 문제가 정치사회적으로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칠 것에 대해 준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광우병 문제는 아예 생각지도 못했다며 “송구스럽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 측의 쇠고기 문제 해결로 미국에서 연내 한미FTA 비준이 가능할 것이라는 희망을 드러냈다.
그러나 퇴임을 목전에 둔 부시 대통령과 행정부가 FTA 비준을 의회에서 통과시키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오바마와 힐러리는 한미FTA에 반대하고 있다. 이명박 정권은 이런 여러 현실적 조건들을 다각적으로 계산하지 않은 채 일방적이고 단순하게 ‘모 아니면 도’식으로 접근, 사태를 그르쳤다. 주체성이 결여된 이러한 ‘대미 추종’은 쇠고기 협상과 같은 굴욕적이고 비참한 결과를 초래했다.
과도한 ‘종미주의’는 남북관계도 틀어지게 만들었다. 정권 출범과 함께 남북대화는 단절됐고, 우리는 북한에 대해 아무런 발언권도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러는 사이 미국은 북한과 더욱 적극적으로 대화를 시도, 조만간 북핵문제가 완전히 타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은 다음달부터 50만 톤의 식량을 북한에 지원키로 했다. 우리는 매년 해왔던 식량 지원을 중단했는데 오히려 미국은 지원하는, 이상한 사태가 전개되고 있다. 북한은 ‘통미봉남(미국과 통하고 남한은 봉쇄)’ 수순에 돌입, 미국과만 상대하면서 남한을 배제시키고 있다. 이제야 이명박 정부는 안절부절 북한에 대화를 제의하는데 이것도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쇠고기 협상의 후폭풍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듯, 1개월 앞 정세도 파악 못하는 정권의 무지와 철학의 빈곤함을 그대로 노출시키고 있다. 무모한 대미(對美) 질주는 이웃한 중국에게도 거리감을 심어주고 있다. 현재 중국은 이명박 정권이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MD(미사일방어계획) 참여 계획 등 미국이 주도하는 질서에 적극편입하려는 움직임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이 모두 정권 핵심에 ‘자주파’가 사라짐으로써 생긴 일들이다. 자주파와 동맹파가 힘의 균형을 유지할 때 이명박 정부가 표방하는 ‘실용주의’도 가능하다. 이명박 정권이 쇠고기 파문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비극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김성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