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실장님이 홀연히 외치셨다.
"10월의 마지막 밤에는 방앗간에 가야 해..!!"
여기다 메피스토는 이런 대꾸를 했다.
"그럼 우린 뜻 모를 이야기만 남긴채 헤어져야 겠군요..!!"
잠시 사무실내부에 시베리아 전선 긴급 남하....
그리하여 우르르 몰려간 곳은 방앗간과는 좀 거리가 있는 오리집이였다..
(사당동에 있는 배나무골이라는 음식점이였음)
4인이 오붓하게 먹을 수 있는 코스요리로 메뉴를 정하고 약술이라는 이집의
전통주로 주종을 정했다.

술이냐 한약이냐 니 정체를 밝혀라!!
(한 잔 마시니까 후끈 달아오른다..)

간단한 앞접시 차림
소스에다 동치미에다 앞접시에 수저셋

딸려나온 반찬 중 가장 큰 그릇에 담긴 셀러드..무.한.리.필.

첫번째 나온 요리 "오향수육"으로 기억...
딸려나온 쌈무에다 생양파 썰은 걸 얹고 소스에 찍어 먹는다.
술 잘 넘어간다 에헤라 디여~~~

두번째 나온 요리 "연훈제"
첫번째 요리가 좀 무거운 맛이면 이 요리는 첫번째보다
가볍다. 단지 기름이 많긴 하지만 오리기름은 닭기름과
달리 몸에도 좋다고 한다..
역시 술 잘 넘어간다.. 지화자~~~

세번째 나온 요리 "된장박이 오리구이"
된장소스로 조리를 했다고 해서 제목이 저렇다.
앞의 두요리와 다르게 다리가 딸려 나온다...
제일 부려먹은 막내에게 다리를 뜯는 영광이 돌아갔다.
역시 술 잘 넘어간다..케세라~ 세라~
이렇게 먹으면서 전통주 한주전자를 비우고 약술은 몸이 달아올라
못먹겠다는 막내에게 소주한병을 앵기고 이렇게 10월의 마지막 밤을
오리와 함께 했었다.
식사로는 닭죽이 아닌 고소한 오리죽...
후식으로는 살엄음으로 둘러싼 리치와 매실차....
뱀꼬리1 : 끊임없이 제공해 주는 밑반찬 중에 간장에 절인 양파절임과
땅콩자반도 제법 맛있었다는...
뱀꼬리2 : 술때문에 후끈 달아올라버려...집까지 6정거장을 걸어가는 기염을
토했다.
뱀꼬리3 : 오전에 올릴려다 시간을 놓쳤고...점심밥이 조금 꺼지기 시작하는
이때를 노려 올렸다고 하는 믿거나 말거나 하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