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님에겐 시어머니..저에게는 어머니...주니어에게는 친할머니...
어제 한달 반의 미국식모(?)일정을 마치고 집에 귀환하셨습니다.
(미국식모란 딸의 집에 간 어머니를 말하는 겁니다. 전화를 통해 들은 누나의 녹취록에 의하면
어머니는 누나집을 대대적으로 개보수하셨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잔소리를 엄청 들었다고
합니다.)
언제나 NW를 이용하시다가 이번엔 UA를 이용하시는 바람에 도착시간이 6시 이전인지라 제가
공항까지는 못갔고 공항 리무진버스를 이용해 고속터미널까지 오시고 그곳에서 제가 픽업을
했었답니다.
오는 길에 설렁탕이 드시고 싶다고 하셔서 잠깐 들려서 저녁을 해결하고 집으로 왔습니다.
바리바리 싸가지고 오신 짐을 풀기 시작했습니다. 짐 내용물 중 압.도.적으로 많은 물량은 역시
주니어의 옷과 장난감이였습니다. 전체 짐의 1/3을 차지했습니다. 꺼내도 꺼내도 나오는 옷과
장난감, 신발.....미국에 있는 누나가 이것저것 바리바리 싸주기도 했고 어머니가 돌아다니시다가
아동복 이쁜 것이 눈에 띄면 챙기셨나 봅니다.
마님과 함께 짐을 정리하는 와중에 마님이 이런 말을 하더군요..
"(주니어를 가르치켜) 저 녀석이 태어나기 전엔 이 물건의 대부분이 내 물건이였다구..!!"
그렇습니다. 누나의 체구로 인해 이쁘지만 못입었던 쇼원도의 옷들은 왠지 대리만족이라는 개념
비스무리한 것으로 우리집안 며느리가 대신 다 입어줬었습니다. 물론 누나집에 갔다 오실때마다
그걸 바리바리 싸가지고 오신 건 어머니셨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리부분은 언제나 널널해 수선을 해야 합니다.)
이말을 들은 마당쇠는 조용히 한마디 했습니다.
"(마님을 가르치켜) 결혼하기 전엔 이 물건의 대부분이 내 물건이였다구...!!"
그렇습니다. 결혼하기 전 하나밖에 없는 남동생을 위해 누나는 이것저것 바리바리 싸줬었습니다.
하다못해 저번 제가 미국에 있을 때 담배피다 걸렸더니 다음번 어머니가 미국 다녀오실 때 담배까지
한보루를 챙겨주더군요.
(물론 그 담배박스에는 이것만 피고 끊어라..계속 피면 누나 한국으로 뜬다..라고 써있었지만요..)
이렇게 짐정리를 하고 시차 적응이 안되시는 어머니와 미국 현지와 그 동네의 사정, 조카와 매형의
근황등등으로 수다를 떨다가 새벽 2시에나 잠이 들었습니다.
저도 제법 머리가 크고 나이가 들은지라 어머니가 누나집에 다녀오실 때마다 잔소리를 있는대로 늘어
놓습니다 `누나가 이것저것 챙겨줄려고 하더라도 거절 좀 하시라고 짐도 무겁고 오실 때 고생도 고생이
지만 누나가 너무 무리한다'라고요. 그럴때마다 `우격다짐으로 싸주는 걸 어찌 거절하냐'고 어머니는
말씀하십니다.
아무리봐도 누나의 시선에서 저는 아직 애인가 봅니다...키득키득...
뱀꼬리1 : 어머니의 말씀에 의하면 NW보다 UA의 기내식이 더 좋았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뱀꼬리2 : 마님은 오늘 어머니가 공수해 오신 금색 샌들을 신고 출근했습니다.
`자랑해야지..히히히 ' 하면서요..
뱀꼬리3 : 어머니가 사가지고 오신 교회식구에게 전해 줄 여아 아동복은......지나치게...이쁘더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