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날씨도 꿀꿀 기분도 꿀꿀 이런저런 복합적인 사정으로 인해 아침부터 술 생각이 문뜩문뜩 나기 시작. 그리하여 별 생각 없이 트윗에다 써 갈긴 단문 한 자락.
' 오늘 술 한 잔 하실 분..?'
잠시 후 올라오는 팔로어 이XX님의 반응..
'우히히 분명 앞에 '각자 집에서'가 빠졌을 꺼야요!'
이어지는 맞장구..맞아 맞아..맞아...
하긴 취미는 낚시 특기는 투망 주 종목이 저인망 어선이다 보니 이렇게 낚임을 두려워하며 본인은 결국 양치기 중년이 돼 버렸다. 그리하여 여차저차 인원들을 모집하여 퇴근과 동시에 술집으로 고고싱!
근데 이동 중 더버더버를 연발하는 모 인물 덕분에 시원하게 맥주하자며 고속버스 휴게소마냥 치킨 집으로 먼저 발걸음을 돌렸다. 그런데 이놈의 닭집 월드컵 특수로 닭 좀 팔았다고 눈에 뵈는 게 없나 보다. 주문을 해도 알았으니까 좀 조용히 해달라고 하질 않나. 500을 두개 시켰다가 하나로 바꾸니까 짜증을 내기까지 한다. 닭도 튀겨 논 닭 데워서 나온 주제에 아주 뒤집어버릴까 하다 냅두고 원래 목적지로 향한다.
그리하여 향한 곳이 전집. 이 집은 이 동네에서 꽤 유명하고 소문났다. 값도 싸고 전도 아까 그 닭집 마냥 튀겨 논 닭 그때그때 온기만 줘서 던져주는 것이 아닌 그때그때 지져준다. 언제나 그렇게 모듬전 시키고 막걸리를 들이켜고 있자니 1차로 안주가 나온다.
안주가 나오는데 시간이 걸리므로 먼저 막거리 한사발 따르고 간장 받고 밑반찬 셋팅.
먼저 동그랑땡과 버섯전, 두부전.
덴드로비움의 볼륨감에 육박하는 동그랑땡의 단독샷. 그리고
요건 단면도.
막걸리 세주전자쯤 비웠을 때 2차로 안주가 나온다.
호박전, 동태전, 깻잎전.
향긋한 깻잎향이 살아있는 깻잎전의 단독샷.
더불어 아식아삭 호박전의 단독샷.
1차 2차 전의 정식 형식이름은 RX78NT모듬전(양산형). 제작비용은 15000원.
언제나 그렇지만 배터지게 저렴하게 먹고 나면 왠지 흐뭇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