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금요일, 언니와 '솔트'를 보기 위해 8시 20분에 집을 나섰다가, 10시 20분에 극장에 입장한 얘기는 너무 구구절절하니 패쓰.... (영화 시작 시간은 9시 50분이었다.)
2. 그래서 다음 날 앞부분 못 본 솔트 15분을 보겠다고 다른 극장에 들어가 15분만 보고 나온 이야기도 너무 길어지니 패쓰.
3. 토요일은 좀 예뻐 보이고 싶어서 모처럼 샌들을 신고 외출을 했는데 약속 장소에 도착했을 때 이미 발이 퉁퉁 부어버렸다. 좀 많이 걷거나 서 있을 예정이었던 터라 지하 상가에 내려가서 샌들을 하나 급하게 샀다. 발바닥이 편한 신발이었다. 보는 사람마다 예쁘다고 해서 기분이 좋다.
4. 월요일부터 수영 강습에 들어갔다. 월, 수, 금 주 3회 강습이다. 6년 전에 수영 배우러 갔다가 한 달 동안 8번 강습 받은 게 다인 나로서는 다시 초짜 반부터 들어가야 했는데 그래서 0.7m 깊이에서 한 시간 동안 물장구 치는 거랑 호흡법 배웠다. 내가 들어간 시간대는 7시 타임이었는데 어른과 청소년, 초등학생이 다 함께 배우는 시간대이다. 어떤 남학생이 비죽비죽 웃길래 혹시 울 학교 학생인가 두려운 나머지 한 시간동안 물안경을 벗지 않았다. 쿨럭....;;;;
5. 이제 어제가 되어버린 화요일에는 오랜만에 만난 지인과 시립 미술관을 가기로 했다. 난 분명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거기 가는 버스를 수첩에 옮겨 적었는데, 내가 탄 버스는 엉뚱하게 광화문 방향으로 틀어서 경복궁으로 향했다. 그래서 내려서 두번째로 적어놓은 버스를 탔는데 시청을 훨씬 지나쳐서 내려주는 게 아닌가. 나중에 시립 미술관 도착해서 찾아본 버스 번호는 내가 탄 번호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우쒸, 어찌 된 거야!
6. 덕수궁 돌담길을 걷는데, 매미 소리가 너무 컸다. 옆에 서 있는 사람의 말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우렁찬 매미들! 여름 한철 목이 터져라 우는구나.
7. 로댕전은 생각보다 덜 재밌었다. 사실 프랑스에서 이미 조각을 보고 왔던 직장 동료가 로댕전을 보고 와서 실망했다는 얘기를 했던 터라 기대를 많이 안 했는데, 프랑스에서 보고 오지도 못한 나도 크게 감동을 받지는 못했다. 퓰리처상 사진전이 별 다섯이라면 로댕은 별 셋 정도? 그렇지만 섬세한 핏줄이라든가 근육의 모습, 심지어 접힌 살의 빗금까지 표현한 모습에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런데 왜 머리카락 표현에는 그렇게 성의가 없었을까?? 오히려 까미유 글로델 전시관에서 더 깊게 인상을 받았던 것 같다. 좀 더 섬세한 그 무엇?
기대에는 다소 못 미쳤지만, 좋은 사람과 좋은 시간을 가졌으니 충만했던 시간이었다.
8. 두시간을 관람하니 다리가 뽀사지게 아파서 급히 카페로 이동했다. 지난 주말에 새로 산 샌들은 발바닥이 무지 편한 대신 앞쪽을 고정시켜주는 밴드가 살을 아프게 만들었다. 내 발이 너무 넓어서 그런 것 같다. 안타까워버라...
9. 편의점에서 지난 1일에 주문한 책들을 찾아오는데, 내 상자 아래에 두 배로 두꺼운 알라딘 상자가 있는 게 아닌가. 자세히 보니 울 언니가 주문한 상자다. 한 집 살았으면 내가 들고 왔겠지만 따로 살고 있으니 패쓰.. 땡스 투 들어온 걸 보고서 나보다 두 배로 질렀구만... 했는데 역시나 상자도 두 배다..ㅎㅎ
10. 좀 전에 승승장구라는 프로그램을 보았는데 백지연이 출연했다. 처음부터 보진 못했는데 중간에 못 일어날 만큼 매력적인 백지연을 보았다. 워낙에 강렬한 포스를 자랑하는 그녀지만, 그것을 더 압도하는 내면의 단단함과 아름다움 같은 게 느껴졌다. 무엇보다도 '성실'이라는 한 단어로 설명되는 그녀의 삶에 대한 태도가 참 좋았다. 아름다운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