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단단히 껴입고 나간다고 했는데도 겉옷이 너무 얇았다. 아 쾡한 몰골로 월요일 아침을 열어버리다니, 심난한 출근길. 

3교시 수업은 1학년 어느 학급이었는데 문 열고 들어가자마자 한 녀석이 질문을 한다. 

"선생님, 선생님은 본인이 귀엽다고 생각하세요? " 

이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 

녀석이 이어 말한다.  

"오늘 아침에 버스에서 봤는데 엄청 귀여운 척 하고 계시더라구요." 

헐~ 그러니까 아침 출근 버스에서, 봉잡고 서서 차가 왜 이리 막히나 고민하는 내 표정이 귀여운 척이었단 말이냐?  

별 시덥잖은 소리를 다 듣겄네. 기분은 나빴지만 대충 수습하고 수업했는데 짜증이 확 나는구나. 

섹시한 척도 아니고 귀여운 척이라니. 내가 나이가 몇 갠데! 그리고 내가 조숙했으면 아들뻘 됐을 녀석한테 듣는 소리라니 어이가 상실하신다.  

 

2. 퇴근길, 교문 앞에서 마주친 작년에 가르친 한 학생. 지금도 1학년 수업하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하니까 녀석이 조그맣게 말한다. 

"1학년 애들은 좋겠어요." 

아, 고마운 녀석!

찝찝했던 기분을 좀 씻어준다. 마트에 들러서 장도 좀 보고 집에 와서는 내일 입을 두터운 옷도 꺼내놨다. 내일 같은 반 수업이 들었구나. 까부는 녀석들은 복도로 내보내리... 추위도 추위지만 바로 옆 칸 화장실 냄새가 작살이다! (ㅡㅡ;;;;)  

 

3. 지난 주에 이승환 20주년 기념 앨범이 나왔다. 예약주문을 했고 뒤늦게 받았는데 어제서야 시디를 시디피에 넣어봤다. 그 전까진 급한대로 벅스에서 들었는데, 시디를 통해서 듣는 섬세한 선율을 기대하며 잔뜩 고무된 상태. 

그런데 오랜만에 시디피를 써서인가? 바로 튀어버린다. 1분 6초에서. 바로 꺼버리고 일단 시디피를 충전부터 다시 했다. 이유가 뭘까 고민하며... 

그리고 오늘 역시나 새로 뜯은 박정현 시디를 넣어봤다. 1번부터 9번까지 한 번도 튀지 않고 매끄럽게 돌아간다. 그래, 고장은 아니구나. 다시 고무된 마음으로 이승환 시디를 넣었는데 역시나 튄다. 아쒸, 왜 이러지? 

컴퓨터에서 재생할 때는 튀는 걸 못 느꼈는데 왜 시디피에서만 이럴까?
1.2.3번 트랙이 모두 튀어서 지금 다시 1번부터 듣고 있는데 지금은 또 괜찮다. 확실히 아니던가, 기던가. 결론이 안 나니 바꿀 수도 없고 내비두자니 또 뭔가 찜찜하고 그런다. 이럴 수가.....ㅡ.ㅡ;;;; 

 

4. '요새 미남이시네요'를 아주 재밌게 보고 있다. 워낙 박신혜를 좋아했지만 거기에 장근석 군이 아주 멋지게 출연해주셔서 유쾌하기 짝이 없다. 홍자매 특유의 개그가 심난한 한 주일의 비타민으로 작용한달까. 현재 내 컴 바탕화면은 우리 근석군! 쾌도 홍길동을 보지 않은 게 뒤늦게 좀 후회가 되고 있다.. ;;;; 



5. 보다 보니 ost가 좋아서 자주 듣고 있는데 홍기군이 노래를 참 잘하는 거다. 호기심이 동해서 2007년도에 나온 앨범을 들어봤는데 한 곡인가 빼고는 다 좋은 게 아닌가! 

바로 검색해 주었더니 품절이다. 흠, 중고로 알아볼까? 이것저것 클릭해 보았더니 저 밑에 알라딘 중고샵에 하나 있구나. 가격 7,100원. 훌륭해! 

바로 주문했다. 기다리던 윙크는 아직도 아니 올라올 뿐이고, 50% 세일 중인 미스터 노우 시리즈 하나랑 묶어서 결제. 알사탕이랑 적립금이랑 탈탈 털어서 이제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중.  

어린 친구들이 노래도 잘하고, 재주도 참 많구나. 그런데 이 아해들은 모두 몇 명이지? 자켓을 보면 다섯 명인데, 아는 친구는 홍기군 하나뿐이구나.

6. 쓰고 있는 와중에 시디가 다시 튀어주어서 해당 트랙 스킵했다. 컴에서는 안 튀는 게 맞는지 다시 들어봐야겠다.

특정 시디가 더 예민해서 기계가 튕기기도 하나? 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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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보고 귀엽게 생겼대
    from 텅빈 책꽂이 2009-11-03 01:31 
    얼마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우리 꼼꼼이 같은반 친구 중에 특수아동이 있어요. 며칠전에 꼼꼼이 데리러 학교에 갔는데, 걔가 저를 얼핏 쳐다보다가 눈이 마주쳤습니다. 빤히 바라보던 그 아이 눈에 웃음이 번지더군요. 남자애인데, 곱상하니 참 이쁘게 생겼어요. 그래서 제가 "쟤 김현중 닮았어" 하니까 꼼양은 아니래요. 암튼 그애가 날 보더니 큰 소리로 "되게 귀엽게 생겼다!" 허허... ^^;; 초딩 2학년이 나더러 귀엽게 생겼
 
 
hnine 2009-11-02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번에 말씀하신 그런 아이들 때문에 저는 남자 중고등학생들이 무서워요~~ 어떻게 대응해야할지를 모르겠어서요.
장근석 나오는 드라마를 본적은 없지만,트와일라잇 읽으면서 에드워드 역을 우리 나라 배우가 한다면 장근석이 어떨까 자꾸 연상이 되더군요. 책 속의 에드워드의 묘사를 보면, 꼭 저렇게 생겼을 것 같았어요.

마노아 2009-11-02 21:50   좋아요 0 | URL
1년 전 아이들과 금년 아이들의 차이가 너무 커서 날마다 당황스러워요. ㅠ.ㅠ
아아, 에드워드 역에 장근석이라굽쇼!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는데, 듣고 보니 엄청 그럴싸한 걸요! 뭐랄까... 치기 어린 느낌도 나지만 한편으론 색기가 도는 섹시함, 도도한 느낌도 그렇구요. 오호호홋, 트와일라잇 팬들이 뭐라 할지 모르지만 저는 찬성이에요.^^ㅎㅎㅎ 갑자기 기분이 좀 펴지는데요.^^

카스피 2009-11-02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미노아님 학생들에게 인기 만점인 선생님이시네요^^

마노아 2009-11-02 23:11   좋아요 0 | URL
그럴리가요...ㅜ.ㅜ 맨날 웃음거리랍니다..훌쩍...

하이드 2009-11-02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앙- 저도 뒤늦게 미남이시네요에 홀딱 빠졌어요. 홍자매 드라마 여주인공이 무척 호감이라는, 로맨스라인도 재미나구요. 장근석도 잘하더라구요! 박신혜도 드디어 자기역을 찾은듯하고요.

마노아 2009-11-02 23:12   좋아요 0 | URL
그쵸? 박신혜가 모처럼 딱 맞는 역을 찾았어요. 눈도 즐겁고 귀도 즐겁고 아주 신나요.
작년엔 일지매가 일주일을 행복하게 해주었는데 올해는 뒤늦게 미남이시네요가 저의 한 주를 밝혀주고 있어요.^^;;;

노이에자이트 2009-11-02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고향에는 아이돌 스타들이 많습니다.구하라,유빈,박신혜,문근영 등 등...앙...박신혜 누나 귀여웡...

마노아 2009-11-03 00:41   좋아요 0 | URL
광주에 인재가 많아요.6^^ 신혜 양은 탤런트가 된 뒤 부모님이 같이 서울로 이사왔다고 기사를 본 것 같아요. 참 예쁘게 자라 주었어요.^^

순오기 2009-11-02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생들 1년차가 상당히 다른가 봐요~ 민주도 중고생은 무섭다고 초딩으로~
드라마 얘기는 모르는 거지만 장근석은 좋지요~ ^^

마노아 2009-11-03 00:42   좋아요 0 | URL
작년에 1.3학년 가르쳤는데 최고로 좋은 학생들이었고, 금년의 1.3학년 가르치는데 작년과 정 반대라고만 생각하면 딱 맞아요..ㅜ.ㅜ
어여 수능이 끝나서 고3의 부담이라도 좀 덜었으면 해요. 고3 교실이 수능 열흘 남은 이 시점에서 제일 떠들고 제일 막 나간답니다...;;;;;

딸기 2009-11-03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 귀엽게 생겼자나 ^^

마노아 2009-11-03 09:10   좋아요 0 | URL
언니...^^;;;;

메르헨 2009-11-03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귀여운척.....ㅎㅎㅎㅎㅎㅎㅎㅎ
마노아님, 저는 왜 이렇게 웃음이 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이 참으로 대단하네요.ㅜㅜ
우리때는 상상도 못한 말을...마구 하네요.
거참...
그래도 좋은 녀석들도 많죠? 힛....^^밑에 아이처럼 말이어요.
장근석은 뭐...요즘 드라마를 못 봐서 모르겠지만 베토벤 바이러스 보고 멋지다 했어요.ㅋㅋ
언제적 이야기인지...^^
날이 춥네요. 꽁꽁 얼겠어요. 좋은 화요일 되시와요.^^

마노아 2009-11-03 09:11   좋아요 0 | URL
아이들은 날마다 빵빵 터트리며 놀래켜요. 이게 거의 좋은 쪽이 아니라는 게 문제지만요..;;;;;
베보벤 바이러스에 환호하던 때가 벌써 1년 전이에요.
그때 거기에 삘 받아서 피아노도 몇 달 배웠는데 말이죠.
아, 다시 배우고 싶다...
다행히 어제보다 바람이 덜 불어서 생각보다 안 추워요.
완전 무장하고 와서 몸이 좀 둔해지기도 했네요.
메르헨님, 화요일 멋지게 보내셔요.^^

하늘바람 2009-11-03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마노아님도 귀엽고 그 아이도 귀여운데여^^
선생님을 귀엽게 보는 아이 맘에 선생님 있는 거 아닐까요

마노아 2009-11-03 09:12   좋아요 0 | URL
아, 글로 보는 것과 현장에서 느끼는 이 괴리감..ㅋㅋㅋ
그때 그 표정은 정말 '재수 없어요.'라는 표정이었답니다.ㅡ.ㅡ;;;;
어제도 오늘도 수업 중에 껌 씹다 걸리고, 뒤돌아서 장난치다 걸리고, 자리 옮기다 걸리고...ㅜ.ㅜ
아, 근데 그 학생만 그런 게 아니라서요. 날마다 전쟁이지요..^^;;;;

무스탕 2009-11-03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녀석 마노아님을 눈여겨 보고 있는듯 싶어요 (씨~ 익~ ;b)
선생님 눈에 띄려고 무던히 노력하는걸로 보이지 않으시던가요? 캬캬캬~~~~

마노아 2009-11-03 10:52   좋아요 0 | URL
그렇게 거슬리게 구는 녀석들을 모두 애정의 다른 표현이라고 받아들이자니, 제가 변태가 된 것 같아요.ㅋㅋㅋ

섬사이 2009-11-03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넌 무척 쎈 척 하고 있구나.."하시지 그러셨어요.
이궁,,, 우리 애들 얘기를 들어봐도 요즘 선생님들 힘드시겠어요.
우리 큰딸 말로는 자기도 또래 애들 하는 짓을 이해하지 못하겠대요.
힘내세요, 힘!!

마노아 2009-11-03 12:04   좋아요 0 | URL
더 세게 맞대응을 해줘야 하는데 제가 임기응변이 전혀 안 되는 인물이라 늘 분해한답니다..;;;;
넌 쎈 척 하는구나! 딱 좋은 말이에요. 기억해 둬야지...ㅎㅎㅎ

별족 2009-11-03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남이시네요, 시청자 조사를 했는데, 제 주변에 없어서 좌절했지 뭡니까-_-;;;인터넷으로만 시청자를 만난다는 건 슬프네요.

마노아 2009-11-03 20:23   좋아요 0 | URL
이런 얘기는 마주보고서 막 수다를 떨어야 제맛인데 말입죠. 그래도 모니터라도 공감하는 사람이 있어서 기뻐효.^^

같은하늘 2009-11-03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아이들은 정말 무섭군요. ^^;;
마노아선생님께 관심을 엄청 받고싶은 애정 표현이라 생각해 주셔야지 어쩌겠어요.
변태가 된것 같더라도...ㅎㅎㅎ
전 요즘 TV도 못보고 책도 못보는데 도대체 뭘하고 사는건지...
홍기군 저도 보고싶군요.^^

마노아 2009-11-03 20:24   좋아요 0 | URL
오늘은 앞머리를 쫙 올리고 갔더니 본인이 이요원인 줄 아냐고...;;;;;
대범해져야겠음돠. 뭐 쉽진 않지만, 어쩌겠어요..ㅜ.ㅜ
홍기군이 상당히 어리더라구요. 이제 스무 살...;;;;
아해들이 너무 어려서 참 민망할 때가 많아요.^^

꿈꾸는섬 2009-11-04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번 아이 같은 아이들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에요.
저도 드라마는 안보지만 장근석은 좋아해요.^^ <즐거운 인생> 보고 완전 반했잖아요.

마노아 2009-11-04 00:23   좋아요 0 | URL
헤헷, 그런 녀석들이 있어서 힘이 나요.^^
즐거운 인생에서 간지 좔좔이었어요. 멋진 근석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