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출퇴근하는 기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젠 매일 가는 건 아니지만 거의 반반.

아이들에게 정말 미안한데, 그 사이 딸은 더 성장해 버렸다.


아침이면 제 스스로 알람에 깨서 일어나고,

엄마가 비몽사몽 아들을 억지로 깨워 씻기고 옷 갈아입게 하고 밥상만 차려놓고 나가면

동생이랑 아침 먹고 밥상 치우고 어린이집에 데려다 준 뒤 제 학교를 간다.

저녁이면 어린이집에서 동생 데려와 같이 놀아주고 공부하고

그러다 엄마가 늦는 날이면 도시락을 사와 동생과 나눠 먹는다.

어찌나 잘 해내는지 대견하다 못 해 속상해서 눈물이 날 지경이다.



심지어 엄마가 까먹은 태권도학원 준비물까지 챙겨보내고,

해람이가 잊어먹을까봐 어린이집 알림장에 부탁글도 써놓는다.

어린이집에서 물놀이한다는 안내장을 엄마는 본 기억도 없는데,

딸이 대신 수영복이며 모자며 심지어 썬크림과 수건까지 알뜰하게 비닐가방에 챙겨보냈다.


어제는 퇴근하려는데 딸아이로부터 전화가 왔다. 

아침에 우산은 챙겨나갔냐 비가 많이 오는데 마중나갈까 하며 엄마까지 챙겨주는 딸...

이런 딸을 자랑하는 난 절대 팔불출이 아니다.

정말 우리 딸은 최고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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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2-07-06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최고네요 마로
어쩜 이리 잘 키우셨대요
해람인 누나있어서 든든할거 같아요

조선인 2012-07-06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그저 딸에게 고마울 따름입니다. 얜 정말 저 혼자 잘 컸습니다. *^^*

하늘바람 2012-07-06 13:49   좋아요 0 | URL
아니에요 마로키우시는 거 보면 늘 부럽고 저도 그래야지 하느데 안된답니다.

순오기 2012-07-06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키운 딸 맞습니다~~~ 조선인님은 물론 팔불출이 아니고요.^^
그런데 눈물이 주르륵 흘렀어요.ㅠ
아이들이 홀로서거나 일찍 독립하는 건 환경이 최고로 작용하는 거 같아요.
아이들이 날마다 쑥쑥 자라 어느새 포로롱 날아간다는... 힘내세요, 아자아자!!

hnine 2012-07-06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나...팔불출이라니요. 누구보다도 마로가 엄마의 칭찬이 얼마나 기쁘고 뿌듯하겠어요. 많이 많이 칭찬해주세요. 자랑도 하시고요. 그러면서도 엄마의 뭉클한 마음을 모르는바 아니지만요.

nada 2012-07-06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유, 짠해라.
마로도 아직 어린앤데..
많이 안아주고 예쁘다고 말해주세요.^^

라로 2012-07-06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눈물을 흘리며 이 글을 쓰고 있어요,,,,ㅠㅠ

2012-07-06 10: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12-07-06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마로가 대견하면서도 참 슬픈 페이퍼네요.
저도 순간 뭉클했습니다.
대견하다못해 속이 상하신 님의 심정이 충분 이해갑니다.
그래도 마로가 즐겨 하는 일이라면 또 하나의 기쁨을 선사해주는 것이라 생각하세요.
투정도 부릴법 하겠지만 마로는 분명 즐거운 마음으로 하고 있을지 모르잖아요?
그리고 약간 마로 입장이 이해가 가는 면이 장녀들은 동생들을 챙기면서 엄마 대행을 하는 자신에게 약간 스스로 대견해하는 맘도 있는 것같아요.
물론 때론 하기 싫을때도 있긴 하겠지만,엄마가 없음 내가 엄마라는 생각!
참 머리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것같아요.어쩜 숙명일지도 모르겠네요.
헌데..그것이 때론 내가 생각해도 내가 대견해질때는 나도 모르게 으쓱해지는~~ 뭐 그런 에너지를 받을때가 있거든요.ㅋㅋ
전 밑으로 남동생이 둘 있는데..엄마가 한 번씩 일 다니실때 동생들 데리고 엄마 놀이 많이 했답니다.(물론 동생들은 그런 나를 엄청 싫어했지만요.ㅠ)


하늘바람 2012-07-06 13:49   좋아요 0 | URL
엄마놀이 사연이 재미나네요

책읽는나무 2012-07-10 07:35   좋아요 0 | URL
엄마놀이ㅠ.ㅠ
당사자들은 재미보다는 애환이 깃든~~쿨럭~

조선인 2012-07-10 12:55   좋아요 0 | URL
역시 맏이끼리는 통하나봐요. 막내로 자란 전 이게 왠 횡재인지. ㅎㅎ

BRINY 2012-07-06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는 참 훌륭하네요!

울보 2012-07-06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마로는 마음도 아주 크게 자라구 있군요,
류랑 나이차이도 안나는데 어쩜 류는 아직도 아기 같은지,,
듬직한 마로를 보면 부러워요,
하지만 엄마가 생각하는 마로에게는 좀 미안한 마음 그 마음도 이해할 것같아요,
한참 엄마랑 티걱태걱거려야 할나이인데, 엄마가 너무 바빠 커버린 마로가 안쓰럽다는 생각도 들겠지요,
하지만 마로는 엄마의 그마음까지도 이해할것 같아요,
조선인님 날 좋은날 마로랑 즐거운 외출도 하시고,맛난것도 드시고 제가 말하기전에 더 잘하시지만,,마로로 많이 안아주세요,,

차트랑 2012-07-06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절대로...
절대로 팔불출이 아니십니다...
저는 이럴 땐...
되려 할 말을 잃습니다....

숲노래 2012-07-06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어머니가 좋은 아이하고 살아가는 나날이라고 느껴요.

비로그인 2012-07-06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님이 저보다 낫네요. 백 배는 훌륭한 사람입니다!

아영엄마 2012-07-06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의 사정을 헤아려 동생을 알뜰히 잘 챙기는 마로가 정말 대견합니다. 이리 듬직한 아이 흔치 않지요. 행여 비 맞을까, 엄마까지 챙기는군요. 충분히 내놓고 자랑스러워하실만한 아이인 걸요~.

글샘 2012-07-06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내가 원조 마로 팬이었잖아요~ ^^
팬클럽 만들면... 회장하기 어렵겠다. ㅋㅋ
그래도 회장은 저 주셔야 돼요~

감은빛 2012-07-06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대단하네요.
마로가 저보다 훨씬 더 낫군요!
감동받았습니다!

지나는 이 2012-07-06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조선인님, 어떤 심정이신지 잘은 몰라도 약간은.. 약간은 알 것 같아요^^; 하지만 마로를 기특하게만 여기시고, 죄책감은 갖지 마세요. 마로가 그렇게 장하고 예쁘게 클 수 있었던 건 바로 조선인님이 엄마이시기 때문인걸요. 엄마가 집에서 하나하나 챙겨준다고 아이가 훌륭하게 성장하는 건 아니잖아요. 일하는 엄마이기때문에 갖게 되는 미안함은 어쩔 수 없다지만 지금의 마로가 있기까지 조선인님의 역할은 자각하지 못하고 계실 뿐 엄청난 겁니다. 그냥 자부심을 가지시면 좋을 것 같아요. '내 딸 이렇게 장하고 기특하다, 나 이렇게 딸 잘 키웠다! 하면서요.

무스탕 2012-07-06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마로야.. 옆 동네 아줌마가 정말정말 사랑해.. ㅠㅠ
조선인님은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봐요. 이런 기특하고 이쁜 딸램이라뇨.

기억의집 2012-07-06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콧등이 찡긋하네요. 정말 지나가는 이, 말씀처럼 자부심 가져도 될 것 같은데요. 자립심과 독립심 강한 마로네요^^

프레이야 2012-07-06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느끼는 거지만 마로는 정말이지 조선인님에게 복덩이에요.
어쩜 그리 야무지고 동생을 챙기고.. 그런 게 가르쳐서 되는 것도 아니거든요.
타고났어요. 복이에요. 님^^

세실 2012-07-07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물나네요. 아 찡해라!
마로는 천사였군요^*^

조선인 2012-07-09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마우신 분들, 마로를 이뻐해줘서 정말 감사합니다. 무스탕님 말대로 전생에 제가 나라를 구했는지 이 무슨 홍복입니까. 지나는이님 말씀대로 자부심도 가지겠지만, 프레이야님 말대로 얜 정말 타고났어요. 히히.

마노아 2012-07-09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대견해서 눈물이 날 지경이에요. 마로 참 어여쁘네요. 어리광 대신 모성애까지 보여요. 어휴, 마로 꽉 안아주세요!!

크산티페 2012-07-12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 입장에서보면 짠하고, 아이 입장에서보면 "나는 내 일 하는건데 왜?" 일 일이네요. 전 요즘 엄마모드가 좀 더 강한지라 읽으면서 짠하긴 했어요. 예쁘고 사랑스럽고 애잔하고. 언니, 축하해요~ 그런 복이 나에게도 있음 좋으련만..

조선인 2012-07-17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아침 저녁으로 많이 많이 안아주고 있습니다. 히히
펭, 홍홍 딸 가진 엄마의 행복이지. 지금이라도 막내딸에 도전해보렴. 캬캬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