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들을 발견한다.
아무도 읽지 않는 글을 써주는 사람들. 쓰지 않을 수 없었던 사람들. 나는 그 사람들을 사랑하고. 그래서 나는 읽고 싶다.

그냥 잘 읽고 싶다.

왜냐면. 이렇게 사랑받고 있으니까.


“나는 사랑한다. 자신의 영혼을 낭비하는 자를. 그리고 감사의 말을 들으려고도 하려고도 하지 않는자를. 그런 자는 언제나주기만 할 뿐 자신을 지키려고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니체 #차라투스트라는이렇게말했다 #모든이를위한그러나그누구의것도아닌책

나에게 쓰지 않은 그 것들을 나에게 썼다고 나를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읽는다. 이미 속고 있다는 거 알고 있지만 그래도 알고도 또 속아주는 작자,가 독자라면. 읽는 것도 사랑 비슷한 거 아닐까.

강도와 밀도는 쓰는 사람 쪽이 더 사랑하고 있는 것 같단 생각에 더 기울기는 한다. 아, 나는 사랑이 뭔지 모른다. 그러나 활자 속의 그들은 사랑을 계속 쓴다. 없는 걸 있다고 믿고 싶어서? 있는 걸 있다고 증언하고 싶어서? 뭐든 그 두 가지 다 나를 애잔하게 하는 것이다.

니체같은 작자에게 폭풍고백을 받으면 머리가 띵하기 때문에 답장을 쓰기 싫긴 하지만, 글씨가 닿았으니 답장을 써야지. 아, 나도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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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4-12-24 11: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샀던 책은 더 올드한 느낌이에요. 전 완독을 못하고 ㅋㅋㅋㅋㅋ정확히는 3-4쪽 읽고 포기했어요. 중2 겨울이었습니다. 친구 이모가 결혼하셔서 제가 결혼행진곡을 쳐드렸는데, 봉투를 주시더라구요. 그 돈으로 샀는데...
그 때 그 책을 읽었더라면 나는 지금의 나일 것인가. 아닐 것인가.

아무도 읽지 않은(당시에도 현재에도), 읽지 않는 책을 발견하는 기쁨을 오래오래 누리시기 바래요.
내년에는 유튜브 활동도 더 공격적으로, 정기적으로 이어가셔서 발견의 기쁨 널리 나눠 주시고요!

공쟝쟝 2024-12-24 11:52   좋아요 2 | URL
폭풍 고백을 하거든요 여기서 니체가, 제가 그 고백 받고 좀 울컥했는데, 아몰랑.ㅋㅋㅋㅋㅋ 3~4페이지는 너무 성급했어요…

수이 2024-12-24 11: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성급한 사랑 고백…….. 🙄

공쟝쟝 2024-12-24 11:59   좋아요 1 | URL
첫만남에 눈이 찌릿

수이 2024-12-24 12:00   좋아요 1 | URL
크리스마스 이브에 니체에게서 사랑 고백이라니…… 내년에는 다른 이에게서 사랑 고백……

공쟝쟝 2024-12-24 12:01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니체만큼 강렬하려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니체 문체 내가 원하던 ㅋㅋㅋㅋ 완전 집착광공임 ㅋㅋㅋ

수이 2024-12-24 12:02   좋아요 0 | URL
그대와 나의 집착력이라면 니체 저리 가라 할 정도일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