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 --- 며칠 전, 곁눈으로 뉴스를 보았다. 무슨 여중생인가가 죽었다고 했다. 쓰러진 엄마는 병석에 누워 외친다. "이건 사회의 책임이야! 이건 국가에서 책임져야 해!" 나는 조금 어이없어 했다. '지금 심정이야 오죽하겠냐만...실종돼서 죽은 사람을 어떻게 국가에서 책임지나?'
전체 --- VJ특공대를 보았다. 실종 96일만에 변사체로 발견된 여중생을 찾기까지의 궤적을 함께 따라가본다 했다. 모자이크 처리 없이 드러난 맨얼굴은, 정말 등교길 버스 안에 지천인 순진한 여중생의 얼굴, 그것이다. 아빠는 끼니도 거르고 야산 방공호를 샅샅이 뒤지고, 전단지를 들고 윤락가를 돌며 딸의 이름을 외친다. 곁에서 바싹바싹 말라가던 엄마는 무녀까지 찾아가 오열한다. 어떤 실종 아동들의 모임 장소에 가 있는데, 급히 찾는 소리가 들린다. 포천에서 여자 변사체가 발견되었단다. 아득해지는 엄마를 여동생인듯한 이가 붙들고 위로한다. "아냐, 언니, 그냥 확인해 보는거야. 매뉴키어 칠했데. 00이는 매뉴키어 안 칠했잖아. 아냐, 언니!"
병원인지 검시소인지에 도착해서도 엄마는 앞에 주저앉아 한참을 일어서질 못한다. 경찰 관계자인지 부검의인지가 타이른다. "엄마가 가장 잘 아시죠? 흉터 같은거요. 엄마가 가장 잘 아시니까, 엄마가 확인하셔야지요. 마음 가라앉히세요." 겨우 들어간 엄마, 손을 먼저 보여 줬을까? 마지막 지푸라기인냥 "우리 00이는 매뉴키어 안 칠했는데! 안 칠했는데!"만 반복하다가....말은 사라지고, 오열만이 남는다.
쓰러져 응급실 침대에 누워있던 엄마가, 갑자기 취재진을 곁으로 부른다. "다른 건 다 방송 안 나가도 좋아, 이 말은 꼭 해줘요. 범인 잡아야 돼. 우리 00이는 죽었지만...다른 아이가 또 당한단 말이야아!! 이 말은 꼭 나가야 돼. 범인 꼭 잡아줘요. 어떻게, 어떻게 학교 앞에서 교복을 입고 그런 일을 당해요. 이건 사회가 책임져야 돼. 이건 사회 책임이야, 국가가 책임져야 돼!!!"
.....어제 어찌나 울었던지, 아침에 눈이 퉁퉁 부었더군요. 지금도 영정 앞에서 속울음을 울던 그 아빠의 모습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 집니다. 뉴스에 토막나서 나온 부분이 전체를 얼마나 왜곡하는지 다시 한 번 깊이 깨달았습니다.
내가 어미가 아니었던들, 세상이 조금이라도 나아지기를 이토록 간절히 바랄까! - 김은하, 우리아이 책날개를 달아주자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