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박완서의 '두부' 봤어..
이상하게두 난 박완서님의 책 읽을때마다.. 후훗.. 언젠간 울 언니도 마흔쯤에
작가가 되지는 않을까.. 항상 상상하곤 한다지..
울엄마의 오랜 숙원이었잖아. 딸내미 작가 만드는거.. ^^

동생이 저런 말을 한다. 식구란, 안다고 믿는만큼 참 속모를 존재이다. 저런 상상을 했단 말이지~

하긴, 나의 상상은 더 황당하다. 남들이 로또를 꿈꿀 때, 나는 가끔 이런 백일몽에 빠진다. 어느날 하느님이 짠 나타나 소원을 말하라 하신다. 나는 내 머리에 신춘문예 당선작 한 편, 문학동네 수상작 한 편, 스테디셀러 세 권, 베스트셀러 열 권, 그 밖에 수필집 두어 권을 입력해달라 한다. 입력된 작품들은 창작의 고통 없이 컴 앞에만 앉으면 술~술 나오고...먼저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처음 출판한 작품이 문학동네 신인상을 타고, 정상작가의 궤도에 오를 때까지는 일년에 한 권, 그 이후에는 2~3년에 한 권씩 책을 낸다. 내 통장에는 인세가 쌓이고...으흐흐, 나는 그 돈으로 일러스트니 재즈댄스니 취미생활을 하고, 맹도견 강아지 위탁 가정을 하며 차카게 살아간다...

아서라...페이퍼 하나 쓰는데도 창작의 고통이 따르는데(이 글만 해도 오류가 나 한 번 날아가 두 번째 쓰고 있다.TT) 책이야 오죽하랴. 나는 그 고통을 감내할 만한 끈기가 없다.

게다가 글귀신 박완서님...<그 많던 싱아는...>을 함 봐라. 얼마나 기억력이 총총한지! 고3때 담임선생님 성함도 아리까리하고, 죽마고우들이 말하는 <옛날 그 사건>들의 절반도 기억 못하는 나는, 애시당초 글렀다.

나이 마흔...규야, 작가는 고사하고 대학 동창들 이름이나 안 잊어먹고 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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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4-02-11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신춘문예만 붙으세요. 나머지는 제가 알아서 해드리겠습니다^^

뎅구르르르~~ 2004-02-12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하하.. 사람이름 생각못하는건 하나같이 똑같어...
나도 동창들 통 얼굴이랑 이름이 매치가 안되니 원.. ㅡㅡ;;
근데 난 더 어려선 언니가 만화가가 되길 강력하게 희망했었어.
왠지 만화가 언니를 두면 만화책을 많이 읽을 수 있을것 같다는..
그런 소박한 꿈이.. ^^

요즘 책방엔 왜그리 재미없는 책들만 그득한지 쯧..
책장이 다들 알록달록.. 공해야 공해. ㅡㅡ+
최근에 열광하는 것들..
'치우천황(기?)' 와 만화책 '20세기 소년'..
두 작가 다들 머리속에 머가 들었는지 무진장 궁금해..
마지막으로 현산어보를 찾아서..
요즘은 느긋하게 책을 못 읽으니까 짧게 끊을 수 있는 백과사전류의 책이 좋더라. ^^

happyhappy 2004-02-13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번쯤 꿔보는 작가에 대하 꿈..
근데 난 맘편하게 글 읽는게 좋지 머리 짜내서 엄청난 인고의 세월을 보내면서 글 쓰고 싶은 맘은 사실 요만큼도 없다.
역시 난 게을러... 너도 그렇지 아마?

진/우맘 2004-02-13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보다 쪼오금 더 게으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