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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정

살해당하거나 슬픔에 사무쳐야만 죽는 불멸의 존재다. 거주하는 지역과 혈통에 따라 여러 종족으로 나뉘는데, <반지의 제왕>에 주로 등장하는 지역은 리벤델과 로스로리엔이다. 요정왕 엘론드가 지배하는 리벤델은 먼 옛날부터 내려오는 은신처. 인간보다 키가 크고 아름다우며 지혜로운 요정들은 이곳에서 제3시대를 견뎌왔지만, 절대반지가 파괴되고 요정의 세 반지가 힘을 잃으면서 모두 서쪽으로 떠난다. 황금의 숲 로스로리엔은 켈레보른과 갈라드리엘이 다스리는 땅이다. 갈라드리엘은 서쪽 나라를 기억하는, 보석 ‘실마릴’을 둘러싼 전쟁 때문에 중간대륙으로 건너온 오래된 요정. 그녀는 누구보다 뛰어난 요정이며, 새벽별 루디엔과 저녁별 아웬과 비교해 아침의 여인이라 칭해진다. 그들마저 떠난 뒤 로스로리엔은 쓸쓸하게 버려진다.

아웬    엘론드의 딸로 가장 아름다운 요정이다. 저녁별이라는 애칭으로 사랑받았던 그녀는 리벤델 숲속에서 자신보다 2960년 뒤에 태어난 청년 아라곤을 만나 영원한 생을 포기하기로 결심했다. 아라곤이 지나치게 노쇠하기 이전에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이후, 그녀는 요정들이 떠나간 로스로리엔으로 홀로 들어가 남은 세월을 보낸다.

레골라스     난쟁이와 깊은 우정을 쌓은, 매우 보기드문 요정. 활쏘기에 능하고 시력이 날카로운 레골라스는 반지원정대에서 정찰꾼의 역할을 했다. 원정이 끝나고 평화가 찾아온 뒤, 레골라스는 자신의 무리를 이끌고 김리와 가까운 지역에 정착해 변함없는 우정을 지속했다. 아라곤이 죽고 요정들이 중간대륙을 떠나던 날, 레골라스는 김리와 함께 서쪽으로 가는 배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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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4-01-29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십대였다면 나역시 레골라스에게 열광했겠지만...아줌마로서 지금은, 역시 아라곤 쪽이 더 땡기네요(?).
요정이라 그런가, 섹스어필이 좀 딸리는 것 같지 않습니까?(어디서 돌 날라올라, 피하자!)

진/우맘 2004-02-01 0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어...역시, 아줌마는 여성보다는 남성에 가까운 쪽?

진/우맘 2004-02-01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라시보님 서재에서 본 코멘트가 생각나는군요. 반지의 제왕은 미소년-미청년-미중년-미노년이 다 나오기 때문에, 인기가 없을 수가 없다나요?^^ 프로도가 나이는 많지만 미소년 역을 짊어진 것 같은데...난 아무리 봐도 프로도는 별로~

sooninara 2004-02-02 0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라곤에게 한표...프로도는 넘 눈만 동그래서..싫어요..(돌 피하자)

진/우맘 2004-02-02 0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 새파란 눈을 보면 왠지 멀미가 납니다.^^;;
 

■ 인간

영화 <반지의 제왕>은 인간의 왕국 중에서도 곤도르와 로한만을 언급한다. 곤도르는 사우론의 손가락을 베고 절대반지를 빼앗은 이실두르가 건설한 왕국이다. 수도 미나스 티리스의 성벽과 백색탑, 하얀 성수로 상징되는 곤도르에는 로한의 ‘황혼의 인간’들과 달리 서역 요정의 고귀한 핏줄이 섞여 있다. 그러나 에아르노르 왕이 마술사왕에게 도전했다가 실종된 뒤 곤도르 왕가의 혈통은 끊겼고, 섭정이 곤도르를 통치해왔다. 숨겨진 왕가의 장손들은 대대로 리벤델에서 자라나고 있었으며, 아라곤에 이르러 왕위를 되찾는다. 로한은 곤도르의 동맹국이다. 청년왕 에오를은 곤도르가 야생인들의 침입을 받았을 때 기병을 이끌고 곤도르를 도왔다. 섭정 키리온은 그 보답으로 칼레나르돈 평원을 선물했는데, 그곳이 지금의 로한 왕국이다. 로한은 노란 머리를 가진 기병들의 왕국이며, 용맹한 기사들로 이름이 높다.

아라곤    엘렌딜의 장자 이실두르의 후손. 두살 때 아버지가 죽은 뒤 어머니와 리벤델에 정착했다. 스무살이 되었을 무렵, 아라곤은 숲속에서 요정왕 엘론드의 딸 아웬을 보고 사랑에 빠졌다. 그는 스스로를 단련하기 위해 리벤델을 떠나 북쪽 황야를 순찰했고, 몇십년이 지나 돌처럼 단단해진 모습으로 돌아와 아웬의 마음을 얻게 되었다. 그의 별칭 ‘스트라이더’는 순찰자 시절에 얻은 이름. 아라곤은 엘렌딜이 사우론을 베는 순간 부러진 검 안두릴을 다시 벼려 들고 반지원정대를 이끌었지만, 반지의 사자와 헤어진 뒤에는 자신의 왕국 곤도르를 구하기 위해 달려갔다. 그가 곤도르로 돌아갔기 때문에, 이 세 번째 이야기의 제목은 <왕의 귀환>이 된 것이다. 아라곤은 강인하고 흔들리지 않으며 따스한 치유력을 가진 군주. 그러나 금빛나는 작은 꽃 엘라노르를 바라보면서 그 꽃이 피어 있는 숲에서 처음 만난 아웬의 이름을 부르는 로맨틱한 면도 있다. 그는 곤도르의 왕 중에서 가장 오래 살았지만, 불멸의 생명을 포기하고 그의 아내가 된 아웬보다는 먼저 죽었다.

보로미르와 파라미르    보로미르는 곤도르 섭정 세네도르의 장자로 반지원정대 중 유일하게 도중에 죽음을 맞았다. 그는 오랫동안 왕위를 비웠던 왕가의 후손 아라곤을 인정하지 못하며, 반지를 손에 넣어 그 힘으로 곤도르를 지키고 싶어한다. 오만하지만 아름다운 청년. 그는 프로도에게서 반지를 빼앗으려 하기도 했지만, 피핀과 메리를 지키려다가 오크의 화살에 맞아 죽는다. 그의 시신을 실은 배는 안두인 대하를 지나 먼 바다까지 나아갔다고 전해진다. 그의 동생 파라미르는 형보다는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간달프는 파라미르가 보로미르에게는 없는 특별한 혈통의 빛을 뿜는다고 말한 바 있다. 욕망보다 도리를 중시하는 파라미르는 팔란티르 신석의 힘에 현혹돼 자살한 아버지 대신 아라곤 왕을 맞아들여 섭정으로 남았다.

세오덴과 로한의 왕가    사루만의 마법에 걸려 나약해졌다가 간달프 덕분에 다시 깨어난 로한의 국왕이다. 헬름 협곡의 전투 며칠 전에 그의 외아들 세오드레드가 전사했기 때문에, 세오덴은 로한 제2왕가의 마지막 왕이 되었다. “위엄있는 노인”이라는 것이 그를 평가하는 여론. 로한의 기병대를 이끌고 펠레노르 평원에서 모르도르 군대와 맞서 싸우다가 나즈굴의 군주의 칼에 쓰러졌다. 그는 가장 사랑했던 막내 여동생의 아들 에오메르에게 왕위를 넘겨주고 눈을 감았다. 에오메르는 그를 이어 제3왕가의 시대를 열었다. “여린 봄날 아침처럼 차갑고도 아름다운” 그의 여동생 에오윈은 아라곤의 마음은 얻지 못했지만, 파라미르와 사랑에 빠져 곤도르 섭정의 아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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善과 惡,또는 그 경계에 선 인물들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종족별, 인물별 총정리


■ 호빗

호빗은 제3시대에 이르기까지 거의 알려지지 않은 종족이었다. 먼 옛날, 안개산맥을 넘어 서쪽으로 이주해온 호빗들은 농사를 짓고 잔치를 벌이면서 평화로운 삶을 지속해왔다. 난쟁이보다 크고 인간보다 작기 때문에 ‘하플링’(halflings)이라고도 불리는 이들은 할 수만 있다면 하루에 여섯끼를 먹어도 배부른 줄 모르는 종족. 연초와 맥주를 좋아하고, 대부분 유쾌하며, 활쏘기와 돌팔매질에 능숙하다. 가죽처럼 질긴 털투성이 발바닥을 갖고 있어 신발 신을 필요도 없지만, 모험이나 여행과는 절대 인연을 맺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배긴스 집안의 빌보와 프로도는 환영받지 못하는 별종이었다. 그러나 그들조차도 호빗 특유의 둥근 창문을 가진, 땅에 바짝 붙은 굴집을 두고두고 그리워했다.

빌보 배긴스 빌보는 51살 되던 해 참나무방패 소린과 열두명의 난쟁이들의 모험에 동참하게 됐다(호빗은 인간보다 오래 살아서 33살을 성년으로 친다). 간달프가 그를 제몫을 해낼 인물이라고 추천했기 때문이다. 너무 호들갑스럽고 겁이 많아서 그 당시엔 누구도 그 말을 믿지 않았지만. 그들은 늙은 용 스마우그가 훔쳐간 난쟁이들의 보물을 되찾기 위해 떠났고, 스마우그가 죽은 뒤에는 보물을 둘러싸고 벌어진 다섯 군대 전투에 휘말렸다. 그 와중에 빌보는 우연히 절대반지를 손에 넣었다. 반지 덕분에 이상한 젊음을 유지하던 빌보는 111살 생일에 반지와 모든 재산을 조카 프로도에게 넘기고 요정의 땅 리벤델로 떠났다. 호빗의 역사와 두 배긴스의 모험을 기록한 ‘레드북’은 빌보가 쓰기 시작한 책. 그는 자신의 글재주를 과신한 나머지 끝날 줄 모르는 연설과 노래로 샤이어 주민들을 피곤하게 만들기도 했다.

프로도 배긴스 반지의 사자. 부모가 물에 빠져 죽은 뒤 외가에서 자라다가 삼촌 빌보에게 입양됐다. 가끔 먼땅을 동경하는 것말고는 특별한 데가 없는 호빗이었지만, 절대반지를 떠맡으면서 중간대륙의 희망을 짊어진 존재가 됐다. 그는 “길은 잘 모르지만, 제가 반지를 갖고 떠나겠습니다”라고 말하는데, 정말 길을 몰라서 호시탐탐 반지를 노리는 괴물 골룸을 길잡이로 삼을 수밖에 없었다. 그의 무기는 난쟁이들이 벼린 은철 갑옷 미스릴과 오크가 다가오면 푸른 빛을 뿜는 요정의 검 스팅, 빌보가 예전에 쓰다가 물려준 무기들로, 여러 번 그의 목숨을 구해준다. 그럼에도 프로도는 두번 치명적인 부상을 당한다. 한번은 나즈굴의 군주가 검으로 찔렀을 때고, 다른 한번은 거미 쉴롭이 독침을 놓았을 때. 이 두번의 부상은 반지를 파괴하고 샤이어로 돌아온 뒤까지도 매년 같은 아픔으로 되살아나 프로도를 괴롭히곤 한다. 전쟁이 끝나고 2년 뒤, 그는 요정들과 간달프와 빌보와 함께 바다 건너 서쪽 불멸의 땅으로 떠났다.

샘와이즈 갬지 아버지의 뒤를 이어 배긴스 집안에서 일하는 정원사. 언젠가 요정을 만나는 게 꿈이었는데, 프로도를 따라 나서면서 수없이 많은 요정을 만나게 됐다. 샘은 운명의 산으로 향하는 프로도가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친구다. 낙천적이고 먹을 걸 좋아해서 운명의 산 직전까지도 프라이팬과 냄비를 달고 가지만, 결국 모두 버리고 대신 프로도를 매단 채 분화구로 향한다. 반지를 대신 들고갈 수 없다면 프로도라도 짊어지겠다면서. 샘은 이런 애정이나 프로도의 손을 잡고 자는 장면 때문에 의혹의 눈길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돌아와선 로지와 결혼하고 시장이 된다.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 샘 역시 바다를 건너 간달프와 프로도와 함께 살게 된다.

메리아독 브랜디벅, 페레그린 툭 샘을 정보원으로 심어놓았다가, 프로도를 강제로 따라나선, 명랑한 젊은 호빗들. 보통 메리와 피핀으로 불린다. 이들은 어리고 호기심이 많아서 몇 가지 실수를 저지른다. 모리아 광산의 오크들을 몽땅 깨우고, 팔란티르 신석을 건드렸다가 사우론의 눈을 보게 되는 것. 그러나 나무수염들에게 사루만의 악행을 알려주어서 아이센가드를 붕괴시키기도 했다. 영화에는 나오지 않지만, 메리와 피핀은 나무수염들의 음료를 마시고선 키가 쑥쑥 자라 역사상 가장 키가 큰 호빗들이 됐다.

골룸

원작은 호빗과 비슷한 종족이라고 설명하지만, 영화에선 호빗으로 나온다. 원래 이름이 스미골이었던 골룸은 명망있는 여족장의 손자였지만, 절대반지를 빼앗기 위해 친구이자 사촌인 디골을 살해하면서 타락했다. 그는 반지의 노예가 되어 안개산맥으로 들어가 어둠 속에서 물고기를 먹으며 살아가고 있었다. 동굴에서 만난 빌보에게 반지를 빼앗긴 것이 그의 불행. 골룸은 반지를 되찾고자 세상으로 나오고, 간달프의 예감대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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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4-01-29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번 플라시보님 서재에서도 말했지만, 샘이요, 정말 윤정수랑 닮지 않았습니까?
저 위 사진에서는 너무 샤프하게 나왔네요. 영화 내내 입매랑, 거의 없는 목이랑, 눈빛이랑, 안 닮은 구석이 없다고 감탄했는데, 별로 동의하는 사람이 없네요.TT

진/우맘 2004-02-01 0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결정적인 그 종아리!
 

 태초에 파괴되어야 할 반지가 있었노라

세상의 창조부터 반지의 파괴 그리고 그 이후까지, 중간계 연대기

 

  이 이야기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3441년 동안 지속된 제2시대, 그 이전까지 거슬러올라가야만 한다. 태초에 창조주 일루바타르는 아이누족을 만들고 노래를 부르라 명했다. 그 선율을 따라 땅과 바다가 떠오르고 생명이 들어설 여백이 생겨났다. 아르다, 곧 지구의 탄생이었다. 아르다에 매혹된 몇몇 아이누들은 발라라는 이름을 지니고 그 땅에 내려가 물을, 공기를, 혹은 대지를 다스리며 풍요로운 창조를 시작했다. 그러나 그곳에 어둠이 깃들었으니, 가장 총명하고 가장 힘있는 발라 멜코르가 반기를 들었던 것이다. 발라들은 서쪽에 숨은 도시 발리노르를 건설하고 사악한 멜코르를 감금했지만, 멜코르는 영생의 빛이 담긴 보석 실마릴을 훔쳐 중간대륙으로 달아났다. 이제 멜코르는 모르고스라 불리는 어둠의 군주로 군림하게 됐다. 그에 대항하는 요정과 인간의 전투가 끝난 뒤에야 제1시대는 막을 내렸고, 실마릴은 바다와 하늘에 빛으로 남았다.

은신처에서 뛰쳐나온 발라들은 모르고스를 세상의 담 밖, 시간이 없는 허공에 밀어넣었다. 그러나 그의 의지는 강력했다. 모르고스의 충복 사우론은 발라에게 용서를 빌고 살아남아 그 주인이 남긴 악의 씨앗을 수확하고자 했다. 중간대륙에 숨어든 그는 제2시대 500년경부터 활동을 시작해 1200년 무렵 요정과 인간을 유혹하기 시작했다. 보석세공에 능한 엘레기온의 요정들은 발라의 기술을 전해주겠다는 사우론에게 넘어가 300년 뒤부터 많은 반지들을 만들었지만, 가장 강한 세개의 반지는 숨겨졌다. 1600년경, 사우론은 모든 반지를 지배하는 절대반지와 어둠의 요새 바랏두르를 완성했다. 그는 수중에 남은 반지 중에서 난쟁이 왕들에게 일곱개를, 인간의 왕들에게 아홉개를 선물했다. 사우론은 그들 하나하나를 악령으로 만들어갔지만, 번성하던 인간의 왕국 누메노르까지 파멸시킬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는 누메노르에 일부러 인질로 끌려가 그 왕국마저 타락시키기에 이르렀다.

사우론의 귀환과 골룸의 등장

3319년 마침내 누메노르인들이 서쪽을 공격하자 발라들은 분노했다. 그들은 악에 물든 왕국 누메노르를 홍수로 휩쓸었고, 사우론을 심연 아래로 떨어뜨렸다. 불길에 휩싸인 사우론은 형체를 잃어버렸다. 그러나 절대반지는 파괴되지 않았다. 이듬해 영혼만 남아 돌아온 사우론은 모르도르에 둥지를 틀었다. 힘을 키우는 데는 100년이면 충분했다. 3429년 사우론은 누메노르의 생존자 엘렌딜과 그 아들들이 건설한 왕국 곤도르를 공격했다. 요정과 인간은 마지막 동맹을 맺었고, 3434년엔 7년 동안 계속된 바랏두르 포위전을 시작했다. 제2시대의 마지막 해 3441년, 빛나는 요정 길-갈라드와 키가 큰 엘렌딜은 함께 사우론을 찌르고 함께 죽었다. 그리고 그 곁에 있던 엘렌딜의 장자 이실두르가 절대반지를 손에 넣었다.

수많은 세월이 흐른 뒤, 요정의 왕 엘론드는 바로 그 순간 사우론의 귀환이 예정되었던 거라고 탄식했다. 이실두르는 엘론드의 충고를 무시한 채 아버지와 형제들의 핏값이라는 명목으로 반지를 들고 귀향길에 올랐다. 그가 안개산맥을 넘은 제3시대 초입, 매복한 오크 군대가 습격해왔다. 이실두르는 반지를 끼고 모습을 숨긴 채 안두인 대하에 뛰어들었지만, 반지는 물길에 휩쓸려 손가락에서 빠져나갔다. 혹은 스스로 새 주인을 버린 것이라고도 했다. 발라들의 영생목 님로스의 씨앗을 미리 간직해둘 정도로 총명했던 이실두르는 세 아들과 함께 처참하게 살해당했다. 그는 오크의 화살이 아니라 ‘반지의 복수’ 때문에 죽은 것이다. 그러나 엘렌딜이 사우론을 찌른 그 순간, 부러진 검 나르실은, 곤도르에 전해졌고, 아라곤에 이르러 안두릴로 부활했다. 님로스 씨앗을 심은 곤도르의 하얀 성수도 21대 섭정 때에 말라죽었지만, 아라곤이 귀환하자 새로운 묘목을 싹틔웠다.

그렇게 절대반지는 깊은 강물 속에 가라앉았다. 이후 2천년 동안 중간대륙에는 불안한 평화가 지속되었다. 엘론드는 갈라드리엘의 딸 켈레브리안과 결혼해 두 아들을 얻었고, 제3시대 241년에는 아름다운 아웬 운도미엘을 낳았다. 곤도르도 번성하여 1050년에는 절정에 달했다. 그러나 1100년 무렵부터 나즈굴이 세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1980년 모르도르에 집결한 그들은 여러 왕국을 정복했고, 2050년에는 곤도르의 마지막 왕 에아르누르를 삼켰다. 그렇게 곤도르에선 왕이 사라졌다. 2463년, 호기심 많던 청년 스미골은 친구 디골이 낚시하다 발견한 절대반지를 빼앗기 위해 그를 살해했다. 안개산맥에 숨어든 스미골은 556년을 더 살았지만, 골록거리는 괴물 골룸이 되어 보낸 비참한 세월일 뿐이었다.

중간대륙에 어둠이 드리우면서 나타난 현자 간달프는 이미 오래전부터 사우론이 돌아오지 않았을까 의심해왔다. 그는 몇 차례 마법사의 요새 돌 굴두르를 탐색했고, 2850년에는 사우론의 존재를 확인했다. 그러나 절대반지를 갖고 싶어하던 사루만이 진격을 명하는 신성회의의 결정을 방해했다. 절대반지는 주인 사우론을 찾아 스스로 모습을 드러낼 것이기 때문이었다. 간달프는 홀로 돌 굴두르를 지켜보다가 그곳에서 만난 난쟁이 스로인의 보물을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났다. 2941년 그 모험에 따라간 빌보는 골룸으로부터 절대반지를 빼앗았다. 의혹을 키우던 간달프는 3017년에야 이실두르의 두루마리를 읽고 빌보의 반지가 절대반지라고 확신하게 됐다. 그 사이에는 아라곤과 아웬의 사랑이 있었다. 사우론이 바랏두르 재건을 시작한 2951년, 비밀에 싸인 채 성장한 아라곤은 엘론드로부터 자신의 혈통에 관해 들었고, 임라드리스의 숲에서 아웬을 처음 보았다. 29년이 지나 성숙한 모습으로 황야에서 돌아온 아라곤은 아웬과 부부가 되기로 약속했다.

반지의 파괴

제3시대 끝무렵인 3018년과 3019년은 위대한 해들이라고 불린다. 역사 속에 묻혀 있던 종족 호빗 중 하나가 절대반지를 모르도르 운명의 산 분화구에 던져넣어 파괴하기 위해 길을 떠났다. 한명의 마법사와 두명의 인간과 한명의 요정과 한명의 난쟁이, 세명의 호빗이 동행했지만, 반지의 사자는 오직 한 친구하고만 의무를 나눌 수 있었다. 3019년 3월25일 프로도와 샘과 골룸에 의해 절대반지가 파괴됐다.

이것으로 제3시대는 종말을 향해 세차게 다가갔다. 제4시대는 인간의 시대, 그들과 다른 언어를 쓰는 모든 종족이 사라지는 시대가 될 것이었다. 3019년 5월1일 아라곤은 에아르누르왕이 실종된 지 969년 만에 곤도르 왕좌로 귀환했다. 그는 불멸을 포기한 아웬과 결혼해 120년 동안 곤도르를 통치했고, 친구 메리와 피핀 곁에 묻혔다. 프로도는 3021년 회색항구에서 서쪽으로 향하는 배를 타고 죽음이 없는 땅으로 향했다. 그와 함께 제3시대는 마침내 끝을 맺었다. 제4시대는 프로도의 친구들에게 좋은 시절이었다. 샘은 일곱번이나 샤이어 시장을 역임했고, 제4시대 61년 프로도와 함께하기 위해 배를 탔다. 호빗 지도자 사인이 된 피핀과 위대한 노룻골 영주 메리는 행복한 세월을 보내다가 곤도르에 머물렀고 그곳에 묻혔다. 120년 3월1일 엘렛사르왕 아라곤이 죽었다. 눈동자의 빛을 잃은 아웬은 로스로리엔에서 홀로 지내다가 봄이 오기 전에 죽어 아라곤과 결혼을 약속했던 케린 암로스 언덕에 누웠다. 아라곤이 죽은 해, 김리와 레골라스는 회색배를 타고 서쪽을 향해 바다를 건넜다.이로써 반지의 우정에 얽힌 모든 이야기가 중간대륙에서 사라졌다.

김현정 para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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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4-01-29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즌도 끝나가는데 왠 반지의 제왕? 아줌마가 그렇죠, 뭐. 꼭 시류에 한 템포 늦잖아요.^^ 동생이 읽고 난 <씨네 21> 읽다가, '반지의 제왕 관람 완전 가이드'라는 이 총정리 기사를 보고 속이 시원해서 퍼옵니다.
책도 두 번 읽고, 영화도 <왕의 귀환> 제외하고는 두 번 이상씩 봤는데도 기억이 가물가물한 구석이 있었는데, 이 기사를 읽으니 정말 총정리가 되더라구요.
이동진 씨의 20자 평에 동감합니다.
----덕분에 지난 3년간 행복했습니다----

진/우맘 2004-02-01 0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봉작보다 1시간 분량이 더 많은 DVD 특별판이 나온다니, 그거나 기다려야지요.^^:
 

막내동생..."어, 누나, 여기 알라딘인가에 회원 가입 돼 있어?"

나..."응, 왜?"

막내동생..."책 사려고. 내가 책 사면 뭐 마일리지 적립 같은 거 있나?"

나..."있지. 그리고 적립금 쪼금이랑 쿠폰도 몇 장 있을거야. 뭐  살건데?"

막내동생..."어, 황석영의 삼국지. 1권 읽었는데 재미있더라구."

나..."(짜식...세뱃돈 꽤나 받은 모양이군...) 잘 됐다. 안 그래도 너 디카 리터칭 책 한 권 사주려고 담아놨는데. 영진께 좋겠지, 그런데 이것도 평이 괜찮네.(한참 고르고 주워 담았다. 마태우스님 서재에서 눈독 들인 페이책도 함께) 근데, 뭘로 사게? 카드? 아, 넌 카드 없지.(동생은 재수생 신분) 내가 결재하고...(버릇대로 신용카드로 슥슥 결재를 하는데...분위기 묘하게 돌아가네. 이거 결재하고 돈 달라 하기도 뭐하고.TT)

막내동생..."어? 히히...누나가 사 주게?"

나..."TT 그렇다 이놈아.(....당했...다)" 

디카 책이랑 페이책 담아 놓고서 어젯밤 고민했더랬다. 이 달 얼마 안 남았으니 리뷰를 열심히 써서 오천원 적립금 받아서 보탤까...그런데, 생각해보니 왠지 알라딘에게 미안해졌다. 그동안 리뷰랑 상금으로 받은 적립금이 기십만원인데...받은 건 많은데 얌체짓만 한 것 같아서.^^; 서재를 드나들며 알라딘에게 알게모르게 정이 들어버린 것이다. 멋진 알라딘이다. 상업 홈피에 회원이 정들게 만들다니.^^ 여하간, 줄잡아 10만원 돈을 결재하고 나니 오랜만에 사람노릇(?) 한 것 같아 기분은 좋다.

2월 8일이 상경예정일인데, 그 안에 삼국지 열 권에 부록 삼포 가는 길까지 다 읽을 수 있으려나 모르겠네...바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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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굼 2004-01-28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삼국지 생각을 했더랬죠. 이문열꺼 팔아버리고-_- 황석영꺼로 다시 사서 읽을까라는...;-

즐거운 편지 2004-01-29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문열 삼국지 사논지는 꽤~~ 됐는데.. 1,2 권 읽다 말았는데... 황석영한테로 자꾸 관심만(후딱 볼 거라는 자신은 없으므로^^) 갑니다.


진/우맘 2004-01-29 1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문열 삼국지는 4권까진가...읽었는데, 도대체 왜 재미있다는 것인지 이해를 못 하겠더군요.TT

레이저휙휙 2004-01-31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진/우맘 님과 같은 분들이 10%만 늘어도 알라딘은 정말 행복할꺼예요 ㅜㅜ
ㅋㅋ 그나저나 동생분께 꼭 책값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