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일거리들은 전부 열심히 자판을 두드려야 하는 것들이다. 그러면서 짬을 내어(거의 A4 한 장 작업하고, 서재 10분, 또 한 장 하고, 서재 5분....그런 패턴이다.) 서재에서 자판 두드리고... 하도 마우스를 클릭하고 끌어내렸더니 오른손 검지 첫마디가 뻣뻣한게, 이러다가 관절에 병 생기는 게 아닌가...싶다.

어제 마태우스님 서재에서 맞춤법에 관한 글을 읽었는데...나도 동감이다. 영수가 양가의 바닥을 헤매일 때에도 국어만큼은 <기본실력>으로 수, 우 권에서 내려온 적이 없었는데...어찌된 일인지 요새는 맞춤법에 영, 자신이 안 생긴다. 아까도 이 글 첫 줄에서 <틈틈히>라고 썼다가 '틈틈이...인가...?' 자신이 없어져서 슬그머니 <짬을 내어>라고 고쳤다. 맘에 안 든다. 나는 분명 틈틈이(가 맞을 것 같은데? 그렇다. 사전 찾아보니 이게 맞다.) 서재에 들락거렸지 짬을 내어 들락거린 건 아니니까.

뭐가 문제인걸까? 책이야 한국 평균치보다는 많이 읽어왔고, 여기저기 들쑤시며 글도 많이 남겼다. 그런데 왜 맞춤법은 점점 퇴화해만 가는 것이냐... 어려운 어휘들은 거의 틀리지 않는다. 그런데 일상생활에 쓰이는 평어의 불규칙한 어미 쪽에 약한 듯 하다. 틈틈이도 일례이고... 그랬대, 를 그랬데로 헷갈린다던가...하는. 문제는, 이런 사소하면서도 결정적인 어휘들은 사전에서 찾아보기도 모호하다는 것. 하긴, 국어 시간에도 정작 원론적인 문법에는 약하던 나였다. 그리고...

인터넷이 활성화 되기 전에 쓰는 글들은 대개 목적을 가지고 격식을 갖춘 글이었기에 일상용어나 구어체 문장은 쓸 일이 많지 않았지. 그런데 요새는 컴 앞에서 궁시렁거릴 일이 많기 때문에 이전엔 글로 써보지 않던 표현을 새삼 활자화 하면서 자꾸 버벅거리는 걸게다. 내가 퇴화 하는게 아니라, 아예 몰랐던 영역이 시류의 변화에 따라 새삼 드러나는 것. 그리고 보니, 나는 됐다를 써야할 곳에 됬다를 쓰면서 그게 잘못인 줄 안 것도, 금새가 아니라 금세가 맞다는 것을 안 것도 최근이다.

어쩌랴. 이제와서 국문과를 다시 다닐 수도 없고.(하긴, 어쩌면, 저런 문제점은 국문과도 해결 못해줄 지 모른다.) 느티나무님께 가서 여쭤볼까? 국어선생님은 답을 아시려나?

참, 나는 맞춤법 뿐 아니라 띄어쓰기에도 굉장히 약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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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4-02-13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고로, 제 서재에서 맞춤법의 오류를 발견하신 분은 꼭! 코멘트를 매달아 주시기 바랍니다. 뭐, 서재주인이 입을 심리적인 상처가 우려되신다면...<서재주인에게만>을 살짝 클릭하셔도 좋습니다.^^

ceylontea 2004-02-13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제 만월의 꿈님 ㅍ이퍼에서 국어실력 확인을 했지요.. 흑흑... 창피(챙피... 또 헷갈리네..창피가 맞네요..^^)하게도 20문제중에서 6문제만 맞았답니다...좀 더 맞춤법과 띄어쓰기에 신경을 써야겠어요...

즐거운 편지 2004-02-13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 독자서평을 쓰면서 맞춤법도 자신 없고.. 그건 그나마 사전이라도 들춰볼 수 있지만 띄어쓰기가 영~ 막히더군요. 그래서 그 때 '띄어쓰기 사전'을 찾아놓곤 지금까지 보관함에 잠자고 있답니다. 다른 책에 자꾸 밀리고^^ 삭제해버리기엔 찜찜하고 그래서요...
또 붙잡혔습니다. 여기서!! 한동안 들쑤시고 다니다가 조금 시들해지고 있는데.. 여기만 오면 로긴하게 됩니다.^^


▶◀소굼 2004-02-13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니메이션 자막의 맞춤법을 고쳐주는 일을 하고 있는데 고치는 데도 애매할 경우가 상당해요. 책의 지문같은 걸 그대로 따라 써보는 일도 꽤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明卵 2004-02-14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 '사실을 왜곡시키지 마!'라고 쓰려고 했는데 외곡인지 왜곡인지 헷갈려서 '비꼬지 마!'라고 한 기억이 납니다. 사전 찾아보니 왜곡이더군요. 웃기는 건 그렇게 사전을 찾고나서 옛날 일기장을 발견했는데, 읽다보니 거기 '왜곡'이라는 단어가 나오더란 겁니다! 당당하게 왜곡이라고 적혀있더구만요. 이런-_-;
왜와 웨도 굉장히 헷갈리고(그래서 왠지라고 말을 쓰려다 아냐.. 웬지일지도 몰라. 하며 고민하고, 결국 어쩐지라고 쓸 때가 많지요.), 곰곰이와 곰곰히도 그렇고. 그 외 다수... 띄어쓰기도 항상 그렇고요. 정말 맞춤법을 제대로 지켜서 글 쓰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

마태우스 2004-02-14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곡에 관한 명란님 말씀에 웃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저 또한 비슷한 일이 여러번 있더군요. 진우맘님, 제가 틀리게 쓴 것도 꼭 코멘트 달아 주세요. 절대 딴지로 여기지 않을 테니깐요.

가을산 2004-02-14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님 글에 저도 공감, 또 공감 합니다. 더구나 요금은 인터넷에 철자 무시 구어체로 자꾸 쓰다 보면 나중에는 그게 맞는 철자 같아집니다. 몇년마다 맞춤법 철자가 공식적으로 바뀌기도 하구요. 얼마 전에 '우리말 오류사전'이라는 책을 샀습니다.
우리말두 너무 어려워요.(여기서 '우리말두'는 '우리말도'라고 해야 하는데, 그럼 어감이 차가운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