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다운 스물 셋, 대학 졸업과 동시에 결혼을 하고(하긴, 그 때도 별로 꽃다웠다는 기억은^^;;;) 남들 노는 스물 다섯 예진이 엄마가 되고, 놀던 애들 이제 첫째 낳는 스물 여덟, '두 아이의 엄마'라는 타이틀을 짊어진 나.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남들도 다 그렇겠지만) '아줌마'라는 말이 그렇게 싫었다. 내 인생 최대의 목표는 '아줌마 소리 안 듣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긴, 어린 아줌마이기에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예진이 하나였을 때는 애엄마라 그러면 열 명 중 아홉 명이 "정말요? 아가씨인 줄 알았어요~"했다. (으흐흐흐...당연히 그 반응이 나와야지. 요 반응 안 나온 열 명 중 한 명은 내 블랙리스트에 등록!)
그런데...한 해 한 해 지나갈수록 이제 "애가 둘이예요."해도 놀라는 사람이 줄어간다. 오호라 통제라...헌데, 말은 이리 하면서도 이제는 그 충격이 덜하다. 어느새 나도 '아줌마로서의 정체성'을 찾은 것이다. 되짚어보면 그 결정적 계기가 바로 '나의 서재'이다. 서재에서는 아가씨인 척 할 수가 없었다. 닉네임이 '진/우맘'인걸.(여기서 잠깐, 아직도 간혹 내가 '진우엄마'라고 착각하고 계시는 분을 위해 해명 한 마디. 예진, 연우에서 한 자씩 따서 진/우맘입니다.^^) 척 할 수가 없으니, 나의 모토는 바뀌었다. '아줌마로 살아야 한다면...아줌마에 대한 편견을 바꾸는 데 앞장서겠다!'
울 아줌마들끼리는 몇 번 성토했지만, 애엄마에 대한 사회의 시각은 매우 편파적이다. '그들은 가사와 육아 이외에는 무지하며, 어느새 여성으로서의 매력이나 빛나는 센스를 잃어버린 2진 사회구성원이다.'정도가, 내가 느끼는 시각. 어려운 편지(가명)님 말대로 알라딘에서도 아줌마들은 애들 그림책이나 열심히 읽는다고 분류해 놓은 듯 하다. 말도 안 돼. 서재 주인장 중에 멋진 아줌마가 얼마나 많은데! 까만비(이하 모두 가명, 존칭 생략^^), 세밀라, 순이나라, 어려운 편지, 사과혜경, 책잊는 나무, 깡통 로보또, 종이 비행기, 겨울산, 책 울짱, 쉴론티, 아영아빠(?)... (-.- 내 조악한 네이밍 센스...서재 가명의 핵심은 '누가 봐도 누구를 칭하는 지 알 수 있다' 여야 하건만...) 이 분들의 서재에 가면 뿌리깊은 아줌마에 대한 편견이 어느 정도 엷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이 있기에 나는 오늘도 아줌마인 것이 자랑스럽다. 으쓱으쓱~^^
모두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