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타워
이시다 이라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이당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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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에 선정된 후 3번째 리뷰다.
블루타워는 이시다 이라의 첫 과학소설(science fiction)이다.
대부분 영화를 통해서 미래에 발생할 과학의 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었지만 소설을 통해 접해 본 것은 그리 많지 않았다.

남들은 SF를 흥미롭고 재미있다라고 하지만 나는 오히려 반대다.
미래의 가상현실을 들여다 보는 듯 하여 흥미보다는 서글퍼 보이기도 한다.
왜냐하면 SF소설이나 영화의 특징은 지나친 인간들의 욕심으로 인해 지구가 멸망하게 되고 소수의 정의로운 사람들에 의해 지구를 다시 살린다는 내용의 뻔한 스토리를 결론으로 해서 전개되는 공통점이 있고, 항상 지구를 망하게 한다는 것 때문인 지도 모르겠다.
내가 죽고 내 후손들이 그러한 일련의 과정을 겪게 된다는 생각을 하면 더욱 그러한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우리 후손들을 위해서라도 이 깨끗한 지구를 잘 보존해야 겠다는 의무감 마저도 들게 한다. 작가들의 인식도 마찬가지일 듯 하다. 지구의 미래는 우리 인간들에게 있다는 암시를 줌으로써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기를 바라는 간절함도 들어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신주쿠의 화이트 타워에 살고 있는 세노 슈지이다. 그는 말기 뇌종양환자로서 채 3개월을 살기가 어려운 상태이다. 가끔 뇌를 압박하는 통증으로 인해 정신을 잃다가 어느날 갑자기 그 통증으로 인해 200년 후로 정신이 이동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200년후의 가상미래로 이동된 정신은 블루타워란 곳에 살고 있는 세노의 몸과 연결된다.
블루타워는 동서대전으로 말미암아 지구에 공격용으로 사용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인 황마에 의해 인간이 떼죽음을 당하고, 그 곳에서 5층으로 나뉘어 살아가는 인간들의 군상을 그린 소설이라고 간단히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블루타워는 최고층인 1층부터 각 신분별로 아래층(5층)까지 나뉘어 살아가고 있으며 이곳에 입주하지 못한 사람들은 지민층과 지하의 세계에서 30년 정도의 수명으로 황마와 싸우면서 살아가고 있다. 이곳에서는 중세시대의 노예제도를 연상시키는 사건들이 발생하고,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자간의 생존권 투쟁이 전개되고 세노는 블루타워에서 지층민들 아니 황마에 휩쌓여 살아가는 인류를 구해낼 구세주에 해당된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200년 후의 황마를 제압할 바이러스는 새노 슈지가 현재 살고 있는 200년전의 세계에서 가지고 와야만 한다는 설정이 황당하기도 하지만 읽을 수록 흥미를 유발 시키기도 한다.

설정자체가 황당하기도 하지만 과연 현재 나의 정신이 200년 후로 날아갈 수 있을 까?
이것은 과학적인 부분이라기 보다 신령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대부분의 공상과학은 미래부터 시작되지만 이 소설은 현재와 미래가 공존하는 소설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할 것이다.

현재 내가 300쪽이 넘는 책자에 숫자로만 수록된 것을 모두 기억하여 200년 후의 세계에 전달할 수 있을 까? 이 소설에서는 여자의 몸을 가지고 독특한 기억법을 만들어 내기도 했지만 전혀 불가능일이라 할 것이다. 그렇지만 픽션이기에 이 소설에서는 가능했고, 현재에 살고 있는 사람이 200년 후의 세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구해내도록 구성되어져 있다.

현실세계와 미래 200년 후의 세계를 넘나들며 벌이는 공상과학소설인 블루타워!
현실과 미래가 공존하기에 더욱 흥미를 가지고 읽을 만한 소설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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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이맘, 또또맘 2006-08-10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습니다. 블루타워에 나오는 미래의 모습은 절대로 바라는 모습이 아니겠지요... 자연보호...인간보호... 자연사랑...인간사랑...합시다

전호인 2006-08-12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똘이맘님, 님으 휴머니스트로 인정합니다. 모두를 사랑해 보자구여.
 
인 더 풀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억관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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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공중그네에 이은 웃음폭탄시리즈이다.
똑같은 작가에 의해 쓰여진 소설이지만 번역한 사람은 다르다.

엽기 정신과 의사인 이라부와 그의 간호사 마유미짱이 신경정신과를 찾아오는 환자들이 이라부의 엽기적이고 상상을 초월한 치료에 흡입되어지면서 겪는 에피소드를 소재로 쓰여졌다.
공중그네와 전반적인 사항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 책에서도 공중그네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반듯하게 성공한 인간들의 다른 세계를 그대로 볼 수 있었다는 점과 우리 주변에 사소하게 벌어질 수 있는 일들이 보통사람과 다른 정신세계를 가진 그 인간들은 극히 평범하지 않고, 그 평범하지 않음을 행동으로 실천할 수 없기에 오는 스트레스로 인해 속앓이 하고 있는 것을 속시원하게 해결해 주는 이라부의 이상한 행동과 허연 허벅지를 드러내놓고도 항상 무뚝뚝하게 비타민 주사기를 들이대는 마유미짱 간호사를 통해 속시원히 웃을 수 있는 시간을 갖어 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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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6-08-01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갠적으론 이게 공중그네보다 좀 더 재밌었다는...

똘이맘, 또또맘 2006-08-01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공중그네도 못 읽어봤는데... 함께 웃고 싶습니다.

다락방 2006-08-15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F컵의 간호사 마유미짱이 너무너무 좋아요. 헤헷 :)

전호인 2006-08-16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야 댓글을 달게 되었네여. 에궁 죄송해라!

마태우스님, 그러셨어여. 공중그네를 먼저 읽어서 그런지 신선함이 약간 떨어진 것 같아서 저는 공중그내가 더 잼있었답니다.

똘이맘님, 한번 읽어보세여 정말 재미있고 이 더위에 웃음으로 보상받으실 수도 있을 겁니다.

다락방님, 흐미~~~F컵! 정말 실물로 보고시포라! ㅎㅎㅎ
 
[디지털 디스크] 신화 8집 - State Of The Art : Digital Disc - Digital Disc
신화 노래 /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Stone Music Ent.)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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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서평단에 3번째 참여하는 리뷰이다.

뚯밖에도 모든 젊은이들의 우상인 신화의 8집 DIgital Disc를 받게 되었다.
에릭, 이민우, 김동완, 신혜성, 전진, 앤디로 구성된 보컬과 랩으로 구별되는 이들의 멤버는 그룹명칭 못지않게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모두가 개성강한 남성그룹으로서 대단한 활약이 아닐 수 없다.

이번에 받은 8집 앨범의 Disc는 Digital이다.
MP3와 같이 이어폰만을 꽂으면 들을 수 있으니 첨단과학과 더불어 발전하는 음악이라고 해야할 것 같다.

타이틀곡 "Once In A Lifetime"은 그동안 댄스곡을 타이틀로 하던 것과는 달리 발라드 곡으로 결정한 것에서 이들의 음악에 대한 변화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Once In A Lifetime"은 멤버들의 부드러운 음성과 감미로운 멜로디, 아름다운 노랫말이 깊이 남는 곡이며, SBS의 '2006 공식지정 월드컵 응원곡"으로 선정되어 5월초부터 우리들이 들었던 기억이 있기에  반가운 느낌마져 들게 한다.

6명의 멤버모두가 다방면에서 그들의 재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시피 6인조가 내는 하나의 하모니는 듣는 이로 하여금 감동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던 것 같다.

DIgital Disc를 처음 보시는 분들을 위해 참고자료로 올립니다.
저는 처음이였거든여.

노트북에 쓰이는 마우스보다 크기 작습니다.
완전히 MP3랍니다.

목에 걸수 있도록 목끈도 같이 보내주셨더라구여.
넘 감사합니다.



건전지(제일 작은 것)와 이어폰만 있음 항상 휴대하면서 음악 감상이 가능하고
차에서도 MP3연결장치가 있다면 들을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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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이맘, 또또맘 2006-07-28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디지털 디스크... 조금 생소하네요. 전호인님 여러방면에 견해가 깊으신것 같아요.
전 안타깝게도 대중가요에도 문외한이지만,신화라는 가수는 물론 알지요...글구 디지털 디스크도 호기심이 가네요. 참 편리하겠어요.

전호인 2006-07-31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이번에 새로나오는 유형인 가 봅니다. 넘 앙증맞더라구여.

다락방 2006-08-15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저도 이런건 처음봐요. 게다가 신화라니!! 전 신화의 멤버중 이민우의 완전 팬이랍니다. 아, 물론 팬클럽에 가입한 건 아니지만. 뭐랄까, 친구로 지내기에 딱 괜찮은 놈이겠다, 싶은 그런 가수예요. 하하.

아직 철이 들지 않은 다락방이었습니다. 쿨럭 ㅡㅡ;;

전호인 2006-08-16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젊음을 유지하고 계시군여. 정신적인 젊음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항상 내게 신선함을 선물하기도 합니다.
저는 철이 들었답니다. 항상 들어있져 남들이 무를 때도 항상 "철"을 넣어서 부르곤 한답니다. ㅎㅎㅎ
 
공중그네 오늘의 일본문학 2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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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음이 절로 나왔다.
소설을 읽으면서 이렇게 실없이 웃어 본 것도 오랜만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도 없는 연구실에서 책을 읽으면서 혼자 웃는 것이 이상하진 않았겠지만 절로 터져 나오는 웃음을
막을 수는 없었다.
이 소설이 그랬다. 아무 생각없이(?) 웃음을 선사해줄 수 있는 그런 내용이다.

주인공으로 나오는 이라부 종합병원의 정신과의사 이라부와 그의 파트너(?)인 간호사 세이지 일명 마유미짱! 그들이 웃음을 선사해준다.
이라부의 캐릭터가 독특하다.
뭐라고 할까? 의사라는 직업에 걸맞지 않는 어린아이같은 순수함, 뭐든지 그냥 넘어가지 않는 장난기 가득한 호기심, 환자를 대하는 엽기적인 언행과 행동들을 통해 부정적이고, 완벽주의자로 인해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들과 벌이는 에피소드!
그리고, 간호사 세이지! 항상 짧은 미니스커트와 가슴이 훤히 드러나 보이는 F컵의 가슴으로 환자들을 흥분을 야기시켜 꼼짝 못하게 하고 주사기를 들이대는,  무표정한 얼굴로 피워대는 담배와 야릇한 자세로 이라부의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주사를 놓아대는 여인(?). 두사람의 콤비가 환상이랄까?

이 장편소설에 등장하는 정신과환자들은 야쿠자, 서커스단원, 프로야구선수, 전도 유망한 의사, 베스트셀러 여류작가이다. 각자의 직업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고, 곧 올라갈 수 있는 위치에 있으며 인생에 있어서 실패없이 앞만보고 달려온 인간들이다.  누구에게 뒤쳐져 보지 않았고, 항상 자기만은 완벽주의자로서 장애물이 전혀 없을 것으로 알고 생활해왔지만 우리가 보기에 사소하고, 가볍고, 하챦은 것으로 인해 정신적 질환을 앓고 있는 인간들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공한 사람의 화려한 면만을 부각시키기 때문에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그들의 사소한 정신적 세계까지도 알 수 있게 되고, 또한 그들이 얼마나 나약한 인간이 될 수 있는 것인 지도 인지시켜 주기도 한다.

인간의 내면세계는 겉만을 보아서는 알 수 없다. 얼마나 많은 속앓이를 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그렇 듯 인간의 내면세계는 복잡하고 미묘하게 얽혀 있는 것일게다.

하챦은 것을 풀지 못하고 내면에 가지고 있다보면 정신질환이 되는 것인데 그 푸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
이라부라는 정신과의사의 해괴망측한 에피소드 등을 통해 너무 쉽게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모습은 우리가 어떠한 자세를 가지고 생활하느냐에 따라 무한히 변할 수도 있다는 메세지를 제시해 주기도 한다.

따라서, 자기안의 모든 문제는 마음먹기 달렸다라는 표현이 가장 적합할 듯 하다.
조금만 자기가 생각하고 있는 반대방향으로 생각해보면 모든 것이 풀릴 수 있는 데 우리들은 왜 그것을 못하는 것일까?

현대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인간들은 지쳐있고, 복잡하게 얽혀있다.
지쳐있는 삶을 어떻게 역동적이고, 자신감있게 전개할 수 있으며,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를 얼마만큼 지혜롭게 풀어갈 수 있을 지는 이 소설을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뚱땡이 정신과의사인 이라부의 괴상망측한 처방과 F컵의 가슴(얼마나 큰지는 나도 잘 모름-가슴의 크기를 왜 컵으로 환산을 한다냐, 알기 쉽게 참외, 수박 등으로 표현하지 불만이다. ㅎㅎㅎ)을 휜히 보이면서 주사기를 들이대는 마유미짱의 비타민 주사를 맞으면 지금의 복잡한 현대인의 생활이 확 뚫릴 수 있을 것 같다.

여러분!
비타민 주사 한방 안맞으실 라우?
그런데 F컵 가슴의 간호사라얄 것 같은뎅...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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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또유스또 2006-07-25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F컵을 아즉 본적이 없는지라....
저 같은 아줌은 화병이 도질텐디요....차라리 잘 생긴 강동원같은 남자 간호사라면 모를까..ㅎㅎㅎ 저도 함 웃어 보게 이 책 읽어야 겠어요..^^

똘이맘, 또또맘 2006-07-25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일단 주사는 F컵 아니라 조인성이 놔준데도 거절입니다. 전호인님의 웃음소리가 환청으로 들리는듯 합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미쳐야 미친다 - 조선 지식인의 내면읽기
정민 지음 / 푸른역사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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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불급(不狂不及)!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 세상에 미치지 않고 이룰 수 있는 큰일이란 없다.
학문도 예술도 사랑도 모두가 자기가 성취하기 위해서 또는 나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정말 미치도록 해야만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좋게 표현하면 몰두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과연 나는 미쳐 보았을 까?
이런 명제를 던져 본다면 한참을 생각하게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러한 명제를 던져도 나와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아닌가?

그래 나도 대학사랑이란 것에 미쳐 본 적이 있는 것 같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정말로 경제적으로 어렵게 대학을 다녔기에 대학이라는 것에 미쳐서 일과 공부를 병행했던 적이 있다. 은행원(그때는 왜 그리 부러웠던지)을 꿈꾸며 상업고등학교에 입학하여 상위권을 유지하며 은행에 취업하기를 원했지만 졸업시에 엄청난 불황으로 인해 은행이 행원채용을 하지 않는 바람에 서울의 일반 햄회사에 취직하여 6개월을 근무하다가 맞이한 여름휴가에 나보다 못했던 친구가 전문대학에 입학하여 자랑하는 것에 오기가 생겨 야간학원을 6개월 남짓 다니고 합격한  대학이었고, 집에서는 무슨 돈이 있어 대학을 들어갈려고 하느냐고 걱정하시던 부모님을 설득하여 직장을 그만두고, 대학을 다니다가 현재 직장의 입사시험에 합격하여 공부와 학업을 병행하며 대학 4년을 마무리했었기에 남들이 말하는 로맨스라 든지 엠티(한번도 가보지 못함),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갖게 되는 대학생활에 대한 추억이 전혀 없다.

주간에서 야간으로 옮겨 다닌 대학 4년은 그야말로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학교를 오간 애증의 시간이었던 것 같다. 집에서 등록금을 받아 쓸 형편이 아니었기에 정말 악과 깡으로 버틴 4년의 생활이었던 것 같다. 늘 이런 생각을 하면서 대학생활을 했던 기억이 난다.
" 나는 비록 밑 빠진 바구니를 들고 강의에 출석하지만 온전한 바구니를 가진 친구들보다 반드시 하나라도 더 건져 나오는 대학생활을 하자"란 생각으로 강의를 들었던 것 같다.

청주에서 충주로 출퇴근(그땐 자동차로 2시간정도 거리)하며 저녁 6시 30부터 청주에서 시작하는 강의에 맞춰 나오기 위해 그 험한 길을 150-160키로의 속도를 내며 목숨걸고 눈치보며 다녔고,  회사회식을 빠질 수가 없었을 때에는 술이 취한 상태가 되어도 단 5분남은 강의시간이라도 강의를 듣기 위해 학교로 향했었던 나였다. 4년동안 결석한번 하지 않고 다녔으니 지금 생각하면 정말 독종이었던 것 같다. 친구들이 다 그랬다. 독종이라고..........  대학을 다니면서 대학강단에 서는 꿈을 꾸며 힘든 것을 잊을 수 있었으나 너무 힘들고 지긋지긋한(?) 대학생활이었기에 1년만 쉬고 대학원 진학을 한다는 것이 지금까지 실천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긴하지만 정말 후회없는 대학생활이었던 것 같다.
정말 그때 미치지 않았었다면 그 힘든 대학생활을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벌어서 내는 피같은 등록금이었기에 그 핏값을 하려고 그리 악착을 떨었던 듯 하여 씁쓸하기도 하다.
남들은 먹고대학이라고들 하는 데...........

사랑에 미친 것은 대학2년 때인 것 같다.
첫 인연(연인도 아닌)을 손도 써보지 못하고 대화도 한번 제대로 나눠보지 못하고 너무 허무하게 잃어버린 아쉬움이 컸었기에 두번째 만난 인연에 쏟은 정성이야 이루 말해 무엇하리오.
그 사람이 지금의 아내다. 결혼하기까지 무려 햇수로만 7년을 사귀었으니 말이다.
이 친구를 만난 것은 군대제대후 대학 2학년 복학때였고, 대학을 다니기 위해 취업공부를 병행할 때
아내 또한 1학년때 아버님이 암으로 돌아가신 후 2학년을 주간에서 야간으로 옮겨 아르바이트를 하면서학업을 이어가고 있었기에 이것이 인연이 되었던 것 같다.
나는 복학과 동시에 도서관에 짱박혀 대학공부와 취업공부를 병행하였고, 이 때 아내로부터 레포트 작성자료 부탁을 받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자주 어울리다가 인연을 만들게 되었으며 첫 인연을 손도 쓰지 못하고 놓친 아쉬움으로 더욱 적극적인 프로포즈를 통해 친구를 만든 기억이 새롭다.

졸업과 동시에 친구는 서울에 있는 무역회사에 취직을 했고, 이 친구를 따라 서울로 전보되면서 더욱 깊은 사랑을 나누게 되었다. 서울 신당동과 신월동(자동차로 1시간 30분)을 매일 오가며 사랑을 만들어 같으니 말이다. 그때는 거리가 멀게 느껴지지 않았지만 가끔 집사람에게 어떻게 그 먼 거리를 하루도 빠지지 않고 가서 만났는 지 모르겠다고 하면.......그것이 사랑의 힘이 아니었겠냐고 한다. 맞는 말인 것 같다. ㅎㅎㅎ
정말 그때는 사랑이란 것에 미쳐서 퇴근하면 바로 광화문에서 친구를 만나 신당동 자취집에 가서 저녁을 얻어먹고 다시 신월동(국과수 옆에) 자취집으로 돌아오곤 했었으니.......... 지금은 돈을 줄테니까 해봐라 하더라도 못할 것 같다.

정말 미치지 않고는 이 두 가지를 달성(?) 할 수 있었을 까를 생각하며 이 책을 읽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져 있는 데.
1부의 벽(癖)에 들린 사람들 편에는 미친놈들 천지다.
꽃에 미치고, 벼루에 미치고,독서에 미치고, 책에 미친 사람들을 묘사하고 있다.
2부는 내가 가장 인상깊게 읽은 부분으로서 맛난 만남을 묘사했는 데 만남을 "맛남"이다 라고 표현한 부분이 정말 맛을 내게 하는 느낌을 준 것 같다. 누구든 일생에 잊을 수 없는 몇번의 맛난 만남을 갖는 다 이 몇 번의 만남이 인생을 바꾸고 사람을 변화시킨다. 예나 지금이나 만남이란 것은 가슴설레게 만들고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가는 동기가 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3부는 일상속의 깨달음으로 고수(高手)들을 묘사했는 데 그들의 눈은 남들이 다 보면서도 보지 못하는 것들은 단번에 읽어내는 재주가 있고, 핵심을 찌르는 판단력이 출중함을 알 수 있도록 했다.
옛사람들은 어찌 그리 글재주가 좋았던지 감탄이 절로 나오게 하는 부분이 한두군데가 아니다.
사물의 본질을 투시하는 맑고 깊은 눈, 평범한 곳에서 비범한 일깨움을 이끌어 내는 통찰력이 담겨있다.

옛사람들의 평범함과 비범함을 일깨워주고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에게 몰입에 대한 개념을 새롭게 정립해 준 책이었던 것 같다.

과연 당신이 미쳤었던 적이 있는 지를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미쳤을 때의 도출된 결과는 어떤 것이 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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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또유스또 2006-07-21 1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페파를 보며 부끄러움에 얼굴을 들 수가 없습니다.
그냥 저냥 작은일에 부르르 떨며 페파를 올리지만 이런 페파를 보면 한꺼풀 마음의 때가 벗겨 집니다.
제 나이도 이제 낼 모레면 40 이되는데 어찌 미친적이 없었겠는지요
그러나 이렇듯 제대로 미친 적이 없어 부끄럽기만 할 뿐입니다..
늘 님의 글에 장난기 넘치는 댓글로만 일관해온 것 같아 죄송스럽네요^^
. 따스함 넘치시고 유머스런 님을 뵈오면 두자녀분과 옆지기께서 참 자랑스러워하시겠다는 생각이듭니다..
추천 백만스물 두번을 누릅니다...

2006-07-21 2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7-22 00: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전호인 2006-07-22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스또님, 항상 님의 재치로 인해 웃음을 잃지 않고 있어 고마움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너무 좋게만 봐주시니까 그런 것 같아여. 근데 추천은 하나밖에 없는데여. ㅎㅎ

귓속말님, 오히려 제가 더욱 부끄럽사옵니다. 사실은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과거입니다. ㅎㅎㅎ, 그래서 더욱 부끄럽고여. 하지만 잊지는 않을려고여.

꽃임이네님, 오우! Top이시군여 추카추카!!!! 네 추억이 남는 휴가가 되길 바랍니다

다락방 2006-08-15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리뷰에 곁들인 전호인님의 러브스토리가 너무 재미있어요. 그래서 저도 추천 한방 ^^

전호인 2006-08-16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ㅎㅎㅎ 이곳에 처음 오시는 분 같아 더욱 반갑습니다. 자주 뵙길 바랍니다.

비자림 2006-08-22 0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뒤늦게 님의 젊은 날들의 이야기를 들었네요.
대학 공부와 사랑... 참 열심히 살아가고 열심히 사랑하였을 젊은 님의 모습이 그려지네요.


그런데 이 글이 페이퍼인가요, 리뷰인가요? 아리송송. =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