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연애를 하기로 하고 첫 데이트다.
연애 무능력자라고 놀리는 친구들을 단숨에 제압하고,
오늘 만나고 계속 일정이 있어서 핸드폰도 안되는 마당에 또 삼주는 못볼거니 휘모리는 뭔가 인상적인게 하고 싶었다.
일주일을 고심,
(조국은 전쟁중인데, 자나깨나 이 고심에 책도 안 읽힐 지경이었다..)
뭔가 감동의 쓰나미에 파묻히게 해서 진도를 나가보잣!!
일단 작은 선물
요즘 간식이 당긴다고 하기에
오전에 마실 홍차, 오후에 마실 체가 마셨던 마테차, 몸에 좋은 대추 말려 체친 것, 땅콩
네가지를 봉투에 넣어 리본도 달고 엽서도 쓰고 ^^
일정표
다섯시에 만나서 꽃초밥을 먹고 차를 한잔 하고, 상상마당에서 퀸의 실황 공연을 보면서
Love is my life forever가 나오는 대목에서 살짝 빰에 뽀뽀를 하는거지 ㅎㅎㅎ
그럼 맥주한잔 하자고 할테고 삼주후를 기약하며 빠이빠이 하는거야
완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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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은...
일단, 금요일밤 문자
'형 내가 하루 재미있게 해줄게 나만 따라와'
대답...
'어, 그런거 남자가 해야되는거 아니냐? 너 원래 그러냐 ㅎㅎㅎ'
어 이거 뭔가 이상하다. 의...논해서 정했어야 하는 건가 --;;
어쨌거나
만나서 초밥도 좋았고,
선물도 주고 여기까지 분위기가 좋았는데...
원래가려고 했던 홍대에서 제일 싼 2천원짜리 커피숍에 자리가 없어
(여기서 부터 어긋나기 시작 --;;)
그 위에 펍으로 이동..
맥주 한잔을 하며 선물로 준 땅콩을 안주로 먹어보려 꺼냈는데..
이런 생!! 땅콩이다.. 볶은게 아니라 ㅠ.ㅠ
맥주 한병 먹고 상상마당에서 퀸의 실황 공연을 보는데..
어 이 남자 살짝 졸리운 모양..
그렇다..
퀸을 좋아하는지 물어봤어야 하는구나 ㅠ.ㅠ
어쨌거나 꽤 긴 90분을 보내고...
배고프면 뭐 먹고 가자는 제안을 뿌리치고
터덜터덜 지금 집에 들어와 이렇게 알라딘 중이다..
데이트 대 재앙이다..
나는 연애 무능력자가 맞나보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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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연애 해서 좋은 점 두번째는
나를 바라보는 강아지처럼 촉촉한 눈을 보면
내가 꽤 괜찮은 놈 같다는 생각이 든다는 거다..
비록 오늘도 별다른 성과는 없었지만 --;;